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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우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김의식
백두대간
◎백두대간은 달리고 싶다◎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까닭이다. 옛 사람들은 산과 강이 서로를 넘보지 않는다고 여겼다. 비록 높은 산이 이웃해 있어도 사이에 물이 있으면 산줄기는 돌아갔고, 평야에서도 산맥이 흐르면 물줄기는 물러선다고 했다. 백두대간은 그렇게 산과 물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달린다.
백두대간!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민중의 한이 서린 지리산까지 거침없이 뻗어 내린 산줄기다. 금강산을 넘고 설악산을 거쳐 오대산과 태백산, 속리산을 이어 달린다. 그 힘이 하도 세차고 맑아 한반도를 받치고도 남는다.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닿아서도 숨가쁨을 모른다. 그 장엄한 달리 기에서 이 땅의 숱한 물줄기를 낳고, 평야를 길러낸다.
백두대간은 요즘 산꾼들의 방문을 받느라 바쁘다. 국토의 등뼈를 밟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꾼들은 바늘로 땀을 뜨듯 구간을 나눠 오르기도 하고, 줄자를 뽑아내듯 쉼없는 종주를 감행하기도 한다. 늘그막에 접어든 부부가, 아버지와 아들이, 그리고 그저 산을 좋아하는 무리들이 줄지어 백두대간의 품을 찾는다. 산나물로 배를 채우고 샘물로 목을 축이며 홀홀단신 백두대간을 짓쳐오르는 이들도 있다. 그 들이 한결같이 말하기를 백두대간은 곧 이 땅이며 그 생명이다.
젊은이 두 사람이 얼마 전 백두대간을 밟았다. 폭우와 강풍, 그리고 폭염 을 뚫고 40여일을 걷고 걸었다. 도중에 길을 잃고 계곡을 헤매기도 했고, 병들어 쓰러지기도 했다. 모기떼와 뱀이 길을 막아서고, 하늘로 향하는 것 같은 오르막길이 전진을 방해했다. 그리고 인적없는 산에서 만난 고독 감. 정열만으로 오르기엔 백두대간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등산화는 밑 창이 떨어져 너덜너덜해지고 옷은 땟구정물로 절었다. 세상에 저항해 산으로 숨어든 동학군들과 빨치산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백두대간이 무작정 사람에게 호된 것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붉은 바다처럼 펼쳐지는 노을이 있고, 세속을 품지 않은 구름이 행렬을 지어 흐르기도 한다. 자욱한 안개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산봉우리는 신비롭고, 산줄기 곳곳에 숨은 산마을의 인심은 푸근하다. 비록 군사용 참호와 송전 탑, 도로, 광산, 목장따위로 상처투성이지만 다짜고짜 성깔을 부리지도 않는다. 백두대간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제자리에서 묵묵하다.
대개 백두대간 종주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해 고성 진부령에서 끝을 맺는다. 진부령 이후 향로봉까지는 군사통제지역이고, 그 너머는 휴전선 이 가로막고 있다. 남에서 북을 향해 가다가 분단의 장벽에 막혀 걸음이 멈추어질 때의 감회가 남다르다. 휴전선 너머 백두대간은 아직 가볼 길이 없다. 태어난 이래 한번도 스스로 끊긴 적이 없건만 사람들이 길을 막았다. 그리고 총과 대포로 금을 그었다. 산새와 바람만이 그 단절로부터 자유로울 뿐이다. 그래서 달리고 싶은 것은 철마만이 아니다. 백두대간은 철마보다 더 빨리 백두산까지 내달리고싶은지 모른다. 아! 그 소리없는 아우성.
(한겨레21 1997년08월21일 제 171호에서 발췌)
1.백두대간의 이해
가.백두대간이란
백두대간(白頭大幹)이란 우리 땅의 근골을 이루고 있는 산줄기로서,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의 물줄기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진 산줄기를 말한다. 1400㎞에 달하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뿌리로 하여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한 개의 정간, 13개의 정맥으로 갈라진다. 마치 나무의 뿌리와 가지, 줄기가 펼쳐지는 것과 같다. 백두대간과 13개의 정맥들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뿐만 아니라 물줄기〔水界〕를 구분짓는다. 대간에서 갈래쳐 나온 산줄기는 모두 14개이다. 이것들은 열 개의 큰 강을 가늠하는 울타리들이다.
나. 유 래
우리국토의 등뼈를 이루는 중심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유래는 우리민족 고유의 성산인 {백두산(白頭山)}의 신성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백두산은 고대 단군신화로부터 시작해서 언제나 크고 높으며 성스러운 산으로 여겨겼으며 본격적으로 숭배화한 기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고려 태조 왕건의 탄생설화부터라 생각됩니다. 또한 조선 세종때 두만강, 압록강을 경계로 하는 국경을 확보함에 따라 백두산은 영토의식 성립과 함께 민족의 산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후 관찬사료인 세종실록에 [백두산(白頭山)의 내맥(來脈)], 조선왕조 실록에는 산맥 ․ 정맥 ․ 대맥 등의 용어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18세기에 이르러 함경도지도, 이익의 성호사설등 고지도와 지리서에 [백두대간] 이라는 표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다. 백두대간식 표기
①최초출현
실질적 내용상의 백두대간이 최초로 나타난 문헌은 10세기 초의 고려 승려 도선이 지은 옥룡기(玉龍記)로서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니 물의 근원, 나무 줄기의 땅이다"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백두대간을 의미하는 대간(大幹) 이라는 용어를 국내에서 최초로 사용한 문헌은 이중환의 [택리지](1751년)로서 "대간은 끊어지지 않고 옆으로 뻗었으며 남쪽으로 수천리를 내려가 경상도 태백산에까지 통하여 하나의 맥령(脈嶺)을 이루었다" 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백두대간과 백두정간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문헌은 이익의 [성호사설](1760년경)로서, 백두산을 우리나라의 조종산이며 대간의 시작산으로 보았으며 "백두대간(白頭大幹)"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산맥상황도 나름대로 제시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백두대간을 체계화한 것은 1770년경(영조)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로서 백두대간에 대해서 그 용어뿐만 아니라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산맥연결의 상태 ․ 관계 ․ 순서를 알기쉽도록 일목요연하게 표로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산경표의 저자나 제작시기에 대하여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청에서는 ['96 백두대간 연구용역] 결과보고서에 의거 여암의 저서로 추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여암이 지은 [산수고]에 산경의 내용이 있고 이저술과 거의 동시기에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여 신경준이라고 보게 되었습니다).
② 표기의 특징
백두산을 어미산(根,母,始), 백두대간을 몸체(幹,身)로 표현하여 백두산과 백두대간을 인체의 母-體로, 나무의 根-幹관계로 보고 있으며 지질구조나 구조선의 방향등 지표하의 지구 내부적 구조와 관계없이 지표상에 나타난 산천(山川)의 모양과 방향을 기초로하여 표기하였습니다.
