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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개관
히브리서는 구약 성경에 대한 최고의 주석입니다.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는
선지자들을 통해 주셨던 모든 계시의 말씀의 궁극적인 완성이며, 성전과 제사장
제도를 통한 모든 희생 제사와 율법의 본체가 되신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의
주제는 “모든 것 위에 뛰어 나신 그리스도”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성도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하며, 복음의 진리를 삶에 적용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강하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1. 저자(기록자)는 누구인가
• 초기 기독교 교회의 교부였던 오리겐(Origen)은 히브리서 저자에 대해서
"하나님만이 아시는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리겐의 이 말은 본서의
저자를 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반영해 줍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바울, 바나바, 아볼로 등이 본 서신의 저자로 주장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대에는 히브리서의 저자가 바울이라는 주장이 지지를
받았으나, 종교개혁 이후부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바울을 히브리서 기록자로 보는 이들은 바울의 모든 서신이 그 끝 구절에
항상 ‘.....은혜가 있을지어다’라고 끝나는데, 히브리서도 맨 나중 구절이
“은혜가 너희 모든 사람에게 있을지어다“(13:25)라고 마쳐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터툴리안(Tertullian) 이래 많은 학자들은, 바나바 설(設)을 지지하였습니다
(A.Ritschl, C.F.Deil, K.Bornhaueser 등).
그러므로 본서의 저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구약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을 오랫동안 숙고한 자이며, 초기 기독교 신학을 염두에 둔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음에는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분명 우리에게
구약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에 대해서, 가장 명쾌한 이론을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2. 수신자(受信者)는 누구인가?
히브리서의 수신자는 어떤 일단(一團)의 유대인들 앞으로 보내진 서신이라고
볼 수 있는데,전통적 견해에 따르면 수신인은 그리스도인 유대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서의 수신자가 그리스도인 유대인들임을 지지하는 내적,외적 증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내적 증거
본서의 내용은 구약 성경과 유대 의식의 범주 안에서 일관성 있게 전개되고 있는데,
저자는 특히 레위 지파에 의한 제사, 유대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언약, 이브라함,
모세,여호수아 등과 같은 이스라엘의 뛰어난 신앙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인 후 미혹되어
유대교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자들이 있다는 본서의 기록은(히브리서 6:4~6/
10:26~29),본 서신의 수신자들이 그리스도인 유대인들임을 입증하는 충만한
근거가 됩니다.
2) 외적 증거
본 서신의 표제인 ‘히브인들에게’(To the Hebrews)라는 명칭은 클레멘트와
오리겐의 스승이며 알렉산드리아 교리 학교의 초대 교장을 지낸 ‘판태누스’가
사용한 바 있으며, A.D. 2세기경 서방 교회의 신학자인 ‘터툴리안’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히브리인들에게’라는 명칭은, 가장 오래된
사본들에도 나옵니다.
• ‘히브리’란 말은 ‘강을 건너다’ ‘바다를 건너다’ ‘계약으로 들어가다’ '
'체결하다' 등의 의미가 있는데, ‘히브리인’이란 말은 ‘이스라엘’이나 ‘유대인’이란
명칭보다 그 역사가 오래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히브리인이라고
부르면 아브라함의 순수한 혈통적인 족속들을 일컫는 말로, 유대인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 ‘유대인’이란 말은 성경에 많이 나오는데, 주로 신약 성경에 많이 나옵니다.
