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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후 단 한번의 선물이 사라진다면...
1초 후 당신이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다면...
1초 후 당신이 아끼고 소중한 자녀들을 볼 수 없다면..
1초 후 당신이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면...
1초 후 당신이 어렵게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이 사라진다면..
아니 1초가 지났으면, 당신을 사랑해주었던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아끼고 사랑으로 베풀어주신 소중한 부모님이, 꿈 많던 당신의 학생, 당신을 믿고 함께 어려운 시련을 극복한 동고동락한 동료가 1초 후면....
1초 후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다시는 돌아올 수도, 볼 수도, 만질 수도, 평범한 일상생활의 단란한 가정의 모습도 이 세상에서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을 겁니다.
1초 후 이 세상에서 단 한번뿐인 선물! 당신의 생명,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의 사랑하는 여인과 친구, 동료가 누군가에 의해 없어져 버린다면 당신의 가슴은 어떠실까요?
이번 대한항공 763편 보잉 737에 몸을 실었던 피해자 이용철(한남대학교 컨벤션경영학과 겸임교수)이라고 합니다.
금번(2013년 8월 5일) 일본 니이가타 활주로 이탈 사고로 인해 육체적 피해는 없었으나, 정신적 피해는 더해만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고통속에 고통을 키우고 있다고 하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당신은 대한항공에 대해 뭐하고 하시겠습니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주고,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위한 교통수단인 대한항공기”, “서비스의 꽃”,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 “많은 젊은 친구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한항공의 승무원” 등등 이런 수식어가 과연 대한항공이라고 믿으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절대로 아닐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대한항공직원도 놀라실 겁니다. 절대로 믿고 싶지 않겠죠!
아마 어떤 분들은 이 글을 보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았으면 다행이지..’, ‘뭐~~ 보상을 받으려는 하는 거겠지~~’등등의 수식어가 붙을 겁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써, 두 아이의 아버지로써, 관광학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써, 한국 및 일본인을 대신하여 이 글을 올립니다.
1. 2013년 8월 5일 오후 6시 인천항공을 떠나 일본 니이가타로 가는 대한항공 763편.
이륙한지 체 3-5분도 안되어 경험할 수 없던 난기류를 만나 엄청난 긴장과 불안과 초조속에 모든 승객들은 격앙된 소리와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난기류를 만난 시점이나 끝난 시점까지 기장 및 승무원들 중 아무도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안내방송이 없었다.
2. 오후 6시 15분쯤(아마 정상고도로 올라 간 후).
손*현이라는 기장이 형식적인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안녕하십니까! 대한항공 763편의 기장인 손*현입니다. .... 운항시 난기류를 만 날수 있으니....’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안내방송이 된다. 저도 인정하지만, 일본승객들도 이구동성으로 화나고, 격앙되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벌써 난기류를 만나 불안한데 난기류를 만날 수 있다니.. 바보(빠가)아냐.’라는 주변에서 수군거린다.
3. 승무원들 저녁준비와 항공면세품 판매에
승무원들은 뭐하고 있었을까? 고객들은 안심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일인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후 항공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무도 ‘난기류 때문에 걱정하셨죠? 놀라지 않으셨나요?’라고 안부 묻는 사람 없이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한다.
4. 착륙을 시도
참고로 저는 일본인 아내(일본 니이가타 출신: 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와 결혼하였기 때문에 니이가타로 설과 추석, 즉 명절을 일본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니이가타 공항을 자주 이용한다. 그날은 왠지 착륙하기 위해 니이가타 공항을 상공을 한번 선회하고 활주로로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곧 착륙을 시도한다.
5. 활주로 이탈
착륙시 급격히 하강하는 느낌이 든다. 바퀴가 활주로에 닿자 가속도에 무리하게 역추진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만, 승객의 몸이 뒤에서 서서히 앞으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비행기가 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순간 동시에 모든 승객이 앞으로 팅겨져 나간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많은 사람들이 앞 의자에 머리를 찧을 정도다. 그 시각이 19시 39분이다. 그런 후 기내에 있는 조명과 에어컨 등 모든 기기가 꺼짐과 동시에 비상등이 들어온다.
