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하룻밤’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실습 전 모집된 인원은 총 10명이었지만 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리다 보니 하나, 둘 참여를 못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남은 인원은 단 세 명입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첫 회기 때 세 명 중 두 명이 못 온다고 했습니다. 방과후 때문에 30분 늦게 온다는 이하온 양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방과후 일정이 없는지 하온이는10시에 딱 맞춰서 왔습니다. 그래도 하온이 밖에 없는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순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정식 오리엔테이션은 2회기인 목요일로 미루고 하온이와 약소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전날 ‘도서관 여행’에서 만났던 저희였기 때문에 자기소개는 생략했습니다. 대신 다음 회기 때 새로 만날 친구들과 자기소개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도서관에서 하룻밤’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무엇을 할 건지, 디데이 전 어떤 내용에 대해 회의를 할건지 등을 말해주었습니다. 고맙게도 하온이는 귀기울여 들어주고 잘 따라와주었습니다.
약 20분간 준비한 내용을 소개하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면지와 색연필을 가져오니 하온이는 실컷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부채도 만들었습니다. 다 만들고 흔들더니 부채가 아니라 새 같다고 합니다. 둘이 크게 웃었습니다.
수 십 분간 놀고 쉬다가 다시 사업 얘기로 돌아왔습니다. 도서관에서 하고 싶은 것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얘기가 나왔습니다. 미리 영화를 몇 개 고르면 좋겠다 싶어 보고싶은 영화가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인사이드 아웃2 보고싶어요.”
“어... 그건 조금 힘들 것 같아.”
너무 보여주고 싶고 저도 보고 싶은 영화지만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를 보여줄 순 없었습니다.
“다른건?”
“사랑의 하츄핑이요!”
“그건 아직 개봉을 안했네?”
쉽지 않습니다.
결국 티빙의 영화-애니메이션 카테고리를 보여줬습니다. 다행히 하온이가 관심을 가집니다. 코난, 신비아파트, 포켓몬, 엉덩이 탐정 등 보고싶은 것들을 많이 적었습니다. 이 중에 다른 두 아이들이 보고싶은 영화가 있길 바랍니다. 본래 도서관에서 하는 사업이니 만큼 동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만화영화를 담다 보니 겉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하나 담았습니다. 사업 얘기는 여기까지 했습니다. 세 명 중 한 명 밖에 안왔기 때문에 너무 많은 내용을 하면 다른 아이들이 따라오기 벅찰 것 같아 그만 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하온이와 놀았습니다.
“하온아 이제 뭐하고 놀까?”
“할리갈리 해요.”
할리갈리 했습니다. 본능대로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종을 먼저 눌렀고 두 번 이겼습니다. 너무 냉정하게 한 것 같아 조금 미안했습니다. 다른 게임 했습니다. 제기차기는 둘 다 한 개씩 밖에 못 차서 금방 관뒀습니다. 공기를 가지고 와 알까기 놀이 했습니다. 1승 1패 기록했습니다. 하온이가 기뻐하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이렇게 첫 만남을 마무리 했습니다. 우선 하온이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담당하는 사업의 첫 날인데 한 명만 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그만큼 그 아이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온이와 많이 친해진 것 같습니다.
다른 두 아이들과의 만남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첫댓글 1명밖에 안왔다고 실망하는게 아니라 1명이라도 하는 마음으로 첫회기를 잘 진행해주어 고맙습니다
하온이와 친해지는것을 얻었다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을 배려해서 너무 사업 이야기를 많이 안한것도 잘했습니다
아이 한명에게 집중하기, 여럿이 오면 또 여럿이 오는대로 그렇게 상황에 따라 잘 대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