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마일리지와 상벌점제
공문에 의하면 [국정과제의 하나인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 만들기" 일환으로 추진하는 2009년도 그린마일리지 디지털시스템(온라인 상벌점제) 운영 희망학교를 최종 조사하고자 하오니]라고 되어 있다. 그린마일리지가 무엇인가 한참 생각하였다. 영문 표기도 없었다. 그러니 더욱 의아한 것이다. 알아보니 그동안 시행하던 상 벌점제를 그린마일리지로 바꾸어 부른 모양이다.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영어로 그린은 녹색의 뜻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사전에 의하면 그린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green [ɡríːn]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① 녹색의, 청색의, 야채의 ② 익지 않은, 미숙한 ③ 녹색으로 설명되어 있다. 영영사전의 의미로는 green [gri:n] : having the colour of grass or the leaves of most plants and trees 로 설명된다. 또 다른 글자로는 grin [ɡrín] 이 있는데 이는① 이를 드러내고 싱긋 웃다 ② 싱긋 웃음 의 의미를 지닌다. 영영사전에는 to smile widely 으로 풀이 되어 있다. 도대체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붙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아마 첫 번째인 '녹색의'라는 의미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된다.
마일리지(mileage)는 항공 우주적 용어로 총 마일수 ① 2지점 사이의 거리를 비행하거나 여행한 전체 마일의 수. ② 항속거리로 마일을 표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mileage [máilidƷ]는 ① 총마일 수, 주행 거리 ② 연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된다. 영영사전에는 "the distance that a vehicle has travelled, measured in miles" 표기되어 있다.
마일리지는 항공사에서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를테면 마일리지 서비스제도다. 이는 "비행기나 철도를 사용하는 승객들에게, 사용한 총거리에 비례하여 항공사나 철도 회사에서 베푸는 여러 가지 혜택"으로 주로 본인의 활동에 따라 주는 긍정적 의미의 혜택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볼 때 상벌점제를 그린 마일리지라고 하는 것은 어딘가 이해가 안 된다. 의미상으로도 통하지 않을뿐더러 상벌점제를 아무리 긍정적 의미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긍정적 적립을 의미하는 마일리지와는 으미가 상당히 왜곡된다. 우리나라에 지금 행정 기관에서부터 혁신, 참산한 아이디어 등의 이름하에 잘못 사용하거나 어색한 왜래어 표기나 첫글자를 사용한 이니셜은 무수히 많다. 신중하게 사용할 일이며 영문자 표기가 참신하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도 언어의 자주성을 지키는 길이리라.
세계화 시대에 외국어 특히 영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이 배우고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또 그 만큼 우리말 우리글의 소중함도 인식하고 잘 다듬고 아끼는 노력도 절대 필요하다. -<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