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이신 이대로 선생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요즘 시민단체가 질낮은 사람들을 국회의원 입후보자로 공천하지도 말고 또 낙선시키자는 운동이 한창이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도 그 시민운동에 참여하기로 했다.다만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는 더 의논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 의논을 돕기 위해 어떤 정치인들이 우리 말글을사랑하고 있으며 또 짓밟는지 살펴보고자 지난 15대 국회를 되돌아 본다.
지난날 국회와 정치인들은 우리 말글을 가장 천대하고 잘못쓰는 한국인들이라는 비판을 국민들로부터 많이 받았다. 한글문화단체는 말할 것 없고 초등학생들까지 지난 수십 년간 수백 번 국회에 그 잘못을 말하고 바로잡으라고 건의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그래서 지난 14대 국회 때엔 한글학회,외솔회,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들 한글문회단체모두모임(회장.안호상) 회원들은 성금을 모아 299명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만들어 갔다주면서까지 한글을 사랑하고 쓰라고 했으나 그것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 때 국회에 처음 가보고 어떤 분은 대한민국 국회는 중국이나 일본 같은 딴나라 국회 같고, 국회의원들은 우리 국민들과 다른 사람들 같다고 말한 일이 있다. 국회안 안내 표지판 글씨와 문패 등 모든 글씨가 온통 한자였으며 국회 깃발과 정문에서부터 본회의장 정면,국회의원 가슴에도 중국 글자인 國(국)자를 달았는 데 그 글씨가 或(혹)자로 보였고 하는 짓들도 의혹투성이 정치를 하고 있었다. 행정부 깃발엔 [정부],사법부 깃발엔 [법원]이라고 한글로 깨끗하게 써 있다.
국회의원들만 우리 말글을 천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사무처 직원들도 마찬가지 한자 중독증 환자들이었다. 행정부,사법부,입법부 중에서 입법부가 가장 법을 무시하고 한글을 우습게 여기고 있었다. 우리 정치 수준이 일반 국민 수준보다 낮으며 국민들이 정치인을 불신할 수 밖에 없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국민들과 생각이 같지 않았고 자신들만 위하는 딴세상 집단으로 보였다.요즘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심판하게 된 것도 그런 까닭에서 왔다고 본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그 잘못을 바로잡고 우리 말과 한글을 살려쓰기 위해 애쓰는 국회의원들이 있었다. 어떤 분들이 우리 말글을 사랑하고 또 어떤 분들이 그 반대인지 적어보겠다.
1.우리 말과 한글을 살리고 빛내기 위해 애쓴 15대 국회의원
한글문화단체들은 국회가 한글을 천대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14대 국회 때부터 국회를 찾아가 직접 국회의원들을 만났다.그 때 내가 본 국회는 국민들이 한글을 사랑하고 즐겨쓰는 것과 달리 한글 황무지로 보였고 우리가 개척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권위의식과 반민주정신으로 똘똘뭉쳐있었다. 그들은 한글전용법이 있는 줄도 모르고 한글전용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왜 한글을 써야 되고 한글을 쓰자고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없었다. 이름은 중국글자로 써야 품위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았다. 그래서 힘들었고 큰 성과는 얻지 못했지만 그들에게 한글이 우리가 써야 할 우리 글자란 것은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14대 국회 때 너무 힘을 써버리고 실망해서 15대국회 때엔 좀 쉬려했는 데 모 일간 신문에 [국회 한글 전도자 3인방]이란 제목으로 김근태,이성재,서한샘 의원 세 분이 한글로 이름패를 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 국회로 그 분들을 찾아가 고마운 인사를 했다. 그 분들은 한글단체나 국민들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국회 사무처에 자신들 이름패를 한글로 써달라고 요구해서 세 분의
의원회관실 문패는 한글로 깨끗하게 써붙여 놓은 것을 보니 반가웠다.
이성재의원은 14대 국회 때 원광호 의원처럼 15대 국회에서 한글을 위해 활동할 의지까지 보였으나 그 뒤 다시 찾아뵙지 않았다. 그 일이 너무 힘든 일이고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며 나도 지쳐있는 상태였고 그 분이 15대 국회에서 더 힘서야 할 일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 분 자신도 장애인이고 보좌관과 비서들도 모두 장애인이면서도 열성스런 의원실 분위기가 감동스러워 그런 결심을 했다.
그 분이 장애인을 위한 보건 복지문제 해결을 위해 전념하도록 한글문제 짐은 지우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보통 판,검사 출신이나 변호사 출신인 국회의원들은 한글을 우습게 보는데 변호사인 그 분이 한글을 사랑하고 있어 더욱고맙고 반가웠으나 함께 일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미안하다.
그 분 대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김근태의원을 찾아 의논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14대 국회 때 민주화 운동을 했던 어떤 의원에게 실망한 일이 있었는 데 김의원은 한글사랑 정신이 투철하고 따뜻해서 더욱 믿음이 가고 존경스러웠다. 국회 사무처에 명패를 한글로 써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니 원내충무까지 나서서 그런 하찮은 일에 신경쓰느냐며 말리더라며 섭섭해하셨다. 한글사랑 소신이 뚜렷한 김근태,이성재
의원 두 분이 있어 국회가 든든했다.