6. 고객들의 동요
3-5분 후까지 조명 및 에어컨이 들어오지 않자 승객들은 덥다!, 어둡다! 에어컨과 조명만이라도 켜달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이다.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기 멈추었으니 내려달라~~’라고 재촉하는 승객 수화물을 꺼내려 하고 있다. 승무원은 자기 자리만을 고수한 체 앉아 달라고 손짓을 한다. 승무원조차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다. 고객들의 원성에 비행기가 멈춘 후 5분 후 조명과 에어컨이 들어온다.
7. 기내방송
초조함과 불안감을 가진 체 30분 정도 지나간다. 기내에서는 아무런 안내방송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30-4분 정도 지난 후 기장이 안내방송을 한다. “...착륙시 활주로를 이탈하였습니다....” 그런 후 아주 떨리는 영어로, 물론 콩글쉬이다! 아주 짧은 안내와 함께 “OVER-RUN”을 말합니다(메뉴얼에 없는 영문을 만들려 정말 어설픈 영어실력이다). 물론 당연히 종착지가 일본이고 총 승객(승객 106명 중 한국인은 11명)중에 일본인이 90%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어 기내방송은 없다. 일본인 승객들은 웅성웅성 동요되고 있다. 일본인은 “OVER-RUN”이란 단어를 알고 있는 듯 불안해하고 있다. 나 또한 그렇지만, 일본인 승객들로 아시아나항공이야기 하며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근심 가득한 얼굴에 겁에 질려 있다. 많은 승객들은 OVER-RUN이란 단어 때문에 차창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쳐다보고 있다. 내 쪽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다른 쪽 밖에선 싸이렌 불빛이 보인다고 한다. 더 더욱 승객들은 초조해 진다. 아시아나항공의 불시착을 계속 이야기한다. 더욱 불안과 걱정이 된다.
8. 승무원의 일본어?
OVER-RUN 뜻이 확산 되었는지 승객들은 불안감 때문에 비행기에서 나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곳곳에서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말을 한다. 승무원은 대답이 없다. 그냥 미소만 남긴 체 지나간다. 설마 일본어는 못 알아 듣는 것인가? 그럴 수 있다. 그래도 승무원 중 한명쯤은 운항국가간의 언어를 하는 승무원이 있으니까? 제 뒤에 있는 일본할아버지 한분이 승무원에게 일본어 할 수 있는 승무원 좀 부탁한다고 말을 한다. 알아들었을까? 역시 못 알아들었다. 승무원이 일본어 못한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 같다. 난 그 후로 비행기를 내릴 때 까지 그 할아버지 팀 및 주변 분들이 승무원이 일본어를 못한다는 것을 알고, 승무원이 가끔씩 지나갈 때 마다 할아버지들이 승무원에게 웃으면서 욕을 한다. 그러면서 어차피 못 알아듣잖아 하며 이야기 한다. 한국국민으로써 울컥한다. 내 부인이 참다 못해 할아버지께 뭐라고 말을 한다. 잠시 조용해지나 싶더니 승무원이 지나갈 때 마다 계속된 비아냥거림은 비행기를 탈출 할 때 까지 들을 수밖에 없었다.
9. 탑승객이 승무원대신 안내방송
일본인 승객들은 기내방송에 대한 궁금증은 가지고 있는 체 막연히 기다리다 못해 일본어와 한국어를 하는 여자분(재일교포)이 마이크를 잡는다.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승객이 안내방송을 한다. 안내방송이 끝난 후 일본 승객들은 통역해준 사람에게 상당히 많은 질문을 한다. 승무원과 통역해주신 분과 이야기를 하지만, 승무원 조차 상황파악이 안된 눈치다. 통역을 맡아준 아줌마에게 화살이 돌아간다. ‘통역할거면 제대로 해라! 왜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느냐!’오히려 통역하신분이 웃으면서 자리에 앉는다.
그 후 그분은 총 5-6번쯤 대신 통역을 해준다. ‘ 활주로 이탈’,‘버스가 오고 있음’, ‘항공법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등의 안내방송을 한다.
10. 동영상 촬영
난 동영상을 촬영한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황당하다! 활주로 이탈, 공포에 질린 승객들의 기내상황, 승무원들이 사고에 대한 무 대응능력, 승객이 안내방송, 특히 일본할아버지의 한국과 승무원에 대한 욕설과 비아냥거림에 참을 수가 없다.
