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에 속해 있지?>
2026104064 생물학과 윤미소
대학에 와서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나는 지금 어디에 속해 있지?”라는 질문이다. 나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에서도 나는 한 동네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집과 학교 근처 동네들, 익숙한 말투와 가족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공기가 있는 곳이다. 익숙함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공간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특별한 이유 없이 부산에 내려가고 싶어진다. 몸이 피곤한 날에도 그렇고 마음이 어수선한 날에도 그렇다. 특히 하루 종일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거나 혼자 밥을 먹고 돌아오는 날이면 그런 마음이 더 또렷해진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웃으며 지나가는데 그 사이에서 나만 잠시 멈춰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부산에서의 시간들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스무 살이 되어 각자의 대학교로 떠난 지금도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여전히 부산에 남아 있다. 그래서 더욱 더 나만 떨어진 느낌을 받는다. 나에게 부산은 단순한 고향이라기보다 그대로 있어도 괜찮은 곳처럼 느껴진다. 나는 원래 집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고, 익숙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편이다. 아마 집을 오래 떠나 있는 것이 처음이라 요즘 이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동시에 나는 대학교에서의 시간이 좋다. 수업이 끝난 뒤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짧은 대화와 마주칠 때마다 나누는 인사, 처음에는 어색했던 관계들이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순간들이 나를 붙잡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며칠이 지나자 어느새 이곳의 일상이 조금씩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커질 때마다 마음 속 다른 한편에서는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고 이곳에 익숙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함께 든다. 떠나고 싶은 마음과 남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가 지금의 나인 것 같다.
예전에는 이 두 감정이 서로 충돌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느껴진다. 부산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고, 학교 사람들을 좋아하게 된 것은 새로운 관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결국 현재의 나는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세계를 오가면서 내 자리를 만드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적응을 서두르기보다는 그 과정을 천천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완전히 적응이 끝나는 순간은 없을지 모른다. 대신 이곳이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곳처럼 느껴지기를 바란다. 부산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그 감정을 억지로 없애기보다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피곤한 건지, 외로운 건지, 아니면 단지 익숙한 것이 그리운 건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럴 때마다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방법으로 나를 달래보려고 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부산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어떤 날에는 학교 캠퍼스를 혼자 조금 더 천천히 걸어본다. 익숙하지 않았던 길도 여러 번 걷다 보니 조금씩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던 공간들이 점점 나의 일상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때로는 동기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짧은 대화일지라도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이곳에서의 나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모든 것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어떤 날은 여전히 어색하고, 어떤 날은 문득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감정을 피하기보다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익숙한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새로운 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부산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이고, 학교는 앞으로 내가 새로 만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나는 지금 그 사이 어딘가에 서있다. 완전히 한쪽에 속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지만, 그 상태가 꼭 불안정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그 사이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분명하게 알아가고 있다. 나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관계를 맺고 변화해가는 과정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직은 어디에도 완전히 속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 사이를 오가며 나만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지금 이 애매한 상태 자체가, 지금의 나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첫댓글 저도 입학 시기마다 낯선 환경과 친구들을 마주하는 것이 어색하고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낯선 사람들로 가득 찬 강의실에 들어가는 것이 떨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보니 1년만 다녀도 교실이 내 집처럼 편해지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족처럼 편안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의 대학교 생활도 1년 다녀보며 적응하면 충분히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소님께서는 낯선 환경이 내가 살아가는 곳처럼 편안하게 느껴지게 되는 적응 기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신가요?
학우님의 글을 읽어보니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가 부산이라는 공간이 뒤에서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러한 안정적인 공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방해가 된 적은 없었나요?
저도 대학교에 입학해서 낯선 상황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미소님과 비슷하게 저도 고등학교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학기초에 굉장히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학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곳이 저의 오래된 고향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였습니다.
저도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라 와닿았습니다. 익숙함을 그리워하면서도 현재를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혹시 요즘 학교에서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느끼게 해준 순간이 있다면 어떤 때였는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삶의 안정이 되었던 곳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고 힘드실 것 같습니다.그래도 서울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새로운 곳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멋있습니다.이렇게 새로운 곳에 적응을 어떻게 잘해나갈 수 있었는지 학우님의 경험이나 조언이 궁금합니다.
