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구간
* 일시 : 2005. 04. 24 (일) 맑음
* 참석인원 : 8명
* 도상거리 : 19.8 Km
* 산행시간 : 모래재(09:20)-곰재(11:40)-오두재(12:10)-만덕산안부(13:00~13:40)-
만덕산(14:55)-566봉(15:10)-416봉(16:25)-신전리재(17:00)-황산재 (17:40)-
슬치휴게소(18:30)
요즘 회사의 시대적 변화 때문에 조 이동이 많아 염 팀장님이 상주로 이동하여 부득히하게
금남.호남을 한 집행부로 마감하고 호남정맥부터 정점덕 팀장으로 재편하여 정맥길을 나선다.
문전성시를 이룰것 같은 첫구간은 금남.호남의 4차에 걸친 장거리산행에서 악전고투를
경험한 탓인지 인원이 대폭 줄어들어 최종 8명만이 참가하게 돼 전용버스는 포기하고
산행지까지 이동하는 방법으로 고민 하고 있는데 삼신님이 자진하여 차량을 제공하는
희생으로 조촐하게 팀이 꾸려졌다.
금.호남 4차에 걸친 산행 동안 불순한 일기로 마이산 구간등을 지나면서도 조망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서운함을 오늘은 화창한 날씨로 장도의 길로 들어선다.
담양에 버금가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벗어나 모래재 휴게소에 정차하자 정맥의 맥을
끊어 놓으려는듯 산허리를 파고드는 허연 공원묘지 조성지가 온 대지가 푸른빛으로 변해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볼썽 사납다.
주화산이 사실상 호남정맥의 분기점이나 앞구간시 지나왔던 길이라 좌측의 임도로 붙어
모래재 터널의 사면길을 박차고 올라서니 묘지위로 뚜렷한 정맥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숨이 찰 정도의 무명봉에 올라 백운산 넘어 망덕산까지의 긴긴 산행 동안의 무사산행
에 대한 산신제를 지내고 삼신님과는 곰재에서 만날것을 약조하고 헤어져 본격적인 마루금
이어 가기에 돌입한다.
차로 불과 2시간 남짓 달려왔지만 광양하고는 달리 이곳은 개나리가 한창이고 진달래는 활짝
핀 꽃과 함께 아직도 수줍은듯 꽃잎을 머금은 앙증스런 모습이다.
워밍업 치고는 좀 과다하게 작은 오르내림이 이어지다 진보 광산으로 이어진 재와 만나고
한차례 오름짓 후에 완만한 길이 지속된다.
전주시내까지 보이는 막힘없는 시야와 연초록의 바탕에 곳곳을 산벗꽃으로 치장하고
그 여백을 수많은 야생화로 깔끔히 마무리한 풍경화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는 우리
또한 자연에 일부가 되어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순조로운 등로에 좀 욕심이 과했는지 쉬는 때를 놓쳐버려 힘에 버거울때 쯤 좌측으로
농장의 울타리가 따라 붙다 옛 통행로 였다는 곰재 안내판를 만난다.
전부터 보이기 시작하던 전주-장수간 고속도로의 다리발과 월상리에서 산허리를 타고
곰재로 올라오는 도로에 현혹되어 곰재에서 쉬기로 하고 내쳐 진행하니 삼신님이 마중을
나와있다.
사람 만나기 힘든 정맥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웬지 반가움이 있는데 더구나 곰재에서
여기까지 역행한 삼신님을 만나니 반가움과 함께 차량으로 인하여 같이 하지 못한
미안함이 앞선다.
길가까지 파고든 고사리에 발길보다 손길이 빨라진 권여사님은 특유의 주부욕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한차례의 오름 후 곰재전적비에 내려선다.
한시간이 넘는 산행시간으로 지친 찐드기님과 성관제님 그리고 피곤한 표정이 역력한
연성주님의 얼굴을 대하면서 초보 안내자의 무지함을 내책하고 있는데 "다음은 고려해
보아야 겠다"는 일침을 놓아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삼신님의 차가 여기까지 올라와 일찍히 한박스 실어 놓았던 농주를 몇병 쓰러뜨리고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불멸의 이순신과 더불어 임난을 종결시키는데 일익을 했다는
당시의 상황이 적힌 곰재 전적비를 뒤로하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완주군과 임실군을
넘나드는 곰재에 내려선다.
아직은 비포장인 곰재의 임실군 방향인 신정호 쪽으로는 골재를 채취한듯 요란한 기계음
소리가 들려오고 수대의 차량이 길가로 주차된 모습이 보인다.
삼신님은 만덕산까지만 동행하기로 하고 한차례의 오르막을 지나서 좌측으로 황량한
인삼밭이 차지하고 있는 오두재로 떨어진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양지바른 곳은 고사리며 두릅이 지천이라 걸음이 자연히 멈춰지고
널븐이마님은 산삼(?)까지 수뿌리 채취하여 모든 사람들의 눈을 한쪽으로 고정시켜 버린다.
아직은 초반이라 여유가 있는지 시간을 무시하고 모두가 노획물에 정신이 한창이 팔려
있다 가까스로 대열을 정비하여 본 임무인 정맥잇기에 들어간다.
