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악마와의 투쟁 뜻 담긴 사제복
평상복 `수단’ 미사복 ‘장백의’ 성직자 신분·축일따라 색 달라
▲ 사제가 장백의(왼쪽)를 입고 허리에 띠를 매고 영대를 걸치고 있다. 사제가 검은색 수단(가운데) 위에 띠를 매고 어깨에 개두포를 착용하고 있다. 미사를 거행할 때 주례사제는 장백의 위에 제의(오른쪽)를 입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폭이 좁고 딱딱하게 세운 로만칼라’로 상징되는 사제복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사제 성화의 날을 맞아 사제 복장의 의미를 설명한 자료를 공개했다. 보통 사제들이 발목까지 내려오게 입는 옷은 ‘수단’(soutane)이다. 수단엔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려고 세속에서는 죽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수단’은 성직자의 신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데, 일반적으로 신부들은 검은색(여름에는 흰색), 주교와 대주교는 진홍색, 추기경은 붉은색, 교황은 흰색 수단을 입는다. 또 평상복의 목 부분을 가리는 흰 천이 개두포인데 사제들은 이를 걸칠 때 “주님, 제 머리에 투구를 씌우사 마귀의 공격을 막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사제가 미사 때 제의 안에 발끝까지 내려오게 입는 희고 긴 옷이 장백의다. 마음의 순결과 새로운 생활의 상징이다. 장백의를 입을 때 허리에 매는 띠는 악마에 대한 투쟁과 금욕과 극기를 상징한다. 무릎까지 늘어지게 매는 폭이 넓은 띠인 영대는 성직자의 직책과 의무, 성덕을 상징한다. 제의는 전례시기와 축일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홍색은 순교자의 피와 성령을, 백색은 영광과 순결과 기쁨을, 녹색은 연중시기의 희망을, 자색은 속죄와 회개의 정신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