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布衣交集(표의교집)>의 主人公(주인공) 楚玉(초옥)이다. 11ㅡ1
禁忌(금기)란 것은 언제나 사람들의 强(강)한 欲望(욕망)을 억압하고 제지한다. 여기 미모와 지성을 갖추고 主體的(주체적) 열정까지 있어 그에 걸맞는 남성과의 사랑을 꿈꾸나 남성들의 利己心(이기심)과 時代的(시대적) 倫理觀(윤리관) 等(등)의 장애에 부딪혀 상처를 입고 타협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선택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바로 <布衣交集(표의교집)>의 主人公(주인공) 楚玉(초옥)이다.
제목 '표의교집'이란 布衣之交(포의지교)와 비슷한 뜻으로 布衣(포의 : 벼슬이 없는 선비)와 庶民(서민)의 交際(교제)를 의미한다.
身分(신분)이나 地位(지위), 명예를 떠나 利益(이익) 따위를 바라지 않고 人品(인품)을 매개로 한 교제를 比喩(비유)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冊의 내용은 멋진 제목과는 달리 有婦男(유부남)과 有夫女(유부녀)의 戀愛談(연애담)이다.
초옥은 자기의 宿願(숙원)이던 글 잘하는 선비로 인식되는 李生(이생)을 만나 그를 욕망한다. 이러한 욕망을 追求(추구)하는 것은 마침내 착각과 오해로 어그러진다.
초옥은 유부녀인데도 不拘(불구)하고 積極的(적극적)으로 이생에게 求愛(구애)할 뿐 아니라 終局(종국)에는 제 書房(서방)에게 악을 쓰며 대들고, 끝까지 姦通(간통)한 이생을 斗頓(두둔)한다.
이 이야기에는 勸善懲惡(권선징악)의 교훈 따위란 없다. 주인공인 초옥은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이다.
또한 남녀의 사랑이 主를 이룬다는 點에서 기존 傳記小說(전기소설)과 脈을 같이 하지만, 두 주인공이 旣婚者(기혼자)라는 點(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同治(동치) 甲子(갑자) 1864年부터 丙寅(병인) 1866年 사이의 한양을 주 무대로 삼고 있는 이 작품은 이전 소설과는 다르게 時空間(시공간) 배경과 사건이 事實的(사실적)이고 具體的(구체적)이며, 19세기의 풍속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서사의 日常性(일상성)과 具體性(구체성)을 이 정도로 立體的(입체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은 거의 없다.
두 주인공이 만난 곳이자 작품의 주요 背景地(배경지)는 閔宮(민궁)이 있었던 安洞(안동), 草洞(초동), 道詵庵(도선암), 北漢山(북한산), 僧伽寺(승가사), 景慕宮(경모궁), 中區(중구) 乙支路(을지로) 2, 3街, 水標洞(수표동), 長橋洞(장교동), 苧洞(저동) 2街에 걸쳐 있던 竹洞(죽동) 等으로 무척 事實的(사실적)이고 具體的(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