오늘의 최고봉인 만덕산 오름길이 서서히 시작되고 좌측으로는 푸른빛의 상달저수지를
풀장처럼 거닐고 있는 상달진마을의 모습이 풍경화 처럼 비쳐지며 우측으로는 산허리를
휘어도는 임도 끝으로 미륵사가 숲사이로 간간히 모습을 나타내더니 산중턱에 벤취까지
있는 제2쉼터 에서 미륵사로 빠지는 길이 있다.
허기진 배를 핑계삼아 일행은 좌측으로 만덕산 정상을 우회하는 듯한 우회로를 택하여
삼신님과 헤어져지고 또다시 벤치가 있는 쉼터를 만난다.
무엇이 좋다고 하여도 산행중 먹는 오찬 만큼 좋으랴?
점심을 먹는 사이 도시락을 챙기지 못한 삼신님을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은 없고 몸살을
앓고 계신 연성주님이 컨디션이 영 아닌지 되돌아갈 의사를 표명하여 잠시 난감한데 해외
원정까지 다녀오신 분이라 결국은 정맥길을 끝까지 같이 하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포만감과 더불어 만덕산을 완전히 우회하여 버렸다는 안도감에 약까지 덤으로 겸하여 힘에
겨워 능선에 올라서고도 한참을 지난후에야 태양 집열판을 메단 안테나 시설과 더불어
만덕산 스텐레스 이정표를 만난다.
만덕산은 건너편에 독립봉 인듯이 솟아올라 감이 갈 생각도 없고 곧바로 진행하니
암릉지대로 바뀌면서 굽이 굽이 넘실대는 산의 굴곡들이 짠하게 펼쳐지고 온 산하는
꽃 천지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만큼이나 간담의 서늘함을 느끼게한 칼날처럼 우뚝한
암반을 내려서자 길은 평온을 되찾기 시작하여 이정표 방향이 엉망인 모처럼의 안내판을
만나면서 부터는 산책로처럼 변하고 그 만큼이나 뚜렷한 특색도 없는 길이 이어진다.
마루금이 분명하게 선을 그어 생활를 분단하고 있는데 마치재를 통해 넘나드는 길이
있어서 인지 완주군에 마치리와 진안군에 똑같은 지명의 마치 마을이 골짜기를 파고
들어와 있다.
따스한 기온으로 노곤한 걸음걸이가 지속되는 가운데 때마침 묘지와 더불어 나타난
산행중인 부부 산객을 만나 모처럼만에 활기를 띄며 이것저것 물어보니 슬재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모래재까지 진행은 한다고는 하는데 둘이서 무엇을 했는지 진행거리로 보아서는
영 미덥지 못하다.
앞의 566봉만 오르면 어려운길은 없다는 말에 힘을 얻어 봉을 오르고 보니 특색이 없는
믿믿한 봉우리로 분간이 어렵다.
이러다 보니 오르막에 지쳐버린 흥순님은 자의적으로 지형을 해석하여 편의상 거리를
단축하여 버리고 버티기 까지 하는데 그런다고 그리가 좁혀지나고요~^^*
좌측의 관측면에서 뻗어들어온 2차선 도로에서 분기된 듯한 포장임도가 능선을 따라붙어
진행하여 목장인듯한 곳을 경유하며 다시금 도로와 합쳐진듯 이어지고 가끔씩 벌목지의
잔가지들이 길을 우회하게 하여 다리힘을 뺀다.
마을을 바로 아래에 두고 있어서인지 마을길 처럼 넓다란 아주 좋은 길이 지속되어
우측으로 죽림온천으로 한가닥 길을 뻗친후 밭이 능선까지 올라온 슬치에 내려선다.
앞에 보인 산들은 온통 인삼밭으로 개간되어 시커먼 그늘막을 뒤집어쓰고 있어 볼성
사나와 지고 황산재쯤에는 커다란 노랑색 물통이 부표처럼 길을 안내한다.
마지막 고비라 생각했던 416.2봉은 의외로 쉽게 넘어서고 계속적인 완급없는 길에
가고있는 위치가 묘호하나 소나무가 멋드러진 신전리재를 지나 자그마한 봉우리를
올라선다.
작은 오르막이지만 장시간에 지친 박흥순님과 연형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걱정이나
갈길 또한 얼마 남지 않아 위안을 삼는다.
지도에 커다란 점으로 표기된 공터는 어딘지 지형도 파악하지 못한채 지나고 도로를
확장중인 황산재를 만나 그나마 위치를 잡는다.
산봉우리가 목초지와 밭으로 변해 농로를 따라 뼈대만 있는 비닐하우스를 넘어서 숲으로
들어서니 벌목지로 잡목 때문에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고 넓다란 임도로 돌아 올라서니
낡은 소파가 산으로 올라와 있고 거기에서 삼신님이 우리를 30여분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슬재까지는 30여분 남는 거리로 이제부터는 즐곳 내리막길이고 마루금이 고도를 낮추어
개간지가 많아 확실한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고 넓다란 시멘트 도로를 따른다.
이곳은 어쩐 일인지 죽은 사람을 등에 업고 돈자랑을 하는듯 곳곳에 집의 정원보다
잘가꾸어진 묘지와 납골당 등이 즐비하다.
쌩쌩거리는 차소리의 실체가 확인되고 산비탈을 슬금슬금 내려서 모텔 주차장으로 하여
주유소와 휴게소가 있는 슬재에 내려선다.
민가로 숨어버린 정맥길 때문에 다음 구간의 들머리를 확인하여야 하지만 피곤한데 다음에
찾아서 진행하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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