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애브넷
출연: 케시 베이츠(에블린 코치), 매리 스튜어트 매스터슨(잇지 드레드구드),
메리-루이스 파커(루스 제미슨), 제시카 탠디(닌니 드레드구드)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먹는 것 빼면 삶에 낙이라고는 없는 중년 여성 애블린과 83세 노파 드레드굿의 우정.
그리고 1920년대 미국 앨러배마 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잇지와 루스의 우정.
항상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Ed Couch: 길라드 서테인 분)과 양로원에 몸져 누워있는
숙모를 뒷바라지 하며 어느 덧 중년의 나이에 든 애블린(Evelyn Couch: 케시 베이츠 분).
신물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녀는 고질적인 식성으로 몸매를 망쳐버린다.
어느날 그녀는 양로원에서 만난 80세의 노파 니니(Ninny Threadgoode: 제시카 탠디 분)
가 들려주는 알라바마주의 휫슬 스탑(Whistle Stop)의 얘기에 빠져든다.
니니의 회상으로 영화는 50년전 미국남부로 돌아간다. 잇지(Idgie Threadgoode:
매리 스튜어트 매터슨 분)는 가장 사랑했던 오빠의 죽음 이후 오빠가 사랑했던
여인 루스(Ruth Jameson: 마리-루이스 파커 분)에게 호감을 느낀다. 어느날 남편에게
얻어맞은 루스를 집으로 데려온 잇지는 임신한 그녀와 함께 기차역 근처에 튀긴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를 특별 요리로 제공하는 휫슬 스탑이라는 까페를
경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잇지와 루스의 우정은 유난스러워 그 누구도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흑인에게 차별을 두지 않는 그들은 백인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고 KKK단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이때 루스의 망나니 남편이 아들을 강제로
데려가던 날 밤, 그는 실종되고 만다. 검사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되고 5년 후 실종된
남편의 트럭이 강에서 발견되자 흑인 빅 죠지(Big George: 스탠 쇼 분)가 살인죄로
기소된다. 잇지는 그만을 법정에 세울 수 없다며 함께 재판에 출소하게 되는데,
스크로긴즈 목사(Reverend Scroggins: 리차드 릴리 분)의 유리한 증언으로
그들은 무죄 석방된다. 세월이 흘러 루스의 아들은 잇지의 오빠가 죽었던
그 기차길에서 한쪽 팔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하고 암 선고를 받은 루스는
결국 먼저 세상을 떠난다.
한편, 니니의 이야기로 인해 삶의 의욕을 얻은 에블린은 활력을 되찾고 중년의 위기를
극복한다. 형편없는 몸매를 다시 가꾸고 새로운 직업을 구해 가끔 엉뚱한 태도로
남편에게 존중을 요구하기도 한다. 절망적인 생활상과 지나간 시대의 추억을 엮어가는
니니의 남부 이야기가 주는 위안을 통해 애블린은 자신을 발견하고 또한 니니라는
평생의 지기를 발견한 것이다.
애블린은 뚱뚱한 몸매 때문에 남편은 물론 그 누구에게서도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갱년기 여성이다. 야구광인 남편은 퇴근하고 돌아오면 먹을 걸 들고
텔레비전 앞으로 직행한다. 아내한테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밥까지 한
식탁에 앉아 먹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남편도 애블린 못지 않게 뚱뚱하고,
매력이라고는 없는 중년사내일 뿐인데, 뭘 믿고 아내를 무시하는지. 그래도 애블린은
어떻게 하면 남편과의 관계를 개선해 볼까 하여 '강의'까지 들으러 다닌다.
강사가 알려주는 관계회복 비법이라는 것은 고작해야 야리꾸리한 옷차림이나
맛있는 특별 요리로 남편을 유혹해 보라는 것. 이런 방법이 무뚝뚝한
남편한테 통할 리 없다.
애블린이 강의에 삘 받아 남편한테,
"당신이 퇴근할 때 내가 알몸으로 문 열어 줘도 야구만 볼 거야?" 묻자 남편 왈,
"아니, 그땐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
이런 애블린이 양노원으로 숙모를 방문하러 갔다가 거기서 드레드굿이라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드레드굿은 기독교와 인종차별이 깊이 뿌리 내린 1920년대의 보수적인 미국 남부에서
갖가지 위기를 넘기면서도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개척해 가는 두 여자, 잇지와 루스의 얘기를 들려준다. 애블린은 드레드굿의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자기 삶과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 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진한 우정이 싹튼다.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 이해와 배려,
연대를 통해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하고 통쾌한 영화다.
아마도 세월이 흘러 이들의 이야기가 가물가물해지면 한 번 더 꺼내보게 될 것 같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잇지와 루스가 운영하던 휫슬 스탑 카페의 특별 메뉴.
나중에 애블린은 할머니가 된 잇지(드레드굿)에게 토마토 튀김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우정을 표현한다.
*애블린 역은 <미저리>에서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애니 윌크스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캐시 베이츠가, 드레드굿 역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 깐깐하고
도도한 할머니로 나왔던 제시카 탠디가 맡았다.
여류 작가 패니 플래그(Fannie Flagg)의 원작을 영화화한 감동적인 여성 드라마로, 수수한
스토리텔링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발휘하면서 재미와 감동, 유머가 한데 어우러져 훈훈한
인간미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잇지와 루스의 우정이 원작에서는 레즈비언으로 뚜렷이
묘사되나 영화 속에서는 다소 무시되었다. 흑인 여가수가 부르는 소울풍의 곡과 제프리 심슨이
찍은 남부의 풍경이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원제목 '휘슬 스탑 카페에서의 튀긴 토마토
(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는 영화에 등장하는 기차 역에
있는 카페 이름과 그곳의 유명한 특별 메뉴 이름을 가르킨다.
미국 남부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양로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중년의 주부가 한
할머니를 만나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것은 50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역시 두 여성이 나누는 우정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두 개의 스토리를 대비시키며,
여성들간의 따뜻한 정을 그리고 있다. 무대 연출가 출신의 애브네트 감독이 극장 영화
데뷔작 답지 않은 깔끔한 영상으로 감동적으로 스크린에 옮김으로써, 골든 글로브상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화제를 일으킨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의 암울한 시각과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