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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뮤지션 현용선 선생님과 글쓴이(이성우)가 나눈 일련의 Q&A 또는 토론 글을 모았습니다. 원래는 현용선 선생님의 페이스북과 민영석선생님 카페에서 대화 나눈 글인데, 둘을 종합하여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우리 둘 다 시간과 감정을 적잖이 투여한 게 아까워서 말입니다.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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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현용선 선생님의 페이스북에 이성우가 올린 글>
모든 음악은 (도,미,솔) 중의 한 음으로 시작해서 (도)로 마치거나(장조 곡), (라,도,미) 중의 한 음으로 시작해서 (라)로 마쳐야(단조 곡) 합니다.('거짓마침'은 논외로 치고)
내가 아는 한 이것은 음악이 음악으로 성립하기 위한 정언명령(무조건 그러해야 하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카리나 연수 받다가 교재에 나오는 어떤 악보가 “레(D)에서 시작해서 레(D)로 끝나는 것”으로 표기되어 이런 게 있을 수 있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내가 아는 분과 전화 통화로 도리안 스케일의 modal 음악이라고 하셔서 제가 품은 의문 가운데 큰 부분이 해결되었습니다.
그 분이 레슨 중이셔서 길게 통화하지 못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악보의 기보 문제입니다.
즉, 사진의 악보는 잘못되었습니다.
이 곡은 기본적으로 ‘라단조(D 마이너)’로서 높은음자리표 다음에 조표로 b이 하나 그려져야 합니다. 그리고 파(B)에 해당하는 부분에 제자리표 처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따라서 계명창 또한 “레-미 / 솔 파...” 이렇게 부를 것이 아니라 “라-미 / 레 도 /...” 이렇게 부르는 것이 맞지 않나 싶은데...
제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기보법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요?
참고로, 사진은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악보인데, 제가 받은 교재에도 사진과 똑같이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아마 오카리나 교재에 이 악보가 그대로 복사되어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현용선 선생님의 답변>
Modal 음악은 메이져(도미솔)와 마이너(라도미) 두가지만 음악의 토닉(으뜸화음) 이라고 보는데서 벗어나 이를 확장해서 스케일에서 나오는 코드들 모두가 한 음악의 중심이 될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재즈에서 이를 이용해 작곡한 곡으로 대표적인 예로
So What(Dorian)
Nardis(Phrygian)
All Bluse(Mixolydian)
전부 조표는 C key 를 사용합니다.
그전까지 음악은 Ionian(major), Aeolian(Natural minor) 두 가지 모드의 음악에 갇혀 있었다고 볼 수 있죠.
위 악보의 계명창은 조표에 맞게 레로 시작하고 끝나도록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성우의 댓글>
어제 전화로도 그렇고 용선 뮤지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가 새로 안 사실은,
1) 선법(mode)이 곡 중간에 일시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곡 전체가 modal 음악으로 작곡될 수 있다는 것
2) 조표와 무관하게 선법 특유의 규칙성으로 악보가 그려질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그러나 이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계명창(solfege)의 문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D-dorian scale의 경우, 레미파솔라시도레(23456712)로 솔페이지 할 것이 아니라, 라시도레미“피”솔라(123456#71)...로 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단순한 제 주관적 생각이 아니라 음악적 근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오래 전부터 재즈 학도들에게 생각을 전하고 싶었던 부분이기에 길게 제 생각을 펼쳐보겠습니다. 나중에 민영석선생님 카페에 올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D도리안 음악도 결국 ‘라도미’에서 시작해서 ‘라’로 마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제가 말한 음악의 법칙(정언명령)이 깨지지 않습니다.
이 악보는 조표로 b을 표기한 뒤에 6th note(B)에 제자리표를 붙여서 표기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그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저렇게 한 것은, 곡 전체가 D-도리안임을 선명하게 나타내고 싶은 작가의 의도성의 표명이라고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용선 씨가 예로 든 마일즈 데이비스의 곡 가운데 <Nardis>는 조표로 #이 하나 그려진 상태에서 Em로 시작과 마침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네요.
<현용선의 답글>
네! 정말 nardis와 all bluse 는 책마다 조표가 다르네요(리얼북,콜로라도북 비교). 아마 선생님과 같은 이론을 가진 분이 악보를 그렸나 봐요.
선생님의 계명창 이론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 이론에 따라 표기를 한다면 말씀대로 So What 이 플랫이 붙어 있는 게 일관성 있겠네요.
하지만 음악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이론'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사물을 바라보고 정리하고 분류하는 자기들만의 설명방식일 뿐입니다. 이것이 '법칙'이 되려면 예외가 없어야 하는데 음악은 예외들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제가 쓰고 있는 책도 기존 이론들보다 예외 없는 이론들을 몇 개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정언명령이 음악의 '법칙'인지 하나의 '이론'인지는 예외들의 존재여부를 찾아보심이 좋겠네요.
