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빚 바란 드라마 올-인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7회쯤 보다보니
옛날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글을 쓰기 위해 회 차를 리-플레이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피터 팬 증후군이 도져오는 지금, 아련한
노스텔지아에 밥이라도 말아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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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에 이병헌의 아역으로 진구가 나왔더라고요. 놈도 그냥 뜬 게
아니고 '태양의 후예'까지 건 20년이 걸렸어요. 될 놈은 떡잎부터
싹수가 파랬더라는 얘기입니다. 세월이 20년이 흘러, 흘러 이 병헌
53세, 송 혜교42세, 진구43세, 한 지민 41세, 김 효석59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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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병, 또 추억놀이를 하는 것이 현재가 썩 좋지 못하다는 반증입니다.
태국 친구가 두 명이나 우리 집에 오겠다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갈수록 겁이 많아지고 쫌 팽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 은근히 속상하네요.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던 인하는 치수(임 현식)의 손에 이끌려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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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전전하며 생활하게 됩니다. 저는 제 동생 손 붙잡고 양 각리 다리
넘어 탁아소를 다녔습니다. 도박이 뭔지도 몰랐고요. 양 각리는 부모님께서
첫 신접 림을 차린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울 엄마가 딸 둘 낳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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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 낳았으니 모르긴 해도 가슴이 빵빵해졌을 것입니다. 치수는 어린
인하를 이용해 도박판에서 돈을 따게 되고, 인하는 삼촌이 시키는 대로
상대편의 패를 보고 몸짓으로 사인 해주는 초보 사기도박 형태입니다.
저야 예닐곱 무렵 나와바리 라고 해봐야 지침 리 79번지부터 신작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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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칠성 상회가 전부였는데 인하는 나이 일곱에 돈을 벌려고 전국구로
다녔으니 저보다 훨씬 야뭅니다.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도박판을 계속
전전하던 치수와 인하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경찰을 피해 함께
서울 행 기차에 몸을 싣고 상경합니다. 서울로 올라오던 기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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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는 능숙한 솜씨로 삶은 계란을 몰래 훔치게 되고, 이 것을 우연히
수 현에게 들킵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에 인하는 계면적어 하고,
수연은 이런 인하에게 돈을 내고 먹으라고 말하며 자리를 다른 데로
옮깁니다. 재수 옴 붙었습니다. 그때는 기차를 타보는 것 자체가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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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고 삶은 계란은 소풍 갈 때나 먹는 고급 간식이었습니다. 중학교 쯤
가서 친구들끼리 기차에서 나오는 멘-트를 따라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삶은 계란이나 오징어 땅콩 있습니다.” 이윽고 수연의 당돌한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빼앗긴 인하는 그녀가 가지고 있던 뮤직 천사 인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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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게 됩니다. 서울에 도착한 인하 일행은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인하는 소매치기를 도와주게 되지요. 멀리서 이 모습을 또 보게 된 수연은
인하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좋지 않게 비추어지고, 뒤이어 수연 역시 들고
있던 가방을 소매치기 당합니다. 그 시절은 소매치기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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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어머니 친정이 서울이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도 소매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수 현은 소매치기를 뒤쫓지만 허탕, 인하는 좀 전에 있었던 소매
치기의 아지트를 찾아가고, 소매치기 일행 중 제일 우두머리는 이런 인하를
보고 반갑게 맞이합니다. 한 패거리입니다. 인하는 그들이 훔친 물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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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수연의 뮤직 천사 인형을 발견하고는 움찔 합니다. 한편 삼촌은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인하를 다시 학교에 보내기 위해 그를 설득하게
되고, 인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학교로 향합니다. 이미 문제아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인하는 첫날부터 선생님에게 불려가 꾸중을 듣고,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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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원과 마주치게 됩니다. 아, 교실은 제게도 정겨운 곳입니다.
우리 학교는 제가 1회라서 복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나이차이가 두세 살은
보통이고 다섯 살 차이 나는 친구도 있었고요. 저도 인하처럼 무늬만 학생
이었습니다. 동복은 스즈키를 입었고 하복은 긴팔로 만들어 걷어서 입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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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자랑은 아닙니다. 말만 영재학교가 목적인 우리 학교는 광주에서 잘린
애들이 마지막으로 오는 학교로 1번부터 60번 까지 재다 12인치 통바지를
입고 다니는 리틀 깡패들입니다. 꼰대들도 그때는 왜 그렇게 다들 무식했는지
고무 슬리퍼를 벗어 들고 뺨을 때려도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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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으면 동영상을 찍고 난리가 났겠지요. 한편 수연은 돌아가신 엄마의
유언대로 폐인이 다 되어 극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곳에서 교련복을 입은 인하와 만나면서
소년소녀는 썸을 타기 시작합니다. 저는 고2때 처음으로 썸 타는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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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 같은 화실에서 선영이란 1년 후배 여학생과 손도 한 번 못 잡아
본 서툰 사랑을 했지요. 그녀는 피부가 희였고 광주에서 시골로 통학을
했는데 아버지가 생물 선생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같은 화실 강식이
형에게 오지게 얻어맞고 짱 이든 뭐든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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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이도 선영 이를 좋아 했나봅니다. 사랑이 아프다는 것을 저는 이미
고 삐리 때 알았습니다. 멍든 턱 쪼가리를 만지면서. 누군가 남자에게 첫
사랑은 문신이라고 한 말을 몇 번이나 되씹었습니다. 선영아 보고 싶어.
2015.9.28.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