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확량 늘고 생산비 절감 효과
김현주 대표(46)는 클로렐라 재배법을 도입하기 전,딸기에 흔히 생기는 흰가루나 곰팡이병 방제를 위해 약 100만 원의 비용을 들였다. 당시 6600㎡(2000평) 규모의 연동 비닐하우스를 방제하는 데 노력과 시간을 많이 들였다.
“제천시농업기술센터 추천 및 시범사업으로 배양기를 도입해 딸기 재배에 활용했습니다. 방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현재는 10만 원 정도로 종전보다 90% 정도 줄었습니다. 방제 노동력을 줄인 것도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어떤 해에는 주기적으로 클로렐라를 시비했더니 아예 병균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효과가 높습니다.” 클로렐라 농법 성공 여부를 지켜보던 인근 농가들이 이제 김 대표가 배양하는 클로렐라를 가져다 쓰고 있다. 김 대표는 27농가로 구성된 제천얼음딸기작목반 회장을 맡고 있다.
“기술센터에서 설치해준 배양기를 이용해 약 15일 간격으로 클로렐라 배양액을 생산합니다. 이를 인근 농가들이 가져다가 사용합니다. 배양에 들어가는 미생물 먹이나 통을 구입하는 것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드시 하루에 한 번 이상 배양 통을 흔들어줘야 배양이 원활해집니다.” [농가 현실에 맞는 최적 배양 비율 중요] 김 대표는 “배양액 농도에 관한 연구 결과와 실제 적용 방법이 농가나 지역 특성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다”면서 “농가 현실에 맞게 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배양액 시비는 약 7일 간격으로 육묘 단계에서 수확이 마무리될 때까지 꾸준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양액 농도를 딸기 모 유년기(육묘 단계)에는 1500~2000배, 중년기(화방 생성)에는 1000배, 노년기(수확기)에는 700~1000배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는 기관에서 보급하는 조견표 비율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물별로 상태가 다르고 고설베드·토경재배와 같이 재배 방식도 다르므로 농가만의 최적 배합 비율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2년 전 김 대표는 육묘에서 고농도 클로렐라 배양액을 시비하는 바람에 딸기 생장이 억제되는 낭패를 겪기도 했다. 당시 딸기 육묘를 500배·1000배 두 종류로 나눠서 시험한 결과, 500배에서는 성장이 오히려 억제된 반면 1000배쟀 배양액을 뿌린 육묘장의 모는 비교적 튼튼하게 자랐다고 한다.
“특히 저는 관주보다 엽면시비로 배양액을 공급합니다. 가령 1000배 비율의 배양액을 관주시비하면 관에 녹태가 끼어 가끔 막힙니다. 어느 곳이 막혔는지 모르기 때문에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엽면시비를 하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관행보다 수확량 10% 늘고 과육 단단해진다] 김 대표는 클로렐라 사용 뒤 균 발생 억제 효과 외에 수확량과 품질 향상 효과를 경험했다. 작기는 8월 말∼9월 초 아주심기한 뒤 11월 25일부터 첫 수확에 들어간다. 지?해만 특이하게 11월 3일 첫 출하를 했다. 보통 5~6화방 수확이 끝나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한 작기가 마무리된다.
“클로렐라를 사용한 뒤 비닐하우스 1동당 수확량이 평균 10% 늘었습니다. 특히 잎이 단단하게 자라고 과육의 경도가 높으며 열매도 다소 커져 특품·상품 비율이 늘어난 것도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됩니다.” 토경재배하는 김 대표는 연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토양 관리에도 공을 들인다. 우선 인근 농가와 달리 6월 초 딸기 작기가 끝나면 최소한 3개월 정도 휴경기를 갖고 땅심 회복에 힘쓴다. 특히 비닐하우스 안의 7줄 ?랑 전체를 해마다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30㎝씩 이동시키면서 연작 피해를 줄인다. 가령 올해 비닐하우스 내 7줄 이랑을 맨 왼쪽으로 붙여 재배했다면, 다음 해에는 토양을 정비하고 맨 오른쪽으로 붙여 이랑을 조성한다. 이렇게 하면 첫해 이랑의 자리는 고랑이 되고, 고랑이었던 곳은 이랑이 돼 사실상 토양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높이 90㎝ 이랑, 딸기 뿌리 생육에 좋은 효과] 김 대표는 다른 농가와 달리 이랑을 90㎝ 정도 높게 만들었다. 이는 보통 이랑 높이보다 약 30㎝ 이상 높은 편이다. 이렇게 높인 이랑은 뿌리 조성을 튼실하게 하고 지면에 붙어 있는 비닐을 개방할 수 있기 때문에 과습으로 인한 작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랑이 높으면 55마력 저상 트랙터를 사용해야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높게 만든 이랑은 지상과 90㎝ 떨어져 있어서 멀칭을 개방할 수 있습니다. 환기가 원활해지면서 습기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날 농장에서는 마침 수확과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반 딸기와 달리 선명한 붉은색 딸기가 포장지 안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토경재배로 딸기를 생산하는 이유는 딸기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한 신념 때문입니다. 또 딸기 빛깔이 검붉은 이유는 하루 정도 수확을 늦춰서 숙기를 제대로 지키기 때문입니다. 아직 유통 현장에서 이런 특장점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딸기 본연의 맛을 내려면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토마토ㆍ애호박 등 과채 재배에 도움] 클로렐라는 딸기뿐 아니라 토마토나 애호박과 같은 작물에도 효과가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2015년부터 클로렐라 농법 실증 및 시범 사업을 추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충북도농기원에 따르면 클로렐라 농법을 떵입한 청주시 애호박 생산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기존 재배법보다 생산량이 23% 증가한 반면, 비료 사용량은 17%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애호박 재배 시 가장 어려움을 겪는 ‘흰가루병’ 발생도 줄어 방제 비용이 24% 절감됐다.
진천군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는 생산량이 관행 농법에 비해 약 10% 늘고 당도 역시 7브릭스에서 9브릭스로 높아졌다. 또 토마토 잎의 색이 진하고 생육도 좋아져 내병성이 강해짐에 따라 고품질 무농약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었다.
충북도농기원 관계자는 “클로렐라를 활용한 신기술 실증 및 시? 사업을 거쳐 다양한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클로렐라를 활용한 신기술을 확대 보급해 농가가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