신경준의 [산경표(山經表)]를 위주로 한 표기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기복은 있으나 단절되지 않은 큰산줄기(大連山脈)
․ 대분수령으로 한반도 北-南走向의 大山脈軸
․ 대간, 정간, 정맥으로 계급화(位階性)
․ 주요 하천의 본류 방향을 기준으로 正脈이름을 붙임. (예 : 낙동강동쪽 → 낙동정맥)
․ 분기(分岐)가 이루어 진 곳에 주요 산들이 위치 (두류산 태백산, 속리산등)
․ 지리산은 백두산의 氣가 흘러(頭流)와 축적된 곳으로 보아 두류산으로 표기하고 중 요성을 부여하였습니다.
라. 백두대간 흐름도
백두산, 연지봉, 허항령, 보다회산, 완항령, 사이봉, 어은령, 원산(장백정간 분기점), 마등령, 괘산령, 황토령, 천수령, 조가령, 후치령, 항령, 태백산, 부전령, 대백역산, 황초령, 사향산, 설한령,낭림산(청북.청남정맥분기점), 상검산, 마유산, 횡천령, 두무산, 애전산, 철옹산, 오강산, 운령,무라발산, 거차산, 토령, 장좌령, 대아치, 죽전령, 기린령, 재령산, 화여산, 두류산(무명지맥 분기점, 무명지맥은 해서정맥.임진북예성남장맥으로 이어짐), 노동현, 반룡산, 마은산, 노인치, 박달령, 백학산, 예운령, 설탄령, 분수령(한북정맥 분기점), 청하령, 추포령, 풍류산, 철령, 판기령, 기죽령, 저유령, 추지령, 판막령, 선령, 온정령, 금강산, 회전령, 진부령, 마기라산, 흘리령, 미시파령, 설악, 오색령, 연수령, 조침령, 구룡령, 오대산, 대관령, 삽당령, 백복령, 두타산, 텅옥산, 죽현, 건의령, 대박산, 태백산(낙동정맥 분기점), 수다산, 백병산, 마아산, 곶적산, 소백산, 죽령, 도솔산, 적상산, 대미산, 계립산, 조령, 이화령, 희양산, 주현, 대아산, 불일산, 화산, 속리산(한남.금북정맥 분기점), 구봉산, 봉황산, 웅현, 웅이산, 고산, 흑운산, 고산, 추풍령, 게방산, 황악산, 삼성산, 우두산, 삼도봉, 대덕산, 덕유산, 백암봉, 봉황산, 육십치, 장안치(금남.호남정맥 분기점), 봉월치, 백운산, 유치, 여원치, 지리산(낙남정맥 분기점)
★장백정간
:백두대간 원산에서 갈라짐 낭림산, 장백산, 마유령, 거문령, 계탕령, 구탐령, 차유령, 이현, 무산령, 가응석령, 엄명산, 노야현, 갈파령, 송진산,백악산, 조산, 서수라곶산,
★13정맥
*청북정맥
:백두대간 낭림산에서 갈라짐 낭림산, 태백산, 갑현, 도양령, 적유령, 백산 구현, 이파령, 매화령, 극성령, 우현, 차령, 아호말령, 월은령, 창성가령, 남리견자령, 대소구계령, 송동령, 완항령, 대동사령, 소동사령, 대방장령, 세반산, 세정령, 온정령, 개막산, 대성령, 소성령, 천마산, 청룡산, 노동현, 장현, 이현, 애령, 북송산, 보광산, 화산, 동고산, 백운산, 망일산, 장화산, 서림산, 용골산, 법흥산, 미라산, 미곶산.
*청남정맥
:백두대간 낭림산에서 갈라짐 낭림산, 지막산, 광성령, 생천산, 도움산, 묘향산, 검산, 알일산, 장안산, 묘결산, 백운산, 고사산, 묵방산, 도회치, 서산, 마두산, 오도산, 함박산, 도운산, 황룡산, 자모산성, 법홍산, 호전산, 어포현, 도정산, 영천산, 미두산, 진망산, 독자산, 두등산, 국령산, 망해산, 검안산, 호두산, 아선산, 굴영산, 봉곡산, 오석산, 화정산, 석골산, 증복산, 자정산, 증악산, 광량진.
*무명지맥
:백부대간 두류산에서 갈라짐 두류산, 회령, 가사산, 고달산, 개연산.
*해서정맥
:무명지맥 개연산에서 갈라짐 개연산, 덕업산, 대롱판, 증격산, 만령, 명월산, 천자산, 양파산, 조산, 발은치, 오봉산, 갈현, 황룡산, 차유령, 멸악산, 성불산, 취라산, 창금산, 불족산, 북숭산, 문산, 천봉산, 달마산, 학산, 원통산, 극락산, 불타산, 미라산, 장산곶, 해옹지험.
*임진북예성남정맥
:무명지맥 개연산에서 갈라짐. 개연산, 기달산, 천개산, 화개산, 학봉산, 수룡산, 백치, 우이산, 성거산, 천마산, 부소갑, 진봉산, 백룡산, 풍덕치.
*한북정맥
:백두대간 분수령에서 갈라짐 분수령, 천산, 쌍령, 전천산, 수간산, 여파산, 오갑산, 충현산, 불항산, 대성산, 백운산, 망국산, 운악산, 주엽산, 축석현, 불곡산, 홍복산, 도봉 삼각산, 노고산, 여산, 견달산, 고봉산, 장명산.
한남.금북정맥 --->한강남쪽 &금강북쪽에 길게 위치한 정맥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갈라짐. 속리산, 회유치, 구치, 연치, 피반령, 선도산, 거죽령, 상령산, 상당산, 분치, 좌구산, 보광산, 봉학산, 증산, 마곡산, 보현산, 소속리산, 망이산, 주걸산, 칠현산,
*한남정맥
:한남금북정맥 칠현산에서 갈라짐. 칠현산, 백운산, 구봉산, 대소곡돈현, 성륜산, 수유산, 부아산, 보개산, 석성산, 객망현, 광교산, 사근현, 오봉산, 수리산, 오자산, 소래산, 성현, 주안산, 원적산, 경명산, 북성산, 가현산, 약산, 문수산.
*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 칠현산에서 갈라짐. 칠현산, 청룡산, 성거산, 망일치, 월조산, 의랑치, 차령, 쌍령, 광덕산, 각흘치, 송악, 납운치, 차유령, 사자산, 우산, 구봉산, 백월산, 성태산, 오서산, 보개산, 월산, 수덕산, 가야산, 성국산, 팔봉산, 백화산, 지령산, 안흥진.
*금남.호남정맥
:백두대간 장안치에서 갈라짐. 장안치, 노치, 수분현, 성적산, 팔공산, 성수산, 중대산, 마이산.
*금남정맥
금남.호남정맥에서 마이산에서 갈라짐. 마이산, 주줄산, 왕사봉, 병산, 탄현, 이치, 대둔산, 도솔산, 황령, 개태산, 계룡산, 판치, 망월산, 부소산, 조룡산.
