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2012년 9월1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2 슬로푸드대회> 마지막날, '박진희' 님을 초청하여 먹거리정의 활동에 대해 들은 날.
(지금도 제 기억에 선명한 날입니다. 하지만 주변이 너무 산만하였고 슬로푸드 활동가들이 대회장 곳곳에 흩어져서 일하느라 앞에서 들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4명의 아이를 둔 여성농부 박진희(푸드앤져스티스 지니스테이블 대표). 본인도 가난한 소농이면서 우리 사회 양극화에 따른 먹거리 결핍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시작하였다고 당당하게 발표하고 있다.
그로부터 일년간 박진희 대표와 저는 자주 만나서 "모두에게 정의로운 먹을거리"를 실현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나 모색했으나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박진희 대표가 "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푸드앤져스티스 지니스테이블>, <오방놀이터>와 <슬로푸드문화원>이 함께 하는 [30인의 밥상]입니다.
2013년 12월13일 첫번째 밥상
참가자 모두가 먹거리정의를 염원하는 글을 적어 <먹거리정의의 벽>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정치의 영역부터 경제와 사회, 개인의 삶 모든 곳이 불안합니다.
이번에 먹거리 정의를 이야기하는 밥상 모임을 통해 우리 모두가 농업과 음식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따듯함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먹을거리 정의를 세워서 안전하고 따듯한 밥상, 안녕한 사회를 만들어 가십시다."
2014년 1월 20일 두번째 밥상
김종덕 슬로푸드문화원 이사장이 먹거리정의 씨앗기금으로 300만원을 출연하였습니다.
차현재 심주석 두 청년요리사가 '정월밥상'을 차려서 자연과 농부, 요리사, 밥상이 공동체의 일부분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지역(Local), 윤리(Ethics), 공정(Fair), 계절 (Season), 철학(Pilosophy), 생태계의 순환(circulating ecosystem)을 최대한 반영 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조미에 사용 된 재료는 신안의 하루소금과 태안의 자염 만 사용 하였습니다._차현재 심주석"
2014년 2월 27일 세번째 밥상
대구 신당사회복지관 정지현 사회복지사가 저소득층 가정으로 유기농 꾸러미를 지원하려는 계획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30인의 밥상>에서 기금을 모아 10개의 꾸러미를 더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먹거리정의 30인의 밥상이 만든 첫번째 발걸음입니다.
2014년 3월 25일 네번째 밥상
전북 장수의 육십령 휴게소에서 슬로푸드 식당을 운영하는 조철 요리사(슬로푸드진안장수 대표)가 로컬푸드 밥상을 차렸습니다.
장경호 녀름 부소장이 남북이 어렵게 꾸려왔던 2005년~2008년의 공동농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2014년 4월 25일 다섯번째 밥상
농부의 채종할 권리, 토종종자 이야기를 김은진, 변현단 선생님이 전해 주셨습니다.
슬로푸드 전주지부(대표 김분호) 회원들이 토종종자의 의미를 담은 맛의 고장 전주의 밥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2014년 5월 27일 여섯번째 밥상
빵과 농촌지역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강릉 빵짓는 농부 이종기 님과 빵만드는 소녀 햄냥 김현지 님의 빵과 함께 했습니다.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님으로부터 농촌지역 이주노동자 노동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14년 6월 27일 일곱번째 밥상_시민프로젝트 제1차 공모전 설명회
농사부터 가공생산까지 그리고 이제 발효를 고민하는 농부님들의 이야기와 그 농부님들이 차려주는 밥을 먹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정의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시민의 기금으로 시민의 활동을 지원하는 먹거리정의 시민 프로젝트 1차 공모전 설명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일곱번의 이야기 밥상을 마치고 가진 여덟번째 밥상.
2014년 7월 24일 먹거리정의 시민프로젝트 제1차공모전 결선 심사
심사위원으로 김종덕, 천호균, 장경호, 김정섭, 김원일, 박진희, 박정이 님이 수고하였습니다.
