|
중국, 몽골. 시베리아. 유럽을 잇는 대륙횡단(橫斷) 철도여행은 생각만 해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드넓은 평원(平原)과 초지(草地), 고원(高原)이 일망무제(一望無際)
로 펼쳐져 있고,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삶을 느껴보기도 하고 문화와 역사를 체
험해 보는 것은 뜻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이지만,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만큼 자존심이 강한 민족인 중국의 여러곳을 둘러보는 것
은, 가까운 이웃 나라인지라 자주 가면서 돌아보아도 항상 또 다른 묘미를 느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옛날 칭기즈칸(Chingiz Khan ; 成吉思汗)의 후예들이 사는 몽골이라
는 나라, 몽골족의 한 계파인 부랴트족(Buryatian Race ; 布里亚特族)이 사는 러시아
의 부랴트공화국(Buryat Republic ; 布里亚特共和国)과 이르쿠츠크(Irkutsk ; 伊尔库
斯克)의 바이칼호수(Lake Baykal ; 贝加尔湖)를 호젓하게 느껴보는 시간은 참으로 가
슴을 짭조름하게 적셔준다.
이 세상의 여러 민족 중 우리 한민족과 DNA가 가장 유사하다는 부랴트 민족의 삶의
애환과 민족의 흥망성쇠 및 피지배 민족으로 전락한 오늘의 현실을 눈여겨보면서, 부
랴트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Ulan-Ude ; 乌兰乌德)와 이르쿠츠크(Irkutsk)를 거쳐
바이칼호수 가운데 있는 알혼섬(Alkhon Island ; 奥尔洪岛)으로 갔다. 알혼섬의 부르
한바위에서 읊조리는 샤머니즘(Shamanism ; 萨满教)의 주문이 우리와 일맥상통하는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신(神)의 부름으로 생각하니, 필자의 마음을 더욱 흔들어 놓았다.
다시 서쪽으로 더 멀리 발길을 옮겨 크라스노야르스키(Krasnoyarskiy ; 克拉斯诺亚
尔斯克)를 구경하고, 다시 노보시비르스크(Novosibirsk/ 俄:Новосибирск/ 新西伯
利亚)주의 수도이면서 러시아 제3의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Novosibirsk)시로 갔다.
노보시비르스크(Novosibirsk)를 돌아보는 기분은 우랄산맥(Ural Mountains ; 乌拉
尔山脉) 동쪽 러시아인 시베리아지역에서는 제일 큰 도시이지만, 다른 곳과는 완전히
별개인 동유럽의 한 도시와 같다.
이제는 러시아여행도 거의 끝나는 시점이라 생각하면서, 키로프(Kirov/ Киров ; 基
洛夫)에 도착하여 비록 작고 아담한 도시이지만 천천히 그리고 가슴에 저미는 러시아
에서 쌓은 감정을 담아넣고서 모스크바(Moscow/ Москвá ; 莫斯科)행 기차를 탄다.
여행은 동반여행도 좋지만 혼자서 부딪혀 보고 체험하면서 느끼는 개인여행도 꿀맛같
은 추억을 안겨 준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비록 배낭 메고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으로는
가장 노년층에 속하지만,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다니기를 좋아한다. 2012년에는
다섯달이 넘는 여정으로 중국을 거쳐 북경(北京)-<靑藏列車>-티베트(Tibet ; 西藏)-
네팔(Nepal ; 尼泊尔)-북인도(North India ; 北印度)-파키스탄(Pakistan : 巴基斯坦)
-훈자(Hunza ; 罕萨)- 쿤제랍고개(Khunjerab Pass ; 红其拉甫达坂)-신장위구르(新
疆维吾尔)-토르갓고개(Torugart Pass ; 吐尔尕特达坂)-키르기스스탄( Kyrgyzstan ;
吉尔吉斯坦)/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 乌兹别克斯坦)/ 타지키스탄(Tajikistan ; 塔吉
克斯坦)/ 투르크메니스탄(Türkmenistan ; 土库曼)/ 카자흐스탄(Kazakhstan ; 哈萨克
斯坦)등 중앙아시아 5개국을 돌아보고 터키(Turkey ; 土耳其)와 발칸반도( Balkan
Peninsula ; 巴尔干半岛)의 여러 나라를 살펴보는 육로여행을 하였다.
