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친구들 초등 6학년부터 고1까지 남자들만의 스페인 여행에 앞서 사전모임을 하였습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여행은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행 가기전 여행하는 동안 그리고 여행 후.
사실 여행하기 전의 준비기간이 더 설레입니다. 어떤 여행을 하며 준비를 하는 과정 또한 여행의 일부분입니다.
패키지 여행은 가져가야할 물건만 잘 챙기면 됩니다. 일정은 그냥 따라가는 것이지요. 역사 문화 등등 모든 것은 가이드가 다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늘 자신이 주인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해야할 일은 그저 일정대로 시키는대로 따라갈 뿐이지요.
배낭여행은 다릅니다. 물론 인솔자 2명이 있지만 명령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해야하지요. 그래서 사전모임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여행하며 어떤 준비를 하는지 그리고 함께 갈 친구들은 어떤지 사전 탐색도 해야지요. 이번에는 제주도에서 창원에서 부산 그리고 광주 멀리 수원까지 전국에서 친구들이 모였네요. 마치고 나서 사전 모임 한번 더 하자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거리상 너무 멀어서 저도 아쉽습니다.
KTX를 타고 수원에서 온 승관이를 시작으로 한명씩 친구들이 모입니다. 직접 차를 타고 멀리서 온 친구들을 끼리가 차로 데리고 오니 조금 늦게 시작을 하였네요. 제가 스페인 여행 전체 일정에 대한 소개를 하였습니다. (밴드에 올린 PPT 참고)
늦었지만 저녁을 먹어야겠지요. 정말 많이 먹네요. 가져온 반찬과 함께 먹으니 그래도 푸짐합니다.
저도 첫 만남이어서 긴장을 했나봅니다. 사진이 흔들렸네요. 끼리는 수전증 있다고 하는데 전혀 아닙니다. ㅎㅎ
여행 안내를 할 때는 몇몇 부모님들이 있어서 조용하던 친구들 이제 밥 먹고 나니 금새 친해집니다. 달팽이 공간이 아이들 소리로 정신없네요. 충분히 쉬고 난 후 아이들과 소개가 있어야겠지요.
몸풀기 게임을 통해 서로 인사를 나누어 봅니다. 둥글게 앉아서 이름 소개한 후 순서대로 앉습니다. 한번에 다 맞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늘 사람들은 한번에 다 하기 위해 애쓰지요. 3~4번 맞을때까지 하면 됩니다. 여러번 실수를 통해서 오히려 아이들 이름을 외울 수 있지요. 그 다음 과거 현재 미래 상관없이 몇 살때 행복하냐고 물었습니다. 이번에 온 달팽이 친구들은 다들 행복하게 사는가 봅니다 .현재 행복하다는 아이들이 많네요. 물론 몇몇 친구들은 과거가 행복하다고 했지만 다들 표정은 참 밝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30살때 한달에 얼만큼 벌었으면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과연 아이들에게 돈은 무엇일까요? 거의 필요없다는 친구부터 1000억까지 다양하네요. 어쨌든 많으면 좋은가 봅니다. 어디에 쓸 것인지 물었더니 부모님 집 사준다고 하기도 하고 차도 사고 필요한 것이 참 많네요. 효자이지요. 그런데 이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그저 저는 물음을 던질 뿐이지요. 스페인 여행하며 인생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한참 놀고 있습니다. 세그룹으로 나뉘네요. 친구들이 많으면 좋은 점이 자신과 맞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 친구들끼리 그냥 있어도 좋은 시간입니다. 가만히 두면 밤새 놀 생각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19km를 걸어야합니다. 순례자의 길 체험이지요. 물론 다른 해외여행 사전모임은 하루는 늘 걷거나 등산을 합니다. 왜냐고요? 힘든 걷기를 통해 친구들과 더 빨리 친해지며 그 힘듦을 통해 소속감이 더 생기지요. 또한 서로를 알 수 있는 계기도 됩니다.
내일 일정을 위해 12시쯤 잤습니다. 불을 꺼도 들리는 소리. 역시 친구들과 모여서 노는게 제일 좋은 공부라 생각합니다.