*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마이산에서 갈라짐. 마이산, 웅치, 사자산, 백운산, 정각산, 유치, 색장치, 운남치, 묵방산, 굴치, 칠보산, 둔월치, 갈치, 내장산, 백암산, 곡도치, 멸치, 추월치, 용천치, 금성산성, 과실산, 옥천산, 만덕산, 무등산, 경산, 구봉산, 천운산, 중조산, 여점산, 화악산, 용두산, 억불산, 사자산, 가야산, 주월산, 금화산, 노루산, 금전산, 분계치, 조계산, 동리산, 송현, 계조간, 도솔산, 백운산,
*낙동정맥
:백두대간 태백산에서 갈라짐. 태백산, 유치, 마읍산, 말흔산, 백병산, 고초산, 검마산, 백령산, 덕현, 서읍령, 용두산, 임물현, 죽현, 주방산, 어화산, 보현산, 응봉, 성현, 무학산, 주사산, 사룡산, 지화산, 단석산, 운문산, 가지산, 천화현, 취서산, 원적산, 금정산, 화지산, 엄광산, 몰운대.
*낙남정맥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갈라짐. 지리산, 취령, 황치, 옥산, 소곡산, 옥녀산, 망진산, 팔음산, 천금산, 무량산, 여항산, 광려산, 두척산, 청룡산, 구룡산, 전단산, 불모산, 구지산, 분산.
2. 전통적인 산맥개념과 현대의 산맥개념
우리의 산맥개념은 현대의 산맥개념과는 달리 ① 모든 산맥은 큰 강과 내, 그리고 골의 분수령으로서 그 하나하나의 경계선인 분수령이다. ② 산줄기의 시작과 끝남의 지점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정맥의 시작은 특정한 산이고, 그 끝남은 대체로 강 하구의 해안선까지 연결되어 있다. ③ 물줄기를 경계한 산맥이름도 지도상에서 전국토의 지형지세를 보다 쉽게 읽고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수계 중심으로 발달된 도시형성과 그 생활권역을 그 유역과 함께 파악할 수 있을뿐 아니라 골짜기까지의 수계 파악도 용이하게 하여 생활과 직결되게 하였으며, 가장 중요했던 내륙산골까지의 조운(漕運)영역도 쉽게 파악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산맥개념은 인간주의(人間主義)를 기본으로 한 자연지리(自然地理)를 바탕에 둔 것으로 그 땅과 더불어 살아온 그 땅 사람들의 지리관인 지리심성(地理心性.Geomentality)에 기 본한것이다.
우리의 산은 저만치 홀로 있는 산이 아니었다. 늘 사람과 같이 더불어 살고 살아오고 있다. 눈을 뜨면 산이 보여야 안심을 하고 안식할 수밖에 없는 이땅의 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산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귀결이다.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가 우주의 근본이라는 속에서, 들(野)은 땅(地)이 아닌 산의 일부분이라는 것이 우리 고래의 인식이다. 산은 정상을 뜻하지 않는다. 남산이 철책 속만이 남산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현대가 낳은 짧은 소견이다. 청계천을 건너면 남산골로 접어 들었던 산이 산을 의지한다는 사람들로부터 그 소임을 박탈당한 것이다. 우리가 저 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저 산이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결코 정복과 개인 소유 범주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의 생(生)과 활(活), 그리고 정신과 문화에 직결된 다만 이 땅의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산줄기의 연결, 즉 백두대간과 그에서 뻗은 모든 정간은 물뿌리로서 모든 생명체의 시작인 물(重水)의 산지라는 인식이다.뗠ϨϨ͒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ɘꘘ耀„‰
우리의 산은 저만치 홀로 있는 산이 아니었다. 늘 사람과 같이 더불어 살고 살아오고 있다. 눈을 뜨면 산이 보여야 안심을 하고 안식할 수밖에 없는 이땅의 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산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귀결이다.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가 우주의 근본이라는 속에서, 들(野)은 땅(地)이 아닌 산의 일부분이라는 것이 우리 고래의 인식이다. 산은 정상을 뜻하지 않는다. 남산이 철책 속만이 남산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현대가 낳은 짧은 소견이다. 청계천을 건너면 남산골로 접어 들었던 산이 산을 의지한다는 사람들로부터 그 소임을 박탈당한 것이다. 우리가 저 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저 산이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결코 정복과 개인 소유 범주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의 생(生)과 활(活), 그리고 정신과 문화에 직결된 다만 이 땅의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산줄기의 연결, 즉 백두대간과 그에서 뻗은 모든 정간은 물뿌리로서 모든 생명체의 시작인 물(重水)의 산지라는 인식이다.
하나의 대간과 하나의 정간, 그리고 13개의 정맥, 여기에서 가지친 기맥으로 이땅을 산경원리는 세분화되어 발달한 지역의 문화지리적 권역을 자연스레 분계하고 있음을 일러주고 있다. 현재 우리는 크게 북부, 중부, 남부지방으로 나누고, 영남, 호남, 영동지방 등으로도 나누어 이야기한다. 다시 나누어 안동, 단양, 남원 등 지방으로도 이야기하며, 해안에서는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지방으로도 구분하고 있다. 이들 지방들의 경계는 편의상 행정 경계를 기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산맥도에서는 북북지방은 해서정맥의 이북지역,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백두대간의 태백산 속리산 지역과 한남금북정맥, 그리고 금북정맥으로 이어지는 선에서 그 경계가 선명하며 오히려 자연, 인문, 식생, 기후 등 자연지리적인 측면에서 예사스럽다.
3.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의 보고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통해 우리는 산줄기 전체를 통틀어 사고하는 시야를 획득하게 되었다. 산줄기도 물줄기처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은 기존의 산맥 체계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인식의 전환이다. 백두대간은 철저하게 수계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반만년 농경 사회를 유지하면서 습득한 한민족의 자연경관에 대한 이해이다. 우리 조상들은 산을 단순히 자연과학적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풍부한 인문적, 사회적 대상으로 파악했다. 또한 한 줄기로 연결된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생태적 골간이 된다. 동․식물의 분포 및 이동 경로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의 남한 구간에는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6개 도와 12개 시, 18개 군 등이 망라되어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설악산을 비롯하여 오대산,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덕유산 등 7개의 국립공원이 포함된다. 도립공원으로는 태백산과 문경새재 등 2개가 있다.
이것으로서 백두대간이 산림생태의 핵심권역을 두루 포함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국토 전체의 자연 환경을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는 생태적 축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백두대간과 아울러 나머지 정맥까지 살펴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산과 강을 조화로운 질서 속에서 파악 할 수 있다. 이제 백두대간은 잊혀진 옛 산줄기 이름이 아니라, 우리의 산과 자연을 옳게 이해하는 이정표로서 다시 움트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가. 민족의 자랑스런 유산과 빼앗긴 산줄기
백두대간에는 우리 민족이 삶에서 터득한 경험과학이 녹아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5%가 산이다. 산은 국토를 바르게 이해하고 인식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산과 매개되어진 문화와 전통을 꽃피우며 역사를 발전시켜 왔다.