필자는 비행기를 타고 빠르고 편안하게 다니는 여행을 배제(排除)하면서, 바다를 건널
때는 페리(Ferry) 같은 배 타기를 좋아하며, 육로는 시간이 걸리고, 어느 정도의 고통과
짜증을 참고 이겨내면서 하는 기차여행이나 버스여행이 즐거우며, 오프로드의 사막이나
초원 위를 덜커덩거리면서 청룡열차 타는 수준의 덜덜거리는 구소련제 지프형 자동차를
타고 다니거나, 모래 산을 오르내리면서 자갈 밭의 스텝지구를 발이 부르트면서 걷는 트
레킹형식의 여행을 기꺼움으로 생각한다.
2013년의 여름여행은 일단 인천에서 페리 선박 자옥란(紫玉蘭→紫玉兰 ; 쯔위란)을 타
고 중국 강소성(江蘇省→江苏省 ; 쟝쑤성)의 련운항(連運港→连云港 ; 롄윈강)에 입항하
여 배에서내려 중국에 입국하면서 시작되었다. 그곳 련운항(连云港)을 둘러보고, 련운항
(连云港)에서 다시 서주(徐州 ; 쉬저우)로 간다. 서주(徐州)는 경호선(京沪线←京滬線 ;
北京↔上海铁路)이 지나는 곳이라 교통의 요충지로 북경(北京 ; 베이징)이나 상해(上海 ;
상하이)로 가기 좋은 곳이다.
서주(徐州)에서 북경(北京)에 도착한 필자는 그곳에 이틀을 머무르면서 우선 몽골의 울
란바타르(Ulaanbaatar ; 乌兰巴托 ◑과거에는 <울란바토르>라고 표기하였지만, 러시아식
표기를 버리고, 지금은 몽골의 요구대로 “울란바타르” 로 표기함)행 국제열차의 기차표를
예약하고, 시내 몇 곳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그 유명한 중국의 3대 석굴의 하나인 운강석굴(雲岡石窟→云冈石窟 ; 윈강스쿠)
이 있는 대동(大同 ; 따통)으로 갔다. 대동(大同)을 3일간 여행하고는 우리나라에 해마다
봄이면 황사를 날려 보내는 내몽골(內蒙古)지방으로 갔다. 후허하오터(呼和浩特)를 돌아
보고, 바오터우(包头)를 중심한 내몽골지방을 유람한 뒤에는 기차를 타고 북경(北京)으로
다시 돌아와 3일간 머무르면서 북경(北京)의 교외지역을 돌아보고는 드디어 북경역(北京
站)에서 울란바타르(Ulaanbaatar)행 국제열차(国际列车)를 탔다.
북경(北京)↔울란바타르(Ulaanbaatar ; 乌兰巴托)의 기차노선은 중국내의 철로는 다거쳐
본 곳이지만, 국내선을 타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었다. 중국의 국경도시 내몽골의 얼롄하오
터(二连浩特)에서 출국수속을 하면서 모든 짐을 검색하고, 몽골공화국(Monglia ; 蒙古国)
영토에 들어가서는 표준궤(標準軌→标准轨 ; 铁道线路轨间 1435mm)의 바퀴를 밀어내고
러시아식광궤(俄国式广轨铁道 ; 铁道线路轨间 1520mm)바퀴로 바꾸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중국과 몽골, 그리고 시베리아(Siberia)와 바이칼호수(Lake Baykal)를 살펴보고는 노보시
비르스크(Novosibirsk)와 모스크바(Moscow/ 莫斯科)를 돌아보고, 독일 베를린(Berlin ;
柏林)의 작은 조카 집에 며칠 머무르다가, 동서독으로 나누어있던 시절에는 서독제일의 도
시 함부르크(Hamburg ; 汉堡)의 큰조카 집에서 2주일을 머물렀다. 아구대륙(亚欧大陆)의
절반을 남북으로 종단하고 시베리아철도를 타고 모스크바(Moscow / 莫斯科)에 도착하여
그곳을 구경하고, 거기서 독일의 베를린으로 가는 과정은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어려운 과
정도 있었다. 모스크바(Moscow)에서 베를린(Berlin)으로 기차로 가려면, 어쩔 수없이 벨
라루스(Belarus/ Рэспубліка Беларусь)의 수도인 민스크(Minsk ; 明斯克)를 거치고, 또
폴란드(Poland ; 波兰)의 바르샤바(Warszawa ; 华沙)를 거쳐야 갈 수 있다.
