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보내는 회고사
겨울나무를 보며
봄날의 아름다움과 금빛 가을을 떠올립니다
남 진 원
( 강원문인협회 회장)
계절은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 있습니다. 나무들은 그간의 수고로움을 결실로 맺어 열매를 달았다가 잎을 떨구고 열매를 떠나보냅니다. 이별의 아픔을 보람으로 맞이하는 걸 봅니다.
올해는 우리 집 옆의 감나무들이 가지가 찢어질 듯이 감들을 매달았습니다. 오래된 감나무라서 감의 크기는 굵지 않았지만 가지들이 팔을 늘어뜨리듯 휘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빈 감나무를 봅니다. 붉은 잎들은 바람이 거두어 가고 잘 익은 감들은 사람들이 거두어들였습니다. 남은 감들은 겨울 새들의 몫입니다. 휘어져 있던 감나무의 나뭇가지들은 한결 편안해 보입니다.
그간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우리 문학회가, 미소로 지은 옷처럼 아름다운 소통과 화합의 문학회가 된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2021년 봄, 강원문인협회의 대표를 맡은지 어언 4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조용히 내려놓습니다. 저 나무들의 모습처럼 저도 ‘비어있음’의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원수 선생의 동요 ‘겨울 나무’ 한 소절이 떠오릅니다.
평생을 살아도 늘 한 자리
넓은 세상 얘기는 바람에게 듣고
꽃피는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섰느냐
꽃 피던 봄 여름을 생각하며 바람 따라 휘파람을 불고 선 의연한 한그루 겨울나무처럼, 삶의 휘파람을 불며 의연하고 행복한 나무처럼 살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한 마음 다시 전해 올립니다. 새로운 이연희 회장님의 회원들에 대한 존경과 깊은 사랑은 남다를 것입니다. 빛나는 강원문학의 발전을 믿으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회원님들, 돌아오는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좋은 작품 쓰길 기원하옵니다.
남 진 원 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