그리고 15대 국회 수첩에 의원 이름과 소개글을 한글로 쓴 김근태,서한샘,이해찬,이성재,김한길의원 다섯 분이 고맙고,공문서는 한글로 써야한다는 법률 제6호 한글전용법에 [얼마동안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떼 달라는 청원을 소개한 경남중고교 출신 의원들과 정치인들께 고마움을 표한다.한자파들이 15대 국회에서 151명 국회의원 서명까지 받아 한글전용법을 폐지하려고 할 때 그것을
막기 위해 힘써준 김한길의원과 우리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준 손세일,홍사덕,김근태,김홍신,모 국회사무처 관계자가 고마웠다. 그 때 우리 모임에선 너무 다급해 한글전용법폐지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국회 문공위원들에게 서명용지를 받는 즉시 전국에서 전송으로 보낸 일이 있는 데 그들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송이 많이 들어가서 그만 보내라고 항의하고 통사정한 있이 있었다. 그 운동 방법이 매우 효과있는 압력수단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지난 해 한글학회 허웅 회장외 9명의 이름으로 새로 만드는 법률 문장은 쉬운 우리 말과 한글로 써달라는 청원을 냈는 데 그 청원을 소개한 정문화,김근태,김영구 의원 들 또한 고마웠다. 그 청원을 내가 국회에 가서 접수했는 데 며칠전 대한매일 신문을 보니 앞으로 법률 문장을 쉽게 쓸 것이라고 하는 보도가 있어서 모처럼 우리가 한 건의를 들어주는 것 같아고마웠다. 국어정보화와 한글 세계화에 관심을 가지고 한글 쭉에 서서 많이 도와주는 김형오의원과 그 밖에 발벗고 나서진 않았지만 우리 편인 많은 의원들이 고맙다.
2. 한글을 더럽힌 15대 국회의원들
오래전부터 국회엔 반한글파가 판치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국민들과 직접 만날 일이 많은 행정부,사법부 쪽에 더 신경쓰느라 국회 쪽은 오랫동안 손대지 못하다가 지난 14 국회 때부터 가보니 엉망진창이었다. 우리 말글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쓰지 못하고 한자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자만 고집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법률안 표결시 찬반표시로 [가,부(可.否)]라 쓰라면 그것도 제대로 잘못쓰는 의
원이 있어 무효표가 나온다고 했다.
15대 국회에서도 박쥰규국회의장과 김종필,박태준,김수한 의원을 비롯해 이른바 중진의원이라는 자들이 대부분 한자파라 한글이 더 천대받고 있었다. 그들은 국회가 열릴 때마다 한자파가 낸 한글 전용법 폐지 청원을 소개하고 편들었다. 15대 국회엔 과반수가 넘는 151명 서명을 받아 한글전용법을 폐지하고 한자와 외국글자 혼용법을 통과시키려 한 큰 사건이 있었다.
한글전용법이란 1948년 10월 9일에 법률 6호로 공포한 법으로서 [대한민국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한자를 병기할 수 있다]는 우리 나라 말글정책 기본법으로서 오늘날 한글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게 한 뿌리다. 일제로부터 빼앗긴 우리 말과 글자를 도로찾아 공문서 만에서라도 쓰게 해서 우리 말글을 살리고 온 국민이 쉬운 말글살이를 하게 하자는 민주,자주 정신이 담긴 좋은 법이다. 개인이 쓰는 편지나 일기 등 개인 문서까지도 한글만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온 국민이 보는 공문서를 쉬운 우리 말글로 쓰자는 평등 법이다.
그런데 이 법을 폐지하고 한자와 외국글자를 섞어쓰는 못된 법으로 바꾸려 한 것이다. 지금 소설 시 같은 문학 작품은 말할 것 없고 일반 신문까지 한글로 쓰고 많은 국민들이 그 글자살이를 편리하게 하고 있는 마당에 그것을 방해하는 한자혼용법을 만들라고 청원한 사람들이 있고 그 청원에 151명이란 많은 국회의원이 찬성 서명을 했던 것이다. 그 청원 심의 때 우리 들이 국회에 찾아가고 또 건의하고,그것을 반대하는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리는 등 적극 나서서 막았지만 다음 국회 때 또 그 못된 짓을 하는 하자파와 국회의원들이 나올 것이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번 서명한 자들 중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본심을 알아보고 악질스런 이들을 뽑아 낙선운동을 할 계획이다.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에서 각 정당별로 발표한 명단을 그대로 아래 옮긴다.
