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출현
인류의 기원을 과학적科學的으로 해명한 최초 인물은 다윈(1809∼1882)이다. 그는 1859년 《종種의 기원》에 “모든 생물은 살아가기 위해 몸의 구조나 기능을 자연 환경에 알맞도록 조금씩 변화 · 발전시켜간다.”라는 ‘생물 진화론生物進化論’을 펼쳤다. 다윈 진화론의 대강大綱을 말하면 ‘지구에 처음에는 아주 하등下等생물이 출현했는데, 그것이 차차 고등高等생물로 진화했고, 마지막에는 사람과 가장 닮은 유인원類人狼(고릴라 · 침팬지 등)이 인간으로 완성完成되었다.’쯤 된다.
사람이 유인원과 구별되는 시초적始初的 특징을 선보인 것은 직립 보행直立步行을 통해서였다. 아프리카에 처음 출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남방의 원숭이)”는 400만 년 전부터 50만 년 전까지 존재했다. 그들은 두 발로 서서 걸으면서 간단한 석기石器도 만들어서 썼지만 두개골 용적이 고릴라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현존 인류의 1/3 정도).
빙하 시대氷河時代
원시 인류는 빙하기氷河期라는 어려운 시대를 겪었다. 약 100만 년 전에 시작된 빙하기는 그 이후 약 100만 년에 걸쳐 네 차례나 반복되었다.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인 간빙기間氷期에는 기후가 다시 온화해졌지만, 혹독한 기후 변화를 겪는 동안 인류를 포함한 지구 생태계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마지막 제4 빙하기가 끝난 것은 약 1만 년 전으로, 이때부터 인류는 오늘날과 같은 기후를 누리며 눈부신 활동을 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고생인류古生人類
50~2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견줘 두뇌 용량이 2배쯤 되는 신인류(호모 에릭투스)가 인도네시아 자바, 중국 베이징, 독일 하이델베르크 등지에 출현했다. 베이징 원인 화석이 발견된 동굴에서는 돌과 짐승 뼈로 만든 원시적인 도구, 그리고 불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원인猿人(원숭이 인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약 20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 인이 나타났다. 독일 네안데르탈 계곡에서 처음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그 후 유럽과 아시아 대륙 각지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들은 앞선 원인보다 훨씬 우수한 석기를 만들어 썼고, 사람이 죽으면 매장埋葬을 하면서 사자死者가 생전에 쓰던 물건을 함께 땅속에 묻었다. 매장 풍습은 네안데르탈 인이 상당한 지적知的 수준에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원시 인류들은 빙하기를 견뎌내지 못하고 순서대로 멸종해 현생인류와 직접 관련이 없는 까닭에 모두 고생인류로 분류한다.
현생인류現生人類의 등장
오늘날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현생인류는 빙하기가 끝나가는 약 4만 년 전에 출현했다. 프랑스 크로마뇽 인, 이탈리아 그리말디 인, 중국 상동인 등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는 현대인과 흡사한 신체적 특징과 지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교한 세석기細石器와 골각기骨角器를 만들어서 썼고, 활과 화살을 발명해 활발하게 짐승을 사냥했다. 크로마뇽 인이 거주했던 유럽 각지 동굴에서 발견되는 훌륭한 짐승 그림은 그들이 뛰어난 예술 재능도 가졌음을 증언해준다. 크로마뇽 인은 백인종, 그리말디 인은 흑인종, 상동인은 황인종의 조상으로 추측된다.
인류의 3대 발명
직립直立보행으로 손의 자유를 얻게 된 인류는 도구道具를 사용함으로써 생활 향상과 두뇌 발달을 이루었고, 불[火]로 고기를 익혀 먹음으로써 수명 연장을 이루었으며, 언어言語를 사용함으로써 지혜를 공동체共同體와 후대後代에 남기는 역사歷史를 창조創造할 수 있었다.
도구는 처음에는 나뭇가지 등으로 만들었지만 돌로 제작한 것 외에는 모두 썩어 없어졌으므로 석기시대石器時代만이 인류의 초기 역사를 고증해준다. 석기시대는 돌을 그냥 깨뜨려서 만든 뗀석기를 사용한 구석기舊石器시대, 돌을 갈고 닦아 효율성을 높인 간석기를 쓴 신석기新石器시대로 나눈다. 구석기인들은 돌을 깨뜨려 만든 외날찍개, 쌍날찍개, 주먹도끼 등을 썼다. 네안데르탈 인은 돌의 얇은 조각으로 칼 · 송곳 · 창날 등을 만들었고, 구석기시대 말의 크로마뇽 인은 짐승의 뼈와 뿔로 만든 연장과 낚시 · 활 등도 발명했다. 그렇지만 구석기인들은 농사와 가축을 운용할 줄은 알지 못했다.
구석기시대의 종교와 예술
구석기인들은 추위, 맹수 등을 피하기 위해 동굴을 집으로 삼았다. 에스파냐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 라스코 동굴 등 구석기인들이 남긴 벽화는 아득한 옛날 그림이지만 현대 예술에 못지않을 만큼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은 단순한 미술작품으로가 아니라 주술적呪術的 신앙을 벽화에 담았으므로 식량이 많이 잡히기를 기원한 짐승 그림, 다산多産을 염원한 풍만한 여자 그림 등을 남겼다. 이는 당시에 이미 종교宗敎가 싹트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