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간직해온 책이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간직해온 것이나까
퍽 오래 간직해온 셈입니다.
1958년 4월에 간행된 사도문
.
저 혼자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라 성사모 카페지기의 도움으로
여기에 옮겨놓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책을 여기에 옮겨놓기로하는 것은
그 때 그런 책이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저처럼 나이가 조금 되는 성공회 신자 중에
그 옛날의 그런 기록에 관해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또 성공회 교인은 아니지만 성공회에 관심이 있고 또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옛날의 성공회를 알리는 의미도 있겠다싶어서 입니다.
지금의 사도문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지요.
사도문.
私禱文.
이제 옮기려는 1958년판 사도문의 머리말에서도 언급됩니다만
성공회에서는 기도를 크게 둘로 나누는데
공도(公禱)와 사도(私禱)가 바로 그것입니다.
공도란 교회에서 매일 미사와 성무일과(조도와 만도)에 참예하는 교우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예배입니다.
그 때에 사용하는 기도문을 모아놓은 것이 공도문(公禱文)이고
이를 이곳 미국에서는 BCP(Book of Common Prayer)라고 합니다.
'공도문 123쪽'을 'BCP 123'라고 표시하지요.
사도(私禱)란 공도 이외에 기회있는대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렇게 사사로이 드리는 기도에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기도문을 모아둔 것이
사도문(私禱文)이지요.
오늘은 사진을 통해서 이 책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드리려고합니다.
책의 모양입니다.
하드 카바이지요.
크기는 가로 12.8cm, 세로 16.7cm 정도됩니다.
'사도문' 세 글자는 음각입니다.
즉 하드 카바를 살짝 눌러서 글자를 새긴 후 금색으로 인쇄하였는데
'사도문' 단 세 글자만 새기고 그 어떤 글자나 그림이 없는 것은
기도 그 자체에만 집중하라는 뜻인가봅니다.
책의 오른쪽 밑에있는 상처는 제가 보관을 잘못해서 생긴 것이고요.
다음 사진은 속표지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당시에는 세로로 글을 썼었지요.
이 사도문은 전체가 세로로 편집되어있습니다.
원문은 세로로 편집되어있지만
여기서는 모두 가로로 옮기기로합니다.
때로 한자가 나오기도 하는데
옮길 때에도 가급적 한자를 살릴 것입니다.
'천주 강생 一九五八년'.
천주 강생(天主 降生),
영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의 육신을 입어 예수로 태어나셨다는 뜻인데
지금은 잘 쓰지않는 표현이지요.
요즈음은 그냥 '1958년'이라고만 쓰지
'서기 1958년'이라고 쓰지도 않지요.
서기(西紀)란 서력기원(西曆紀元)이란 말을 줄인 것으로
서양에서 쓰는 달력을 기준으로 해를 세는 단위라는 뜻이고
이에 대해서 단기(檀紀)라는 표현도 썼었는데
이것은 단군 할아버지를 기준으로 하는 단군기원(檀君紀元)이라는 뜻이지요.
일본과 대만은 아직도 자기네식 기원을 같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58년도에 나온 이 사도문이 '개정증보'판이라니까
그 이전에는 또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사진은 사도문의 마지막 쪽입니다.
이 사도문을 위해 애쓰신 분들입니다.
이 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노대영 신부',
1970년대 중반의 제 고등학교 시절의 국어책에
이 분의 글이 실렸드랬습니다.
노대영 신부님은 한국인이 아닙니다.
대전교구 제2대 교구장이셨던 Cecil Ricard Rutt,
영국에서 오셨드랫습니다.
여기서는 연도를 표기하면서 서기(西紀)라고 했군요.
아마도 '출판'이라는 비종교적인 부분이라서 그랬을겁니다.
이제 이 사도문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의 연재 구수한 소개글과 함께 기대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노대영 주교님 글은 중2책(60년대 후반, 70년대 초)에 나왔던것 같은데.. 후에 고등학교 책에도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제 기억도 그다지 분명한 것은 아닙니다. 하여간 교과서에 실렸었다는 것은 확실하지요.
6편 까지 읽었습니다. 사도문의 내용도 유익하지만 '밥숟갈'님의 문장이 어우러져 하나의 문학작품이 탄생하는것 같군요.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활용도 해야겠지요. 먼 태평양을 건너오는 감칠맛 나는 글 감사합니다.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 자꾸 사라져가는것이 안타까와서 이 연재를 시작했는데 제 뜻이 많은 분에게 전달되기를 바랄뿐입니다.
감사합니다. 표지는 기억나지만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감사합니다.
대한성공회에서 간행된 사도문은 최초1932년판, 1958년판, 사도문개정증보판 일상기도서 1986년판, 일상기도서 2000년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