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방학 처음에는 네팔을 기획하였다가 네팔의 지진으로 인해 인도네시아로 수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잘 모집이 안되네요. 일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늘 잘 될 수는 없지요. 달팽이 여행이 조금씩 알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홍보가 많이 부족하긴 하지요. 제 홍보방법은 정말 수동적입니다. 알음알음으로 예전 달팽이 여행을 갔던 친구들의 소개도 있고 SNS 홍보나 울산의 몇몇 단체만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늘 원칙을 지켜나가고 제대로 한다면 소문은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홍보방법도 새롭게 모색은 해야겠지요. 간혹 홍보만 지나치게 많은 힘을 쏟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소문만 무성하고 너무 지나치게 많은 인원수는 자칫 교육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달팽이다운 여행 달팽이만의 특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은 인원수라도 좋은 경험이 되고 또한 가는 친구들과 더 밀접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2명의 친구지만 출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교육은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늘 여행을 갈 때 이점 명심하지요. 결론적으로 12명을 넘지않는 선에서 달팽이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어떤 여행은 저와 인솔자의 인건비가 남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할 때 경제적인 부분은 사실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행을 할 때 정말 필요한가를 저에게도 묻고 아이들에게도 묻습니다. 돈은 많으면 많은 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더 신경써야할 부분만 늘어나지요. 필요한 곳에 쓰여지면 된다는 신념으로 살고 있지요.
서두가 길었네요. 어쨌든 1~2명 추가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는 이번 인도네시아여행은 2명의 친구 인솔자 끼리와 저 이렇게 4명이네요.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 4일 사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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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먼저 운문사 자연휴양림에 모였습니다. 재혁이가 수원에 살아서 울산역에서 픽업하고 갔네요. 차안에서 금방 아이들이 친해지네요. 처음 잠깐 서먹하더니 이름 소개하고 가만히 있으니 자기들끼리 이야기가 한참이네요.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요? 아이들의 공통점은 뻔하지요. 학교 또는 공부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게임이지요. 롤 게임에 대해 도착할 때까지 신나게 이야기하네요.
뭐 하다가 지칠 때까지 그냥 가만히 듣습니다.
7시쯤 도착해서 먼저 배가 고프니 간단히 밥을 하고 라면을 끓였습니다. 꾸미표 라면이지요. 생협에 들러서 미리 사온 재료 몇가지 오뎅과 소세지도 넣고 요리하니 더 맛있네요. 뭐 시장이 반찬이잖아요. 이런 곳에 오면 어떤 것이라도 맛있겠지요. 밥도 한그릇 말아서 잘 먹었습니다.
인사의 시간. 보통 아이들에게 인사하라고 하면 아시죠? 저는~~몇학년 몇반..이름은 누구누구...달팽이는 그런 것 없습니다. 몇학년 이름 소개 끝나면 질문이 이어집니다. 좋아하는 것은? 게임..ㅎㅎ 왜 달팽이 여행에 왔으며 지금 현재 기분은? 정답 없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물론 아이들도 질문을 하지요.
그리고 달팽이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질문 또 이어지는 끼리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소개 그리고 역시 질문. 질문을 마음껏 할 수 있지요. 어떤 질문은 하는지 돌아보면 그 사람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질문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효율만 강조되다보니 수직적인 사회가 되어가지요. 서로 토론하고 협동하는 일 또한 전혀 없지요. 그러다보니 온통 사회가 문제 투성이입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여행 전반에 걸쳐서 질문받고 질문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질문도 하다보면 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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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좀 넘으니 자네요. 첫날 이동하느라 피곤했나봅니다.
아침 기상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11시 모두 정리가 끝나면 출발한다고 했지요. 8시 30분쯤 아침은 김치찌개를 하고 난 후 끼리와 제가 밥을 먹을 준비를 하니 조용히 형인 재혁이가 일어납니다. 멀뚱히 쳐다보더니 어떻게 해야할지 계속 서 있습니다. 역시 명령은 없습니다. 밥 먹고 싶으면 밥통에 밥 있고 알아서 먹어..그제야 밥을 퍼고 먹기 시작 곧바로 재헌이가 일어나더니 똑같이 밥을 먹습니다.
아무도 명령하지 않지만 모두 잘 합니다. 씻고 정리하고 10시쯤 되니 모두 정리가 끝났네요. 예상보다 일찍 숙소를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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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까지 왔는데 구경은 해야겠지요. 대웅전입니다. 지룡산과 어울어져 더 자태를 뽑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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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랫만에 와서 누운 소나무를 찾아서 사진찍어라고 했네요. 일종의 미션인데 아이들끼리 가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네요. 누운 소나무는 없고 처진 소나무가 저기 있다며 가르쳐주더랍니다. 이렇게 배우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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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헌이도 기념사진 ~~
이제 합천으로 이동해야겠지요. 중간 청도에 들러서 점심을 먹기로 했지요. 뭐 먹을까? 음식은 삶중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요. 먹는 것 또한 함께 의논해야겠지요. 재혁이도 재헌이도 면을 아주 좋아한다네요. 오~ 그럼 칼국수나 국수 먹으러 가자.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난 후 다시 이동합니다. 이동하면서도 대화는 이어집니다. 학교 이야기나 게임이야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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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끼리네 외가집에 도착했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두분 다 돌아가셔서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은 외삼촌이 관리를 잘 해서 아주 깨끗합니다. 저녁은 끼리표 닭찜, 끼리 역시 요리 잘합니다. 닭 두마리가 순식간에 없어지네요.
