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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황포강의 야경 직인다.)
얼마나 잦을까? 깨어보니 천지가 고요. 창밖을 보니 가로등은 환한데 가끔씩 자동차가 다닌다. 시계를 보니 4시. 아이고 또 잠을 설치는구나. 뒤척이다 그럭저럭 7시. 계획표 妹弟 보고 열차 예약 해준단다.
오늘 관광은 상해 시내다. 동생에게 물어보고 일단 시내버스 타고 중심지로 나갈 것이다. 휴대폰 주면서 문제 있으면 연락하란다. 오늘 쓸돈만(800원) 지갑에 넣고 8시에 출발.
요금은 냉방이 2원. 싸다. 아파트 앞에서 출발하는 2층 버스 2대 대기. 아무도 안타고 기다린다. 뒤차 타고 있으니 아무래도 이상. 다시 내려 기다리니 어디에서 나오는지 운전수와 차장 앞차에 타니 10여명의 승객 우르르 탄다. 우리도 따라 탔다 이왕 2층에 타지. 그러면 시내가 더 잘 보일테니까? 2층에 맨 앞에 둘이 달랑 앉으니 팔불출이다. 영국 2층버스와 같으나 좀더 지저분하다. 잠시후 서글서글한 차장 올라와 뭐라 솰라솰라 한다. 한구어라 하니까 손가락으로 둘이라고 묻는다. 다음 양장 쓰콰이라 외친다. 내가 모든 동전을 펼쳐 보이니 시에시에 하면서 알아서 골라 간다.
버스는 천천이 뺑뺑 돌아 무지 지루. 도로의 차선은 폼으로 그어놓은 것 같고 모두들 알아서 가라는 모양. 공안이 있어도 단속하지 않는다. 출근시간이라 아주 큰 도로에 거대한 자전거 부대가 끝도 없이 이동한다. 역주행하는 넘이 없나 하여튼 여기는 배짱이 최고다. 무조건 밀어 부치면 된다. 모두들 내 사전엔 양보는 절대 없다라는 신념으로...
도시 전경 디카에 남길려고 하니 우째 이상하다. 아무리 해도 화면이 찌그러진다. 아이구 큰일났다. 각설이 대목장 실수한다더니. 아무리 쭈물럭 거려도 안된다.
1시간 20분 버스에서 하차. 날씨 무지 덥다. 택시 잡고 기사에게 안내서의 “예원” 가리키니 하더하더라 한다. 알았다는 것이다. 한구어라고 묻는다. 예스. 예원 입구까지 택시비 14원. 싸다. 아이구 사람 봐라. 일대가 전부 사람으로 빡빡하다. 세계인종박람회장 갖다. 특히 서양인이 많다. 1인 30원 주고 입장. 한족 처녀 총각이 이곳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상상된다.
명나라때 만들어진 정원으로 조경의 극치이다.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다. 어디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구경하고 나와 그래도 사진 한 장 없는 것이 섭섭해 일회용 카메라 110원 부르는 것 와이프 깎고 깍고 또 깍아 40원에 사 몇장 찍고, 식당으로 턴. 벌써 점심때라 장소를 물색했으나 중국 음식점은 모두 만원이고. 또한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아 햄버그 먹자해. 와이프 오케이. 거리 돌아보고, 몇번 찰칵 하고, 큰길로 나오니 맥도날드 있어 무지 복잡. 구석에 선채로 햄버그(1개 32원)로 떼움. 대한민국의 중견교사인데 아이고 초라해라.
다음은 난징루이다. 택시 타고 책의 난징루 글자 보이니 알았다고 한다. 조금 가서 내리니 요금이 10원이다. 택시비 싸고 시원하고. 난징루는 대구로 말하면 동성로이다 관광 전동차 있지만 걸어서 보기로. 짝퉁 하면서 중간중간 와이프에게 젊은이가 무엇인가 쪽지를 건넨다. 와이프 가고 싶은 눈치이다. 내가 싫다고 하니 금방 포기해 버린다. 그러이끼네 나의 동반자 아이가. 보채지도 않고.
번화가이니 별로 서양의 번화가와 다를바 없다. 중간에 백화점이 있어 가잔다. 몇층을 둘러 보는데 와이리 다리가 아프노. 산은 10시간 걸어도 괜찮은데 백화점은 20분만 걸어도 다르가 뿌러지고 허리가 내려 앉는 것 같다. 여기 와서도 백화점이가? 협박 반 설득 반 해서 나왔다.
천천히 둘러보고 다음 코스는 높이가 세계 3위인 찐마오 빌딩이다. 황포강 건너 지도상으로는 걸어서 갈 것 같은데 날씨도 덥고, 택시비도 싸고 해서 택시(15원) 타고 진마오 빌딩 도착. 정문으로 들어가니 늘씬하고 용모 수려한 아가씨 즐비하다. 어디로 갈지 몰라 한 아가씨에게 영어로 물으니 유창하게 영어로 나가 돌아서 몇 번 게이트로 가란다. 1인당 50원 주고 표구해 고속 엘리베이터로 전망대 올라 사방 보니 우와 우예 이키 아름답노. 건축물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맞은편에 바로 동팡밍쭈가 우리를 맞이한다. 한참을 보고 다음은 동팡밍쭈이다. 걸어서 가. 입장료는 70원짜리 100원짜리 있는데 그래도 100원짜리 샀는데 후회. 아래에서 보는 것(70원짜리)이 훨씬 낫다. 황포강., 와이탄, 주위 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관광객이 북적댄다. 김구의 사진이 있는 부채를 든 우리나라 사람도 많이 눈에 띤다. 아마 광복을 맞아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사람들인 모양.
구경후 마침 앞에서 비취 발리볼 해서 편안한 자세로 스탠드에 앉아 선수들의 늘씬한 몸매를 한참 동안 감상. 잘빠졌다. 근데 너무 쌔까맣다. 와이프 흥미없는 모양이다. 그래 가자. 황포강을 건너 와이탄으로 가야 한다. 해가 저무니 시원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끈적끈적하다. 강변 가게에서 샌드위치 먹꼬, 잠시 휴식. 황포강 건널려니 잘 몰라. 택시 어렵게 잡아 타고 와이탄 가리키니 기사양반 무어라 큰 소리로 솰라?X라 하면서 손짓으로 무언가 한참동안 발광이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하 이 기사가 얼마 안되는 거리를 가서 요금 받자니 미안해서 안간다고 하는구나. 연신 땡큐 땡큐 하고 내렸다. 정말 고마운 기사로구나. 나중에 알고보니 그 시간에는 황포강 지하도가 폐쇄된단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 작정이다. 마침 주변 수십층의 빌딩에서 퇴근시간인지 말쑥한 젊은 남녀 무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몇몇 경비들에게 영어 아느냐니까 팔을 내저으며 도망을 간다. 영어 모르는데 뭘 그리 죄스러워 하는지. 회사에서 퇴근하는 사람들은 엘리트라 알겠지. 한 여성을 붙잡고 영어 아느냐니까 안다고. 건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니까 다른 남자에게 다시 중국말로 무라고 말하니 젊은이가 유창한 영어로 친절하게 가르켜 준다. 땡큐. 아이구 싹싹하고 늘씬하고 예쁜 저런 며느리 봤으면 좋겠네라고 와이프가 말한다. 남녀가 모두 외모 준수하고 탐난다. 이곳이 금융가라 중국에서는 엘리트들이 근무하는 곳이란다.
조금 걸으니 황포강을 건너는 배를 찾을 수 있어 1인 4원 주고 도하에 성공. 서서히 주위는 어둑어둑. 하나 둘 배와 빌딩에 네온싸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파가 황포강변에 흩뿌려져 있고 왁자지껄한다. 야경 정말 죽이네. 강변을 따라 이런 저런 야그를 하면서 한참을 걸었다. 시장기를 느껴 식당을 찾기로 해, 어떤 길을 한참 걸으니 다시 난징루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낮에도 왔는데 또 왔네. 난징루 야경 보고 어떤 식당 찾으니 자리가 없다. 식당 많은 골목에 들어서니 서로 들어오란다.