유대인이란 말은 이스라엘 민족들에 대해 바벨론 포로 기간 이후에 사용되어
왔는데, ‘유다’에 사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이스라엘은 북조와 남조가 서로
갈라져 북조를 이스라엘, 남조를 유다라고 불렀으며 그들이 포로로 잡혀 갈
당시에는 이미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멸망을 받은 후이기 때문에 유다
또는 유다 땅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유대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 그리고 ‘이스라엘’이란 말은 야곱이 얍복강 나루에서 성육신 이전의
그리스도와 더불어 밤새도록 씨름하여 얻은 그의 새로운 이름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언약의 이름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라고 말할 때는,
아브라함의 혈통적 자손들을 언약적으로 부를 때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아브라함의 언약의 자손의 이름으로 불리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까지의 일이요, 그 이후에는 아브라함의 혈통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29절에서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라고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갈라디아서 6장 16절에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이스라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3. 히브리서 기록 동기
본 서신은 배교(背敎)의 위험에 처해 있던 1세기 무렵의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록되었습니다.
1) 배교의 상황은 무엇인가
본 서신이 기록된 1세기 후반은 그리스도인들,특히 유대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박해와 고난을 당하던 시기였습니다. 즉 그들은 동족인
유대인들과 로마 제국으로부터 양면의 핍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고난을 당하였고, 집과
재산까지 약탈당하였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신앙 때문에 옥에 갇히기도 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 때문에 대중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히브리서 10:32~34). 그러나 이 같은 핍박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대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은 역경을 기쁘게 감수하기도 하였습니다(히브리서 10:34).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처음 신앙을 버리고 박해를 받지 않는
유대교로 다시 돌아가려는 배교의 경향을 띠게 되었고, 어떤 이들은 신앙의
길을 더 가보지도 않은 채 세상과 타협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해와
고난이 계속되자(히브리서 12:4) 교회 내에서도 성도들의 신앙이 흔들리는
중에 ‘불신’(히브리서 3:12),‘교육의 부재’(5:12),‘공적 예배의 무성의’(10:25),
‘기도를 소홀히 하는 현상’(12:12),‘불건전한 교리의 유포’(13:9) 등 전반에
걸쳐 신앙이 침체되는 현상이 심화되었던 것입니다.
2) 굳건한 신앙에 대한 권면
그토록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권고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히브리서 기록자는 수신자들을 향해,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을 견고히 잡고 인내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12장 2절과 3절에서 “2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3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치 않기 위하여 죄인들의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자를 생각하라"라고 한 웅변적인 권면의
말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기록자는 여기서 구약성경을 현실에
맞게 풀어가면서, 기독교를 변증하는 방법을 택하여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연약한 신자들을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히브리서 기록자는 구약성경을
기독론적인 관점에서 자세히 설명하며, 유대교의 주장을 통렬히 반박하는
동시에 기독교의 우월성을 입증하고자 한 것입니다.
4. 언제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기록되었는가?
• 히브리서의 저작 연대는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A.D. 95년경에
로마의 클레멘트가 쓴 ‘클레멘트 1서’에서 히브리서를 인용했기 때문에,
히브리서의 기록 연대는 95년보다 후기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히브리서에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A.D. 70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제사장직을 말할 때 과거 시제 대신에 현재 시제를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히브리서 5:1-4/7:21,23,27,28). 이것은 당시에도 제사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줍니다. 그러므로 본서는 A.D.95년 이전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 파괴(A.D. 70년) 이전에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히브리서 10장 32절에 나오는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을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라”라는 표현은 성도들이 A.D.
64년경에 로마 제국의 네로 황제에 의해 박해를 받은 것을 말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 연대를 대략 A.D. 64~67년경으로 보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입니다. 그리고 기록 장소는 히브리서 13장 24절에 보면 ‘이달리야에서
온 자들’에 대한 언급으로 보아서, 로마에서 기록되었다고 추정은 하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
• 한편 본서의 기록 목적은 1차적으로 초대 교회 당시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갓 개종한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유대교의 박해 및 로마 제국의 정치적 박해
등과 같은 여러 가지 고난을 이기지 못하고 로마 정부의 보호 아래 상대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있는 유대교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배교 행위를 막기 위해 기록한
책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오늘날에도 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 신앙을 고백하며 교회의 일원이 되었을지라도, 세상의 유혹이나
교회 내의 어려움과 갈등 문제를 겪으며 신앙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며 다시 세상으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1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2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3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하지 않기 위하여 죄인들이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이를 생각하라”(히브리서 12:2,3) 라고 하며
우리의 본이 되신 그리스도를 끝까지 바라보며 승리하게 하기 위해 기록한 책입니다.
