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산 2016.09.05 10:59
모악지맥 2구간
2016. 9. 4(일)
산길 : 밤티재~유각재
거리 : 12.6km / 05:25
밤티재~3.4~배재~2.6~모악산~5.1~유각재
(유각재~21번국도 5.1km)
02(밤티재~유각재).gpx
한달 반만에 다시 신은 등산화다. 초장에 240m 고도의 밤티재 터널 앞에서 화율봉이라 하는 ×609.9봉을 몇번을 쉬어가며 오르면서 모악산은 포기를 했다. 버스가 금산사에서 기다린다 했으므로 어디서든 금산사로 내려가면 될 일이다. 배재까지 가보고 내려가든가 아니면 조금 더 가 장군재에서 내려가면 되겠다 계산을 했다.
한달 반을 쉰 다리 근육도 흐물흐물해 졌지만, 그 보다 '뱃심으로 한다'는 말이 있는데 배에 칼을 대고, 아직 따까리도 안뗀 상태이고 보니 도무지 뱃심을 쓸 수가 없는기라. 그런데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한 발 두 발, 가다보니 모악산을 넘고, 당초 예정대로 21번 국도까지는 못가고 유각치에서 끝을 냈다. 전체 15명 중에서 언제나 선두조 넷만 계획대로 완주했고 나머지는 유각치, 그것도 안되는 몇은 금산사로 내려갔는데, 아직 능선에는 한여름 더운 기운이 남아있어, 나만 그렇게 헤맨건 아니더라.
벌초차량으로 인해 고속도로가 초장부터 막힌다. 장유부터 시작해서 산인 지날 때 까지 정체, 완주군에 들어가고 보니 지난번 도착 시각과는 거의 1시간 차이가 난단다. 계획한대로 끝까지 가겠나 싶은 의문이 드는데, 역시나 다리 짧은 우리(?)는 유각치에서 종료를 선언했다.
11:17 밤티재
12:06 ×609.9m (화율봉)
12:10~12:30 점심
12:46 고수재
13:07 배재
13:26 장군재
14:15 ×775.9m (남봉)
14:30 모악산 (母岳山 △795.2m)
14:51 북봉 헬기장
15:21 매봉 (625m)
15:57 △495.3m 갈림봉
16:35 유각재
밤티 터널 김제쪽 입구(240m)
밤티라는 지명도 전국 곳곳에 흔하다. 밤나무가 많아 밤티라는 유래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만, 유별나게 밤나무 산지도 아닌 것 같고 이 정도의 밤나무 없는 고개가 있나. 내 생각으로는 전국에 있는 밤고개, 배고개는 먹는 밤과 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름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여기는 마을이름도 화율리(禾栗里), 학교도 화율초등학교. 이미 먹는 밤(栗)이 대세를 굳혔다.
완주쪽 안덕마을에서 버스로 올라오면서 터널 우측을 살펴봤으나 칡넝쿨이 너무 빽빽해, 터널을 지나 김제쪽 출구에서 접근을 하고 15분 올라가니 국사봉에서 내려 온 모악지맥 마루금이다.
국사봉에서 내려온 마루금
밤티재
밤티재(300m)
김제시 금산면, 완주시 구이면 경계 [국사봉1.6km 모악산6.2km] 이정표와 주변 안내도에 ‘순례길’이 표기되어 있지만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모르겠다.
북쪽 비탈로 올라붙으면, 경사는 서서히 고개를 쳐들면서 오랜만에 산길에 든 놈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한달 여 만에...
혼수상태
화율봉
×609.9m
작은 돌에다 ‘화율봉’이라 적은 정상석이 있고 이정표는 [모악산정상 / 금산사주차장]이라 해놨지만 금산사 주차장은 아직 멀었다.
지도에는 표기가 없는데, 모악산으로 가는 등산로 곳곳에 설치한 이정표에는 화율봉을 표시했다. 화율리 뒷산이라 화율봉이라 하는 모양이다만, 이정표도 그렇고 등산로의 어떤 지점을 공유하려면 봉우리에 특정 이름이 요긴하게 쓰일 수도 있다.