하루를 역시 정리합니다. 일기도 쓰고 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재혁이는 일기 쓴지가 진짜 오랫만이라고 하네요. 처음은 다들 형식적으로 쓰지요. 인도네시아 여행하다보면 계속 일기를 적다보면 역시 표현들이 좋아지더군요. 첫 시작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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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정리하면서~~
바닥에 깔려 있는 것 보이시나요? 화투랑 카드가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지는 사람 팔굽혀 펴기, 또는 앉았다 일어서기, 덕분에 운동 많이 했습니다. ㅎㅎ
설거지 당번도 역시 게임으로 정했지요. 컴퓨터 게임은 소통이 없습니다. 대화창이 있지만 그저 감정 찌꺼기들의 표출만 있지요. 직접 마주보며 차라리 화투를 하다보면 서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야하지요. 아직은 자신의 패만 바라봅니다. 상대방을 잘 의식하지 못하지요. 그래서 하다보면 사회성이 늘어난다고 저는 이야기하는데 상대방을 의식하며 견제하고 그러면서 생각하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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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라는 이야기 없지요. 점심으로 주먹밥을 만들었고 사과랑 방울토마토 양갱 사탕 그리고 물을 준비했습니다. 누가 짐을 어떻게 챙겨라는 이야기 없습니다. 달팽이는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하니까요.
출발에 앞서 산행대장 끼리의 안내가 있습니다. 대략 11킬로. 어른 걸음으로 5시간 우린 달팽이니까 아마도 7시간(점심시간 포함)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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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경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아~~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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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요. 사실 재헌이가 좀 늦게 일어났지요. 그래서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답니다. 대신 생협라면 하나 부셔먹으면서 이동했지요. 11시 40분쯤 배고프다고 하네요. 그럼 일찍 먹어도 상관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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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혁이도 잘 먹네요. 그런데 정말 빨리 먹네요. 바쁘다보니 빨리 먹을 수 밖에 없다네요. 습관이 무섭지요. 재혁아 여긴 달팽이니까 급한건 없어. ㅎㅎ 사과도 아주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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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재에 도착..사람이 없어서 커플로 찍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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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보니 사람들이 끼리에게 묻네요. 아들하고 오니 참 보기 좋다며..이럴때 아니라고 하면 더 슬퍼지나요? 쩝. 꾸미 끼리 저희 두명 모두 총각입니다. 물론 끼리가 훨씬 더 젊은 총각인데 저하고 다니면서 손해를 좀 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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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 도착 황매산입니다. 어제 날씨가 햇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이날은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였습니다. 그늘에 바람도 조금씩 불었네요. 정상에는 사람들이 있어서 단체 사진 부탁을 했지요.
7시간 산행을 모두 잘 마쳤습니다. 마지막이 역시 힘드네요. 오르막 내리막 긴 산행이 힘들었을텐데 친구들이 열심히 걷네요. 멋진 친구들입니다. 왜 긴 산행을 사전여행때마다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긴 산행을 통해 아이들을 조금 더 잘 알 수 있으며 힘든 것을 이겨내면서 서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피로를 좀 풀어야겠지요. 시원하게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시골이라서 목욕탕이 엄청 쌉니다. 1인당 3500원입니다. 오~~이럴 때 대박이라는 표현이 딱이네요. 정말 대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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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솥뚜껑 삼겹살 굽는중..옆에 소주 보이시죠. 끼리랑 한잔 했습니다. 재혁이랑 재현이는 안먹는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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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맛있게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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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번씩만 뒤집은 삼겹살입니다. 어른 4인분이 순식간에 다 없어지네요. 다들 잘 먹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정말 대단합니다. 또 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피곤해서 그런지 다들 일찍 자네요.
다음날 집 청소 끝내고 나서 합천 시내로 와 간단히 아점을 먹었습니다. 가고파식당~김치찌게가 정말 담백하니 맛있네요.
다시 동대구로 이동 재혁이 보내주고 나서 재헌이집까지. 달팽이 인도네시아 사전여행은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되었네요.
* 페이스북에 여행기 올리니 또 한명의 친구가 갈 수 없는지 문의가 왔네요. 모든 것은 아이들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2명의 친구보다 1~2명의 친구가 더 있으면 아이들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전화를 하니 흔쾌히 동의를 해 주네요. 아직 신청 전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은 아이들과 결정할 생각입니다. 충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 아닐까요.
친구들아~ 7월 17일 인천공항에서 보자. 재헌이는 16일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