부산 사람인 '나'와 대학생인 '나' 사이 미소님의 진솔한 감정이 잘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나를 이룬 과거의 시간과 앞으로 나를 만들어나갈 미래의 시간 사이 현재를 지내고 있는 미소님의 청춘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항상 미소님 옆에 있던 부산이라는 공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혹시 혼자 있을 때 가장 생각나는 부산의 풍경이나 장소가 있나요? 또, 서울에 올라와서 제일 정감가는 곳이 있나요?
익숙함을 그리워하면서도 새로운 일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단단한 마음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는 캠퍼스 길 중에서 요즘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은 어딘지 궁금합니다.
저도 한 동네에서만 15년 정도 쭉 살아왔어서 학우님처럼 서울에 있다가도 본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때때로 크게 들기에 글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글에서 대학교에서의 일상이 조금씩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하셨는데 학우님께서 학교가 익숙해진 계기나 경험이 있을까요?
익숙함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움이 주는 즐거움의 공존을 충돌이나 모순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들 다 자신의 모습으로 슬기롭게 받아들이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생각을 없애기 보다는 그 이유를 생각해보신다고 하셨는데, 이전에는 왜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없애려고 하셨던 것 같나요? 또, 최근에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순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동네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새로운 환경이 더더욱 낯설게 느껴졌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진솔하게 표현해내는 모습이 인상깊은 글이었습니다! 회기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조금 더 지하철을 타고 나가서 종로 쪽으로 가서 익선동이나 아니면 안국역 등 나의 공간을 넓혀가보는 것도 추천드릴게요!
미소님의 글을 읽으며 여러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익숙한 곳이 주는 편안함과 새로운 곳이 주는 즐거움 사이에서 꼭 하나를 선택하기 보다는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산에 가고 싶어질 때마다 스스로 어떤 마음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하셨는데 피곤함, 외로움, 익숙함에 대한 그리움 중 보통 무엇이 제일 크게 느껴지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학기 초에는 낯선 공간, 낯선 시스템 때문에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여럿 사귈 수 있었기에 학우님처럼 나름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가 어딘지 궁금합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상태'를 나만의 자리를 만드는 과정으로 보신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의지가 공존하는 모습이 보였던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결국 미소님을 더 성장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서울에서 생활하며 문득 이곳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졌던 순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 또한 학우님과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여러 부분에서 공감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나름 저만 아는 장소나 여러번 방문한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학우님께서는 요즘 서울에서 지내면서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곳은 어디이신가요?
저도 고향에서 오래 살았기에 공감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미소님은 고향이 멀어서 언제든 방문할 수 없어 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며 스스로를 더 알아가고 있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오랜만에 부산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싶은지 궁금합니다!
익숙했던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 감정인지 잘 느껴졌습니다. 그리움과 적응 사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천천히 나아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게 두 감정을 함께 안고 갈 때,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순간이나 방법이 있다면 더 듣고 싶습니다.
보통 불안정함을 내포하는 애매함이란 말이 현재 자신에게 새롭게 다가와 본인을 잘 나타내 준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익숙한 곳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환경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 때, 보통 어떻게 받아들이려고 하시나요?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왔을 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기분을 느끼셨다는 미소 님의 문장들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는 무작정 그런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해버리려 노력하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직면하는 미소 님의 글을 읽으며 저의 감정을 다루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향과 새로운 공간 사이에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글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때 기숙사에 살면서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어디에 속해 있지’라는 질문이 미소님 쁜만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이 공감할 고민처럼 느껴졌어요. 완전히 적응해야 한다기보다 두 세계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본 점이 깊이 있게 다가왔고, 흔들림조차 성장의 일부라는 생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디에 속하여 있는가? 이는 저 역시도 근래에 고민하였던 질문인 것 같습니다. 학우님께서는 어느 한 곳에만 속할 필요 없이, 여러 장소를 오가며 학우님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도 어딘가에 속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대학에 들어오게 되면 모든 것이 다 새로워보이고 설레지만, 익숙함에서 멀리 떨어진 환경에 내던져진 채 생기는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저도 가끔 학교에 있으면 동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집에 빨리빨리 가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자분께서는 부산이란 곳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적응하기 위해 작은 노력들을 쌓는 모습을 보여주시니 서울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제 모습을 성찰하게 되네요.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서,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상태’가 오히려 성장의 과정처럼 느껴젔습니다. 부산과 학교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잔잔하지만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