한국의 대표적 종교인 불교는 산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불교와 더불어 모든 전통 종교도 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우리의 삶 또한 시작은 다를지라도 끝은 산소(山所)라고 이름하는 산에서 맺음된다. 이렇듯 산은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철학 등 전 영역에서 그 영향을 미쳤다.
우리 조상들은 산을 물줄기처럼 끊어지지 않는 맥으로 보았다. 산과 강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리하여 산은 물을 낳고 물은 산을 가르지 않는다고 여겼다. 높은 봉우리가 서로 마주하고 있어도 그 사이에 물이 흐르면 산줄기는 서로 돌아가며, 평야 지역의 독립봉이나 야산에도 면면히 지맥이 흘러 바다까지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산줄기를 인식하는 기본 개념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이다. 그리고 산자분수령의 원리에 입각해 우리 산줄기를 체계화 한 것이 바로 백두 대간이다.
조선 후기까지 모든 지리의 인식의 중심은 백두산이었다. 우리나라 모든 산줄기는 백두산으로 연결되어 있다. 백두산의 의미는 민족의 시원(始原)과 관련해서도 특별하다. 단군 탄강(誕降) 설화로부터 시작해 언제나 높고 성스러운 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조선 후기까지의 모든 고지도에 백두산은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백두산을 그 출발이자 뿌리로 삼고 있는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계통적으로 분류하고 물줄기를 갈라놓았을 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생활영역 모든 곳에서 규정력을 가졌다. 국방과 행정구역의 경계는 물론이고 기후 구조와 배산임수의 취락 구조, 지역마다의 독특한 주거 양식과 식생활 양식, 언어 문화와 관혼상제 등의 제례 양식까지도 백두대간에 의해 다르게 발전해 왔다
나. '태백산맥'에 담긴 일제 잔재
구한말 일제는 식민지 수탈을 위해 전 조선에 걸쳐 대대적인 광물 조사 작업을 벌였다. 이 작업의 결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줄기 개념인 '백두대간'이 태백산맥으로 바뀌었다.
문화 역사적 재부인 조선시대의 자연지리 인식체계인 백두대간은 일제시대 때 왜곡되기 시작해 점차 역사의 뒤꼍으로 묻혀 갔다. 현재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고 정부나 공공 기관에서 사용하는 태백산맥이니 소백산맥이니 하는 산맥 개념이 만들어진 것은 일본의 지질학자 고토분지로(小藤文次郞)에 의해서였다.
일본은 19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의 지질조사를 감행했다. 이러한 조사의 일환으로 당시 동경제대 교수인 고토분지로 1900년에서 1902년까지 약 14개월에 걸쳐 조선 전국의 지질조사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1903년 동경대학교에 「조선의 산악론(An Orographic Sketch of Korea)」이라는 논문과 지질구조도를 발표하였다. 이 논문은 한반도의 지질 연구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그 궁극적인 목적은 한일합방 이후 대대적으로 전개되었던 지하자원 수탈을 비롯한 식민지 침탈을 위한 기초 조사였던 것이다.
고토분지로가 수행한 지질조사를 바탕으로 형성된 산맥 개념은 지질 구조선에 입각하여 암석의 기하학적인 형(形), 이것들의 삼차원적 배치의 층층을 기본 선으로 한 것이다. 다시 말해 땅 속의 암맥줄기를 산맥의 기본 개념으로 삼은 것이다. 이것은 실제의 지형에 존재하는 산의 흐름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산맥 개념은 풍부한 문화 역사적 터전이었던 산줄기를 지질학적 차원으로 단순화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은 90년대 초부터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회자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전에 외롭게 고군분투한 고지도 연구가 이우형 선생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 개념과 내용 전파가 시작된 바 있다. 이 때가 80년대 후반이다. 90년부터는 대학 산악부와 일반 산악회 등의 젊은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백두대간 종주 등반이 붐을 이루었다.
백두대간의 종주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남한 구간의 백두대간이 진부령에서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의 물길로도 끊기지 않고 계속 능선으로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백두대간은 이제 산악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퍼져가고 있다.
4. 백두대간의 개념 복원
가.백두 대간 개념의 원상회복
우리나라 땅은 70%가 산지로 되어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 땅에 산다는 건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물과 공기와 양식 등 우리 생활의 전반에 걸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대자연의 섭리 속에서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살면서 축복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거기에 있다. 산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귀결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산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관장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산과 인간과의 관련성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이 대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한번쯤 더듬어 볼 일이다. 지리적인 인식체계와 자연관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첫째로, 현재의 교육되고 통용되고 있는 산맥체계에 대한 검증과 서술을 통해 이 땅위에 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그 효용적 가치와 실제의 생활상에 어떠한 합리성이 결부되었는지 알아보기로 하겠다.
그 둘째로, 우리나라의 고유의 지리개념이 이 땅위에 어떠한 형태로 근간을 이루고 발전하여 왔는지 그 역사를 알아보고, 현대에 와서 대두되고 있는 그 고유 지리개념 체계에 대한 창조적인 계승과 발전의 단계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알아보자. 또한 21세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국토 인식에 있어 무엇이 우리에게 더 유익하고 바람직한지 점검하여 보기로 한다. 사실 우리 젊음은 성큼 다가온 21세기의 주역이자, 이 시대를 이끌어 가야할 사명감이 있는 일등 국민이다.
그 21세기를 맞이하여 국토 인식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출발점이 될 지리의 인식체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확립할 사명감에 놓여있다. 이 발상은 기존의 현 산맥체계가 서구 근대지리학에 뿌리를 두고 일본인들에 의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다는 억울함에 호소하여 배타적인 편견만으로 대하려는 것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우리 일반인들에게 가장 올바르고 자연 친화적 이해를 구할수 있는 것이 어느 것이며, 합당한 국토인식의 체계가 어느 것인지 정확히 가리자는 취지인 것이다.
현 산맥체계의 합리적 타당성과 인식 방법에 기초하여 현대적인 효용성과 적합 여부를 조사하여 보고, 또한 우리의 고유의 지리개념도 같은 선상에서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분석하여 제반의 지리 교육에 쉽고 유익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가려보기로 하자는 것이다. 21세기에 맞는 지리개념을 토대로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접근방법으로 발전시켜야만 한다.
이것은 여느 학계의 논증을 답습한다든지, 현 추세의 어떤 경향이나 흐름에 부합하여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 중요한 건 일개의 개인의 자격으로 왜 써야할 수밖에 없었던가 하는 기본 취지를 더듬으며 자성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전문적인 식견이나마 관련 학계에 파급될 수 있는 각성의 기회와 연구의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만 있다면, 비록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될 지언정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만은 없다고 보는바이다.
우리사회에서 백두대간이 회자되어 온 이후 백두대간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있었다. 이러한 접근 속에서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 백두대간 개념과 원리의 원상회복이다.