로크리안으로 작곡된 음악이 있다면 도미솔과 라도미 둘 다 없는 음악이 있는 거겠죠. 리디언과 믹솔리디언의 중간인 아이오니언, 도리안과 프리지안의 중간인 에올리언(중간이라는 말은 양쪽으로 음이 하나만 바뀌면 갈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가지가 각각 메이져와 마이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도 와 라 의 이론은 매우 설득력 있습니다. 하지만 로크리안으로 작곡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예외가 되겠지요.
그리고 조표에 관한 부분도 화성기능이론으로만 본다면 Ckey 곡인 나르디스가 토닉(Em)에서 토닉(Em)으로 끝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곡의 전체에서 F음만 사용되고 코드도 Ckey 만의 코드(FM7)가 사용 됩니다 즉 설명하기 나름입니다^^;
<이성우의 댓글>
modal 음악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하지 못합니다. 제가 가진 음악적 지식은 tonal music에 국한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혼란과 함께 새로운 앎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겪으면서 전율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덜이든 토널이든... 음악의 기본은 있지 않나 싶고... 최소한 '음악교육'이라는 차원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가는 이론, 즉 음악교육방법론이라는 차원에서 제 생각이 맞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재즈라는 심오한 음악세계에서 통용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기성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혁파할 수 있겠죠.
민영석 선생님 카페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지금 현용선 뮤지션님과 토론하는 이 주제를 떠나 제가 평소 고민해오는 근본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제 관점을 풀어 봤습니다.
일신우일신, 늘 성장해가는 음악적 삶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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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재즈뮤지션 민영석 선생님의 카페에 이성우가 남긴 글>
언어에서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는 밀접하게 관계있습니다. 귀머거리가 곧 벙어리가 되는 이치는 듣기와 말하기의 필연적인 연관성을 시사해 줍니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음이나 악보를 읽는 능력은 플레이나 즉흥연주 그리고 작곡 능력의 바탕이 됩니다.
문제는 악보를 읽는 방법인데, 다장조(C Key) 혹은 가단조(Am Key)의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내림표(b)나 올림표(#)가 붙은 조의 경우엔 악보를 읽거나 계명창(solfage)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이 ‘정통의 길’과 ‘편법의 길’로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쉬운 예로 [애국가]의 경우 조성이 G Key인데, “솔 도시라 / 도 솔 미 솔”로 읽는 방법과 “레 솔 피 미 / 솔 레 시 레”로 읽는 두 가지의 방법이 가능합니다. 전자의 경우를 이동도법이라 하고 후자를 고정도법이라 합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각각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이동도법은 으뜸음을 기준으로 한 스케일 내의 음들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음감(전문적인 용어로 조성 도식 tonal schema이라 합니다)을 터득하기 쉬운 장점이 있는 반면, 조가 바뀔 때마다 읽기가 어려운 단점을 지니며, 고정도법은 이와 정반대의 장점과 단점을 가집니다. 그러나 보통의 인간에게 내재된 음감은 상대음감이기 때문에 tonal schema를 바람직한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이동도법’이 유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음악교육에서 ‘이동도법’을 채택하여 지도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음감’이라는 것은 음악적 능력이란 측면에서 무의미합니다. 민영석 선생님은 이에 대해 “절대음감이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다”라고 말씀하시던데, 이 말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란 뜻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는 축구선수가 덤블링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와 같다고 봅니다. 골을 넣고 나서 어떤 선수는 덤블링을 하면서 화려한 골세러머니를 펼칩니다. 이러한 동작에 팬들은 환호하고 스타플레이어는 이러한 쇼맨십을 통해 자신의 인기 확보에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쇼맨십은 어디까지나 쇼맨십일 뿐 축구선수의 본질적 자질과 무관한 능력입니다.)
고정도법보다 이동도법이 왜 정통한 방법인지, 그리고 절대음감이라는 것이 왜 무의미한 것인지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제가 생각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흔히 이웃집 초등학생이 동요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동요이기 때문에 웬만한 청음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저절로 악보가 그려집니다.(이 음감 능력이 ‘토널 쉐마 tonal schema’입니다.) [퐁당퐁당]을 연주하면 “도 레 미 미 / 도 미 솔라솔-”과 같은 식으로 저절로 들립니다. 그런데 만약 연주자가 이 곡을 G키로 연주한다 하더라도 똑같이 “도 레 미 미 도 미 솔라솔-”로 들리지 “솔 라 시 시 / 솔 시 레 미 레-”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곡이 악보 상으로 G키로 주어진다면, 음악적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솔 라 시 시 / 솔 시 레 미 레-”로 읽는데, 이것은 음악적으로 난센스라는 것이 제가 이 글을 쓰는 요지라 하겠습니다. (내 생각에, 고정도법을 채택한 음악교육시스템에서도 tonal schema는 으뜸음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음감, 즉 스케일 디그리로 인식하도록 지도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그저 편하기 때문에 이러한 편법을 남발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그릇된 방법에 정당성을 억지로 부여하기 위해 ‘절대음감’이니 하는 논리를 들이 댑니다.(자신은 절대음감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고정도법보다 이동도법을 추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말하겠습니다.