모악산
여기서부터 모악산 도립공원 영역인지 등산로가 더 넓어졌다. 잠깐 넘어가니 우측으로 트이면서 묘터다. 부부지간인 듯 두 사람 있는데, 예초기를 들고 왔다. 전방으로 모악산 정상부가 한 가득 들어온다. 우측으로는 마이산이 보인다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모악산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없이 넘어간다.
지나오고 보니 그 묫자리 벌초하는 분에게 어느 성씨며 어떻게 설치한 묘터인지 여쭤볼걸 그랬다 싶다. 설마하니 바로 윗 부친은 아닌거 같고 어느 정도 차이가 날법한데 말이다.
아래쪽에 웅성거리는 소리는 아마도 점심자리를 편 모양이라. 내려가니 비탈에 [화율봉 609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지고 올라가다가 무거워서 대충 박아놓고 간 모양이재.
비탈길에 박힌 [화율봉] 이정표
12:10~12:30 점심
마누라의 특별식을 꺼내니 다들 놀랜다. 평소에는 편의점표 김밥 한 줄이나 빵 한 조각이 전부였는데, 보통 정성으로 만든 반찬이 아니라. 한번씩 병에 걸려 볼 필요도 있네~^^
모악산으로 가는 길가 이쪽 저쪽 며느리밥풀꽃이 지천이다.
모악산 도립공원이라...
며느리밥풀꽃
고수재
고수재 (550m)
왼쪽으로 청련암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김제시에서 설치한 이정표와 안내도라 그런지 등산로 표시가 전부 서쪽 금산사 방면으로만 표기되어 있다. 이제는 모악산쪽으로 진행하면서 어디든 왼쪽으로 내려가면 금산사로 떨어지겠다.
고수재를 지나 올라가면 우측 안덕리 방향으로 능선이 하나 갈라지고, 지맥은 왼쪽으로 급하게 꺾인다. 정점 오르기 전에 왼쪽 사면으로 꺾어 내려간다.
땅바닥에 먼저 떨어진 밤송이가 흩어져 있다만 영글려면 아직 멀었다. 대창골 이정표에는 금산사쪽(위험) 표시를 했다.
로프쳐진 산죽길을 다 내려가면 배재다.
대창골
배재
배재(510m)
사람들이 한 무리 있길래 우리 선두조인가 싶었더만, 다른 팀이다. 하여튼 우리 선두조 그 사람들은 시작할 때 요~땅, 하면 마치고서야 만날 수 있으니.
1차로 배재에서 하산할까 싶었더만, 아직은 걸을 만하다. 하나 더 넘어 장군재까지 가보자. 화율봉 오름길에 진을 뺐지만 그 이후로는 순탄한 능선길이라 힘이 비축이 되었는지 하산할 생각이 없어졌다.
배재에서 올라선 540에서 모악산이 더 가까이 다가왔는데 사진 찍을 틈은 주질 않는다
땅바닥에 붉은 열매가 흩어져 있다. 어던건 발ㅇ[ 밟혀 짓이겨지기도 했는데 산딸나무 열매다 전에 언제 이걸 누가 구지뽕 열매라 하는 바람에 정신없이 따담느라 난리를 치루고 나중에 내려와서야 구지뽕이 아니라 산딸나무라 했더니 슬그머니 쓰레기통에 버리던 우스운 이야기...
장군재
장군재 (500m)
이정표기중에는 [장근재]라 해놓고 왼쪽 금산사쪽은 [위험]하다 해놨지만 길은 아주 잘나있다.
자, 이제 여기서 결정을 해야된다. 이제 올라가면 790되는 모악산까지 300m를 꼬박 쳐 올라야 되고 포기 하려면 여기서 금산사로 내려가야 된다. 컨디션 상태는 힘은 들지만 못갈 것도 없겠다 싶은데, 혹시나 수술부위가 잘못될까 염려도 된다. 내 뱃가죽 땡기는 사연도 모르는 구사장님은 천천히 쉬어가면서 가자며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서가자고 은근히 보챈다. 예라이 가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10분 올라가다 계단에 퍼질러 앉았으니 뒤에 쳐졌던 희중아우랑 셋이 올라온다. 그 열에 구사장님 묻혀 보내고 나니 좀 낫다. 바로 뒤에 바짝 붙어서 먼저 가라해도 가질 않고 내 뒤꽁무니만 따라오니 은근 부담이 되었는데 아무도 없으니 더 널널하다.