좀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꽤 괜찮은 곳을 골라 들어가 메뉴를 보니 전혀 모르겠다. 한 남자가 다양한 요리를 끌고 와. 와이프 나물무침, 단무지비스무리, 생선조림 선택하고. 동생에게 들은대로 마판, 라이스이라고 외치니 모두 눈만 멀뚱. 영어 할줄 아는 사람 요구하니 한 종업원이 온다. 와이프 왈 라이스 라이스라고 외치니 저희들끼리 숙둑숙덕 마침내 밥 2공기가 나온다. 와 성공이다. 그런데 와이프 또 김치 김치 한다. 종업원 눈이 동그레가지고 저희들끼리 쳐다본다. 야 이사람아 여기서 김치 찾으면 어떻게 하노. 북경에는 알고 주던데 뭐. 아이구 답답은 사람아. 북경은 한국 단체 손님이 많은 호텔이고 여기는 없잖아. 생선조림만 입맛에 맞고 나머지는 느끼해 입에도 안댔음. 계산하니 잘것인가라고 묻는다. 노우
이제 귀가. 택시기사에게 진쾌이루 하니 모른단다. 도대체 나 발음은 와 못알아듣노. 그래서 동생에게 전화해 서로 통화하니 “하더하더”란다 집에 도착하니 열차표 예매했는데 소주- 남경은 표가 없단다. 매제 발맛사지 가잔다. 나는 피곤해 별 생각이 없어. 그런데 지난 백두산 갔을 때 못해서 와이프 무척 아쉬워 해. 와이프 좋아하는 눈치이다. 전신맛사지 70원이란다. 셋이서 나란히 누워 남자는 아가씨가 와이프는 총각이 발을 한참 주무르고서는 점점 위로 올라오더니 쎈타까지 와서는 멈춘다. 그리고 엎어놓고 재켜놓고 아리 꺽고 저리 비틀고 1시간 30분 가량. 하루 4명 정도 하는데 40원 정도 가져간단다. 불쌍하다. 남의 발 주무르고.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발맛사지는 전문 교육을 받은 조금은 전문직이란다. 총각 해주는 발맛사지 좋았어?. 허벅지 주무를 때 간지럽고 불안했단다. 내일이면 상해를 떠나는데 조금은 두렵다. 과연 이 여행 무사히 마칠랑가?
3일째(차라리 삶아라)
황산정상에서 1박 안하므로 불필요한 옷 빼고 카메라 빌려 점심으로 김밥까지. 배낭 꾸려 7:10분 출발. 매제가 상해 역까지 바래다 준단다. 사고에 대비해 휴대폰을 각각 가지고 가라며 2개 내놓는다. 택시로 이동 출근시간이라 차 많이 밀려.
상해역에 도착하니 역 규모 상상외로 크고 인파 많아. 조심하라는 인사를 뒤로하고 대합실에 들어가니 광활한 중국 대륙에 둘만이 댕그렇게 내동댕이 쳐진 기분. 모든 한족들이 우리 둘만 쳐다 보는 것 같아 쫄린다. 자리에 앉아 잠시동안 주변 분위기 살핀 후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와이프도 불안한 듯 내 옆에 꼭 붙어있다.
1시간을 기다려 개찰후 계단을 내려 열차를 타려는데 많은 사람이 먼저 탈려고 입구에 몰려있다. 중국 기차는 출입문 마다 사람이 서 있어 차표를 확인해 준다. 우리 표를 보더니 저쪽 문으로 타라 한다. 그래서 나는 빠져 나와 가다가 뒤를 보니 와이프가 보이지 않는다. 불과1,2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 않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내가 가지고 있는데... 이윽고 사람들 틈에서 눈이 동그랗게 놀란 토끼 모양을 하고는 나를 확인하고는 쫓아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나의 손을 꼭 잡는다. 남편을 놓치지 않겠다는 무서운 집념이 보인다. 아이구 이 어린 양을 내가...쯧쯧... 큰일 날뻔 했네.
잠시 동안이나마 당황했을 것을 생각하니 불쌍하다.
중국 기차는 빠르기로는 특쾌. 쾌속, 보쾌로 나누고 좌석으로는 경좌(딱딱하고 직각인 의자 보통 마주보고 6명) 연좌(부드러운 의자 2명씩), 경와(딱딱한 침대, 문 없고 6명) 연와(푹신한 침대, 문 있고 4명)으로 나눈다. 우리 가 탄 열차는 쾌속 경좌. 맨 마지막으로 열차에 오르니 벌써 사람들로 가득. 번호를 확인한 후 자리에 앉으니 주위 한족들이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잠시후 분위기 평정. 좌석은 직각. 맞은편에 와이프와 30정도 보이는 순진하게 생긴 젊은이, 45세 정도 보이는 남자 앉고 내 옆에는 55세 정도의 근엄한 표정을 한 남자가 앉았다. 선 사람도 많아 매우 복잡. 모두 시골로 가는 모양 다소 꽤재재한 사람 많아.
옆의 남자는 신문을 펼쳐 뒤적이고 있고. 열차 드디어 서서히 미끄러진다. 조금후 젊은이는 우리에게 무어라고 솰라솰라. 그래서 한구어라고 하니 끄덕끄덕. 영어 아느냐니까 미안한 표정으로 모른단다. 내 명함을 주니 한참 보더니 대충 안 듯 끄덕끄덕. 서로 회화책 손으로 짚어가며, 때로는 메모지에 쓰며 의사소통. 우리의 일정. 소주까지 간다. 등을 설명. 자기도 소주간단다. 반갑다. 소주 어디 볼것이냐?. 여기 저기. 그가 지도에 관광지 마다에 택시요금을 적어준다. 남경 갈 버스표는 어디서 사느냐? 지도에 표시해 준다.
1시간후 소주에 도착 젊은이와 헤어지기 전 짐맏기는 곳 어디냐니까 직접 안내해 데리고 간다. 역 나오니 지도 팔기위한 여자들 우르르 포위한다. 손을 내 젖고는 젊은이 따라 짐 보관소 도착. 솰라솰라 도대체 알아듣지 못해. 한참후 시간 적으라는 것을 알아차림. 마침 서양인도 짐 보관해. 반가워 어느나라 사람이냐니까 미국이란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코리아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무척 반가운 모양이다. 하기야 나는 한자라도 조금은 알지만 지는 아무것도 몰라 답답했것지. 혹시 같이 여행할지 몰라 어떻게 여행할 것인지 물으니 자전거 투어란다. 에라이 이넘아 이 더위에 자전거 투어라. 죽을라꼬. 중얼거리며 바이바이. 젊은이에게 몇번이나 시에시에.
버스정류장 가는 도중 지도 파는 여자들 파리때 같이 따라 붙어. 몇 번의 손짓과 필담으로 버스터미널 찾아. 메모장에 17일 南京 2長 3-4 써 보이니 모니터를 나에게 확인시킨후 이것이면 되느냐 하고 시늉한다. 오케이. 128元이라고 써서 나에게 보인다. . 3시 20분차 버스표 예매 성공. 나오니 날씨 찐다. 택시 타고 안내책자의 虎丘 보이니 알았다고 한다. 호구도착. 택시비 14원. 싸다. 입장료 40원. 비싸다. 단체 관광객 눈에 띤다. 서울, 대구에서 온 한국 관광객도. 가이드 졸졸 따라 다니며 설명 듣고 이동을 반복. 우리도 잠시 따라다니다 이내 독자노선.
조금 걸었는데 머리털 나고 이렇게 더운 것 처음 경험. 찐다가 아니라 삶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루룩 주루룩. 물이 한정없이 들어간다. 어느새 수건 다 젖었다. 대충 둘러보고 단체 관광객 따라 북문으로 나오니 관광 버스 대기. 부럽다. 택시 없고 신작로 먼지만 흠뻑 뒤집어 씀. 하는 수 없이 다시 남문으로 대장정에 올라. 다시 택시로 한신사로 이동(10원). 역시 택시가 최고. 입장료 1인 60원. 무지 비싸. 대충 보고 나와 김밥 억지로 우겨넣고. 한참동안 휴식. 오늘은 더 이상 더위 때문에 불가를 결정. 나와 물 살려니 4원 달란다. 물까지 바가지. 3원으로 깍고. 택시(15원)타고 버스정류장으로. 시원하니까. 열차역 가서 맡긴 짐 찾는데 여자 뭐라 살라솰라. 전혀 이해 안가. 와이프 왈 “왜 이리 일찍 왔느냐”라나.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버스 정류장 가는 도중 길가의 복숭아 4개 흥정 5원을 3원 하자니 여자 벌컥 화를 내며 뭐라고 고함을 지른다. 주위에 있는 남자가 물끄러니 보더니 접근한다. 순간 겁이 나서 빨리 내빼자 하고는 불이나게 정류장으로 탈출. 정류장 대합실 아주 크다. 한참 기다려 남경행 버스에 올라. 버쓰 볼보로 무지 좋아. 10여명 정도 탔다. 예매 안해도 ?榮쨉?. 그러나 매사에 철저해야지. 왕복 8차선 고속도로 시원하다. 와이프 금방 골아 떨어진다. 이런! 구경와 자만 우야노? 하나도 빠짐없이 봐야지. 혼자 심심해 고추장과 멸치 안주로 소주 홀짝, 우예 이키 맛있노? 온 몸이 짜릿하다. 어느새 1팩 비움. 중국 농촌 풍경 아늑해.