이동도법은 어떠한 Key의 음악이든 주어진 조성 내에서 으뜸음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음의 가치에 대한 인식방법이라 했습니다. 이것을 음(note)이 아닌 화음(chord)의 예를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주어진 조성 내에서의 1도화음(tonic)을 기준을 기준으로 상대적인 화음값으로 dominant(5도화음), sub-dominant(4도화음)을 인식합니다. 이것은 음악의 기본으로서 화성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런 기초 지식을 기반으로 기타 반주를 합니다. 이를테면, 8번째 마디에서 1도로 끝나며(종지법), 그 앞의 화음은 5도 화음으로 인식합니다. 이 경우 연주자들은 G키에서 5도는 D, 4도는 C라는 지식이 필수적인데, 전문적인 뮤지션이라면 이러한 상대적 화음관계를 12키 모두에 적용하여 메모리 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정도법을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죠. 상대적 화음값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화음에 대한 음감을 가져서 연주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된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를 지닙니까? 메시가 덤블링을 할 수 있고 없고가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상대적 음감이 아닐까요? 즉, 지금 흐르는 음진행의 화음이 6도다 하는 것을 인식하는 상대적 음감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리고 이동도법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나중에는 더 쉽습니다. 반대로 고정도법은 처음에는 쉽지만 깊이 들어가면 더 머리 아픈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 좋은 예가, 조옮김입니다. 상대음감을 이용한 이동도법에 충실한 사람은 C키의 곡을 G키로 연주해야 할 때 곧바로 플레이가 되지만, 고정도법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조옮김이 바로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떤 돌발상황에서 “무능하다”라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논의를 확장해서 modal scale에서도 고정도법이냐 이동도법이냐 하는 쟁점이 부각될 것입니다.
D-dorian scale의 예를 들어 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스케일을 (레-미-파-솔-라-시-도-레)로 인식합니다. 그런데 제 관점에서는 이것은 왜곡된(그릇된) tonal schema을 구성하기 때문에 음감 능력 형성에 방해가 됩니다. 저는 초등음악교육자인데, 만약 학생들에게 도리안 스케일을 가르칠 일이 있다면, (라-시-도-레-미-피-솔-라)로 지도하겠습니다.
미국에 유학 가서 음악 교육을 받은 분들은 솔페이지를 계명창이 아닌 숫자로 부르더군요. 이 숫자가 scale degree라 하는 것이죠.
그런데 D-도리안 스케일의 스케일 디그리 순서가 (2-3-4-5-6-7-1-2)가 되나요? 아닐 겁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스케일 디그리에서 첫 음은 ‘1’이 되어야 합니다. - 솔직히 100퍼센트 자신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신 분들의 도움말씀을 기다리겠습니다. - 제 관점으로는 (1-2-3-4-5-#6-7-1)로 솔페이지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음악교과서에서 설명하고 있는 ‘장음계’의 정의 또한 첫 음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음정 관계의 배열 순서로 제시되어 있는데, 일종의 스케일 디그리의 개념입니다. 즉, 7개 음의 배열에서 3-4음과 7-8음이 반음이고 나머지는 온음으로 배열된 것이 장음계이고, 2-3음과 5-6음이 반음으로 배열된 스케일이 단음계입니다. 도리안이니 프리지안이니 하는 스케일도 이런 식으로 정의됩니다. 도리안의 예를 들면, 첫 음을 기준으로 한 음의 배열이 (온음-반음-온음-온음-온음-반음-온음)으로 이루어진 스케일입니다.
7개의 modal scale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으뜸음과 제3음과의 관계에 따라 ‘메이저 계열’과 ‘마이너 계열’로 나뉘어집니다. 1음과 3음의 음정이 장3도인 메이저 계열은 (아이오니언, 리디언, 믹솔리디언)이 있고, 1-3음이 단3도인 마이너 계열은 (도리언, 프리지언, 에올리언, 로크리언)이 있습니다.
아이오니언 스케일에 대한 보편적인 tonal schema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이고, 에올리안은 (라시도레미파솔라)입니다. 이를 기본으로, 리디언 스케일의 경우는 아이오니언 스케일에서 제 4음이 반음 올라간 것으로 인식하여 (도레미피솔라시도)로 솔페이지를 해야 하고...
