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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나팔꽃
조 수 정
저를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교만한 꽃이라고 고개 젖지 마세요
꽃으로 태어났어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아픔 그대는 모르실거에요
속 깊이 맺힌 사랑 꽃잎을 휘감으며 하늘 향해 터트리는 거에요
거절받은 나의 노래 가시 열매는 씨앗을 보호하기위한 애닯은 사연이랍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지 마세요 사랑은 소유할 때 무너지지요 제 안의 독은 당신을 지키기 위한 약이랍니다
돌을 던져도 좋아요 모두가 오해해도 견디어 낼거에요 그냥 바라만 주세요 당신에게는 꽃으로 남고 싶어요
흰독말풀과에 속한 꽃으로 잘 알려진 천사의 나팔꽃은 꽃이 아래로 향했다 해서 겸손한 꽃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마의 나팔꽃은 같은 과에 속했지만 꽃잎이 하늘 위로 향해서 교만을 상징하고 열매도 가시로 변한다해서 이름이 정반대로 지어졌지요
두 꽃다 줄기나 잎의 즙에는 미비한 독이 있지만 한방에서는 잎과 씨를 말려 마취제, 복통, 류마티스 관절염 등 약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말로 듣던 악마의 나팔꽃을 시골 한적한 들녘에서 처음 본 순간 얼마나 아름답고 빛이 나던지... 단번에 이 꽃이 악마의 나팔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때로 이름은 그 존재의 운명을 만들기도 하지요
돌아오는 순간 계속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가녀린 꽃이 저에게 호소를 하는 듯 마음에 여운이 떠나지 않았지요
그래 너의 아픔을 보듬어줄께 사람들의 편견에 붙여진 이름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아름다움을 뿜어내니 너야말로 꽃중의 꽃이로구나
나에게 너는 특별한 꽃이야 순결한 아픔, 거절받은 진실이지 이름을 지어줄께 " 천상의 나팔꽃 "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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