달팽이 집에서는 버스가 많이 없습니다. 아침 6시 50분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있네요. 물론 깨우지 않습니다. 스스로 일어나야하지요. 끼리가 맛있게 준비한 주먹밥 그리고 사과 방울토마토를 준비했지요. 저는 그저 몇분 남았다고만 이야기 합니다. 상황에 대한 인식, 그것을 알려주면 친구들이 스스로 준비하지요. 절대 큰 소리 내지 않지요. 모든 친구들이 신속하게 준비 끝 버스를 탔습니다. 멋있지요. 우리 친구들~~~
울산 선바위 도착~~간단히 아침을 먹습니다. 이제 출발 해 볼까요~~
외길이라 줄을 서서 함께 갈 필요없습니다. 그냥 자유롭게 친구들과 걸으면 됩니다. 힘든데 줄까지 맞추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태화강을 따라 걷고 걷고~~ " 꾸미 얼만큼 걸어왔어요?" " 서른 마흔 다섯 키로~~" 왼쪽부터 중1 인제 제주도에서 온 진영이 수원에서 온 승관 그리고 한결이 그리고 저 뒤에 오는 부산 정관에서 온 하늘이와 역시 부산에서 온 현우 모두 중 1,2학년 중심이 된 친구들이지요.
제법 많이 걸어왔네요. 태화강 십리 대숲을 지나갑니다~~
이제 중간쯤 될려나 태화루에 도착 눕는게 제일 좋겠지요. 중간에 관리하는 사람이 와서 누우면 안된다고 하지만 가고 나면 또 눕습니다. ㅎㅎ 여긴 왜 누우면 안될까요? 누워 자기 참 좋은 곳있데...
자세 좋지요. 키 큰 친구가 중3 도길이지요. 광주에서 왔는데 정말 키가 크네요. 옆에는 사촌 형 고1 현민이 그 옆은 울산사는 준호 이렇게 한 팀이네요.
드디어 성남동 도착 이제 점심을 먹어야겠지요. 4명이 한조로 해서 3만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좀 많은 돈이지요. 1인당 7500원이니 충분히 맛있는 것을 먹어야지요. 힘들게 걸어왔으니 먹는 즐거움이 빠지면 안되겠지요. 점심시간 역시 달팽이 친구들이 정합니다. 1시까지 모이기로 하고 조별로 흩어졌습니다. 물론 저와 끼리도 맛있는 점심 푸짐하게 먹었지요.
모이기로 한 장소에 가보니 대부분 아이들이 왔지만 바로 옆 오락실에서 놀고 있습니다. 1시까지 모인 친구들은 몇명 대부분 친구들은 아직도 오락실에 있네요. 그렇게 약속시간 10분이 지나서 다 모였습니다.
이럴때 저는 속으로 "오~재수" 라고 외칩니다. 야단치는 명분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지요.
"여러분은 기차를 놓쳐서 아마도 140만원 정도의 돈을 손해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 여행지로 갈 방법까지 없어졌습니다. 내일 가야할지 더 있어야할지 막막합니다. "
스페인 여행에서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대한 안전 확인 배려 등등이지요. 저는 안늦었어요..라는 친구. 하지만 기차는 혼자 탈 수 있나요? 공동체이기 때문에 혼자서 경쟁하듯 잘하는 것은 필요없습니다. 함께 도와야 하지요. 그러면서 딱 한마디만 덧붙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 관여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명령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보를 알려줄 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와갑니다. 충분히 쉬어야겠지요~~다들 잘 걷네요.
드디어 목적지 도착~~~그런데 버스시간이 많이 남았네요. 간식먹고 놀면 됩니다. 급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막내 준석이도 잘 걷지요. 같은 동네 살고 있는 중1 동근이와 창원에서 온 영진이 이렇게 또 친하네요. 스페인 여행가면 모두가 다 친해지겠지요.
이날 달팽이들이 걸었던 코스와 거리 시간입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처음이라 충분히 쉬고 느리게 걸었습니다. 멋진 친구들을 위해 박수~~ 아직 걷기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어떻게 걸을지 다들 걱정이 많겠지요. 예전 네팔여행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320m)까지도 잘 걸었습니다. 느리게 걸으며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익숙해집니다. 늘 처음이 어렵고 힘들지요. 이틀 정도 걷다보면 그 이후로 익숙해집니다. 다만 아이들과 약속했듯이 일주일에 한번씩 산에도 가고 운동도 하는 것이 좋겠지요. 참 현우는 신발이 약간 작다고 하는데 한번 확인해 보세요~ 약간 발가락이 아프다네요. 다른 친구들 대부분 새 신발이던데 한달동안 계속 신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익숙해 지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피로를 푸는데 최고는 목욕이겠지요. 시원하게 목욕한 후 삼겹살 파티(사실은 목살)를 하였습니다. 정말 엄청 먹습니다. 모자라서 결국 더 사왔습니다.