도리언 스케일의 경우는 에올리언 스케일을 기본으로 하여 제6음을 반음 올린 것으로 인식하여 (라시도레미피솔라)로 솔페이지를 하여 tonal schema를 정립해 가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에 나오는 D-dorian mode의 곡에 대한 솔페이지는 (레 라 솔 파 / 미 레 도 / 레--) 가 아니라, (라 미 레 도 / 시 라 솔 / 라--)로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제 생각인데... 잘 모르겠습니다.
modal 음악에 대해서는 제가 이론적으로나 실기 면에서 접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못합니다. 그냥 제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그러나, 제 글에서 (.......) 앞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드린 말씀이었다는 사족을 남깁니다.
<현용선의 답글>
제 짧은 생각 덧붙여 드립니다.^^
선생님이 갖고 계신 의문이 약간 모호해서 나누겠습니다.
1.'도'와 '라' 두가지만 1 이 될 수 있다 / 아니다 의 문제 아닐까요?
만약 이것이 문제라면 더 나은 답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래에 설명)
2. 고정도법과 이동도법? 이 문제와는 사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레로 시작하든 라로 시작하든 둘다 완전한 이동도법이기 때문이죠.(위 악보가 우연히 Ckey 라서 조금 헷갈리시는 듯.. 저 악보를 F key로 전조해도 단순히 레냐?라냐? 의 문제 입니다. 고정도법은 저 음악을 Fkey로 전조했을때 첫음을 솔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따라서 1번에 대한 답변을 집중적으로 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일뿐이니 참고만 하시길..
처음에 사람들이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음악에 익숙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음에서 가장 강력한 첫 울림 3개를 꼽자면 도, 도, 솔, 도, 미, 솔, 도...
이것을 한 옥타브로 넣으면 도미솔이 됩니다.
여기에 파와 시가 더해지면
배음이론과 강진행(완전5도하행) 이론에 모두 부합되는 V7 (Dominant chord;딸림화음=작곡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이 만들어집니다. 솔,시,파
여기에 도와 미 사이에는 정가운데 레가 채워지고 솔과 시 사이에도 정가운데 라가 채워져 반음,온음만으로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 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도'로 시작하는 이 도레미파솔라시도 라는 툴(Tool)이 기본적인 음악을 만드는데 가장 쉬운 툴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을 가지고(흥얼거리고,, 작곡하고) 놀았습니다.
어느 날 '라'부터 계이름을 불러보니 느낌이 사뭇 어둡게(?) 느껴짐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구분을 짓기 위해서 메이져와 마이너 스케일이라는 명칭이 생겨났습니다.
(레나 미로 시작할 수 도 있었을 텐데 라로 시작한 것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봅니다. 이건 순전히 제생각!!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뱀 나올 것 같은 스케일(프리지안? 로크리안? 같은 스케일)이 훨씬 많이 쓰이는 나라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마이너의 대표주자로 '라'를 택했지요! 문제는 여기서부터 많았습니다. 마이너 스케일은 V7이 없었던 것이죠. 처음부터 불완전한 스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하모닉 마이너와 멜로딕 마이너라는 새로운 놈들이 등장했죠.
마이너 곡을 작곡 할 때는 내츄럴마이너와 하모닉마이너 그리고 멜로딕마이너가 멜로디와 코드 측면 모두에서 혼용됩니다.(클래식, 가요, 재즈 모두 마찬가지)
결국 멜로딕 마이너까지 온 상황에서 굳이 마이너스케일을 '라'로 시작해야할 것인가에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멜로딕마이너는 메이져 스케일에서 3도만 b3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솔페이지할 때 라시도레미피실라로 할 것이냐.. 도레메파솔라시도로 할 것이냐 의 싸움이 생기죠.
(왜냐하면 솔페이지는 일단 부르기 쉬워야하는데 라로 시작하는 것은 기존의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다른 음이 파#(피)과 솔#(실) 2개나 있고 도로 시작하면 단 한음 미만 미b(메)로 바꾸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여기서 제 경험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어렸을 적부터 나쁘지 않은 상대음감을 가졌습니다. 쇤베르크나 민영석 선생님의 곡만 아니라면 처음 듣는 한두마디안에 바로 '도'가 들리고 계명으로 자동으로 바뀌어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윗글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이것은 음악에서 매우 필요한 재능이죠.
그런데 이것이 처음 힘들었을 때가 바로 하모닉 마이너와 멜로딕 마이너가 마구 섞여있는 클래식을 들었을 때입니다. Am곡이라면 마지막에 파#솔#라(피실라) 부분이 자꾸 라시도로 들리기 때문이죠. 결국 이때부터는 타고난 것이 아닌 훈련이 필요했지요. (내추럴 마이너스케일이라는 불완전하고 인위적인 스케일 때문에 기존 도레미파솔라시도와는 다른 두 가지 툴 라시도레미파실라와 라시도레미피실라를 연습해야했습니다.)
