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중심… 홍보에 적합" 지역 내 관광지가 '인생샷 명소'로 알려지면 젊은층·외국인들까지도 입소문 빠르게 퍼져
지자체가 직접 계정 만들기도 서울시 팔로어 12만명 달해… 부산 경찰도 활동에 적극적
경기 양주시는 요즘 인스타그램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양주 나리공원은 주말마다 하루 관광객 약 2000명이 몰린다. 양주시는 지난 9월 있었던 '2017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에서 천일홍과 색깔이 비슷한 핑크뮬리(아프리카 분홍억새)를 한 귀퉁이에 심었다. 이곳이 인스타그램을 쓰는 젊은 층 사이에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이른바 '핑크뮬리 성지(聖地)'로 알려지면서 축제가 큰 인기를 끌어 지난 7일 폐장 때까지 사람이 몰린 것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나리공원'이 태그된 게시물만 3만5000건이 넘는다. 양주시는 애초 관광객 수를 최대 30만명으로 예상했으나, 인스타그램 덕에 150만명이 몰렸다. 양주시 농촌관광과 김남삼 팀장은 "핑크뮬리가 다른 종자보다 세 배 정도 비싸지만 홍보 효과가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며 "사람들이 사진을 잘 찍으려고 너도나도 밭에 들어가서 제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사실 홍보 차원에서 사진을 찍도록 그냥 두기도 한다"며 "내년에는 핑크뮬리밭을 더 넓힐 예정"이라고 했다.
각 지자체에서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 내 관광지가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생샷 명소'로 한번 알려지면 젊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다. 전주시 시민소통담당관실 장경선 주무관은 "전주 한옥마을이 처음엔 블로그에서 알려지기 시작해 2010년쯤 페이스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요즘은 그 역할을 인스타그램이 대신하고 있다"고 했다. 전주 한옥마을 내의 한복 대여숍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인스타그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스타그램에 사람들이 올린 전주 여행 사진에는 어김없이 한복을 빌려 입고 한옥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등장한다. 장 주무관은 "인스타그램이 글보다 사진 중심이기 때문에 관광지 홍보에 더 적합하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직접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활발히 활동하기도 한다. 팔로어 12만명인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 인스타그램을 팔로하고 사진을 올리면 추첨해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 밖에 가을에 찾기 좋은 서울 명소들도 사진 한 장, 1분짜리 영상으로 요약돼 올라오고 있다.
페이스북에 재밌는 게시물을 올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부산 경찰도 최근 '부폴스타그램(부산 폴리스+인스타그램)' 활동에 열심이다. 소셜미디어 홍보를 담당하는 부산경찰청 황윤경 순경은 "페이스북은 이미 유령 가입자들이 많아져 홍보 효과는 인스타그램이 더 커서 인스타그램용 영상을 따로 편집한다"며 "사람들이 일단 사진부터 보기 때문에 예쁘거나 귀여운 콘텐츠 중심"이라고 했다. 최
근 반응이 좋았던 게시물은 휴일에 외출했다가 '몰카남'을 검거한 여자 경찰 사진이었다. 해당 경찰의 셀카 사진을 먼저 올리고 활약상을 짧게 덧붙이는 식이다. 한 남자 경찰의 사진 밑에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덧붙었다. "얼마 전 해운대에서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했던 ○○○ 순경의 셀카 입수! 저는 잠시 (잘생긴 이 경찰관을 보러) 해운대 좀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