나.백두대간이 원상회복 되어야 하는 이유
*첫째, 일제 잔재 청산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해방 53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일본과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국제정세의 흐름과 외교관계의 변모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한일관계에 있어 역사적 평가를 수용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스스로 자국의 일제청산을 위한 노력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형식적 명칭의 회복과 함께 학문적 내용의 단절도 검토되어야 한다. 5천년의 역사 속에서 연구되었던 분야별 학문들이 현재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백두대간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한반도 산줄기의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백두대간이 갖는 위상은 전무한 실정이다. 앞으로 넘쳐나게 될 일본 문화의 흐름과 수용에 앞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바른 이해와 분석작업이 시급하다.
*둘째, 과학적인 전통지리학의 개념을 되살리자는 데 있다. 과거 전통지리학의 연구성과를 반드시 되살려 계승하여야 한다. 또한 한국 지형학의 시발을 찾아 만일 그것이 일제시대의 역사적 흐름으로 인해 왜곡되고, 모순된 것이라면 검증을 통해 근대 이후 지형학의 산줄기 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백두대간의 실체를 바로 알고, 그것을 토대로 국토관리에 적용시키는 일이다. 산줄기와 물줄기의 원리로서 산줄기 체계를 가른 백두대간은 지형의 흐름에 기준한 것으로 상당히 과학적이다. 지자체 이후의 지역개발과 그로 인한 파급은 행정경계의 점이지대에서 타 지역과 마찰을 유발시킨다. 인위적으로 나뉘어진 행정구역은 형식적 관리와 제어는 가능할지라도 현상에 대한 파급과 영향은 제어할 수 없기 떄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물관리 정책에 있어서도 백두대간의 원리를 적용시키면 국토의 효율적 관리와 행정마찰의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넷째, 미래 통일 한반도를 대비하여 지리인식 체계의 통합성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중앙일보 96년 11월 16일자에 의하면 북한은 지리학 분야에 있어 기존의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을 한반도의 등뼈로 삼았던 종전의 학설을 부정하고 현지답사와 인공위성, 사진판독, 지질조사 등을 통해 새 산맥 체계를 세웠다고 한다. 북한의 국가과학원 지리학 연구소가 새로 확정한 산맥체계의 특징은「백두대산줄기」라는 백두산에서 남해안 구재봉까지의 1,470㎞를 한반도의 주된 산줄기로 삼은 것이다. 이 사실로 미루어 북한에서는 이미 백두대간이라는 한반도의 자연지리 인식체계를 분석, 검토했음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생태적 중요성이다. 한줄기로 이어져 있는 백두대간은 동식물을 비롯한 한반도 전체의 생태계의 골간이 된다. 앞으로 생태적, 환경적 보전은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데 필연적인 요소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백두대간의 개념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 삶터를 이루면서 인식한 자연관이며 국토관이다. 전통적 환경인식체계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것에 걸맞는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길이 되며, 그 효율성 또한 클 것이다. 민족의 문화유산이자 자연지리 인식 체계인 백두대간이 하루 빨리 그 가치를 인정받아 후세에 전해져야 한다. 국토의 올바른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도 유구한 역사를 통해 국토를 해석하고 이해했던 개념인 백두대간의 복원은 절실하다.
5. 백두대간의 환경실태
지리산부터 휴전선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생태계가 각종 개발에 밀려 홍역을 앓고 있다.
가. 산지별 파괴실태
[지리산 국립공원의 파괴]
한국전쟁으로 생태계가 파괴됐던 지리산이 8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개발과 관광의 물결에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89년에 건설된 성삼재 도로는 대표적인 훼손사례다. 지역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2차선으로 개설된 이 도로로 인해 생태계가 단절된데다 노고단 정상 일대도 관광객 폭주로 훼손되고 있다. 등산객 출입제한을 통해 생태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으나 초본류들이 대부분 고사해버린 상태다. 지리산 주능선의 제석봉 정상 부근의 평탄지역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됐고 천왕봉과 장터목대피소 구간에도 앙상한 고사목들만 남아있다.
[지리산 양수발전소 건설]
99년 12월 준공을 앞두고 한국전력이 현재 경남 산청군 일대에서 한창 양수발전소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지리산 양수댐 면적이 상부댐과 하부댐을 합쳐 18만5천평으로 다른 곳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댐 건설용 도로공사 등으로 지리산 생태계를 양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현재 댐 건설공사가 진행중인 고운동계곡과 거림계곡은 생태변화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운동계곡의 경우 공사에 따른 토사유출로 수질악화가 우려된다. 이들은 하부댐의 안개일수는 77일, 상부댐은 43일으로 안개일수의 변화가 지역 산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6년 국정감사 결과 상부댐 건설로 물에 잠기는 구역은 토양과 식생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식생분포가 8등급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댐 건설 예정지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새매, 맹꽁이, 능구렁이, 까치살모사 등 희귀동물의 생태계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덕유산 국립공원 파괴]
89년부터 시작된 덕유산 무주리조트 스키장 공사로 향적봉 정상의 스키전망대 주변에서는 고사 한 주목과 구상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무주리조트를 따라 흐르는 청정계곡이 복개되는 바람에 심하게 오염되고 있으며 계곡아래 지역의 설천면 남대천까지 심각한 오염이 진행중이다. 스키철인 겨울에 무주리조트 측에서 주차장과 교통로의 제설작업을 위해 염화칼슘을 과다하게 뿌려 하천을 이중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태백산 파괴]
고산 희귀식물의 보고인 태백산 정상을 중심으로 영월군 일대전체가 한․미 합동 공군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투기들의 훈련비행으로 진동이나 소음에 대단히 민감한 포유동물들이 서식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강원도 태백시가 창죽동의 백두대간 한 가운데에 공원묘지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창죽동은 한강의 발원지에 위치해 묘지가 들어설 경우 식수원의 오염이 불가피하다.
[속리산 국립공원의 파괴]
속리산의 문장대에서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줄기는 온천개발로 대규모의 산림파괴가 진행돼왔다. 그러다 97년 정부의 사업중지명령 이후 현재까지 훼손지역이 토사를 드러낸 채 방치되고 있다.
[점봉산 양수발전소 건설]
점봉산 양수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는 곳은 점봉산 단목령을 지나 남쪽 능선에서 진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인제군 기린면 진동2리 진동초등학교 위 벌막골 계곡이다. 백두대간의 한계령과 구룡령사이 구간에 위치하며 현재 30%가 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03년 10월 공사가 끝나면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점봉산 진동계곡에는 5만7천평 규모 상부댐이 들어서고, 양양군 서면 영덕리 남대천 상류인 후천에는 수몰면적 30만평의 하부댐이 들어서게 된다. 또 백두대간의 마루 양쪽에 위치하며 양쪽 댐을 잇는 3.5㎞의 지하 도수터널이 백두대간을 꿰뚫는다. 이 지역을 답사한 녹색연합 서재철(31) 간사는 ꡒ점봉산과 진동계곡은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남한 최고의 살아있는 자연생태계 박물관ꡓ이라면서 ꡒ발전소 건설과 함께 공사용 도로 건설로 말미암아 대규모 생태파괴가 불가피할 것ꡓ이라고 우려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ꡒ민족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자 정신적 자산인 백두대간이 지역이기주의와 개발이익 때문에 철저하게 파괴되고 있다ꡓ면서 ꡒ한국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인 백두대간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건설공사를 재검토해야 한다ꡓ고 주장한다.