활주로 이탈 후 1시간이 경과 했으나, ‘ 활주로 이탈’,‘버스가 오고 있음’, ‘항공법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는 3번의 안내방송에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여 이 상황은 아니다 싶어 동영상 촬영을 시작한다. 첫 번째 동영상을 촬영 후 곧 바로 승무원이 다가 온다. ‘동영상은... 좀... 왜? 하시는지...’라고 말을 건다. ‘난 한국에서 관광학을 가리키는 교수이다. 지금 뭐하고 있는거냐? 안내방송도 안하고,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승무원이 없냐?. 지금 승무원들은 뭐하고 있는 거냐?. 지금 일본인들이 얼마나 흥분하고 당신들에게 욕하고 있 는것 알고 있냐 등...’등 이야기를 쏟아 붙인다. 승무원이 간 후 일본인 할아버지가 누군데 승무원을 혼내고 있느냐고 묻자 부인이 나에 대한 소개를 한다. 그러자 그나마 욕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11. 승무원의 호출 승객의 승무원에게 업무 지시
아마 동영상을 찍고, 관광과 교수라 하니 뭔가 잘못 되었구나 싶었는지 승무원이 후미 쪽으로 나를 호출한다. 박용철메니져 및 두 명의 여자승무원과 함께 이야기 한다.
승무원이 말을 한다. ‘.... 저희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저희도 당황스러워.. 저희도 어떡케 된지..’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이에 난 대답을 한다.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다들 처음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겁니다. 승무원이 놀라고 당황한 모습을 계속 보이면 어떡합니까? 승무원들이 당황하고 놀란 보습을 보이면 승객들은 더 불안합니다. 그리고 지금 승무원들 뭐하고 계십니까? 기내에 돌아 다니면서, 일본어 못 하면 ‘다이조부데스까?’라고 외치고 다녀라, 물이라도 갖다 주어라! 그리고 저 중간에 앉아 있는 승무원을 한 시간째 앉아 있다. 앞에서 서 있고, 후미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뭐하는 겁니까! 승객 중 이 중 한명이라도 누군가가 동요하기 시작하면 아수라장이 된다. 빨리 안정시켜주어라!‘다이조부데스까’라고 말을 하며 승객이 동요되지 않게 안심을 시켜주어라! 욕을 얻어 먹더라도 승객들의 말을 듣는 척하여 안심이라도 시켜라! ...”라고 오히려 승객이 승무원을 안심시키고, 업무를 지시한다. 나에게 돌아온 대답이 ‘감사합니다’라고 대변이 돌아온다. 뭘까 이 상황이~~
그런 후 승무원들은 뭔가 빠르게 움직인다. 사고! 한 시간이 지난 후 상황이다.
12. NHK방송
일본방송 NHK에서 긴급속보로 8시 39분 대한항공 활주로 이탈 사고에 대하여 첫 방송이 된다. 기사 내용상 ‘활주로를 약 15m 이탈하였으며, 탑승객은 안전하다는 것’는 스마트 폰을 통하여 일본인에게 빠르게 확산되면서 동요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13. 비행기 탈출(21시 10분 정도)
1시간 30분 후 비행기 문이 열린다. 사다리를 내려 온 사람이 웅성거리며 소리 지르며 다 들 놀란 표정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응급히 공항측 직원에 의해 버스에 태우고 있다.
14. 1초 후면
단순한 활주로 이탈이 아니었다. 4-50m만 나갔으면 동해 바다로 잠수할 뻔한 것이다. 그나마 정말 1초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준 단하나의 선물을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활주로 이탈 후 잔디밭이 바퀴가 박히는 바람에 정지시 충격이 컸던 것이었고, 니이가타 날씨가 습하고, 비가 자주 내려 수분기가 많은 잔디밭에 바퀴가 박힌 것이지 메마른 잔디밭 이였으며 비행기는 어찌되었을까? 아마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승객들은 2차 멘탈 붕괴를 맞이한다. 버스안에서 ‘1초만...’ 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15. 공항청사
입국허가를 받고, 수화물을 찾는 곳으로 간다. 대한항공사 측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어와 어설픈 한국어로 설명한다. 어설픈 한국어로 뭐라고 말을 하고 있으나 의사전달이 되지 않는다. 참다못한 제 부인이 동시통역을 한다.