우리 회원들도 주지하는 바와 같이 러시아비자를 발급받는 과정은 시간이 좀 걸리지만 그
렇게 어렵지 않는데, 벨라루스(Belarus)의 비자를 발급받기는 관광비자도 통과비자도 발
급받기가 너무 까다롭고 귀찮게 군다. 물론 그 다음의 폴란드나 독일은 우리나라와 90일
이내 체류 무비자협정국이니 입출국으로 인한 수속의 어려움이 없이 여행할 수 있다.
베를린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모스크바(Moscow)로 가서, 모스크바에서 하바롭스크
(Khabarovsk ; 哈巴罗夫斯克)까지 7박 8일간의 길고도 지루한 기차여행을 하였다. 하바
롭스크에서 3일간의 유람을 즐기고, 또 하루가 더 걸려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 海
参崴)로 왔다. 그곳에서 멋있는 삼일유가(三日遊暇)로 기꺼움을 맛보고, 704km 의 항해
로 배속에서 동해의 세찬 바닷물을 보면서 강원도 동해항에 도착했다. 앞으로 시간이 나
면, 빈약한 머리를 짜내어 좋은 이야기를 엮어서 우리 회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 벨라루스 라는 국명은 하얀 루스(벨라루스어: Белая Русь 벨라야 루스)라는 표현에
서 왔다. 러시아제국시절에는 러시아어로 벨로루시야(Белоруссия, Belorussia)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로 인해 구 소비에트연방시절 이전에는 백러시아(白俄羅斯)라고 말
했다. 그러다가 1991년 독립시점부터 벨로루시라고 고쳤다. 그러나 실제 벨라루스 라
는 말은 소위 White Russia 가 아니고, White Ruthenia 를 의미한다.
1991년 9월 19일 당시 벨로루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소비에트최고회의는 러시아
어 국명을 Республика Беларусь (Respublika Belarus'), 줄여서 Беларусь (Belarus')
로 표기하며 다른 언어로 표기할 때에도 이 발음을 따르도록 한다는 내용의 법을 고시하였
다. 이에 따라 영어 국명도 Belorussia 에서 Belarus 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에서는 1991년 12월 10일 정부와 언론의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벨라루스(Belarus / Рэспубліка Беларусь/Respublika Biełaruś 레스푸블리카 볠라루시
; 白俄羅斯)”의 국명을 벨로루시로 표기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벨라루스 정부의 요청에 따
라 2008년 12월 11일 제82차 회의에서 표기를 ‘벨라루스’로 수정하였다. 반대로 과거 러
시아어를 따라 그루지야로 불린 조지아는 2010년 7월 해당국의 요청으로 국립국어원에서
조지아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에서 러시아어 이름 Грузия 에 따라 그루지야(종종 그루지아라고 표기하는 경우
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러시아어에서 'Я'는 'ㅑ'로 발음하기 때문이다.)로 알려져
있었지만, 2010년에 영어 국명인 "조지아"(Georgia)를 사용해 달라는 조지아 정부의 요청
에 따라 조지아로 변경하여 부르기로 하였다. 참고로 조지아 정부는 주변 국가를 상대로 자
국 국명을 러시아어 이름인 그루지야(Грузия) 대신 영어 이름인 조지아(Georgia)로 표기
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러시아 제국과 소련시절에는 현 벨라루스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하얀 러시아' 라는 뜻으로
백러시아라는 명칭을 쓰기도 했다. 벨라루스를 이를 때 '하얀 러시아' 라고 직역되는 명칭을
흔히 사용하는 경우로는 독일어의 바이스루슬란트(Weißrussland), 네덜란드어의 빗뤼슬란
트(Wit-Rusland), 그리스어의 레프코로시아(Λευκορωσία) 등이 있다. 그러나 루시(Русь)
와 러시아는 구별되는 개념이며 백러시아라는 명칭은 역사적으로 벨라루스 외에 다른 의미
로도 사용된 적이 있어 오늘날에는 백러시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