3시간 달린후 남경 도착. 남경은 오, 송, 양나라, 명나라초기 수도인 오랜 역사적 도시이다. 택시 잡으니 무어라 솰라솰라 해. 민박집 전화해 바꾸어 주니 머라 솰라솰라 하더니 다른 여자 기사의 차에 타란다. 그런데 앞에 다른 아가씨도 따라 탄다. 도중 얼마나 아가씨가 떠드는지 귀가 따갑다. 와이프와 같이 욕을 해도 못알아들으니 참 좋다. 한참후 아가씨가 먼저 내리고 좀더 가니 내리란다(42원).
마중 나온 민박집 주인따라 숙소 도착. 아파트인데 입구 테니스 코트가 깔끔하게 마련. 집에 들어가니 주인 아주머니와 딸이 친절히 맞이한다. 주인 식구들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일 일정에 대해 정보 받고. 마호타이 한잔 권해서 먹꼬. 향이 나에게는 맞지 않아.
연변 출신이며 조선족이고 딸 2명 있고, 지금 딸은 중국군 장교 되기 위한 학교 다닌단다..
모두가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하고 교양 있다. 안방을 내 주었는데 쾌적하다. 4명의 대학생 민박하고 있는데 그들도 내일 항주 간단다.. 시간이 남았으니 부자묘에 갔다오라 해 택시타고 부자묘로. 가게들이 즐비. 작은 호수위에 배. 건축 야경 멋있어. 황산 등정위한 운동화 2컬레 깍고 깍아 120원에 구입. 바닥이 송판 딛는 것 같아. 10시경 민박집으로 무사히 귀환. 내일 필요한 말할 내용 중국어로 메모지에 기록후 꿈길로.
4일째- 난징(민박집 아주머니의 친절)
7시 기상 8시에 잘 갔다 오라는 주인의 말을 뒤로하고 중산릉으로 출발. 시간 절약 위해 택시로 가기로 결정. 출근 시간이라 어느 도시와도 같이 자전거부대가 장관이다. 중국은 아침을 간단히 떼운다는데 정말로 경비를 서면서 어떤 여자는 길을 걸어가면서 먹고.
한참을 달린 후 양쪽에 아름드리 나무가 장관을 이룬 도로에 들어서니 여기가 중산릉이라 짐작이 간다. 매표소까지 43원. 중국어로 중산릉, 효릉, 미샤오릉 각각 얼마, 3개 합쳐 80원이라 적혀있는 것 같아. 확인차 옆의 어머니를 모시고 온 대학생인 듯한 학생에게 영어 할줄 아느냐니까? 예스. 유창하다. 부탁해 표구입 하고 안내까지 받아. 대부분인 한족 관광객으로 북적댄다. 거대한 동산 전체가 관광지다. 릉 전체는 어마어마해. 중국어로 쓴 글씨 잘 몰라. 대충 둘러보고 전동차 타고 효릉으로(20원), 구경후 나오니
호객꾼이 어디가냐고. 밍샤오링 간다니 10원 해준단다.
시간도 없고 해 따라가니 곧 내려 앉을 것 같은 다마스 크기의 차에 타란다. 덜덜거리며 조금달려 밍샤오링에 도착 10원 주니 10원 더 달란다. 1인당 10원이란다. 순간 당했구나. 처음 바가지 쓴것이다. 한국 관광객들이 흔히 당하는 일이라고 들었다. 에라이 잘먹고 잘살아라.
빠른 시간동안 보고 다음은 주인이 권하는 남경 대학살 기념관으로 향했다. 주인에게 전화해 기사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물으니 따또사진행관이라한다. 택시 타고 기사에게 따또사 진행관이라 하니 한참후 알았다고. 다시 한번 확인차 제퍼니즈 차이니즈 빵빵이라 하니 알았다고 한다. 택시비 37원. 입구에 일본인 승려 사죄라고 써놓고 앉아 무언가 쓰고 있다. 40여분 둘러보고 잠시 휴식후 민박집으로. 주인 식구와 같이 점심 먹고 숙박비 200원 지불. 친절한 아주머니 일부러 얼린 물 한통을 주며 따뜻하게 작별인사. 딸은 직접 큰길까지 나와 택시 잡아주고 기사에게 무어라 솰라솰라. 유럽의 민박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정하며 인상 깊다.
택시 기사 담배 피워 와이프 기절 초풍. 잘못 건드리면 한족에게 맞을지 모르니 참아라 하고는 둘이서 기사 욕을 실컷해. 역까지의 요금이 어제보다 훨씬 싸다. 아하 어제 그 여자는 좀 잡아 돌렸구나. 앞으로는 여자 택시 안타야지.
남경역도 복잡하다. 중국 열차는 항상 복잡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매를 해야 일정에 차질이 없다. 몇 번이나 직원 아가씨에게 확인 또 확인 후 프렛폼에 나가니 열차 문마다 예쁜 아기씨가 정중히 인사를 하며 우리를 맞이한다. 기분 업. 이 열차는 항주행 특쾌 연좌. 최고 고급. 서비스 만점. 영어로 앞좌석 승객에게 항주까지 소요 시간 얼마냐니까 안내양에게 중국어로 물어보고는 5시간 정도란다. 아이구 계산 잘못?楹?. 2시간인줄 알았는데. 동생이 항주 좋은 관람권 까지 챙겨 주었는데 못보게 생겼다. 어쨌든 쾌적하니 와이프 기분 괜찮은 모양이다. 그러나 소주 갈 때 열차의 중국인과의 필담 같은 그런 재미는 없다. 기차에는 쓰레기 버릴 곳이 없다. 쓰레기를 탁자에 놓아두면 금방 안내양이 와서 가져가 버려 항상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한참후 3원 주고 수박 사 묵꼬. 맛있어 5원주고 더 사묵꼬. 한참 가다가 컵라면 물 달라해 끓여 묵꼬. 컵 라면 맛 기가 차다. 상해 도착 멘트 나오고 승객들 거의 다 내려 텅텅 빔. 한참 후 항주 민박집에서 언제 도착하느냐 전화 옴.
항주에 내리니 어둠이 짙게 깔렸다. 택시 잡아타고 민박집 전화해 서로 연결. 한참후 집 근처에서 기사 몰라 뺑뺑. 이윽고 민박집 총각과 도킹 성공. 32원인데 2원 깍아준다. 나중 알았는데 좀 잡아 돌린 것 같다. 민박집 아주머니는 한 65세 정도 보이는데 많이 기달렸다나. 아들이 절강대학 교수이고 아들 성이 신이라서 같은 성이라 술한잔 같이 하고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학교 근무 나가서 아쉽다는 둥. 저녁을 맛나게 먹고. 이집 반찬은 그린 필드 일색. 된장 맛 일품. 연신 찬이 없다라고 읊어댄다. 맛있다고 칭찬(정말 배고파 그런지 맛 좋아) . 저녁상 물리고 내일 황산 간다하니까 항주만 해도 이틀 동안 다 보지 못하는데 왜 돈 많이 들여 황산 갈려 하느냐고. 1박 더하라고 유혹. 제일 좋은 방은 먼저 온 사람이 차지하고 다른 방에 들라 한다.
그 방 에어콘이 세기 조절이 안된다고. 실제 에어콘 틀면 춥고 안틀면 덥고 그날밤 상당히 괴로웠다. 황산가는 버스표 택시비 주면 예매 할 수 있단다. 남경 민박집과 비교 되네. 궁리 끝에 우리가 버스 정류장에 가서 황산행 버스표 예매후 짐 맡기고 서호 관광하고 바로 버스타고 황산 가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한다.
대신 내일 아침 황산행 버스 시간 좀 알아달라 부탁. 총각은 조카인데 고향 용정에서 온지 얼마 안되 항주 잘 모른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사투리가 얼마나 거센지 잘 못알아 듣는것도 많이 있다.
5일째-항주(서호에서의 점심)
7시 30분 아침 먹으란다. 서호 구경 시간 부족하니 일찍 아침을 해 우리만 먼저 먹으란다. 아이구 아지매 감사합니데이. 우째 우리 맘을 그리도... 조카 서역에 전화해 보더니 막차 2시 20분에 있단다. 숙박비 200원 지불하고 택시로 서역으로 출발. 혹시 어려운 일 있으면 집에 전화하면 통역해 주겠단다. 감사합니더.