16. 수화물 택배 발송
아무도 승객의 안전을 묻거나 다친 곳은 없냐는 형식같은 인사조차 없다.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도 보험사 및 경찰들도 첫인사가 다친 곳은 없냐는 것이다. 아무리 뉴스속보에 인명피해 없음 이라고 속보가 나왔더라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비행기사고에서 안부 묻는 사람 한 사람도 없다.
그런 후 30분이 흘렀을까?‘죄송합니다. 비행기 활주로 이탈로 인하여 사고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럼으로 오늘은 수화물을 찾을 수 없습니다. 내일까지 승객여러분이 계신 곳으로 수화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나누어 주는 카드에 기록하신 후 세관에 제출하시고, 통과하시어 집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라고 말을 통역을 해준다.
17. 한국어 안내 및 수화물 택배 발송 카드
부인의 한국어 통역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내를 받은 후 한국어 안내는 없었다. 물론 수화물 택배 발송카드는 한국어로 된 것이 없었다. 부인은 일본어가 통하지 않은 한국인을 위해 돌아다니며, 카드작성을 대신해 주고 있다.
18. 일본측 대한항공직원에 대한 태도
대한항공직원은 일본인만 챙기고 있다. 왜 우리에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한국인 총11명에게 일본측 대한항공측에서 괜찮습니까?, 어디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카드 작성에 대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19. 공항청사를 빠져 나온 후
우리는 다른 분들을 도와주느냐 세관을 늦게 통과해 공항청사(일반인 있는 곳, 무려 청사에서 1시간 30분 정도 묶여 있었다)에 나오니 일본측 방송국에서 취재열기가 대단했다. 난 스마트폰에 저장한 내용을 기자에게 줄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을 알려야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20. 황급히 빠져나가는 기장과 승무원들
늦게 나온 바람에 장인어른과 인사 도중 청사안에 승객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는지 그때 대한항공 기장과 승무원들이 보디가드의 보호속에 황급히 빠져나가고 있다. 나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 찾아간다. 그리곤 말을 한다. ‘왜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느냐?’,‘승객에게 안전을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 ‘활주로 이탈시 기내 및 조종사들은 매뉴얼대로 움직였느냐’ 등의 질문을 하다 보니 일본측 기자들이 플래시를 털 트려 가며 취재에 열중하고 있다.
21. 다음날 처형의 전화
‘욘상 새벽 6시 뉴스에 나온 것 같다. 욘상이 맞느냐?..’라는 전화를 새벽에 부인이 전화를 받는다. 30분동안 통화가 끝나고, 부인이 말을 한다. “~~ 일본전역으로 내 모습이 나갔고, 방송국 및 신문사에서는 상당히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22. T-셔츠에 명함도 없이 비즈니스
오늘 있을 비즈니스가 걱정이다, 옷과 명함, 비즈니스를 위한 서류가 수화물에 있기 때문이다. T-셔츠에 명함도 없이 비즈니스를 한다. 물론 결론은 말을 하지 않아도 어찌 되었을지 알고 있을 것이다.
23. 저녁 뉴스
엉망진창의 비즈니스가 끝난 후 일본인 지인이 라면집으로 안내해주어 라면을 먹는 도중 뉴스에서 나와 내 친구의 모습이 방영된다. 처음으로 본다. 심도있게 다루는 내용이다. 지인이 식당안에서 손님들에게 말을 한다. ‘저 뉴스에 나온 한국친구다’, 그러자 사람들이 ‘맞다. 옷이 똑같다’ 등등 말을 건다. ‘다친곳은 없냐! 일본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어 미안하다’ 등등의 안부를 묻는다. 감사함을 느낀다. 도쿄에 있는 지인과 교토에 있는 당숙어른신에게 내가 맞는지 확인 전화가 온다.