나. 환경실태 신문기사 모음
♠`백두대간의 환경실태 문제점과 대책' 보고서 인용
-송전탑에 망가지는 산
한국전력이 강원도와 경기도의 주요 산에 송전철탑 건설 및 진입도로 공사를 하면서 산림을 크게 훼손해 생태계는 물론 주민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 신태백변전소에서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방일리 신가평변전소까지 160㎞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한전의 '765㎸ 신태백~ 신가평송전선로 건설사업'과 관련된 산림훼손 실태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조사한 결과 작업도로, 산사태, 송전탑부지 면적을 합해 잠실운동장 주경기장 부지면적의 200배에 이르는 446만여㎡(135만1천5백여평)의 산림을 무차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작업도로의 총 길이 53만5천235m에 산림훼손 면적은 234만9천776㎡이며 지억산이 있는 강원도 정선군 동면 몰운리 지역의 경우 마을 진입로를 이용하면 2천m면 충분히 송전탑을 세울 수 있는데도 5배나 되는 1만500m의 작업도로가 개설됐다. 또 작업로 공사를 하면서 산비탈을 대책 없이 깎아 공사도중 정선군 동면과 정선읍, 횡성군 둔내면 등지에서 772차례에 걸친 산사태로 136만4천135㎡의 산림이 훼손되고, 농경지 유실과 가옥 붕괴사고 등 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갑천면, 정선군 동면 등지에서는 수령 50-100년된 소나무 군락이, 정선군 정선읍과 평창군 대화면을 비롯해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등지에서는 수령 50년 이상된 신갈나무 군락이 각각 훼손됐다. 조사결과 송전탑 부지면적은 환경영향평가서에 표시된 19만2천500㎡의 3.8배인 74만6천218㎡, 송전탑 1개의 부지면적은 521㎡의 4배 이상인 2천 354㎡, 송전탑 수는 308개보다 9개 많은 317개로 각각 나타났다.
-1999년 7월 6일 중앙일보 인용
♠ 임도가 삼림훼손 부추킨다
산림자원을 가꾸어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임야에 개설한 임도(林道)가 오히려 산림자원을 훼손하고 있다. 4월 6일 강원도내 시․군에 따르면 곳곳에 임도가 산사태 등으로 파손되고 이로 인해 산림이 크게 훼손되고 있으나 방치되고 있다.
강원도유림관리소가 지난 97년 춘천시 서면 서상리 툇골일대 해발 700~800m에 개설한 임도(10여㎞)의 경우 지난해 여름 산사태로 수십년생 참나무 수십그루가 뿌리채 뽑혀나갔다.
또 국유림관리사무소가 양구읍 월명리 사명산 일대에 가파른 산비탈을 깍아 임도를 내면서 흙과 돌더미가 계곡아래의 참나무 등을 그대로 덮쳐 산림을 훼손시키고 있다. 특히 이곳은 원시림으로 주민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험준한 곳으로 산림이 잘 보호됐으나 임도개설후 서울 등지에서 차량을 이용, 수목을 뿌리채 뽑아가고 있다. 겨울철에는 불법사냥꾼들에게 진입로를 제공해 산림자원 훼손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96년에는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마을 뒷산의 임도가 산사태로 산 아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된 잠곡댐을 덮쳐 둑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의 생활터전인 집과 농경지를 송두리째 앗아가기도 했다.
현재 강원도내에는 국․도․민유림에 모두 2,936㎞의 임도가 개설돼 있으나 대부분 인적이 드문 곳인 데다 해빙기나 장마철 등에 파손되어도 제때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1999년 4월 7일 경향신문
♠ 손발 안맞는 행정에 무너지는 백두대간
Ɉ울주군 정족산 무제치 용늪은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음에도 임도가 들어서면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층습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다. 녹색연합은 낙동정맥에 건설된 26개소 임도 가운데 20개 구간의 산림 및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태백시 예낭골과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의 경계지역,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와 두서면 내와리 사이 소호고개, 부산시 금정구와 경남 양산시 동면 경계지역인 금정산과 계망봉 일대, 경남 백양산 등에서는 한전의 고압송전탑 건설공사로 산림과 녹지대가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䬀ϨϨ͒ɘꘘ͒밝혔다. 이와 함께 태백시 예낭골과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의 경계지역,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와 두서면 내와리 사이 소호고개, 부산시 금정구와 경남 양산시
또 울주군 정족산 무제치 용늪은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음에도 임도가 들어서면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층습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다. 녹색연합은 낙동정맥에 건설된 26개소 임도 가운데 20개 구간의 산림 및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태백시 예낭골과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의 경계지역,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와 두서면 내와리 사이 소호고개, 부산시 금정구와 경남 양산시 동면 경계지역인 금정산과 계망봉 일대, 경남 백양산 등에서는 한전의 고압송전탑 건설공사로 산림과 녹지대가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남회룡리 일대 토종 금강소나무 군락지는 산림청의 수종 개량사업으로 황폐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난해 산림청이 이 일대 골짜기 전체에 무성했던 50~60년생 소나무를 베어낸 뒤 일본산 낙엽송과 잣나무 등을 심어 오히려 생태계 훼손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999년 3월 23일 한겨레 신문
♠ 백두대간의 밀렵
- 야생동물의 흔적을 따라서 밀렵꾼들이 움직이듯이, 밀렵꾼들이 놓은 덫과 올무를 찾아서 백두대간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백두대간은 한반도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과거 한반도 전체를 생활권으로 누리던 호랑이는 백두대간을 주요 이동로로 삼아 백두에서 지리까지 내달렸을 것이다. 또한 생활반경에 따라 백두대간 주요 권역을 중심으로 야생동물은 그들의 서식처를 유지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백두대간 산줄기가 절단되고 훼손되는 것은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것으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또한 매년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야생동물 밀렵행위는 생존위기에 직면한 동물을 멸종시키는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 밀렵국제거래방지조약이나 국내법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밀렵의 성행은 끈일 줄 모른다. 밀렵근절을 위해서는 정부당국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포획이 법적으로 금지된 야생동물의 그 무엇도 쉽게 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위협으로 인해 한반도의 동물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호랑이, 표범, 반달가슴곰, 수달, 사향노루, 산양 등은 모두 이같은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중 대표적인 것들이다. 인위적 간섭에 의한 생물종의 멸종은 자연생태계의 대란을 예고하는 사건이 된다. 매년 늦가을에서 초겨울은 밀렵이 기승을 부리는 시즌이다. 강원지역은 백두대간 중 산림생태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며 동시에 야생동물들의 수난이 또한 큰 곳이다.