국민회의 - 43명
길승흠 [전국구], 김민석[영등포 을], 김병태[송파 병], 김봉호[해남 진도]김성곤 [여천시], 김영배[양천 울], 김영진[강진 완도], 김원길[성북 갑]김진배 [부안] , 김충조[여수], 박광태[광주 북], 박정수[전국구],방용석[전국구]
배종무[무안], 신기남[강서 갑],신낙균[전국구],안동선[천 원미].양성철[곡성구례],유선호, 윤철상[정읍],이기문[인천 계양],이동원[전국구],이영일,이윤수[성남 수정],이해찬[관악 을],장성원[김제],장영달[전주 완산],장재식[서대문 을],정균환[고창],정세균[진안 무주],정호선[나주],정희경[전국구],채영석[군산 갑],조순승[순천 을],조순형[강북 을],조찬형[남원],조한천,조홍규[광산],최선영[부천 오정],최희준[안양 동갑],한영애[전국구],한화갑[목포무안].
자민련 - 41명
강창희[대전 중],구천서[청주 상당],김고성[연기],김광수[전국구],김범명[논산 금산] 김복동[대구 동갑],김선길[충주],김용환[보령],김종필[부여],김종학[경산 청도] 김칠환[대전 동갑],김현욱[당진],박구일[대구 수성],박신원[오산,화성],박종근[대구 달서],박준규[대구 중],발철언[대구 수성],박태준[포항],변웅전[서산 태안] 안택수[대구 북을],어준선[보은 옥천],오용운[청주 흥덕],이건개[전국구], 이긍규,이동복[전국구],이양희[대전 동을],이상만[아산],이원범[대전 서갑],이의익[대구 북갑],이인구[대덕],이재선[대전 서을],이정우[대구 남],이태섭[수원],정상구[전국구],정우택[진천 음성],정일영[천안 갑],조영재[대전 유성] 지대섭[전국구],한영수[전국구],한호선[전국구],허남훈[평택 을]
한나라당 - 67명
권기술[울산 울주],권익현[산청 함양],권정달[안동 을],김덕[전국구],김동욱[통영 고성],김명윤[전국구],김수한[전국구],김영구[동대문 을],김영진[원주 을]김용갑[밀양],김인영[수원 권선],김일윤[경주 갑],김종하[창원 갑],김종호[괴산]김중위[강동 을],김진재[부산 금정갑],김충일[중랑 을],김태호[울산 중],나천윤[양산],목요상[동두천 양주],박명환[마포 갑],박성범[서울 중],박세직[구미 갑],박세환[전국구],박시균[영주],박종우[김포],박종웅[부산 사하을],서정화[인천 중]서한샘[인천 연수],심정구[인천 남갑],오세응[성남 분당],오장섭[예산],유흥수,양정규[북제주],이강희[인천 남을],이경재[인천 계양강화],이규정[울산 남을]이규택[여주],이규헌,이부영[강동 갑],이상헌[관악 갑],이상희[부산 남갑],이세기[성동 갑],이용삼[철원 화천],이우재[금천],이웅희[용인],이원복[인천 남동을], 이재창[파주],이중재[전국구],이택석[고양 일산],장영철[군위 칠곡],장을병[삼척],전석홍[전국구],정영훈[하남 광주],정재문[부산진 갑],정형근[부산 북],조중연[전국구],최병열[서초 갑],최욱철[강동 을],하경근[전국구],하순봉[진주 을],함종한[원주 갑],현경대[제주],홍문종[의정부],홍준표[송파 갑],황락주
[창원 을],황학수[강릉 갑]
위 서명자 가운데 각 당별로 보면 자민련 84%,국민회의 54%,한나라당 44%가 한글전용법 폐지에 서명했는 데 자민련은 한글 죽이기 당이라고 말할 정도로 많다.
자민련이 그꼴인 것은 김종필의원과 박태준의원이 지독한 한자파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옛날엔 일제 세대 나이 든 정치인이 많았는 데 새파랗게 젊은 의원들도 많이 끼여있다. 소신없는 철새 정치인과 특정 지역과 특정 학교 출신들이 한글 쓰기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위 서명자 명단엔 없으나 뒤늦게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온 박원홍[한나라당.서초갑]의원이 한글전용법 폐지에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
한글은 우리 겨레가 만든 문화유산 가운데 으뜸가는 글자이면서 또한 우리 인류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우리 겨레와 나라는 한글이 있기에 앞날이 밝고꿈이 있다. 한글을 즐겨쓰고 빛내는 일은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의무요 책임이다.
한글이 빛날 때 우리 겨레와 나라가 빛나고 인류 문화문명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다. 지난날 이렇게 훌륭한 글자를 가지고도 우리 조상들이 사랑하고 잘 부려쓰지 않아 그 빛이 나지 않았고 우리는 어둠 속에 살았다. 그러나 50여년전 다행스럽게 한글전용법을 만들면서 한글을 살려쓰기 시작해 한글이 제 값을 받게 되었고 우리를 잘 살게 해주었다.
지난 세기에 우리가 이룬 일 가운데 우리 겨레가 모두 글자를 알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가난을 몰아냈다는 것과 민주주의를 이루었다는 것인 데 그것이 모두 한글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어려움을 겪게 것은 제 나라 말글의 중요함과 훌륭함도 모르고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정치인들이 판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16대 국회엔 진짜 일꾼과 애국자들이 많이 들어가게
투표를 잘해서 쓰러져가는 나라를 다시 일으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