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한약 감기약 이용하기 (참살이 2011-10)
정말 계절은 속일 수 없다. 추석이 지나도록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가 지나고 나니,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오싹 소름이 돋는다. 이렇게 일교차가 심하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다. 아닌 게 아니라 감기 때문에 한의원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예전에는 양방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먹다 먹다 안 나아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새는 감기 걸리면 바로 한의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항생제 남용을 걱정하면서 한의원으로 찾아오는 분들도 있고, 평소 위장이 약해 아예 양방 감기약을 포기하고 한약으로만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 한의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알아보자.
보통 감기로 한의원을 찾아가는 경우, 3가지의 약 형태 중의 하나가 처방된다. 첫 번째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이다. 초기 감기이거나 거의 나아가고 있을 때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가루 형태의 감기약이 있다. 달여 먹는 첩약에 비해 효과가 약하지만, 보험이 적용되므로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들 중에는 똑같은 가루약을 주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 보험 감기약 또한 증상에 따라 다 다르게 처방된다. 주로 ‘삼소음’이나 ‘소청룡탕’ 또는 ‘구미강활탕’ 등의 여러 가지 보험약이 처방되는데, 역시 한의사가 정확히 진단을 한 후에 처방된다.
두 번째는 며칠 분씩 달여 주는 첩약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보험 가루약이 잘 듣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는 체질과 증상에 맞게 원장이 직접 처방하여 감기약을 달인다. 환자가 오면, 진맥을 한 후에, 그 때부터 약을 달여서 주기도 하고, 유행하는 감기나 독감이 있으면 그에 맞춰서 미리 예비조제를 하여 처방하기도 한다. 보통 이 정도 처방이면 감기가 잡힌다. 필자의 경우에는 신종플루 환자를 며칠 분 첩약으로 치료한 경우도 있다. 물론 이 또한 한의사가 알아서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을 해준다.
세 번째는 한제 분씩 달여 주는 보약이다. 증상이 아주 심하거나 면역력이 약해져서 좀 낫다가도 증상이 반복적으로 악화되는 경우에는, 며칠 분 첩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기침 증상이 심해져 해수병으로 전변이 되었거나, 비염이나 기타 증상으로 합병증이 생겼을 때는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보약을 써야만 듣는다. 물론 이럴 때는 이미 실험적으로 면역세포 합성을 촉진시켜 저항력과 기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판명 난 녹용을 같이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보약으로 감기를 치료하는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 중의 하나가 빨리 한의원에 오지 않고 늦게 찾아오는 경우이다. 감기가 걸렸을 때, 서둘러 치료하지 않고 한두 달씩 질질 끌다가 한의원에 오게 되면, 거의 보약을 써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감기를 이겨내기에는 기력을 너무 많이 소모시켰으므로, 맞서 싸울 기운을 보강시켜야만 치료가 되는 것이다.
많이 알고 있다시피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다. 그런데 똑같은 바이러스가 쳐들어와도 어떤 사람은 끄떡없고 어떤 사람은 바로 감기에 걸려서 골골 거린다. 그건 왜 그럴까? 답은 역시 본인의 면역능력 차이 때문이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감기가 잘 낫지 않는 사람은 누구 탓도 아닌 바로 자기 탓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남들은 인체에 쳐들어온 바이러스를 잘 막아내서 감기에 안 걸리는데, 자기는 부실한 기력 때문에 못 막아내고 감기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감기 걸리면, 가능한 빨리 한의원을 찾아가자. 내 몸에도,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그 방법이 가장 최선이다. 고생할 것 다 고생하고, 몸과 마음이 다 쇠약해진 상태로 한의원에 찾아가게 되면, 늦게 나을 뿐만 아니라 약값 또한 비싸지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저렴하고 안전하게 한의원 한약을 이용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