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집안에서 뒹굴뒹굴
덩치가 산만한 아들녀석 아직도 엄마 팔 만지면서 좋아라 한다
궁여지책으로 여름내 몇 번 가동하지 않은 에어컨 틀고
물침대보다 더 좋은 아들녀석 배를 베고 누웠는데
갑자기 치킨을 걸고 공기 놀이 하잔다
녀석이 엄마를 공동묘지 삐비껍데기로 아나~~~
지금은 흔해빠진 플라스틱 공기가
우리의 어릴적엔 작은 돌맹이가 우리들의 재산이였었다
공기놀이하다 잃어버린날은 종일 우울했었고
재산을 다 잃고나면 그늘 밑에서 손뼘을 돌리며 땅 따먹기로
놀이를 전환하고 그도 다 잃고 나면
오래되어 삭아 끊어지는 고무줄을 몇 번씩 이어 묶어서 고무줄놀이
하루, 삔치기, 등등....
우리세대는 그렇게 놀다가도 끝나면
공기는 한데 모아서 다음 놀 것을 생각했고
잃어버린 땅은 발로 쓱쓱 밀어서 경계를 없애면서
히히덕 거리며 노을을 등뒤로하며
집으로 가곤 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우리들의 유년시절이 평생 재산이였던 것 같다
지금의 아이들처럼 무었이든 계산하고 이익에 적합하면 놀고
적합하지 않으면 관두는 세대가 아닌
아무 생각없이 놀이에 집중하다 끝나면 툭툭 털고 일어나
해맑은 웃음을 남기고 안녕하는
그래서 이저저도 아닌 우리의 세대를 우린 다들 잘 견디고
아름답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는 모셔야 하지만 우린 자식들에게 의지해서는 안되는
이도저도 아닌세대
우리가 지낸 유년시절에
벌써부터 몸에 익힌 까닭에
부모는 봉양하되 자식은 털어 낼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하면서
아들녀석과 게임은 3판2승 도전에 올 승으로 혼줄을 내주었지만
어쩔수 있겠는가
치킨은 치킨대로 아들녀석 입속에서 몸살을 앓았다
첫댓글 구절구절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군 글쓰는 소질이 생동감있어 잘 읽어 보아네....
그런데 아쉽게도 얼굴 기억이 너무나 희미에 미안해 다음 모임때 꼭 사진처럼 기억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