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
동
동남
정남
남
남서
|
|
북
동
동
동남
나들이
어제 우리 집에 가족 처방전도 받을 겸 세 아이를 데리고 김승민샘네가 오셨답니다.
달맞이 흑두부를 맛나게 먹고 예의 화순 땅으로 향했지요
이 집 큰아들이 밭 가운데 서서 천태산 쪽을 바라보더니 돌연 '우와 우와!'를 연발하였답니다.
그랬더니 잠시 후 또 큰 딸이 나타나 역시 남쪽을 바라보더니 "아빠 이쪽으로 창문을 달면 좋겠다" 하여
우리를 또 유쾌하게 웃겼답니다. 내가 역실로 북쪽을 향해 서서
"서린아 너는 이쪽으로 창을 내 줄까나?" 짖궂게 물었더니 "아뇽" 하며 애교 있는 미소로 사양하더라구요...ㅋ
조금 있으려니 우순일샘께서 그 예쁜 사모님을 모시고 밭 가운데로 걸어오셨어요... 모임 뒤끝에 들르셨는데
최혜숙샘은 오늘 이곳이 처음이랍니다 글쎄... 우리는 궁금하여 몇번이고 들락거렸는데 이 싸모님은
저에게 "어련하셨겠수" 하고 있었답니다... 속으로 즐거우면서 또 맘에 안 든다시면 어찔까 걱정스런 순간이었지요.
다행히 '묘똥' 말씀만 하시길래 제가 '관 체험'을 빌어 다독였어요. 무릇 주검을 삶 곁에 두어야 생이 더 굳건해진...
이어 대인동시장 토인 아우의 땅콩 공방을 찾아갔더니 "산 사람이 무섭제 죽은 사람은 하나도 안 무섭죠^^"
대강 웃었습니다.
톱톱한 도자기의 삶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잘 사는 영설씨는 오늘도 어디 갤러리에서 그룹전 당번을 마치고 돌아왔답니다.
영설이 막걸리를 사고 승민이 전감과 떡을 사와 좁고 우둑하지만 소박한 낭만의 잔을 나눴답니다.
역시 이곳 시장통에 새로 자리를 잡은 [전라도 닷컴]의 황풍년 대표는 이곳에서 주병을 하나 샀는데
영설씨가 너무 싸게 주었다며 더 사용하고 돌려달라 맡기고 갔다는데
우리는 그 주병에 막걸리를 담아 마셨지요. 맛있다기 보다 잼있지 않습니까?^^
또 주대희라고 제 딸 또래인데, 전에 복직 2년 차에 우수영에서 만난 제잔데, 나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급기야
목포예고 장학생에 조대 특차를 거쳐 이곳 대인동에 정착하였다지요. 지나가다 나를 발견하고 또 반가왔답니다.
딸애 일정 때문에 저녁도 함게 못하고 헤어졌지만 난 그 길로 단골 국밥집에서 특국밥을 한 바가지 비우고야
집에 돌아갔답니다. 이곳 국밥맛이 일품이라 쩝쩝거리며 영설 승민네에 계속 미안하였지요.
촉촉하니 오월의 초록비가 내립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하오가 애들도 없는 고요한 창가에서 무던 행복합니다...
첫댓글 전망도 좋고 훠~언합니다. 관리가 잘된 밭이네요. 흙집 지으려면 바로 퍼서 쓰면 되겟어요.
글 쓴 틈에 금세 왔네? 잘 들어갔제? 어제는 공방이 자네와 나 사이 징검돌 하나 놓인 듯 했네.
그림 같은 집을짖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백년 살고....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남쪽으로 마음의 창을 하나 내시고 종종 노래 불러주시와요~
나중에 완성되면 한번 초대하시겠지요? ^^
물론이죠. 미소의 애기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꽃그림이 보입니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하는 이해인님의 오월의 시로 추카,추카드립니다. 정태석올림.
오월의 초록이 멀리 천태산을 배경으로 참 싱그럽네. 몇 고개만 넘으면 평안해질테니 목다듬고 자네의 그 '아도'를 기다리겠네^^
저 땅 한 언저리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형님 말씀대로 틈나는 대로 그리고 지우기를 되풀이하다 보면, 새벽 안개 사이로 맑은 바람 흐르는 곳에 아담하고 단촐한 집이 들어앉고, 갖가지 나무와 꽃들이 계절을 넘나들고, 텃밭에선 싱싱한 뭇생명들이 싹을 틔우는, 잔잔한 人情으로 넘실대는 공간이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그날 채취해온 오가피 잎으로 효소를 담고, 첫 수확한 찻잎을 덖었습니다. 두루 애쓰시는 형님께 토인의 찻잔에 차 한잔 그득 담아 올리는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내가 "난 반 봉진데 서린이 엄만 두 봉지나 땄"다더라나? 재바르고 부지런한 손이 복이야... 자네가 토인 가게에서 선물한 접시에 또 사 온 참외를 깎으며 이미도 나는 자네 가족과 나란히 도암 집뜰에 앉았었더라네... 아직 일은 첩첩하지만 하나하나 풀어질 것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세나.. 지금 측량 들어갔고 곧 토목의 얼게를 보게 될거네.
밝고 참한 땅기운이 도드라지게 느껴지누만요. 둏은 땅 얻었으니, 아름다운 살림 내시기를...... 김화백님!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한교장님도 구례쪽에 뭐가 완성되었다 봄바람에 소식 날아오던데?...