서역까지 40원. 창구에 미리 전날 준비한 메모 들이밀어.(今天 通口行 2:20 2長) 아가씨 뭐라 솰라솰라. 아이고 두야 나는 중국말 몰라 이친구야. 그런데 옆에 젊은 남자가 어깨너머로 보더니 뭐라 아가씨와 솰라솰라. 다시 메모장에 152.40원이라 쓴다. 차표 받아보니 지명이 豪中一이다.. 어이구 고맙기도 해라 그래 시에시에 다. 하기야 알짜배기에서 황산 지역에서는 방언은 쓰기 때문에 확인을 잘 해야 한다고 본적 있어. 存包外라 쓴 메모 보여주니 옆건물에 가란다. 가니 여자 몇이서 여기가 아니고 반대쪽으로 가란다. 이상하다 분명히 여기로 가라 했는데. 주저주저 하니 아주머니 친절히 안내해. 아하 여기는 짐을 부치는 곳이구나. 짐 보관소 아저씨 무지 친절하다. 작은 배낭 꺼내메고 소주역의 노하우 덕분에 가뿐히 짐을 맞기고 흡족 ■■■.
택시로 서호로. 택시기사 여자다. 악비 글자 가리키니 대답도 없이 마지못해 가는 것 같다.. 아이구 쌀쌀맞아라. 꼴갑한다더니 꼴이 못생겼으니 하는 행동도. 중국에는 집에서 여자를 대접해주니 밖에 나와서 저 행세가 나온다는 둥 욕을 하면서. 악비에 도착 26원주고 나는 시에시에 아내는 땡큐라고 하니 그제서야 빙그레 인사한다. 먼저 악비 묘 관람(40원). 개코도 볼 것 없네. 중국글자 알기나 하나. 역사 알기나
하나. 돈아까워.
걸어가면 부부사이 행복하다는 호수길 가로질러. 멀다. 아름다움이냐 말할 수 있겠는가. 다시 탑 올라가(40원). 서호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시간 절약위해 전동차 타기로. 아가씨 뭐라 설명하지만 우리에겐 무용지물. 좌우간 재미있다. 중간중간 손님 태운다. 호수 반을 가는데 20원. 우리 앞엔 친정 부모인양 손자와 뒤엔 부부가. 우리나라의 일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내려서 또 다른 호수길을 걸었다. 너무 걸어 서서히 지쳐간다. 배타라고 뭐라고 소리친다. 포기. 그 돈으로 근사한 식사하기로. 식당 안보인다.
그런데 분위기 꽤 좋은 식당 발견. 메뉴판 보니 영어와 중국어로만 쓰였다. 나는 30원짜리 닭꼬치 주문하고 와이프 100원짜리 서양식 스테이크를 시킨다. 어쭈 간이 큰데. 더 싼 것 시키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이런데서 잘못 말했다가는 평생 원망 들을 것 같아 꾹 참고. 음식도 모르면서. 그래 배 안탔으니까 뭐. 소주 있느냐니까 맥주 있단다. 포기하고. 먼저 빵과 스프. 샐러드 나와 같이 먹고, 다음 꼬치 나와. 아이쿠 이런때 소주 가지고 왔어야 되는데. 후회 막심. 한참후 느끼한 빕스틱 나와. 별맛 업는데 와이프 맛있단다. 인상 보면 모르나. 맛은 무슨 맛. 개뿔도 없네. 언제 한번도 흡족한 것 시키는 것 못봤어. 자기가 시켰으니 맛없다고 할 수도 없고. 내 당신 속 훤히 안다.. 그래도 다음은 또 뭐가 나오겠지 하고 기다리니 한참후 아가씨 와서 모든 것 다 쓸어가 버린다. 이것으로 끝이구나. 아이고 내돈 아까버라. 와이프도 실망한 듯. 그러나 맛있었다는 말 반복. 분위기 좋았다고. 든든하다고. 든든하기는 무슨. 개뿔같은 분위기고 분위기 찾다가 분위기 배리겠다.
서호에서 둘이서 느긋하게 식사하고 다시 택시로 서역으로 이동. 우째 아까 길하고 달라 은근히 불안 다시 기사에게 확인. 16원. 아까는 26원이었는데. 땡큐다. 와이프 여자 기사차 다시는 타지 말잔다. 나도 여자 기사가 더 미덥고 덜 속이지 싶어서 탔는데 우째 좀 그러네.
황산 가는 길
우리의 6.70년대 시골 장터 오가는 버스와 같은 것인데 눈이 부리부리한 키가 크고 억세게 생긴 50정도 되어 보이는 기사는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승객들을 밀어 넣고 있다. 차표 보이면서 맞냐고. 한구어. 그래. 오^^ 한구어 하면서 자기 뒤에 앉으란다. 무릎을 움직일수 없을 정도로 좁다. 배낭을 무릎위에 얹고 조금 있으니 배낭 짐칸에 넣으란다. 괜찮다고. 조금 있다가 갑자기 배낭 두 개를 번쩍 집어들더니 내려 짐칸에 넣고는 물만 빼서 준다. 고맙다. 그런데 먹을 것이 배낭에 들었는데. 에이 그냥 가지 뭐. 좌우간 이런 버스로 5시간 가야한다. 좌석이 5개 정도 비었다. 혹시 서양인이나 관광객이 있는지 조심스레 뒤를 살펴보니
관광객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한족인데 우리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모두가 눈이 쾡하고 괘째째한 모습들이라 우리와 완전히 구별된다. 황산에는 한국사람이 많이 간다는데 우째 이리 없노? 버스가 움직인다 싶더니 검표원이 올라와 한참동안 숫자가 안맞는지 세고 또 센 후 출발시킨다. 20분을 달린다 싶더니 한 무리가 손을 들어 세우고는 기사와 뭐라 한참동안 떠들더니 2명이 타고 요금을 조수에게 건넨다. 그냥 타고 주면 될텐데 왜 저리도 오래 떠들고 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버스안은 마치 누가 누가 큰 목소리를 내나 하는 시합장인 것 같다. 조금 달리다고 아버지가 아들을 어디 보내는지 손을 들어 세우고는 또 뭐라 기사와 크게 한참동안 떠들더 댄다. 또 조금 가다가 또 태우고. 이젠 다 찬 것 같다.
버스는 시원스레 ?b린 고속도로를 접어드는 가 싶더니 공사 진행중이어서 곧바로 시골길로 접어들고 고속도로와 시골길 계속 반복. 시골 마을에는 웃통을 벗어재낀 남자들이 모여 마작을 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여자 무리들이 마작을 하고 있고 한켠에서는 할머니가 아기를 안고 동네 아낙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아마 손주 자랑하고 있는 가비여. 집은 모두 어두침침하고 추접다. 땅은 넓은데 왜 집은 조래 밴댕이 속처럼 조끄만하게 지었노? 이런 모습을 몇 번이나 지났을까? 모두 떠들다 지쳤는지 우째 조용하노. 갑자기 휴대폰 벨이 울고 웨이 웨이 .. 아이구 이놈아 다른 사람 좀 생각해라 니만 사람이가. 이거는 전화로 싸우는 것 보다 더 시끄럽다, 남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살살 이야기해도 되는데...
황산 180km란 이정표 나온다. 항주 황산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시간이 아주 단축될 것이다. 지금 완공률 90% 정도. 1시간 후 빗방울이 차창을 미끄러져 내린다. 신이시여 제발 내일 황산 등정위해 제발 비를 멈추게 하소서. 서서히 볼일이 보고 싶다. 우짜재. 안서고 5시간 가면. 하기야 그들도 인간인데 오줌보가 내보다 5배가 더 클라고. 아니나 다를까 1시간 반정도 지나 어느 조그만 가게에 차를 세우더니 뭐라 큰소리로 승객들에게 고함을 지른다. 아이구 제발 살살 말하소. 기차 화통 꽈 먹었는기요? 그리고는 우리에게는 따불류 씨 따불류 씨라 한다. 시에시에. 아이구 살았다. 중국 화장실 그렇고 그렇지 뭐. 좌우간 시원하다. 와이프 더러워서 안간단다. 아직 참을만한 모양이제.
가게는 포도와 복숭아. 배. 몇 년이 지났을 정도의 과자 몇 봉지뿐이었다. 와이프 배와 포도 골라 담으니 주인 여자 마작 하다가 슬그머니 와서는 빙그레 웃으면서 저울에 단다. 기사는 여자에게 한구어 한구어 하면서 소개를 시켜준다. 가격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우리에게 친절히 알려준다. 바라 저래 생긴 사람이 무뚝뚝한 것 같아도 깊은 정이 있데이.
첫번째 휴게소 과일 샀는데
다시 출발 또 한시간 반 정도 가 휴게소. 와이프 이제는 못참겠는지 갔다 오더니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중간중간 몇사람씩 내리고. 황산 시내 접어들어. 오토바이에 좌석 만들어 지붕 뒤집어 씨운 것 많아. 도로공사 한창. 아마 올림픽과 황산관광객 때문에 단장하는 것 같아. 기사 운전 억수로 난폭하다. 계속 경적을 울려대면서 중앙선 넘어 역주행하면 마주 모든 탈것들 혼비백산 흩어진다. 황산시 벗어나. 한 아가씨 타더니 조금 가다가 한 남자 타 기사와 조수 넷이서 또 떠들이 재낀다. 좌우간 두셋만 떠들면 버스가 떠나갈 듯 귀가 따갑다. 이넘들아 안그래도 귀에 진물이 나오는데 고막 까지 터지면 우짤래.