그 후 재즈를 하게 되었고 So What 과 같은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그 역시 Mode 라는 인위적인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였죠.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이 부분의 경험입니다. 이때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처음 하모닉마이너 스케일과 멜로딕마이너 스케일을 접했을 때와는 달리) 아! 음악이 도(or 미,솔)와 라(or도,미)로만 시작되고 끝나는게 아니구나!
레나 파로도 시작될 수 있다!!! 라고 사고의 전환만 하자마자 기존의 툴이었던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작동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So What을 계명창 할 수 있었고 스티브바이 등의 Lydian 스케일 음악도 계명이 잘 들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음악이 머리 속에서 떠올라 작곡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Mode라는 것은 하모닉-멜로딕마이너처럼 온음반음관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레미파솔라시도 하나의 툴로만 계명창을 할 수 있습니다.
즉 D도리안 음악은 단지 마이너코드로 시작되고 끝맺을 뿐 그 내용은 완전한 메이져스케일(우리가 처음 사용한 기존 툴)입니다. 이것을 다르게 부를 필요는 없죠. 단적으로 로크리안 음악은 라로 시작하면 어려워서 부를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들리지도 않는다는 거죠.
음악을 중간부터 듣는다면, 음악 좀 한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도가 어디인지 알고 계명으로 부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음악 안에 쓰여진 멜로디들 중에 반음들의 위치에만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 계명들은 분명 "라시도레미피솔라"가 아닌 "레미파솔라시도레" 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확신합니다.)
하모닉마이너, 멜로딕마이너가 추가되어서(Am곡이라면 피나 실 같은 계명이 추가되어서) 계명창이 조금 복잡해 졌듯이 모드마다 새로운 툴들을 만들어야한다면 계명창이 매우 복잡해지겠죠.
사실 멜로딕마이너는 도리안이 우리가 처음 사용했을 내추럴 마이너였다고 가정했을 때(즉 '레'가 마이너의 대표주자로 뽑혔다면)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을 하모닉마이너입니다. (이 점 매우 중요하니 잘 생각해보시길!
그러면 멜로딕마이너가 레미파솔라시디레 로 라시도레미피실라 or 도레메파솔라시도 보다 부르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부르는 게 편하므로 이렇게 계명창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국 이도 저도 헷갈린다 하면 숫자로 가죠. 그렇다고 숫자가 부르기 편할까요?;; 숫자는 듣는 연습만 됩니다. 아 저음이 기준음(그 곡에서 '도' 또는'라'라고 생각하는 음)에서 몇 도 관계의 음이다 이런 것을 알아차리는 훈련이죠.
메이져? 마이너? 모드?
범주를 어떻게 넣느냐는 자유죠. 뭐가 맞다 틀리다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말씀대로 사용하기 쉽고 부르기 쉽고 이동도법으로 쉽게 들릴 수 있도록 하는것이 중요한 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저 곡은 '레'로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만약 곡의 끝까지 시b이나 도#이 안나온다면 더더욱!)
<이성우의 답변>
토론의 배경
이 글을 쓰는 저는 초등교사로서 20여년간 현장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음악을 가르쳐오고 있습니다. 이 말은 현재 제가 지닌 음악적 역량의 깊이는 일천하며 특히 재즈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는 말씀입니다.
방학을 맞아 요즘 오카리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교재 속에 <카고메와 이누야사>라는 일본 애니 OST 곡이 나오는데, 조표가 하나도 없는 C 키의 곡인데 Dm로 시작해서 Dm로 마치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 저는 어떤 사람이 이 곡 악보를 옮기면서 “어처구니없이” 조표 처리를 빠뜨렸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이 음악을 들어보니 악보가 맞았습니다. 순간, 멘붕에 휩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음악이 가능한가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음악하시는 제 지인 몇 분 – 그 중 한 분이 현용선 선생입니다 - 에게 물어본 결과 이게 modal 음악이란 것과 모덜 음악의 악보는 이렇게 표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곡 중간에 modal scale을 사용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곡 전체를 선법으로 작곡하는 예는 처음 접합니다.
현용선 선생의 페이스북에 제가 질문 글을 올리고 또 현 선생님이 답을 하고 하는 과정에서 토론이 이어지면서, 제 생각에 이 문제는 정말 중요하다 싶어서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곳까지 오게 된 겁니다.
토론의 쟁점
현 선생님과의 토론을 통해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의견이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될 것 같습니다.
1) 같은 점
청음이나 솔페이지에서 으뜸음을 기준으로 한 상대적 음정을 익히는 ‘이동도법’이 바람직하다는 것.
