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야기는 실화다.
학원에서 생물 강의할 때다.
새벽에 봤던 남학생이 저녁 강의도 듣는 것을 보고
"넌 새벽에 강의 듣더니 저녁에 와서 들으면 힘들지 않니?"
"전 새벽에 강의 듣지 않아요. 회사에서 지금 막 와서 강의 듣는데요."
"내가 분명히 새벽에 너 봤어."
"정말 저 일찍 일어나서 회사에 가기 때문에 새벽반 강의 못 들어요."
새벽반에 가서는
"너 어제저녁반 강의 듣고 새벽에 또 들으려면 피곤하지 않니?"
"저 회사에서 오후반이라 저녁 강의 들을 수 없어 새벽에 듣는데요."
"어제저녁반 내강의 듣던 남학생이랑 키, 목소리, 체격 얼굴 생김 똑같은데.."
"정말 저는 새벽반만 들어요. 시간이 없어 저녁에 강의를 못 들어요."
저녁반에 가서 똑같은 말을 하면
"저 새벽반 못 들어요. 시간이 없어서요."
"그럼 혹시 너와 닮은 친척 있니?"
"없어요."
나는 새벽반에 가서도, 저녁반에 가서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나는 학생들이 내 말이 이상해서 새벽반 학생들은 저녁에
저녁반 학생들은 새벽반에 강의를 들으러 와서는 보더니
"선생님! 정말 똑같아요?"
드디어 회사가 쉬는 날 학생들이 주선해서 둘을 만나게 했는데
둘이 서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둘은 각자 집에 가서 부모님 양가의 혈연관계를 조사해 봤지만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둘은 의형제를 맺고 다음에 학생들은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어떻게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데 이렇게 닮을 수가 있지요?"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가 남과만 결혼을 하고 땅이 좁으니까
유전자 총체(gene pool =유전자 풀)가 되어 혈연이 전혀 없어도
두 사람이 똑같은 유전자를 갖게 되어서 일어나는 현상일 거야."
"선생님! 그래서 불교에서 억겁을 지나면 같은 인연을 만난다고 하나 보아요?"
"그런 말도 있어. 윤회라는 말이 있긴 하지."
"그런데 말이지 우린 죽어서 정말 분해되면 그냥 우리 몸을 이루었던 원소들로 남을 거야."
"그러니까요. 그 원소들이 다시 다른 생물에게 들어가고 들어가고를 거듭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