조금 가더니 차 세우고는 승객과 기사 아가씨 등 몇몇이 우르르 내리고는 오지 않는다. 한참 후 모두들 비닐 봉지에 무언가 싸서 들고 온다. 모가지가 기다란 새까맣게 조린 오리새끼를 열심히 뜯는다. 우리에게 권하면 우야꼬 불안하다. 다행이 저희들끼리 다 먹어 치운다. 이 지방 사람들은 오리고기를 좋아한단다.
차는 점점 깊은 골짜기로 접어들고 날은 저물고 정해놓은 숙소는 없고 참 불안하고 서글프다. 중간중간 있는 마을에는 불빛이 거의 없고 가끔씩 희미한 전등불 아래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밥그릇을 들고 다니면서 마당이나 문간에 서서 식사하는 모습. 또 어떤 마을에서는 들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 등 저녁 무렵의 농촌 풍경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만약 당신이 이런대 시집오면 우째 살것노. 말도 안통하고.
내가 이런데 와 시집 오노. 그러면 차라리 죽어뿌제.
그러이 필리핀이나 월남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사람 심정 어떻겠노?
5시간쯤 왔을까? 화려한 불빛의 식당에 관광객들이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고서야 다소 마음이 가라앉는다. 모든 승객 우루루 내린다. 기사에게 여기가 종점이냐니까. 그렇다고.
벌써 버스문앞에 삐끼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기사가 한 삐끼에게 “한구어런”이라고 소개시켜주면서 우리에게 따라가라 한다. 조크맣고 쌔까만 넘이 “영어 아느냐”고 그래서 조금 안다고. 그다음 유창한 영어로 계속 지껄이면서 싹 달라붙어 요리조리 따라 다닌다. 얼마냐이까 300원이라며 따라오란다. 불빛이 밝은 앞 호텔의 프론트에 가서 지도를 펴놓고 나는 온천구까지 간다니까 온천구에 가나 여기서 자고 내일 버스타고 가나 같다고 하면서 여기서 자기를 권하면서 지도 보고 유창한 영어로 내일 등산 코스를 죽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간다니까 20원에 택시 잡아 주겠단다. 휴대폰으로 연락하더니 금방 택시 와, 탔는데 이넘도 앞에 타는 것이 아닌가. 아 요것봐라. 좌우간 온천구 황산빈관에 도착. 방 있냐니까 아가씨 주저주저하더니. 삐끼와 눈 마주치더니 방 없다고 한다. 하 요것봐라. 그래 알것다, 이넘아. 이넘을 따돌려야 겠다. 지금까지 도와주서 감사한데 우리가 직접 방 구하겠다고 했더니 택시 타고 가버린다.
캄캄한 밤에 둘이서 호텔을 빠져 나와 내려가는데 지형이 감이 잡히지 않는다. 조금 도로를 고불꼬불 내려오는데 저 멀리서 또 그넘이 올라오지 않는가? 와이프는 무척 겁이 났던 모양이다. 더욱 믿지 못하겠다. 다시 300원짜리 좋은 방 있느니 가잔다. 노우라고 짜증스러운 표정 지으니 할 수 없이 가버린다. 다시 그 호텔로 가 방 있냐고 있다고 800원내란다. 뭐? 800원?
바로 그 때 흰 제복 입은 호텔 종업원이 한구어런. 예스. 캔 유 스피크 잉그리쉬. 어 리틀. 오 예스. 얼마짜리 방 원하느냐? 300원 정도. 고개 갸우뚱 하더니 밖의 중국 남자와 뭐라고 숙덕숙덕. 잠시후 150원 어떠냐는 것이다. 예상외로 싸 일단 방을 한번 보겠다 했더니 따라 오란다. 호텔 바로 옆 건물 단층짜리. 입구 현관부터 유리가 깨어지고, 캄캄, 복도에도 불 없어, 조금은 으스스하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 한팀 서양인도 눈이 띤다. 다소 안심. 방 보니 커텐 꼬지리하고 출입문 파손 공팡이 냄새 나고 더운물 안나오고 등등. 복도에 불 달아내주고. 텔레비도 다른 방에 것 바꿔 준다.
지금 다시 걸어서 내려가면 찾기 힘들 것 같고. 여기 1박 하기로 결정. 오케이. 저녁과 아침은 자기 호텔에서 먹으란다. 그러면서 한국돈 가지고 있는데 중국돈으로 교환하잔다. 한국 관광객에게 팁 받은 돈인 모양. 우리도 중국돈 얼마 안가지와 안된다고 하니까 조금이라도 교환하잔다. 노우. 대충 짐 정리하고 호텔로 저녁 먹으로 가. 중국 관광객 3-4팀이 죽 둘러 앉아 기름진 음식을 가득 앞에 놓고 무언가 떠들어대면서 식사 중이다. 아이구 이넘들아 좀 대강 떠들어라. 남은 손톱만큼도 의식하지 않고 전부 멋대로다.
메뉴 보니 중국어와 영어뿐이다. 한 아가씨에게 차우판 하니 못알아들어. 와이프 영어 하는 아가씨 오라고. 마음 좋아보이는 한 아가씨에게 차우판 라이스 라이스 또 외치니 그제서야 알았다고 하면서 조금 기다리라는 것이다. 얼마후 큰 그릇에 차오판이 나왔는데 우리의 볶음밥과 꼭 같은 것이고 엄청 양이 많고 고소하다. 우리 나라와 같이 기본 반찬 따라 나오는 줄 알고 잠시 기다리다 차오판을 먹기 시작. 처음에는 맛 있어. 자꾸 먹으니 느끼해 못먹겠어. 우겨 넣고 있으니 종업원들 저희들끼리 킥킥대면 웃는다.
하기야 다른 중국 관광객들은 산해진미를 상다리가 뿌러지도록 앞에 놓고 의기양양 희희낙락인데 우리는 그 넓은 탁자에 달랑 밥 한그릇 놓고. 에라이 대한민국의 수치이다. 다시 “웨이” 야채달라니까 30원짜리 어떤 것을 가리켜, 오케이. 잠시후 나왔는데 청경채인가 뭔가 위에 버섯 5조각. 버섯 입에 넣으니 이상한 향이 확. 에이 못먹겠다. 멸치와 고추장 가지고 올껀대. 몸 생각해서 차오판만 꾸역꾸역. 반도 못먹겠다. 아까버라. 와이프 왈 내일 아침은 차오판과 고추장 멸치 먹고, 남은 것은 비닐 팩에 싸서 산 정산에서 점심 대용으로 먹어야지. 좋은 생각이야.
아무래도 아까 남자 종업원 캥겨 3백원만 바꾸어 주기로.
남자 종업원 돈 바꾸어 준다니까 신이나 따라 오란다. 천원짜리 6,7만원 되는 것같아 다는 안된다고 하고 3백원만 바꾸어주고 내일 산행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대답한다. 그러니 저렇게 팁을 많이 받았지. 소주 친구, 버스 운전기사, 모두가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대충 씻고 꿈나라로.
6일째-황산 등정(환희, 감동)
6시 기상. 늦다. 대충 씻고 호텔 식당으로. 벌써 관광객 실어나르는 버스 줄줄이 길을 오른다. 어제 아가씨 안보인다. 차우판 하니 또 모른단다. 둘러보니 어제 아가씨 있다 차우판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오늘은 없단다. 1인 30원 내고 중국인들 먹는 것 먹으란다. 아이 엠 소리라고 분명히 말하며. 우리는 남은 밥을 싸갈려고 비닐 팩까지 가지고 왔는데.
하는 수 없지. 식빵. 흰떡, 옥수수떡, 만두, 오이지 같은 것. 흰죽, 등등. 먹어보니 모두 무맛이고 흰죽만 구수해 흰죽 4공기 먹으니 불룩. 와이프 샌드위치 만들어 들고 가잔다. 오냐고. 샌드위치 만들어 비닐팩에 종업원 눈피해 가방에 넣는데 성공.
7시 20분 배낭매고 숙소 나와 경비에게 쯔광거 어떻게 가냐니까 중국말로 뭐라 지껄이는데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겠다. 버스하니 한참후 “아! 빠스 빠스” 한다. 얘들은 상대방이 모르면 천천히 알도록 설명해야지 빠른 고래고래 고함을 그것도 중국말로 지르면 우리가 더 못알지. 참 한심해.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 이넘들아. 한참후 온갖 손짓 발짓 다한후 아래로 내려가란다. 20원 주면 된단다. 그래서 아래로 약
100m 내려가니 미니 버스가 대기. 20원 주니 10원 돌려줘 올라타고 쯔광거까지 가.