2) 다른 점
제가 현 선생님의 페이스북에 남긴 말을 그대로 옮겨옵니다.
모든 음악은 (도,미,솔) 중의 한 음으로 시작해서 (도)로 마치거나(장조 곡), (라,도,미) 중의 한 음으로 시작해서 (라)로 마쳐야(단조 곡) 합니다. ('거짓마침'은 논외로 치고) 내가 아는 한 이것은 음악이 음악으로 성립하기 위한 정언명령(무조건 그러해야 하는 법칙)입니다.
현용선 선생님의 답변을 듣고 보니, 제가 칸트의 개념을 빌려 말한 ‘음악의 정언명령’은 ‘modal music’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제가 아둔해서인지 아직도 다음과 같은 미심쩍은 부분이 남습니다.
1) 아까 말했듯이 저는 곡 자체가 mode로 작곡된 경우를 처음 접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음악을 처음 접하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처음 접합니다.
지금 제가 문제로 제시하고 있는 음악 악보의 경우, 조표로 플랫이 하나 붙고 제6음(현 선생님의 관점으로는 7th음이 되겠네요)에 해당하는 음 앞에 ‘제자리표’ 처리를 하는 식으로 그려진 악보라면 제가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자, 보십시오! 중요한 것은 악보를 지금 제가 말하는 방식으로 기보한다고 하더라도 이 곡에서 아무런 변화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곡의 정체성은 그대로 D-도리안 모드의 음악입니다.
문제는!
페이스북에서 말씀 드렸듯이, 현 선생님이 예로 든 modal 곡 가운데 어떤 것은 악보가 방금 내가 말하는 식으로 기보되어 있다는 겁니다. 구글에서 ‘nardis’로 검색어를 쳐서 옵션으로 ‘이미지’를 클릭해서 악보를 찾아보면 대부분 C키가 아닌 Em 키로 기보되어 있습니다. 어떤 뮤지션이 C-프리지언 모드의 [Nardis]를 C키로 표기하지 않고 조표로 #을 하나 그려 넣어 첨가하여 Em로 나타낼 때, 이 분은 저의 주장대로 이 곡에서 Em를 3도가 아닌 1도로 본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제가 말한 ‘정언명령’은 모덜 음악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는 것입니다!
2) 방금 제가 예로 든 경우에서 보듯, 모덜 음악의 경우도 제가 말한 ‘정언명령’의 틀 내에서 악보의 표기가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음악의 본질이나 색깔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E-프리지언 모드의 악보를 Em 키로 표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제 생각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인지적 평형"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게 제 주장의 핵심개념인 ‘tonal schema’와 관계있습니다. ('인지적 평형'과 'tonal schema'의 개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부언하겠습니다.
현선생님은, 도리안 모드의 스케일을 (레미파솔라시도레)로 인식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하셨는데, 저같은 경우는 (라시도레미피솔라)로 이해하는 것이 도리안의 색깔이 훨씬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우리 두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tonal schema’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레미파솔라시도레)라는 식의 ‘tonal schema’는 있을 수 없다는 관점을 갖고 있었는데, 오늘 현선생님의 견해를 접하면서 제 생각을 고치게 됩니다.
토론의 핵심 키워드 = 토널 쉐마
이 토론의 핵심 키워드를 하나만 들라면, ‘tonal schema’라 하겠습니다. ‘쉐마’는 인지심리학자로 유명한 피아제(삐아제, Jean Piaget)의 개념인데, 우리말로는 ‘사고의 틀’로 옮겨지지만 쉽게 이해될 성질의 개념이 아닙니다. 이 글 아래에 ‘위키피디어’에서 가져온 용어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용선 선생님이 말한 ‘tool’이라는 표현이 ‘쉐마’를 말합니다.
피아제의 쉐마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화’와 ‘조절’의 개념까지 알아야 합니다. 거기 보면 ‘인지적 평형상태’란 말이 나오는데, 제 주장도 그렇습니다.
‘tonal schema’와 관련하여 어제 글에서 저는 두 꼭지로 나눠 논했습니다. tonal music과 modal music입니다. 제 주장은 토널이든 모덜이든 마이너 곡의 경우, “라에서 시작해서 라”로 마치는 ‘토널 쉐마’가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솔페이지 또한 그렇게 이루어져야 “인지적 평형”을 이루기 쉽다는 겁니다.
‘토널’의 경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고 - 그럼에도 대부분의 학생들, 심지어 재즈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분들도 ‘고정도법’을 고집하는데... 다른 이유보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라 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겁니다 -, ‘모덜’의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용선 선생님의 말을 듣고 보니 제가 헷갈리네요. 그래서 (피아제의 용어로) 새로운 쉐마를 정립하기 위한 “조절”을 해야 하나... 하는 갈등이 생깁니다.