녹색연합은 강원권역인 한의령이북지역부터 대관령 이남지역사이의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밀렵방지캠페인을 실시했다. 백두대간마루금에서 7-8부 능선에 전문적인 밀렵꾼들이 설치한 덫과 올무를 대대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전문밀렵꾼들은 야생동물이 이동하는 길목에 덫을 설치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산에 가더라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백두대간을 지키는 길은 백두대간상의 자연을 보호하는 길이다. 온전한 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그곳에 야생식물과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다. 백두대간 보호를 위한 대책
★ 보호구역의 통합 및 관리강화
백두대간 상에는 다양한 보호구역이 존재한다. 국립공원, 도립공원, 생태계보전지역, 천연기념물보호구역, 천연보호림, 생물권보전지역 등이다. 이것을 통합, 관리, 체계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호구역에 대한 정책 및 행정지원은 일원화시켜야 한다. 현장에 대한 관리는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관리담당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립공원구역의 경우 모든 보호구역을 국립공원으로 전담하게 하고, 국립공원 이외의 지역 역시 보호구역을 통합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 국립공원의 이념과 정책의 강화
국립공원의 관리 및 행정지원은 98년 2월까지 내무부-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현재 98년 3월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백두대간상의 훼손지 중 국립공원 지역이 대표적인 것을 감안하여 앞으로의 국립공원 이념과 관리, 정책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 국립공원구역에 대한 개발 제한
백두대간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공원에 다양한 개발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국립공원의 근본이념 및 정책을 위협하는 행위다. 자연생태계의 골간인 국립공원의 바른 관리를 위해 공원구역 내의 스키장, 골프장, 온천, 숙박시설 등의 개발사업과 시설물에 대한 공사허가를 중단해야 한다.
★ 임업도로
임업도로는 산림경영을 위해 산속에 개설하는 도로다. 백두대간에도 많은 임업도로가 나 있다. 숲을 가꾸고 유지․관리하는 차원에서 임도는 필요한 시설이다. 다만 자연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하면서 임도사업이 진행되어야겠다. 현행 임업도로 정책은 사업의 양적 측면에 치우쳐 실적위주로 흐르는 경향도 없지 않다. 임업도로개설 계획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얼마의 거리에 임업도로를 개설했느냐보다 단 1km를 개설하더라도 부실이 없고 사후 담보가 명확하고 환경친화적인 임업도로다.
★ 군사시설에 대한 대책
백두대간상에는 많은 군사시설이 존재한다. 안보상의 이유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대규모의 군사시설이 입지하는 경우에는 해당지역에 대한 환경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군시설이 주둔한 곳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이고 숲과의 연계성이 있기 떄문에 인접지역의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군이 주둔한 후 철수한 주둔지, 건물, 군사시설 등은 정확히 파악하여 하루 속히 철거하여야 한다. 아울러 훼손된 생태계는 복원시켜야 한다.
★ 농지에 대한 관리 강화
백두대간 상에 자리잡은 농지는 밭이 대부분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대규모의 고랭지채소 재배단지가 조성된 곳이 여러 곳이 있다. 모두 배추밭인데, 농약이나 비료 등의 사용으로 인한 상수원의 오염과 주변 생태계에 대한 영향이 크다. 백두대간에 조성된 농경지는 대부분이 주요하천의 최상류 지역에 해당된다. 안정적인 물관리를 위해 백두대간 상의 농경지에 대한 별도의 관리대책이 필요하다.
★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
하나의 연속적인 산줄기인 백두대간은 야생동물의 주요한 서식처이자 이동통로다. 그러나 해마다 증가하는 포장도로와 대규모 토목공사로 인해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위협당하고 있다. 또한 백두대간 전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밀렵행위로 온갖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야생동물 보호에 관련되는 정부조직의 통합과 일원화를 통해 야생동물의 서식처, 이동통로의 보호, 밀렵에 대한 실태파악과 대책이 시급하다.
★ 보호식물의 채취에 대한 대책
백두대간은 온갖 식물의 서식처이자 보고다. 사람들의 채취로 인해 희귀종과 멸종위기종의 식물이 사라져가고 있다. 심지어 특정한 식물종의 지속적인 채취로 인해 해당지역 자연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 주목의 도벌이 가속화되어 개체수와 군락이 줄어들고 있으며, 고로쇠나무는 수액의 과잉채취로 인해 군락이 줄어들고 서식지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또한 참취나물․곰취나물․참나물 등의 과다한 채취로 종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들과 유사한 서식조건을 가지는 박새․여로 등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것은 백두대간에서 나타나는 생태계 교란이다. 이런 현상은 덕유산, 오대산, 점봉산 등의 주요 산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시급히 실태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백두대간에 입각한 행정구역 조정
물줄기와 산줄기의 조화로운 자연관인 백두대간을 행정구역 기준원리로 도입시켜야 한다. 효과적인 물관리와 국토관리를 위해 일제시대에 인위적으로 구획된 행정구역에 대한 전면적인 재편이 필요하다.
★ 백두대간에 대한 홍보의 강화
백두대간 자락에 사는 주민들이나 자치단체의 경우 일부의 지역을 제외하면 백두대간의 실체와 개념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 민족정기 회복의 차원에서도 백두대간은 핵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백두대간이 거쳐가는 도, 시․군, 읍․면․동 등의 자치단체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백두대간의 의미와 구역에 대한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백두대간의 개념과 실체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
6.백두대간의 산들
가. 전체적인 산흐름
백두대간은 백두산 병사봉에서 시작해서 지리산 천왕봉에서 끝맺음을 한다.
지리산 천왕봉(1950m)에서 시작해서 노고단, 만복대를 거쳐 정령치를 넘어서 고리봉(1305m)에 이르면 잠시 고도를 낮추는데 물은 건너지 않는다. 그리고 남원 여원재를 지나 호남정맥 의 분기점인 영취산(1076m)을 지나서 육십령을 넘어 남덕유(1507m)에 이른다.
덕유산 향적봉(1614m) 이르기 전에 발길을 돌려 신풍령, 덕산령을 지나 경상, 전라, 충청의 경계인 삼도봉(1177m)을 넘어 추풍령을 지나 속리산(1058m)에 도달한다.
다시 계속 이화령, 조령산, 대미산(1115m), 황장산을 지나 죽령에 도달하면 소백산(1439m)을 만난다. 소백산을 지나 선달산(1236m, 이곳 근처에는 김삿갓의 묘가 있다)을 넘어 도래기재, 구룡산을 지나면 영산 태백산(1567m)에 도달한다.
태백산을 출발해 함백산(1573m)을 지나 싸리재 넘어 우리가 태백산맥으로 알고 있는 낙동정맥과 만나는 매봉산에 도착한다. 계속하여 두타산(1353m)을 지나 석병산(1056m)을 지나면 대관령에 다다른다.
대관령 목초지를 걷다 보면 황병산(1407m)을 지나 오대산 노인봉이 나오고 진고개를 넘어 두로봉(1423m)을 지나서 구룡령 지나 응복 산, 조침령 단목령, 그리고 설악을 마주보고 있는 점봉산(1424m)에 도착한다.