다음날 이제 정리할 시간이지요. 스페인 여행에서도 꼭 해야할 일. 일기쓰는 것입니다. 과연 아이들은 어떻게 느꼈을까요. 예전에는 일기를 공개했는데 그러다보니 남을 의식하더라구요. 그래서 일기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너무 궁금하게 느끼지 마세요. 아이들에게는 비밀도 있어야하는 법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몇 구절만 옮기겠습니다.
-이번 달팽이 여행은 내가 생각하고 느낀 어떤 것보다 좋았다. 난 솔직히 이제까지 어른들은 다 고지식하고 꽉 막히고 뭐 그냥 싫었는데 끼리와 꾸미를 보고 이런 어른도 있고 그냥 자기 인생은 자기가 잘 챙겨야 된다는 것을 이제 조금 알겠다. 그게 뭔 뜻인지 지금 이것을 통해 알았고 스페인 가면 재밌을 것 같다.
- 우리조랑 걸으면서 중간에 힘들 대면 같이 영혼이 빠진 상태로 다리만 가고 그런일도 있었다. 힘들지만 서로 힘들 때 같이 걸으니까 힘도 났었던 것 같다. 옆에서 같이 걸을 사람이 있으니까 힘도 났다. 스페인 가는 것이 기대된다.
- 꾸미가 조금 귀엽고 아저씨라고 해서 훈남일줄 알았는데 와서보니 조금 실망했는데 그래도 대화하고 게임하다보니 재미있고 활기찬 사람인 것 같다. 놀러와서 놀고만 갈려했는데 꾸미에게서 에너지를 받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 처음에는 무표정으로 출발해 도착할 때 웃음꽃이 피었다. 이번 여행에서 좋은 친구들과 형을 만난 것 같다.
-끼리가 해준 음식을 먹었다.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음부터 맛있게 먹었고 끼리가 주부같았다. 학교도 째고 학원도 째고보니 꿀쨈이었고 기분이 기모찌했다.
-왜 달팽이인지 알 수 있었던 캠프였었다.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관광이 아니라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달팽이 여행에 대해 걷고 하는 행동들은 참 건강에도 좋고 천천히 가는 것이 세상에서의 일탈이라는 느낌이 들어 왠지 기분이 좋다.
-두번째날 걱정과 기쁨이 찾아왔다. 걱정은 19KM를 걷는 것과 기쁨은 학원을 안가서 좋았다. 형들과 끼리 꾸미와 같이 걸으니까 빨리 끝난 것 같다. 목욕탕에서 있으니까 피로도 풀리고 좋았다.
-가는 길에 꾸미랑 애기를 많이 하는데 엄청 편했다. 꾸미한테 반말 써도 되고 그래서 편했다.
-평소에도 즐거웠지만 잠을 잘 때는 정말 재미있었다. 밤에는 조용하지만 우리끼리 게임도 하고 무서운 걸 보면서 쓰릴도 느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끼리의 된장찌게를 먹으니깐 지금까지 못 먹어본 맛이 나서 맛있었다.
다들 스페인에 기대가 많겠지요. 부모님이 가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저 또한 잘 이해합니다. 무엇보다 안전 그리고 아이들이 충분히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변할 것라는 믿음 그러나 그 변함은 빨리 나타날 수도 있고 느리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행 갔다온 후 일주일 지나니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만큼 습관이 무섭지요. 달팽이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느려야합니다. 교육 뿐만이 아니라 삶도 느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여유를 찾는 길이 진짜 공부이겠지요. 저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부족하기에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요. 함께 친구들과 지내며 저 또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느리게 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최고의 선물은 방학동안 공부를 안하는 것이지요. 현재 아이들은 공부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없지요. 한달남은 기간 여행 잘 준비하겠습니다. 인연은 참 소중하다고 하지요. 달팽이로 맺은 인연 서로에게 좋은 기운들을 나누어 주기를 기대하며 준비하며 여행하며 부모님도 좋은 관계맺음을 통해 서로가 공부하는 기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친구들아~~7월 22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