결선 진출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나다순)
1) 김종현 “함께 '먹(먹거리정의)음' (이음)‘
2) 박가람/유세진 “먹거리 꾸러미 릴레이”
3) 솔밭마을커뮤니티팀 “행간이야기(행복한 간식이야기)”
4) 추억의종소리팀 “슬로비빔터-전주를 진짜 슬로푸드 도시로”
5) 하늘물협동조합(준) “엄마와 함께하는 어린이 청소년 발효학교‘
최종 우승자는 "박가람/유세진(농산물 꾸러미 릴레이)" 팀과 "하늘물협동조합(준)(엄마와 함께하는 어린이 청소년 발효학교)이 공동으로 받았습니다.
우승자 외에도 김종현 님은 향후 만들어질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먹거리정의위원회의 위원으로 함께 활동하기로 하였고, 솔밭마을커뮤니티팀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고, 전주의 추억의 종소리 팀은 지자체에 소개해서 지역사회가 지원하도록 중간에 역할을 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결국 참가자 모두가 공모에서 탈락하지 않은 것입니다.
참가자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먹거리정의 운동을 실천하자는 것이 이번 밥상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사중인 심사위원단. 오후3시부터 모여 대면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날과 달리 식사를 먼저 하고 발표를 듣기로 하였다.
식사 후에 시작된 7월 밥상. 자기 소개로 문을 열었다.
(1) 김종현 : 함께 '먹(먹거리정의)음(이음)'
(2) 박가람 유세진 : 먹거리 꾸러미 릴레이
(3) 솔밭마을커뮤니티 : 행복한 간식 이야기
(4) 추억의 종소리 : 슬로 비빔터
(5) 하늘물협동조합(준) : 엄마와 함께 하는 어린이, 청소년 발효학교
슬로푸드는 몸에 좋고(Good), 환경에 해롭지 않으며(Clean), 공정한(Fair) 음식을 말합니다.
즉 인간의 건강에 좋은 음식(Good Food),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좋은 음식(Clean Food),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좋은 음식(Fair food)이 슬로푸드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기농 식품이 인간의 몸에 좋고 자연 환경을 해치지 않지만 사회 구성원 일부의 음식에 머문다면 슬로푸드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도 박진희 대표를 만나기 전에는 "비싼 유기농 식품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세상은 먼 훗날의 모습" 쯤으로 여겼습니다.
"유기농은 부자들의 음식"이라는 지적에 둔감한 채 "유기농의 성장"과 "먹거리 체계의 혁신"을 서로 다른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유기농 운동도 아직 뿌리내리지 못했는데 어떻게 유기농 식품이 저소득층에게 접근가능하도록 먹거리체계를 혁신할 수 있겠는가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Good과 Clean, Fair는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에게 좋은 음식이 환경에 좋은 것이고, 환경에 좋은 음식이 인간에게 좋은 음식입니다. 환경에 좋은 음식이 사회에도 좋은 음식이듯이, 사회에 좋은 음식이 환경에도 좋은 것입니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만 생각하고 사회 구성원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가족의 건강도 보장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세가지 과제는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고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불가분의 과제인 것입니다.
유기농 운동은 자연의 지속가능성과 인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입니다.
먹거리정의 운동은 소득 양극화에 따른 먹거리 양극화를 극복하고자 먹거리체계(Food System)를 혁신하려는 운동입니다.
현대 음식이 인간과 자연,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위기를 가져오는 주요한 원인이 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 슬로푸드 운동입니다.
그동안 슬로푸드 운동이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활동-맛의방주 프로젝트-을 벌여왔다면 앞으로는 먹거리정의 활동과 같은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먹거리정의 운동은 바로 Good, Clean, Fair Food를 만들려는 슬로푸드 운동의 핵심 활동이 되는 것입니다.
[먹거리정의 운동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러분과 의견 교환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