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다녀온 속리산 토끼봉의 Behind Story를 소개하고자 한다.
속리산 토끼봉은 묘봉과는 다른 별개의 암봉으로 릿지 코스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토끼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토끼굴을 통과해야 하는데 대게 산행객들은 토끼굴 입구에 배낭을 두고 맨몸으로 토끼굴을 통과하여 잠시 토끼봉에 다녀온다.
우리는 토끼봉의 시그니처인 모자바위에서 비박을 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배낭을 끌어올리고 정상박을 하는 스타일이다.
토끼봉 전방 토끼굴...
너덜너덜한 테잎 슬링이 걸려있는데 잡고 올라서서 작은 굴을 기어서 통과해야한다.
아무리 작은 배낭도 메고 지나갈 수는 없는 구조다.
토끼굴을 통과하기 전에는 다이어트를 하면 좋다 ㅎㅎㅎ
체중이 제법 나가는 열정님이 고생한다.^^
토끼봉 전방에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 소나무 가지에 자일을 걸고 배낭을 끌어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올라간 인원들과 잘 협동하여야 한다.^^
청천님이 노련하게 잘 끌어 올리신다.^^
소나무 가지에 자일을 걸어서 무거운 배낭을 완력으로만 끌어 올리기는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네스를 차고 확보기를 이용해서 체중을 실어서 배낭을 끌어 올려야 하고
가능하면 자일은 Dynamic 자일 보다는 Static 자일이 좋다.^^
만약 이런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끌어 올리면 A급 배낭도 한 30년 된 노련한(?) 배낭으로 재탄생한다.^^
토끼굴 부근에서 만나는 또 다른 암릉구간.
줄이 걸려있으나 줄이 없어도 통과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으나 초보자가 있을 때는 안전하게 자일을 내려주는게 좋다.
토끼봉 정상 풍경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있어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토끼봉을 올랐으면 내려갈 때도 생각을 해야한다.
배낭을 메고 자일을 내리고 하강하는 게 좋다.^^
토끼봉에는 쌍볼트는 아니지만 외볼트가 1개 박혀있어 하강할 때 확보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백업을 위해 뒷쪽에 있는 소나무에 자일을 한번더 고정하고 하강을 한다.
이 소나무에 클로브위치(까배스통) 매듭으로 백업을 해둔다.
한등 출신이신 청천님이 도와주셔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된다.
외볼트에는 두줄 하강이 가능하도록 60자를 반자로 꺽어 킥드로를 이용하여 또 다시 클로브위치 매듭으로 각각 외줄을 고정하여 백업을 하고 두줄 하강을 실시 한다.
내가 암벽을 처음 배운지는 대략 35년이 넘었는데 요즘의 트렌드는 좀 다른듯 하다.^^
외국에서는 자일을 내릴 때 "Rope"라고 외친다.
요즘은 "줄 내려갑니다" 하고 얌전히 자일을 던지는 영상을 많이 보게 되는데 나는 구식이라 그냥 "낙자"라고 외친다 ㅎㅎ
자일을 던질 때는 가능하면 잘 사려서 중간자를 먼저 던지고 막자를 천천히 내려주는게 꼬이지 않고 좋다.
등산학교를 다니거나 벽을 타러 가면 항상 자일을 밟지 말라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정작 왜 그러면 않돼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이는 드믈다.
특전사 복무시에는 자일을 밟았다가는 람보(?) 선배님들에게 '멤매'를 당하거나 '땟찌'를 당하곤 했다. ㅎㅎㅎ
본의 아니게 실수로 자일을 밟는 순간,
번개 보다 조금 빠르게 날라오는 고참들의 이단옆차기에 먼저 하직할 판이었다^^
사실은 밟으면 안돼는 이유는 자일을 바위에서 밟게 되면 슬립으로 낙상사고를 당하기가 쉽상이며...
등산화로 자일을 밟는 순간 신발 바닥의 돌가루들이 자일의 외피에 스며들어 자일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왜? 무엇 때문에?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주고 가르쳐주는 선배가 진정한 실력자이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처음 해보는 초보자들은 항상 두번 체크하고 다른이가 크로스 체크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베테랑도 바위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하강이다.
요즘 대세는 튜브형 하강기, 일명 돼지코, ATC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구시대 사람이라 그냥 8자 하강기가 익숙하다.
본인에게 가장 익숙한 장비와 매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비가 개발된 이후 결함이 발견된 장비들은 과감하게 사용을 중지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군대에서 하는 것 처럼 도약하여 급속하강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것은 자일을 상하게 하는 매우 위험한 기술이다.
그리고 두줄 하강으로는 절대 그런 급속 하강이 되지 않는다^^
좌우를 잘 살피며 하강 속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하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하강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배낭만 따로 하강시키고 맨몸으로 하강하는 것도 좋다.
특히 토끼봉은 다시 배낭을 메고 토끼굴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 하기에 그냥 암벽으로 바로 배낭을 내리는 것이 빠르고 안전한 하산이다.
무거운 박배낭을 Self Belay 없이 내리다가는 잘못하면 배낭 보다 자기가 먼저 아래쪽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반드시 Self Belay를 하고 하강기를 이용하여 천천히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뒷쪽 소나무에 고정자일을 깔고 자기확보를 하고 내리고 있다.^^
인수봉 남벽을 하강하는 버티고^^(2007년 사진)
60자 한방에 하강이라 장쾌한 맛이 있어 좋다.^^
가끔은 짤라먹은 자일 때문에 2~3미터가 부족하여 체중을 실어 심하게 자일을 늘려서 하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산을 다니다 보면 전문등반이 아니어도 필요한 기술들이 있다.
여유있을 때 기본적인 매듭법이나 하강법 등에 대해서는 배워두면 좋다.
함께 하는 파트너의 안전 뿐만 아니라 본인의 안전에도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강체험 및 기본적인 매듭법 교육은 기회될 때 다시 시도해볼 예정이다.
2021년 2월 속리산 토끼봉의 뒷 이야기.
첫댓글 이게 본편인듯싶소
본편 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재밌쏘? ㅎㅎㅎㅎ
난 이런게 자꾸 무서워지는거 보니 나이드는개벼.. 하여간 믓짐^^
비티고와 함께 하면 전혀 무섭지 않쏘 ㅎㅎㅎㅎ
항상 안전하게^^
무리는 안하는것이 좋지요~ㅎㅎㅎ
안전이 최곱니다^^
넹 최대한 안전하게 살살 갈거에유 ㅋㅋ
배움에 기회를 주시오....
기회되면 한번 더 가시죠^^
교과서?~~ㅎ
버티고가 아니면 힘들어.
산악극복입니다ㅎㅎ
가을에 한번 더!
그래봅시다~~~ㅎ
재미붙였꾼 ㅋㅋㅋㅋ
멋있는 우리 단장님...💗
또 반했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