벌써 매표소 복잡. 우리가 좀 늦은게로구나. 왼쪽은 케이블카 65원 오른쪽은 등산 200원. 야 정말 비싸다. 동생 집 가정부 하루 일당이 20원인데. 400원 들고 표 살려는데 영어로 무언가 쓰였다. 방학기간동안 교사는 반액 활인된다는 내용. 얼른 국제 교사 카드와 300원 들이미니 아가씨 요리조리 카드 보더니 끊어준다. 와! 이 짜릿한 쾌감. 와이프 연신 “신종탁이 참 독똑대이”라고 중얼. 그래 내가 누군대 으쓱.
8시 등정 시작. 좌 우측의 길이 있는데 어디로 갈지 몰라 잠시 망설이는데 짐꾼들이 4,5명이 내 앞에 오더니 우측으로 가야 된다면서 온갖 아양을 다 떨어 재낀다. 주로 외국 단체 관광객은 모두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 같고,
등산객 중 외국인은 우리만 있고 우리만큼 큰 배낭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에게만 유난히 많은 짐꾼이 따라붙으며 10원이라 외치며 짐을 맡기라 한다. 우리도 짐을 맏길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같이 행동해야 되는 번거로움 때문에 힘이 들더러도 지고 가기로 했다. 아래에 맏기고 나중에 택시로 찾으러 가며 되는데.... 아이구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한다더니... 혹시 와이프 배낭 때문에 투덜거릴까봐 배낭 안가지고 오면 일정 어렵다고 사기치고는......
중국인 등산객 길에 꼬리를 물고 올라가며 떠든다. . 저렇게 떠들면 힘이 더 빠질 텐데...
20분 올라 왔을까? 아이고 숨차라. 처음이 원래 어렵거든 조금 있으면 덜할 것이야라고 서로 격려하며. 한계단씩 발을 옮긴다. 배 뿔룩한 50정도 되어 보이는 80kg는 될 것 같은 남자가 가마타고 올라간다. 조그마하고 약하게 생긴 메는 놈은 힘에 겨워 헉헉대며 악을 쓰는데 탄 놈은 가파른 계단 때문에 뒤로 턱 재켜서 좌우를 이리 저리 천천히 살펴본다. 아이구 타는 놈이나 메는 놈이나 불쌍하기는 마찬가지. 힘에 부쳐 한계단을 올라갈 때 무어라 구령을 부치면서 가는데 그때마다 가마가 희청거린다. 아이고 팔자 좋은 놈이네. 힘에 겨워 20m가다가 휴식하고.. 그들을 앞질러 조금 가다니 60정도 되어 보이는 다른 더큰 거구의 배뿔데기가 가마에 올라 앉아 가고 있는데 그것도 큰 구경거리가 아닐수 없다.
나이가 7,80 되면 이해가 가는데... 젊은 넘이 저레가지고...
9:20 반산스에 도착 어제 샀던 배 먹고, 참 맛있다. 과일 하나는 끝내준다. 쯔광거 까지 2.5km 옥병루까지 3.5km라는 이정표 있다. 그래도 많이 올라왔다. 조금 올라가다가 8원 주고 지팡이 2개 사고. 아이고 힘들어라. 과연 이 배낭을 지고 연화봉까지 갈랑가. 처음부터 계속 돌을 쌓아놓은 폭 2m정도의 돌계단이다. 반산스에서 10여분 올라왔을까 좌우 안개 사이로 빼어난 절경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순간 마취가 된것같이 아무생각 없이 멍하니 서있다. 전체가 바위로 된 산인데 사이사이 빼어난 자태의 소나무가 보이고 아래에는 안개가 뭉실거린다.
한참 악을 쓰고 가다니 천문루에 도착(10:10) 반산스 1.5km 옥병루 2.5km라는 이정표 나온다. 천도노도 10:30에 착. 많은 등산객 휴식 취하고 있고 음식도 판다. ?萱? 돌벤취에 앉아 우리도 배 먹꼬 휴식. 올라오는 도중 약 1km 정도마다 가게 있어 주로 오이, 과일, 물등을 팔아 많이 준비해올 필요 없을 듯. 2-3백m마다 쓰레기통 돌로 만들어 놓아 쓰레기 버리면 어디에서 왔는지 그방 쓰레기 가져가 버린다. 산을 잘 보존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보임.
천도교에서
10:45 천도봉으로 출발. 바위산 아예 깍아 계단 만들었는데 얼마나 가파른지. 그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하나 둘 셋. 아이구 도저히 안돼 또 휴식. 이러기 수없이 반복. 죽을 지경이고 케이블카 안탄 것이 후회됨. “내가 무슨 장사라꼬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아이구 죽겠데이” 내가 이런데 와이프 어떨꼬. 미안하다. 그런데도 잘도 따라 온다. 어느 정도 올라왔는가 싶은데 천도교란다. 건널 때 아래 보니 나도 아랫도리가 달달 떨린다. 와이프 아래 내려보지 말고 건너라고. 설설 긴다 기어. 과연 하늘에 오기 어렵구나.
드디어 12:00 천도봉 도착. 해발 1830m로 연화봉(1864m)보다 낮지만 매우 험준한 코스다. 천도봉에서 바라본 연화봉 그리고 연화봉을 둘러싼 광명정, 백아령, 정상에 북해빈관, 서해빈관이 눈에 들어온다. 생동감 있는 기품과 구름과 안개가 조화를 이루는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중국인들은 황산을 가봐야만 비로소 중국의 산수화와 수묵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한다.
풍경2
풍경 3
다시 왔던 길 되돌아 천도노도 까지 가야 한다. 와이프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다고. 도중에 서울에서 온 한국인 청년 만나(12:20) 반가워. 백아령에서 케이블카 탄다니까 시간상 무리라고. 동쪽 코스 볼꺼 없으니 케이블카 타고 서쪽으로 내려가거나 아니면 정상에 1박 하란다.긴급 사태 발생. 하는 수 없지. 시키는대로 빨리 가서 케이블카 예매해야지. 마음이 급해지니 불안하다.
천도노도에서 다시 반대편으로 옥병루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1시반에 도착. 옥병루에는 수업이 많은 깃발을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케이블카 정류장 몰라. 마침 긴급의원이라고 쓰인 사무실 들어가니 젊은의사 흰까운 입고 앉아 있어. “웨이, 캔 유 스피크 잉그리쉬” 하니 고개를 흔들며 모른다고. 아주 죄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영어 단어 하나도 몰라. 아이구 의사라 카는기 우예 이키도 모르노. 케이블카하니 전혀 모른다. “훼어 리즈 케이블카 스테이션?” “훼어 리즈 케이블카 스탑?” 눈만 멀뚱멀뚱. 아이고 답답어라. 한국말과 손짓으로 “요래 줄에 네모 반뜻한 통을 매달아, 고 안에 사람이 타고 밑으로 솩 내리가고 또 사람 태워 우로 솩 올라오고” 한참 설명한후 그제서야 그림을 그려 알겠다고 하면서 오른쪽으로 내려 가란다.
와이프에게 계단에 앉아있으라면서 배낭 맞기고 케이블카 표 사로 뭐가 빠지게 죽을 힘을 다해 가 65원씩 2장 구입. 휴 일단 안심. 표파는 넘에게 연화봉까지 얼마냐 걸리냐니까 2시간이란다. 그러면서 5시까지 와야 탈수 있단다. 이거 급한데... 손짓 발짓하니 잘 알아듣는다. 바디 랭귀지가 최고야.
다시 와이프 가 저기 계단에 보이는데 나를 보자 배낭 질질 끌고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죽어라 최진숙 하고 불러도 듣기지 않는 모양. 아이구 이사람아 연화봉은 내려가야 하는데 자꾸 올라가면 오짜노? 아무래도 조금이나마 나를 위해서일 것이야. 한조각의 힘이라도 아껴야 하는데. 간신히 불러 다시 조금 내려왔다가 연화봉으로 오르기 시작. 일단 시간이 없으니 연화봉 오르고 시간이 남으면 천천히 구경하자고. 주위 경관 한번들 가보시게나.
2시간 예정을 1시간만에 연화봉 올라(2:30). 정상 너무 복잡. 갈증이 났다. 물이 떨어졌다. 인파에 밀려 서있을 수도 없어. 대충 사진 한컷만. 옥류봉으로 하산시작. 저기 호텔에서 1박 못하고 가는 것이 무척 아쉬워. 언제 내가 또 여기 오겠노. 할 수 없지. 시간 보니 아직 많이 남아있어. 느긋. 근데 사람에 밀려 안내려 갈수 없어. 모두들 왁자지껄.