아무튼, 바쁘실텐데 성의있는 가르침 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배경지식 – 피아제의 인지 이론
(출처=위키피디어)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한다는 말은 파란 신호일 때 길을 건너는 것, 구구단을 외우는 것 등을 말한다. 즉 인간의 지적 능력은 타고난 것이되, 그것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인지의 발달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피아제는 도식과 적응이라는 개념을 설정했다.
도식(schema) : 도식은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사고의 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유사한 환경 안에서, 반복에 의해 변화되고 일반화된 행동의 구조 또는 조직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5세 유아가 날아다니는 물체는 새라고 배웠다고 생각해 보자. 이를 통해 이 아이는 "날아다니는 물체는 새와 같다"는 도식을 보유하게 된다.
몇 가지의 도식은 인간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이미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빨기 도식이나 잡기 도식과 같은 것인데, 빨기 도식의 경우 숟가락을 사용하게 되면 형태가 변화하게 된다. 그러나 그 기능면에서 변화된 것은 아니라서 적응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도식을 개발하고, 기존의 것을 변형시키면서 발전하게 된다.
적응(adaptation) : 적응은 환경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도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두 가지의 상호보완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바로 동화와 조절이라는 수단이다.
적응은 우리에게도, 또 동식물에게도 흔히 찾을 수 있다. 홍관조의 수컷은 선명한 붉은색인 반면에 암컷은 눈에 띄지 않게 엷은 갈색을 띠면서 종의 생존에 대한 위협을 줄인다. 이런 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지적으로는 도식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경우, 새로운 도식을 만들거나 기존의 도식을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동화(assimilation) : 동화는 기존의 도식에 맞추어서 새로운 경험을 일반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쉽게 말해 새로운 경험을 기존에 가지고 있는 도식에 맞추어 보는 것을 의미하는데, 만약 새로운 경험이 기존의 도식에 맞는다면 유기체는 인지적으로 평형 상태가 된다.
위에서 날아다니는 모든 물체를 새라고 배운 아이는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보면서도 새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아이는 이것이 털도 없고, 날개도 펄럭이지 않는 등 기존에 알고 있던 새와는 다르다고 느끼게 되면서 불평형의 상태가 된다.
조절(accommodation) : 만약 새로운 경험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식에 맞지 않을 때, 유기체는 불평형의 상태를 겪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평형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식을 변경하거나 새롭게 만들게 된다.
불평형의 상태가 되었던 아이는 이제 새가 아니라고 결론짓고, 그것에 대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과정을 조절이라고 한다. 혹은 누군가가 그것은 새가 아니라 비행기라고 일러 줄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조절이라고 하는데, 조절의 과정에서는 도식의 형태에 질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조직화 : 조직화는 유기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도식을 새롭고, 더욱 복잡한 도식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즉 지금 가지고 있는 도식을 어떤 새롭고 복잡한 구조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아까 새와 비행기를 구분하게 되었던 아이는 이제 날아다니는 대상의 하위 범주로 새와 비행기를 조직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조직화를 거듭함으로써 인지적인 발달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직화는 인지적 발달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
<현용선선생님의 답변>
깊은 토론에 빠져드는것 같아 재미있네요^^
이번엔 제 말이 맞다고만은 할 수 없는 예를 들어봤습니다.
바로 All Blues 라는 곡의 악보인데요, 이 악보는 제 주장을 뒷받침해줍니다.
1도 코드가 도미넌트7th코드이기 때문에 Mixolydian 을 연주하라는 표시로 조표가 C key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보통 접하는 블루스곡(위에 첨부한 Blue Monk나 Straight No Chaser 참고)들은 선생님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줍니다. 도미넌트 7th코드도 결국 메이져이므로 '도'로 읽으라는 표시로 조표가 각각 Bb, F key 로 되어있습니다.
그 아래 두개의 악보를 보세요.
라 피에스타와 브라잇사이즈라이프 두 곡을 예로 들었는데요.
이 두 곡을 예로 든 이유는 이렇습니다.
라 피에스타의 A파트 부분은 즉흥연주에서 기본적으로는 C Major Scale + G# 을 사용합니다. 실제 연주해보면 E 프리지안의 냄새가 강한 곡임을 알 수 있죠. 매우 어울립니다.
E로 시작한다고 해서 이 곡의 조표가 만약 샾이 4개 붙었다면 그러한 내용을 담을 수 없는거죠. 그러면 처음 이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이 곡의 원래 느낌을 모르고 연주하게 됩니다. B파트에서는 정확히 A key 로 전조된 것을 표현해주는 것으로 볼 때 조표를 이용하여 곡 내에서 전반적으로 사용 가능한 스케일(Center key)을 제시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펫메쓰니의 브라잇사이즈라이프의 예도 비슷합니다. 조표를 보지 않았다면 첫 Gmaj를 1도 로 인식하고 피아노 반주 및 즉흥연주, 혹은 빅밴드 편곡 시 대선을 사용할 때 연주자가 G Ionian을 사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조표가 D key 임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D major scale 의 음들을 사용하여 Gmaj가 결국 G lydian이 어울림을 알게 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재즈에서는 아무 소용없습니다. 일부러 반대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재즈라는 음악의 법칙이니까요. 하지만 토널 음악의 관점에서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정말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지금 이 토론을 계속하고 싶네요.)