예컨대 믿음의 경주를 경주하고 있는 성도들은 항상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부단히 영적 경주를 해야 하는 자들이기에, 때로 지치고 피곤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성도들은 좌절하거나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말고,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대항하는 자들을 끝까지 묵묵히 참으신그 인내를
본받으며 인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믿음의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먼저 오래 참으심으로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셨기
때문입니다(베드로전서 2:21).
5. 히브리서의 특징들
• 1500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기록된 신-구약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제시합니다. 즉, 성경은 죄인의 구원을 주제로 하는 하나님의 일관된
말씀입니다. 특히 히브리서는 신-구약 성경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도와줍니다.
또한 삼위일체 여호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약 성경의 핵심을 알려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히브리서는 기록자가 자신의 모든 논리 전개의 초점을 기독론에 맞추면서,
그리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서술하기 위해 구약 성경의 모세 오경과
시편을 많이 인용하였으며 나머지는 예언서와 역사서와 잠언을 인용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약의 성전, 제사, 제사장, 의식, 절기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구약의 예식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원하심을
나타내는 그림자 또는 예표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백성은 주 예수 그리스도만으로
구원을 얻게 되며 또한 하나님과 교통하게 됩니다.
• 신약 성경 가운데 유대적 특징이 분명히 부각되는 책으로는 히브리서와 더불어,
마태복음과 야고보서가 있으며 이 모두는 믿음을 주제로 다룬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대상으로서의 그리스도를 묘사함에 있어서, 마태는
다윗의 후손인 왕으로, 야고보는 율법을 온전히 성취하신 능력이 되심을 강조한
반면, 히브리서는 성도의 중보와 구속주가 되시는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그리스도는 인간적인 혈통에 의한 제사장이 아니라,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영원한 제사장 멜기세덱의 반차(班次)를 좇은
대제사장으로서 이 땅의 성전에서가 아닌 하늘의 참 장막에서 무흠하고
완전한 구속(救贖) 희생 제사를 드리신 분이십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의 반차(班次)를 좇아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을
세우셨으나, 시편 110편 4절 말씀과 본 서신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멜기세덱의 반차(班次)를 좇아‘ 새 제사장을 세우셨는데 그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신약 성도는 십자가에서 단번에 자신을 속죄 제물로 드려
영원한 제사장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힘입어, 더 이상 구약 시대의
동물 희생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히브리서 7:1~3/11~27).
• 새 언약의 제사의 본질적 특성
새 언약의 제사는 더 나은 제사입니다. 제사는 그리스도의 제사장 사역의
중심입니다. 그러나 본서에는 체계적인 속죄 교리가 제시되어 있지 않으며,
또한 제사의 방식과 진행 과정보다는 제사의 효과에 더 큰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서에는 '언약'이라는 말이 17회 나타납니다(신약 성경에 총 33회). 기록자는
옛 질서와 새 질서를 비교하는데, '언약' 개념을 통해 서로 비교합니다.
이 언약의 개념은 양 질서의 관계를 서로 묶어 주는 공통분모입니다.
그러면 본서의 '언약' 사상이, 기독교 전체 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언약의 개념 가운데 하나님은, 언약을 성취시키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그리스도가 새 언약의 중보가 되신 것은, 그 백성으로 하여금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기 위해서"(히브리서 9:14,15)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는 새 언약의 중보자로서(히브리서 9:25/12:24) 그의 백성을 위해
간구하시고, 대제사장으로서 그의 백성을 이끌고 하나님께 나아가십니다
(히브리서 4:16/7:/10:22). 그러므로 믿는 이들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모이는 일이 중요합니다(히브리서 10: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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