옥류봉과 연화봉 잇는 길 (아찔아찔)
조금 내려오다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 착하게 생긱 젊은이에게 또 캔 유...... 또 부끄럽고 죄스러운 겸염쩍은 표정으로 손을 내 젓는다. 메모지 꺼내 설명하니 그들도 거기 간다고 따라오라 한다. 앞서거나 뒷서거니 같이 쉬다가 사진 찍다가. 좋은 경치 있으면 저희들이 먼저 우리를 서라 해 찍어주고. 완전 벙이리들이다. 전부 손짓과 눈치로 하니. 그래도 잘도 통한다.
옥류봉과 연화봉 사이(아찔 아찔))
어느듯 3시:30에 옥병루 도착. 그들에게 “뚜어 시에시에” 작별 인사. 물 한통 10원 사 꿀꺽꿀꺽. 맥주 한캔 10원 사 혼자서 단숨에 해치우고. 시장기 돈다. 아침의 넣어둔 샌드위치 둘이서 나누어 먹고. 맛있다. 또 컵라면 먹자해. 물얻으로 이리저리. 근데 아까 그 청년이 또 나타나 물구해보더니 없단다. 고맙게시리. 관심 안가져주어도 되는데. 또 작별인사. 해냈다는 만족감 보다는 너무 긴박하게 움직여 허탈하다. 주위 인간들과 잉커송 구경하고 1시간이 남았지만 일찍 하산하여 황산역에 가리라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는데 아까 그 청년이 또 우리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웃음으로 인사하고 같이 탔다.
순식간에 안개속으로 빨려 들어가. 메모지 꺼내 황산역에 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한참 보더니 저희들끼리 숙덕숙덕하더니 나에게 비행기표를 보여준다. 내일 오후 7시 황산발 심천행. 그리고 자기들도 황산 간단다. 나의 명함을 꺼내 주니 한참 보더니 저희들끼리 숙덕숙덕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언제 출발해 어디를 경유하여 언제 간다느니 몇 가지를 필담을 나눔. 황산 같이 가잔다. 오케이.
잠시후 케이블카에서 버스 옮겨 타고 종점까지. 여기서 버스타고 황산 갈려니 했는데 걸어서 자꾸 어디론지 간다. 주위 차파는 아낙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10원하면서 외친다. 노노노. 한 아낙이 앞의 젊은이에게 무어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나무란다. 가만 짐작해보니 너희들은 같은 한족인데 한구어에게 차를 좀 사라고 해야지 너희들이 못사게 하면 되느냐 뭐 이런 내용이다. 젊은이 도망치듯 빠져나오고 우리들 졸졸 따라간다.
모퉁이를 돌아 다리를 건너 한 3성급 호텔로 가 소파에 잠시 앉아 있으라고 그러더니 그들이 방에 가서 그들의 간단한 짐을 들고 나온다. 아마 지난밤 여기서 묵은 모양이다. 잠시후 콧수염을 기른 한 남자(기사인줄 착각)나타나 무어라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자꾸 웃으면서 저희들끼리 솰라솰라. 우리에게 조금 있으면 택시로 간다는 것이다. 와이프 요금 얼마냐니까? 양손을 들어 x자를 그렸다가 지운다. 이상하다. 택시로 가는 모양인데 약 80km 의 그 먼 곳을 돈도 안받고. 와이프와 나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하여튼 이제 그들에게 몸을 맡긴 이상 어쩔 수 없지. 조금은 불안. 그러나 너무 지쳐. 소파에서 잠시 휴식.
20여분 후 가자고 해 나오니 승용차가 대기해 있다. 어 이렇게 되면 모두 6명인데. 아마 콧수염은 안타고 환송나온 게로구나. 그런데. 콧수염 앞문 열더니 정중하게 와이프를 태운다. 와이프 어리둥절하여 엉겁결에 앞좌석에 올라 탔다. 뒷좌석에는 젊은이, 콧수염. 나. 다른 젊은이 탔다. 말도 안통하고. 차는 즉시 출발했다. 이렇게 좁게 어떻게 7,8십키로를 간단말인가? 콧수염과 나는 영 불편하여 다리를 꼼짝할 수 없다. 버스 탔으면 구경 실컷하고 더 편할 텐데. 필담으로 무슨 관계냐? 직업이 무엇이냐? 내동생이 상해 살고 있다. 한국오거든 전화해라. 당신 주소는? 등을 나누면서. 이해 안되는 것도 많이 있어.
한참 가다가 아내와 의논. 만약 역에 내려 차비 받으면 말고 안받으면 우리가 저녁을 사자라고. 동생에게 전화해 우리가 저녁 사겠다를 중국말로 어떻게 하는지 묻고는 이런 상황이다라고 설명하니 산골이라 조심하라면서. 이치츠판이란다.
한참 후 콧수염이 뭐라고 적는데 도대체 알지를 못하겠다. 손짓으로 배를 만지면서 무어라고. 와이프 금방 저녁 먹자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내가 오케이 하니까 저희들도 오케이 한다. 나도 메모장 찾아 아까 알아둔 이츠치판이라 말하니 박수를 치면서 맞다는 것이다.
어느듯 황산역에 도착. 그런데 키큰 젊은이 백얼마를 차비로 계산한다. 인력거꾼 택시 여관의 호객꾼이 좍 몰려든다. 뿌리치고 역 앞 호텔 식당에 가니 손님이 없어 그들끼리 뭐라고 수의하더니 택시를 잡는다. 또 와이프를 앞에 태우고 우리 넷은 쪼그리고 탔다. 어느 정도 갔을까?
예쁘게 비단으로 만든 중국 전통복장으로 차려 입은 아가씨가 정중히 인사하는 음식점으로 간다. 상당히 복잡하여 2층 독방으로 안내되었다. 매뉴를 보고 먼저 우리에게 시키라는 것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자기들이 종업원과 솰라솰라. 상당한 고심 끝에 이윽고 주문. 무지하게 많이 시키는 것 같아.야 이거 큰일났네. 자기들 좋아하는 기름 쳐바른 비싼 음식 실컷 시켜먹고 내보고 돈내라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네. 아무튼 어쩔 수 없는 일. 비싸도 내가 내어야지.
잠시 후 오리고기. 기름 둥둥 뜬 두부요리. 계란 후라이 같은 것, 고사리 같은 것 쪼린 것. 밥이 나온다. 우리보고 먼저 들라고 한다. 모든 것이 맛있다. 백두산 갔을 때 너무 질려 중국 음식이라면 무조건 싫었는데 이것들은 너무나 맛있다. 고사리 같은 것 뽁은 것 맛있다 무엇이냐라고 물으니 黃山一色이란다. 아마 우리를 배려해 종업원에게 한구런이 좋아하는 것을 물어 시키는 것 같다. 서로 대화가 안되니 저희들은 저희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떠든다. 가끔씩 필담을 주고 받고 하면서. 어느 정도 맛있게 먹은후 그들이 담배 한 대씩을 빼물었다. 와이프 얼른 가 계산하란다. 나는 화장실 가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 부분에 차고 있는 전대를 풀어 4백원을 지갑에 넣고 다시 전대 차고 하는데 너무 땀에 젖어 들어붙어 시간이 꽤 걸린다.
가까스로 바지를 정돈하고 화장실 문을 여니 벌써 종업원이 계산서와 돈을 가지고 내려간다. 나도 따라 내려가 “아이 윌 페이” 라고 외치면서 계산서 달라니까 주인 눈 똥그랗게 뜨고 어리둥절 놀란 표정이다 . 지갑의 돈을 꺼내 주니 주인장 이상한 미친놈이다라는 표정. 이내 계산하는 것 포기. 다시 올라옴. 와이프 왈 당신이 화장실 가니까 음식값 계산하는 줄 알고 바로 종업원 불러 먼저 계산했다나. 아이구 고마버라. 우찌 이런 사람들이 있노. 착하게 생겼는데 정말 생긴대로네. 그 먼길 자기들 불편 감수하고 차 공짜로 태워줘. 저녁 최고로 맛있는 거 사줘. 내가 사야 되는데 왜 당신들이 사느냐니까
“당신들은 손님들이다 (OO是客人)”라고 써준다. 몸둘바를 모르겠다.
한참동안 이야기 하다가 이제 가잔다. 내가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기어이 우리 둘을 의자에 앉히고 자기들은 뒤에 서겠다는 것이다. 예의도 바르기도 해라.
식당을 나와 우리는 역으로 갈수 있다고 하면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헤어지자 했더니 또다시 택시를 잡고 우리를 태운다 황산역에 도착하니 8시경. 또 헤어지자 했더니 이번엔 약 100m 거리인 대합실로 가는 것이다. 괜찮다고 해도 기어이 대합실로 가 개찰구 제일 앞 좌석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는 말과 함께 우리에게 진한 악수를 청하고는 헤어졌다 서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순간 와이프와 나는 눈물이 핑돌았다. 나는 50평생을 살며 저렇게 한번이라도 했는가? 저 친구들이 나에게 인생은 요렇게 사는 것이라는 교육을 시키는 것 같다. 부끄 부끄.