자 그럼 계속 이어나가서, 제일 위의 나르디스 악보의 두 가지 다른 예를 보고 주장할 수 있는 점은 이 부분입니다.
조표와 임시표의 차이는 말 그대로 전체적으로냐 임시적으로냐 입니다. 나르디스의 경우 두번째 코드부터 FM7이 나오고 7번째 마디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한번의 F도 내추럴입니다.
작곡된 코드만 나열해보면
C key 의 다이어토닉 코드 CM7 Dm7 Em7 FM7 G7 Am7 Bm7b5
E Natural minor(G key) 의 다이어토닉 코드 Em7 F#m7b5 GM7 Am7 Bm7 C#m7 D7
E Harmonic minor 의 다이어토닉 코드 EmM7 F#m7b5 GM7#5 Am7 B7 CM7 D#dim7
E 내추럴 하모닉 마이너를 다 합쳐도 여기에 나오는 코드는 4개가 사용되었고 C key 의 코드들은 B7을 제외한 모두가 사용되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악보에 없는 음들을 연주하게 됩니다. 반주, 즉흥연주, 빅밴드 편곡 등의 경우입니다. 그것의 기준이 되는 것은 조표가 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선생님이 새로운 의문을 가지셨으면 하는 부분은 바로 B7의 존재 입니다.
이 프리지안 곡의 작곡과 똑같은 원리로 작곡된 곡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Autumn Leaves 지요 (이것은 악보를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realbook1 참고하시길 Em key 입니다)
이 곡은 어떤가요? E프리지안이 아닌 E에올리언의 코드들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역시 B7만이 이 곡이 E가 1번이다임을 밝혀줄 뿐입니다.
어제 답글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1번은 원래 도 였습니다.
'라'는 결코 1번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라시도레미파솔라 는 V7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저 스케일만 가지고는 결코 우리가 알고있는 마이너 음악이 성립되지 않습니다(가요나 클래식 모두)
저것만 사용한다면 그것은 마이너 음악이 아니고 에올리안 음악입니다.(도리안 음악 소왓같이 끝이 그냥 몽롱하게 끝나는 느낌의 곡이 됩니다.)
그래서 솔#을 매우 인위적으로 변경하여 라시도레미파실라 를 통해 나오는 미실시도(V7)를 곡에 삽입함으로써 라도 1번처럼 들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일 뿐입니다.
이 아이디어를 마일즈 데이비스가 확장하여
"미? 너도 1번으로 만들어줄께!" 하여 만든 곡이 나르디스입니다.(물론 그전에도 프리지안 음악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나르디스에서 그것을 확고히 알 수 있는 것은 사용되는 코드들은 모두 Ckey 이며 유일하게 E부터 5번째인 Bm7b5를 B7로만 변경한 것입니다.
마찬가지! 어텀리브즈에서 사용되는 코드들은 모두 Gkey이며 유일하게 E부터 5번째인 Bm7를 B7로만 변경한 것입니다.
따라서 나르디스는 Ckey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데 사람들이 minor라는 것은 1번이 '라'가 되야한다는 그리고 그 에올리언을 채택한 시대가 너무 길고 태어나면서 부터 듣는 대부분의 마이너음악이 에올리안 기반 마이너 음악이기 때문에 헷갈리는 것입니다.
정언명령에서 '라'를 인정한다는 것을 저는 매우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전후 음의 배열을 굳이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도' 만이 완벽한 시작과 끝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에서 하모닉마이너라는 인위성을 부가해서 '라'도 계명창의 첫음으로 괜찮다고 인정했으면 레,미,파,솔 들도 계명창의 첫음으로 괜찮은 게 합리적인 거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소왓 계명창시 '레'는 그 자체로 저에게는 2가 아닌 1로 느껴집니다.(마치 마이너음악에서 라가 6이 아닌 1처럼 느껴지듯이)
결론은 항상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고 할 수 없는 문제 입니다. 그렇다고 한가지로 통일하기에는 스키마(schema)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겠네요.
잘 떠올려보면 저도 블루스를 연주할 때 1도를 솔 로 느낄 때보다 도 로 느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 선생님이 느끼시는 불편한 감정이 이것이 아닌가 싶네요. 단 블루스(도미넌트 코드의 음악)는 별개의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기회에 토론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