한계령 넘어 소청, 중청, 대청(1708m)을 지나 공룡능선 마등령, 저항령, 황철봉을 지나 미시령을 넘어 진부령에 도착하면 남한의 백두대간 종주는 여기서 끝을 맺고 조금 더 위로 향로봉(1296m)에서 군사분계선에 도달하게 된다. 《백두 대간 남쪽 출발지인 지리산 천왕봉 전경》
나. 주요 산 소개
☞지 리 산
1967년 12월,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경남, 전남,전북 3개도, 함양,산청,하동,구례,남원 5개군에 걸쳐 그 둘레는 8백여리에 달하고, 1억 3천만평의 넓이를 차지하고 있다. 서쪽 노고단에서 동쪽 천왕봉에 이르는 42km의 장대한 주능선은 반야봉을 비롯하여 명성봉,덕평봉, 촛대봉,제석봉, 삼신봉 등 1500m급 고산이 10여개나 솟아있어 그 산세가 웅장하기 이를데 없다. 지리산은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삼심산의 하나로 불리웠고, 왕이 되려던 이성계의 소지가 타오르지 않아 '불복산'이라고도 했으며, 오랜기간 빨치산의 근거지가 되어 '적구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지리산은 삼림이 울창하여 포유류,조류,곤충류 등 4백여종의 동물과 8백여종의 식물이 산전체에 분포하는 자연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덕 유 산
1975년 2월 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다. 덕유평전에서 육십령까지 이어진 주능선은 33km가 넘고, 전북과 경남의 경계가 된다. 덕유산은 주봉인 향적봉(북덕유)을 중심으로 해발 1300m의 능선이 남서쪽으로 쭉 뻗은 하나의 산맥으로 동쪽에는 지봉, 동남에는 구리봉, 북쪽에는 칠봉과 신선봉이 자리잡고 있다. 함양,거창,장수,무주군 어느 곳으로 접근해도 남덕유,북덕유 또는 주릉 상의 삿갓봉,무룡산,동엽령,중봉 등으로 올라설 수 있다. 덕유산은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구천동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주목과 구상나무 설경 및 스키장이 있어 사시사철 찾는 이를 즐겁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속 리 산
1970년 3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속리산은 묘봉에서부터 관음봉,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천황봉으로 산줄기가 이어지고, 그 산줄기는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룬다.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쪽을 보은속리산, 경북 상주시 화북면쪽을 상주속리산이라고 구분지어 부른다. 속리산의 명소,고적이 대부분 서쪽에 몰려있어 보은속리산이 많은 인파로 시달리는 반면 동쪽 상주속리산은 거의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는 이에게 선사한다. 《관음봉의 모습》
☞조 령 산
조령산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도경계 역할을 하는 산으로 남쪽의 이화령과 북쪽의 조령사이에 위치하여 영남과 충청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다. 조령(문경새재)를 품고 있어서 조령산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조령산은 산림이 울창하여 암봉과 암벽지대가 많아 골골이 아름다운 계곡을 숨기고 있는 산으로 정상에 서면 전망이 좋다. 가까이에 수안보온천이 있어 온천과 산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소 백 산
198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소백산은 겨울이 되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있다하여 이름붙여졌다. 중원과 영남을 가르는 대분수령이자 남한강 남쪽의 주요수원이며, 영남문화와 중원문화의 차이, 사투리의 차이, 기후의 차이, 생태계의 차이를 초래한 주요원인이 되었다.
소백의 산줄기들이 모두 이곳 비로봉,국망봉,연화봉에서 비롯되었다 하여 소백산의 삼봉이라 부르는데, 그 중 제일봉은 비로봉이다. 비로봉 정상일대에는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과 한국판 에델바이스인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쭉이 피는 5월, 설화가 피는 2월, 초원의 야생화가 만발하는 한여름에 소백산의 능선산행이 돋보인다. 능선상에서는 야영과 취사가 금지되어 있다.
☞태 백 산
태백산은 산세가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이다. 이 산에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가 있고, 일반 등산로는 험하지 않은 고산이다. 태백산과 그 주위의 산들은 높지만 아주 완만해서 왠지 모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며, 태백산의 정상에는 20평정도의 천제단이 있어 개천절에 제를 올리거나 무속인들의 기도처가 되기도 한다. 태백산의 겨울철 산행은 기온이 차갑고 눈이 많아 동계산행장비를 철저히 갖추지 않고서는 안전산행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유의한다.
☞오 대 산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대산은 다섯봉우리와 많은 사찰이 있는 평창의 오대산(월정사)지구와 노인봉을 중심으로 하는 강릉의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오대산은 강원도 평창군, 명주군, 홍천군에 걸쳐 있으며, 최고봉인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봉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봉우리를 잇는 능선의 완만한 곡선은 한국의 미를 잘 보여준다. 오대산은 산 전체가 아름드리 수목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매표소에서부터 이어지는 전나무와 잣나무의 숲은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전나무 1백만그루를 비롯해 잣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 박달나무, 주목나무 등 70 여종의 나무들이 빽빽히 우거져 있으며, 자연탐방로가 조성되어 전나무숲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0월 중순경의 단풍은 일시에 불타오르듯이 색상이 뚜렷하고 진해서 보는 이의 가슴까지 붉게 만들며, 겨울에는 비로봉과 상왕봉을 잇는 능선상의 눈꽃이 또한 환상적이다
☞설 악 산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전문산악인들의 훈련장으로 애용되고 있는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북면, 양양군 강현면, 고성군 토성면에 걸쳐 있다. 마등령과 공룡능선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쪽을 내설악, 동쪽 속초, 고성, 양양쪽을 외설악으로 나눈다.
내설악은 백담, 가야동, 12선녀탕 등의 빼어난 계곡이 있고 산세가 부드러워 여성적인데 반해 외설악은 장군봉, 범봉 등의 암봉과 기암절벽, 거대한 폭포들로 남성적이다. 설악산은 4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수학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설악동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해발 800m에 이르는 권금성산장까지 오를 수도 있다. 산세가 깊고 날카로워 조난사고가 자주 발생하므로 장비와 식량, 물을 잘 챙기고, 경험자와 함께 산행하는 것이 좋다.
☞백두산
백두산은 환태평양 화산대의 일부분으로 화산 폭발 때 생긴 흰색 부석으로 인해 한꼭대기가 사시사철 희게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장백산(챵바이샨)이라 한다. 백두산 연평균기온은 -8도로 연중 눈, 비가 내리는 날이 200여일에 달한다. 항상 구름 속에 뒤덮여 잠깐씩 얼굴을 내비치는 푸르른 천지의 모습은 신비롭기 그지 없다. 따라서 6월초까지 눈이 덮여 있는 백두산 등정은 한여름 장마철보다는 6월 말- 7월 초, 8월말 - 9월초가 가장 적당한 시기이다. 한민족 발상지로 민족의 성산으로 숭배되는 우리 나라 최고봉인 두산을 먼 타국 길 《장군봉에서 본 천지의 겨울》
중국으로 돌아가서 보아야 하는 서글픔은 분단국 국민만이 느끼는 비애이다. 천지에 올라서면 자신도 모르게 통일 염원을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