은인들과 함께
2시간 반 기다려야 한다. 시원한 역 광장에 가자고 해. 김천역 정도 되는 크기인데 대합실과 광장에 수많은 인파 있어. 과일 사러 가잔다. 깡마른 새까만 할머니에게 복숭아와 포도15원에 사는데 와이프 과일 한 개 바꾸니 난감한 표정이다. 얼른 메모지에 값을 적으라니까 17원을 적는다.
그렇지 2원 더 비싼 과일이니 그럴 수밖에. 돈을 지불하니 고마운지 작은 키위 몇 개 더 준다. 지독히도 선하게 생긴 정이 많은 할머니다. 시원한 광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복숭아를 깍아 옆의 중국인 남자에게 하나 권하니 괜찮다고 한다. 봐라 내가 머러카드노. 부끄러워 싫다고 안하나. 10살 남짓되는 3명의 아이를 데리고 광장에 놀러 나온모양인데 아이들이 아빠에게 자전거로 모였다가는 흩어지곤 한다.
“이젠 사실상 열차타고 가면 되는데 이번 여행 어땟어.”
“좋았어”.
“뭐가 좋았어”.
“다”.
“신랑이라 카는 기 여행이라 데려워 놓고 호텔 아닌 곰팡이 냄새 나는 귀곡산장 같은데서 잠이나 자고. 맛있는 음식은커녕 컵라면으로 떼우고, 죽으라꼬 산이나 오르고 뭐가 재미있노? 짝퉁 골목에도 안가고.”
“그래도 좋았서”.
“나 다음 겨울에 인천서 배타고 중국가서 열차 여행 할라 카는데 또 따라 갈라 카나?”
“물론이지”
“당신은 나의 동반자 맞다. 최고의 동반자다. ”
이것이 바로 인간 승리가 아닌가?
야간열차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어느듯 10시 개찰하는 모양이다. 상해까지 12시간이다.
쾌속 경와 하층. 양쪽으로 3단 침대 맨 아래쪽. 문은 없고. 이젠 12시간 자면 된다. 개찰후 열차에 오르니 젊은 부부가 우리 위층에 짐을 풀었다. 젊은이 유창한 영어로 혹시 몽골리안이냐? 어느나라 사람이냐?
어디까지 가느냐?를 묻는다. 잠시후 시누이 올케 사이인 듯 옆 칸의 여인과 팔을 내어보이며 서로 많이 탔다고 하는 듯. 와이프도 같이 팔을 내어 보이고는 팔이 많이 탔다면서 셋이서 까르르 웃어 제낀다. 말은 하나도 안통해도 몸짓으로 서로를 안다.
대충씻고 누워 있으니 10시 30분 출발. 조금 있으니 눈이 왕방울만한 키가 큰 차장 와서 차표 거두고서는 이상한 카드 두장을 던진다. 처음 우리는 그것이 우리 것인줄 몰랐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차표를 거두어 가서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차표를 보고 일일이 잠을 깨워 혹시 목적지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우리를 보고는 한구어라고 묻는다. 경와이지만 생각보다 편안하고 손님도 그렇게 많지 않다. 스르르 잠에 떨어지다.
7일째-다시 상해(오 살았다.)
잠시후 열차의 진동이 자장가처럼 되어 모두들 꿈속으로 갈길을 떠났는지 조용하다.
와이프는 눕자 마자 골아 떨어진다. 나도 너무나 피곤해 잠이 들었으나 알마나 갔을까? 잠을 깨어보니 아직도 열차의 진동이 규칙적으로 들린다. 들었다 깨었다를 몇 번이나 반복. 와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깨어보니 남경이다. 4시 꼭 절반을 왔다. 다시 출발한후 잠을 뒤척이다 시경 하나 둘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 자고 있으면 좀 조용히 해 주면 좋겠는데...
남은 아랑곳 하지 않는 지 편한대로 생각하는가 보다. 나는 심심해 어제 산 과일 먹고.와이프 깨어 나는 우리 컵라면 와이프는 없어 중국산 컵라면 끓여 아침으로 떼우고.
8시 되니 모두 일어나 부산하게 움직인다. 차장 차표 돌려주고 카드 받아간다. 잠시후 커다란 쓰레기 봉지 가지고 와 우리의 쓰레기 넣고 와이프가 황산에 올라기기 위해 산 운동화 벗어 쓰레기 봉지에 넣으니 차장 뭐라 솰라솰라 하면서 맞은편 자리에 조용히 앉는 것이 아닌가? 그 큰 눈알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서 와이프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아마 왜 신이 새것인데 버리느냐는 것인 것 같았다. 순간 와이프 당황해서 한국말과 손짓으로 배낭을 가리키며 짐이 이렇~게 많~~아 가지고 갈수 없 버린다고 했다. 차장 못알아 들을 수 밖에. 신을 다시 꺼내 이리 접어보고 요리 살펴보면서 계속 무엇이라 지껄인다. 한구어 라-라-? 중구어 라-라? 무슨 소리인지 몰라. 한참 혼자 떠들더니 쓰레기 봉지를 들고 가버린다. 와이프 조금은 쫀 모양으로 왜 당신이 좀 말해주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뭐 내가 중국말 아아야제.
10시 정각 상해에 도착. 꼭 12시간 걸렸다. 택시로 동생집에 도착
점심후 시장가 참깨(패키지 관광객 5kg에 2만원. 우리는 10k에 13000원) 등 곡물 사고. 억수로 싸다. 동생이 저녁은 외식하잔다. 한턱 쏠 모양이다. 나는 미안한데 집에서 떼우자고. 와이프 중국음식 맛보고 싶다고. 시내 중심지 아주 복잡한데 가서 30분 기다려 저녁 만찬. 이 식당은 주로 예약해야 하는데 예약을 하지않아 좀 기다려야 한다나. 주인이 대만 사람인데 음식이 깔끔해 손님이 많다나.
여기서 서호에서 먹어보지 못한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동파육 맞을 봤다. 부드러운 돼지고기를 무슨 기름에 버물린 아주 느끼한 음식이어서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음.
넋두리
사회주의 이념속에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한 경제특구(상해 등)의 빌딩을 보면서, 중심지 식당앞에 여러대 놓여 있는 외제 아우디 승용차 몰고 한끼에 3,4백원 하는 식사 하는 것 보고. 동생의 가정부 일당이 20원이라는 것, 냉장고 놓을 곳이 없어 사용 못한다는 것, 길가 땅을 파는 노동자의 빈약한 점심 도시락을 보고, 황산의 쾡한 눈과 빠짝마른 몸으로 콩죽 같은 땀을 흘리며 배뿔떼기를 태우고 헉헉 가뿐 숨을 몰아쉬며 한계단 한계단 발을 내딛는 가마꾼을 보고, 나에게 갖은 아양으로 10원 10원 외치던 마른 남자의 불쌍한 짐꾼의 모습. 어린 소녀가 힘겹게 전신을 맛사지하는 것을 보고, 중국은 빈익빈(貧益貧)부익부(富益富)의 양극화현상을 극에 달하고 있었다.
과거 수천년동안 봉건사회에 찌들린 농민들의 삶. 그들의 가난을 덜어주겠다고 농민혁명을 주도한 마오의 사회주의 혁명도 일부 공산당의 특권계층의 향락을 위해 최소 삶조차 희생양처럼 되어버린 인민들의 삶이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봉건주의 타파를 부르짖으며 경제적 평등을 외치며 농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이룩한 사회주의 혁명. 과연 얻은 것이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혁명인가? 그러나 그들은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하게. 모두가 자연의 법칙인양. 모두가 사회주의라는 때로는 흑묘백묘론이라는 최면에 걸린 것 같다.
첫댓글 멋진 여행이었군요. 시끄럽고, 더럽고, 10원에 혈안이 된 사람들,,,. 머잖아 그들에게 우리가 당할것 같은 위기감도 들어죠. 인생의 최대의 동반자를 만난 샘들은 축복
입니다. 다음엔 우리도 좀 따라 갑시다. 우린 다원이와 북경만 관광해서 별로 어렵지도 않았고, 화장실도 문제 없었는데... 만나서 뒷담을 나눌 시간을 가져봅시다.
신랑이랑 오늘 부산서 늦게 와서 대충 읽었는데 좋은 경험 멋진 여행하셨네요. 바우씨 부부 넘 부럽습니다. 글쿠 글 솜씨가 대단하네요. 재미난 얘기 언제 들려주실래요? 사진도 보고싶어요.
좋은 여행이 되신것 같군요. 전에부터 알고 있었지만, 대단합니다.....넘 부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