한 달 후에~
단풍잎은 아직 새파랗게 탱글탱글하기만 하다.
허우적거리면서 30분을 올라가니 [장근재길] 이정표 기둥을 지나고 조망데크에 닿는다. 정상부의 방송국 시설물이 바로 코앞에 와있다.
금산사, 금평저수지
남봉 헬기장
×775.9m
모악 남봉이라는 헬기장이다. 동쪽 너머로는 구이저수지와 호남정맥 경각산 치마산이 보인다. 숨을 고르며 앉았으니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어디가지 가느냐며 말을 거는데, 유각치까지는 1시간, 21번 국도까지는 3시간, 어쩌고 하는게 도무지 믿음이 안간다.
여기서 정상으로는 능선은 연결이 되지만 방송국 울타리가 길을 막아 아래쪽으로 쑥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계단길이다.
구이저수지
직진불가
쑥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갈담11
모악산 (母岳山 795.2m △갈담11)
정상부는 방송국 중계소 건물이 차지했다.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 1등삼각점이 있고 건물의 옥상이 사실상 모악산의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전라북도 김제시, 전주시, 완주군이 갈라지는 세시봉이다(三市峰). 세 곳 어디서나 오를 수 있지만 김제 금산사에서
동쪽 완주군 구이면 구이주차장 모악산 등산로 입구에는 고은시인의 모악산 시비가 있다.
내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
방송국 옥상이 정상이다
북(전주시)
북서 (모악지맥)
서 (금산사, 금평저수지)
남 (올라온 길)
장군재,... 밤티재 쪽
동 (구이저수지, 경각산)
세시봉
사통팔달
금산사 갈림
북봉 헬기장
금선암 갈림
매봉 (×563.9 갈림봉)
매봉 (625m)
지도에는 지명표기가 없는 봉. 남서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며 ×563.8봉을 거쳐 금산사로 내려간다. 금산사 골짜기의 북쪽 울타리라 하겠다. 지맥은 우측 [독배]마을이고, 서쪽으로 九城山(489.7m)에 이어 북으로는 전주시가지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매봉 전망대
전주시
매봉길 (△495.3 갈람봉)
△495.3m 갈림봉.
우측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에는 [전주 주차장] 이정표. 지맥은 왼쪽 [독배길]이다.
모악지맥은 출입금지
독배주차장 갈림길
정면 [출입금지]로 막아놓은 길이 지맥이고 독배마을은 전주쪽 유각재 아랫마을이다. 앞에 가던 선두는 줄줄이 독배마을길로 들어선다. [출입금지]는 당연히 들어가면 안되는 길로 알고 있는 착한 사람들...^^
유각재 건너편 봉우리(459.7)
유각재
유각재 (230m)
지도에 표기는 없지만 김제쪽 아랫마을이 유각마을이라 유각재(유각치)라 해 본다. .
오늘 예정된 목적지는 아직 멀었다. 앞에 솟은 459.7봉을 넘어 매봉산, 매봉을 지나고 구덕마을로 떨어지는 약 5km 구간이 더 남았다. 5km의 거리보다도 고개 건너편에 솟은 459봉이 더 기를 질리게 한다. 선두는 언제 지나갔는지 꽁무니도 보이지도 않고, 시간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남은 기력이 완전제로다.
부산멋진사람들
소머리국밥
올해 팔순이신 전회장님
겨우 육십에서 비실거리기는...
첫댓글 오랜만에 부산 멋진분들과 함께 이어진 모악지맥 길입니다.
산길따라 가는 길은 밤티재에서 모악산 너머 유각재까지 진행하셨군요.
정감어린 정을 함께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입니다.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모악산의 작금 상황을 확인 할 수 있으니 반갑구요.
늘 건강유념하시는 산행길.. 쾌유하심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얼굴뵈니 반갑습니다. 조은산님!
오래만에 인사 드립니다.꾸벅,
여전히 열심히 가시는군요. 늘 안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번 모임때 조은산님이 해주신 오징어숫불구이가 생각납니다 ᆢ 언제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