24. 황당한 수화물 도착
10시 넘어 처갓집에 도착한다. 수화물이 도착했단다. 수화물을 보았다. 택배 화물 태그가 붙어 있다. 하지만, 사과문이나, 어떠한 안내의 문장도 편지도 없다. 황당하다. 장인 장모, 부인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놀란다. 사진을 찍는다. 증거다.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짐을 정리하는 순간 깜짝 놀란다. 왜! 편지가 캐리어안에 있는 것이다. 두 개의 케리어 안에 편지를 숨겨 놓았다. 어찌 남의 물건을 열고 그 안에 편지를 넣을 수 있을까?
25. 확인 사살하는 편지
편지를 열어 보았다. 내가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확인 사살하는 편지내용이다. 물론 난 한국인이다. 물론 일본어편지다! 다른 한국인은 어찌 읽었을까?
아내가 편지 내용을 읽는다. 내용은 이렇다. ‘ 계절 인사말~~ 수화물을 택배로 발송해 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대한항공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애용해주세요!’라는 편지다. 단 한 줄도 이번 사고로 인한 안부를 묻는 내용이 없다. 그냥 수화물이 바뀌어 다시 찾아 주는 형식적인 편지 내용이다. 그냥 일본지사측 대한항공에 있는 수화물처리 편지에 비행편과 날짜만 바꾸어 프린터 해 보낸 편지다.
26. 죽지 않으니..
인터넷을 찾아본다. 한국기사는 매우 간단하다. ‘비행기 활주로 이탈했으며, 인명피해는 없다’는 내용이다. 동영상도 찾아보았다. 없다. 한국정부에서는 이번 사고가 항공법상 준사고에 이며, 정확한 사고조사를 위해 조사반을 일본으로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승객에 대한 안정에 대한 내용을 없다. 승객의 공포스런 3시간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승객이 죽거나 다치지 않으면 간단한 뉴스인가? 아니면 벌써 대한항공이 언론을 막고 있는 것인가?
일본은 매우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승객이 기내에서 공항청사까지 나온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인터뷰를 함으로써 이번 사고에 대한 심도 있게 방송을 하고 있다.
난 일본뉴스의 동영상을 내 스마트 폰으로 다시 찍는다. 증거다.
27. 니아가타 대한항공 카운터
3박4일의 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수화물을 맡긴다. 그리고 최고 담당자을 호출한다. 이번 사고 피해자다라고 말한다. 90도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라고 말을 한다. 난 죄송하다는 말 보단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라는 식의 안부 인사다. 편지를 보여준다. 니이가카 김**지점장이 놀란다. 그리고 몇 번이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린다. 진심으로 보인다. 그리곤 공항청사에서 받은 서비스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또 다시 몇 번이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린다. 진심으로 보인다. 상황을 파악하셨는지 그때서야 ‘어디 다치신 곳은 없는지, 불편하신 곳은 없는지...’등 안부를 묻는다.‘미쳐 편지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발송하여 다시한번 고객님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때 청사안에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 사실을 본사에 알려 빠르게 대처하겠습니다.’ 라고 말을 한다. 말이 끝나게 무섭게 사무실로 달려간다. 어르신이 달려간다. 그런 후 출국장에 우리를 찾아와 지금 막 본사에 연락을 했으며, 고객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그대로 전했으며, 아마 한국에 돌아가시면 연락이 갈 겁니다 등등의 말을 한다. 또 다시 몇 번이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린다. 진심으로 보인다.
28. 기내에서
불안하다. 공포가 밀려온다. 그때 기내에서 일본어로 통역해주신 아줌마 일행이 함께 타고 있다. 눈인사를 한다. 아줌마가 웃는다. 알 수 없는 웃음의 의미가 더 무섭다.
아마 비행기 사고로 인한 비행공포증이 이런 것인가? 그나마 우린 인명피해가 없고 상대적으로 사고 당시 승객들 스스로 안정을 찾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 큰 혼란과 충격을 덜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피해자는 어땠을까 심히 짐작이 간다. 신경안정제를 부탁하지만, 없단다. 두통약을 준다. 내가 말한다. PNR확인 해 보았냐! 우린 8월 5일 사고 당사자다. 모르고 있다. 하긴 니이가타 공항에서 책임자를 부를 때까지 모르고 있는데 어찌 승무원이 알고 있을까? 그리곤 난 8월 5일과 비행 매뉴얼과 8월 8일 비행메뉴얼을 비교해 본다. 많이 달라졌다. 일본어 하는 승무원도 있다. 부인이 일본어 신문을 읽는다.