열 평짜리 돌집 짓고 있는뎁쇼, 내 손으로다 짓지 못하니 문짝 달아주는 목수들 늑장에 복장 터지것구만요. 과부가 성주헐라니, 목수한테 시집가게 된다더니, 그 꼴을 겪고 있다오. 건축설계사도 일을 제대로 봐주지 않아, 오늘은 고추모 100여개 심으면서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게 이 짓이구만, 하는 실감으로 헛웃음 짓고 왔지라. 막걸리 먹기 딱 좋은 집이기는 해서리...... 오늘은 아내와 둘째딸과 더불어 막걸리 두 개 먹고 왔다우.
'과부가 성주헐라니, 목수한테 시집가게 된다'^^ 세상에 안 좋은 사주가 집 짓는 사주라고도 합디다. 얼매나 힘이 드는지 아파트 몇 번 이사해 본 사람은 그 속 모르요. 각 분야에 통달하여서야 앙 고고시 고고시였구나 하니깨... 우리 화순 땅도 맹지부터 구거까지 다 외고, 군청, 토목설계, 건축설계, 면사무소 다 훑고, 인자 건축, 토목, 상수도, 마사토길, 스프링쿨러, 하수도, 외등, 전기, 태양열, 유리하우스, 휀스, 물매 등 온갖 그림 그리느라 정작 내년 개인전 작품은 뒷전에 나앉았답니다. 한작가님... 우리 과부들 끼리 속히 만나 속 터진 술막걸리나 푹푹 떠먹읍시다!
화순과 구례 오감서 오늘은 이 산 보고 한 잔 허고, 내일은 저 들녘 보고 한 잔허고, 그리합시다, 그랴. 김 화백!
우리는 이렇게 늘 말로만 한잔씩 해도 잘 취하는 체질이라는 거슬 모르는 사람은 우리 코가 둘 다 빨간 딸기코일 거라 믿을거에요^^
저는 밀밭에만 가도 자빠라징께, 기사는 제가 허면 되것네요.ㅋㅋ
툭 터진 터라 시원해서 좋네요.
나라면 혼자 살겠소. ㅎㅎ 난 외톨이 은둔자 스타일이라선지, 꼭 내 식으로 걱정하고 앉아있네요. 그죠? ㅎㅎ
옆집이랑 붙어서 함께 살려면 서로의 사생활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되는데...
여러 집이 함께 하다보면 사소한 일에도 마음자리 들썩일 수 있으니... 그게 젤 조심스럽구요.
사진으로 보기엔 경사진 터라 토목비용이 많이 들어갈까 염려가 좀 됩니다.
건축하는 사람 구할 때는, 그냥 알음알음으로 하지 마시구요.
꼭 그 사람한테 지어본 집 주인들의 말을 경청해봐야 합니다. 마음고생 안 하고 행복한 집짓기 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박차카 아저씨 파견하면 좀 좋을까... 싶구만요.
집은 될수록 적은 돈으로 편리하게 지을 생각이야. 조립식판넬 소재를 쓸거거든. 이곳은 바람이 좋아 풍향을 잘 살피고, 태양광에너지를 들일거지. 집이 소탈해야 오는 이도 겁을 안 먹고 그렇게 여분이 생기면 내 갤러리도 덤이 안 생길까 기대하고 있어. 우리 각각 촌에서 잘 살아보자^^
그리고 부탁부탁하고 싶은 건, 집설계는 제발 언니한테 하게 하거나, 언니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요.
언니가 직접 설계도를 그리든 아니면 다른 설계도를 참조 선택하든요.
오빠 혼자 알아서 하면 안되요. 아셨죠? ㅎㅎ
설계시 동생 의견도 좀 물어주시고요. ^^ 어쨌든 이 동생도 집 한 채 지어본 사람 아닙니까.
어미새답게 자상하구나^^ 중간에 한번 내려 오면 네 지도 좀 받자. 집설계에 언니 의견을 물어 반영했지만 되레 언니는 내 연구의 시간과 열의가 지나치다며 한숨을 지을 정도지. 믿고 따르는 습관이라 자신은 팡팡 놀기만 해. 그런데 이것이 실은 내년 내 개인전을 앞두고 할 짓은 영 아닌지라 그것이 젤 바빠... / 그 '박차카 아저씨'가 부럽다. 하지만 두 번째 집을 짓는 내 관록도 만만치는 않고 도와줄 사람도 많아... 특히 어제의 네 지원으로 언니의 얼굴이 상현달 되얐어. 고맙당~
넓고 환한 주방 나오도록요. 손님들과 주부가 함께 어울려 음식도 만들고 얘기도 나누고 설거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주부가 소외되지 않아야 하고, 손님도 함께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요.
남자들이 하는 설계는 이런 점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해요. 아셨지요? ㅎㅎ
어젠 '구거(도랑)' 문제가 풀려가는데, 이것은 동생도 경험해 보았지만 법과 인정 사이에 살얼음이 끼어 있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이던가. 이 일을 지휘하는 친구가 나와는 달라서 느긋하고 또 치밀하여 어디서나 사람솜씨가 좋아. 덕분에 내 맘고생이 조금 줄었지. 암, 주방의 지위를 나와 동등하게 높여 이거시시방 주방인지 업소인지 모르게 설계할게. 현판에 아예 '진아산방'으로 써둘까?^^ 참, 동생! 내 특기 중에 '그림' 말고 '설거지'도 있다는 사실 몰랐제? '가사노동'은 내 공동체적 꿈이자 갈망이야~~
동남으로 내려다보이는 마을도 정남향으로 바라보는 산도 한폭에 그림입니다
땅이 풍수지리답게 기막힌 곳은 세상에 없지만 마음 반 몸 반 하여 젖고 하늘 반 땅반 하며 스미면 대강 살아갈만하지 않겠어요? 어려우나 모든 새출발이 전 좋아요. 풀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