29. 일본언론 활주로 이탈은 조종사의 실수
부인에게 신문기사에 대해 물어본다. 한/일간의 조사는 끝이 났으며, 조사결과보고서는 1년 정도 걸리겠지만, 이번 사고는 대한항공조종사의 실수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순간 115명의 승객의 생명이 한 사람의 손에 있었다니 더 공포스럽다. 일부러 눈을 감는다. 애써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한다. 친구부인은 비행기 날개를 유심히 본다.
30. 인천공항
무사히 귀국했다. 공항에서 대한항공 직원이 나와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너무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아무도 없다.
난 해외여행을 하고 온 여행객일 뿐 항공사고 피해자는 아니었다. 난 인천공항 1층 1번 게이트 대한항공 데스크로 찾아간다. 그리고 이번 ‘항공사고의 피해자다’라고 말을 한다. 아무런 안부인사 없다. 화가 난다.
책임담당자를 불러달라고 한다. 전화를 건다. ‘항공사고 피해자인데 아무런 말씀은 없고... 지금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등의 말을 한다. 그런 후 10분이 지났을까. 인천공항 운송 담당자인 김** 온다. 똑 같은 내용이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역시 안부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 후 여러 가지 이야기 한다. ‘우리를 마중하기 위하여 청사안으로 사람을 보냈단다’ 거짓말이다.
‘ 피해자 명단은 알고 있단다’, 한국승객이 몇 명이었냐고 물어 보자 ‘피해자 명단을 확보하고 확인하였다’고 말을 할 뿐 피해자가 오늘 오고 있는 조차 모르고 있다. 황당하다.
참다못한 친구가 나선다. 전화로 이 상황에 대한 녹음을 한다. 비참하다.
정말 한국에서는 단순히 활주로 이탈로만 알고 있을 뿐.. 그래 국민들은 언론 통제된 상황에서 단순 활주로 일탈이라고 믿는다지만, 대한항공 관계자도 이번 사고가 단순히 활주로 이탈로 알고 있다. 처참하다.
사람이 죽고 다쳐야 큰 사고라고 여긴 대항항공!
인간생명의 존엄성 및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대한항공!
고객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자사의 이미지 및 주식 등에만 관심있는 대한항공!
이것이 현 대한항공입니다.
1초라는 순간!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선물인 생명을 유지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이것이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조종사가 최선을 다한 것이라면 대한항공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1초라는 순간의 소중함을 알려준 대한항공에게 말을 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실수는 용납될 수 없다. 아니 살인자도 용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덮고, 은폐하는 자는 어디서도 용서받을 수 없다.
나는 이와 같은 똑같은 실수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활주로 이탈부터 기내의 대응, 공항청사의 대응, 내가 다시 이 대한민국의 땅이란 곳을 밟고 지금까지 숨 쉬고 있는 이 시간까지 어느 누구하나 대한항공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사람하나 없다.
마치 이런 말까지 하긴 싫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대한항공은 그 기회마저 놓쳐 버렸다.
1초라는 시간 때문에 대한항공의 역사는 이 세상 어디에도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는 것을...
2013년 8월 11일
이용철(한남대학교 겸임교수)
스즈키 준(부천대학교 조교수)
첫댓글 널리 널리 알려야겠습니다아아아아 !!
교수님! 너무 많이 놀라셨겠어요.. 저도 널리알려서 많은 피해자분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마음편하게 당분간은 무리하지 마시고 안정찾으세요.
반갑구나! 지연아!
댓글은 일찍 보았으나,
대한항공과 여러가지로 대립하고 있기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구나!
비록 학교에서는 볼수 없겠지만,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화이팅
교수님, 작년에 중부기술교육원에 다녔던 김동명입니다. 늦게나마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당황하였습니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글을 읽고, 관광과 서비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잘 지내시죠!
너무나 오래간만이라 반갑습니다.
예! 저 또한 너무나 황당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을 당해...
관광과 서비스를 가르키는 사람으로써 너무나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일이라..
작게 나마 한국관광산업 및 전세계인의 안전을 위혀 끝까지
이 사실을 알리고, 항의하고, 싸우겠습니다.
잘 지내시고, 항상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9.10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