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알 파치노(돈 마이클 코르레오네), 다이안 키튼(케이 아담스 미첼슨),
탈리아 샤이어(코니 코르레오네-리지)
대부 2가 끝난 20년 후인 1979년에 시작하게 된다. 이제는 60대의 노인이 되어버린 마이클(Don Michael Corleone:
알 파치노 분)은 거대해진 패밀리의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합법적인 사업으로 전환하는데 힘쓴다. 이 과정에서
특히 그는 바티칸 은행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주교와 거래하므로써 이러한 합법적인 사업을 행할 수 있었고 바티칸의
대주교 역시 마이클의 사업에 참여하여 이익을 얻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계획에 젊은 보스 조이 자자(Joey Zaza:
죠 맨테그나 분)가 정면으로 도전해오고, 마이클 자신도 습격을 받는다.
그의 아들 안소니(Anthony Corleone: 프랑크 댐브로시오 분)는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오페라 가수가 되기를 원했고,
딸 매리(Mary Corleone: 소피아 코폴라 분)는 그가 설립한 콜레오네 재단을 운영하도록 하여 마이클은 집안의
어두운 과거를 자식들에게는 물려주고싶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도전을 받은 이상 응하지 않을 수가 없고, 자자의
뒤에는 그의 계획을 방해하는 거대한 조직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스포일러] 마이클은 큰 형 소니가 외도로 낳은 아들 빈센트(Vincent Mancini: 엔디 가르시아 분)를 그의 후계자로
발탁한다. 사랑하는 사이가 된 매리와의 관계를 끊는다는 것이 그의 조건이었고, 야심에 불타는 빈센트는 이
조건을 수락한다. 교황청의 고위 추기경들까지 연루된 거대한 음모로 인해서 국제적인 사업에 진출하려던 마이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아들 안소니가 오페라에 데뷰하는 날 밤, 콜레오네 패밀리의 암살자들이 적들을 차례로
처치한다. 그러나 그들도 마이클에게 저격자를 보냈고, 그 총에 매리가 쓰러진다. 절규하는 마이클 콜레오네.
그는 허무로 끝나버린 과거 지사들을 회상하며 쓸쓸히 숨을 거둔다.
마피아 세계의 흥망성쇠를 통해 삶의 의미를 추구한 대서사시 <대부> 시리즈는 그 15년만에 완결을 보았다. 5번의 아카데미 오스카상과 2번의 칸느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국 현대 영화의 대표적 감독 코폴라는 <지옥의 묵시록> 이후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을 발표하지 못하던 끝에 재기의 의욕을 불태우며 <대부> 1, 2편에서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이 다시 모여 전작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74년에 2편이 개봉되어 끝났고 사람들이 3편을 기다렸으며, 3편에 대해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했다. 그러나 도대체 3편 제작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코폴라는 계속 다른 영화들만을 만들고 있었다. 1, 2편은 총 9개의 아카데미상 획득과 TV 방영, 비디오 판권 등을 합쳐서 약 8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서 파라마운트사는 3편의 제작을 추진했으나, 코폴라는 이 두 편에 모든 것을 다 쏟아 넣었다며 더 이상의 제작을 거부했다. 한때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감독을 하고 죤 트라볼타가 주연을 해서 3편을 만든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막상 두껑을 열고보니 그것은 <대부>의 3편이 아니라 <토요일 밤의 열기>의 후편인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83)였다. 코폴라가 마침내 3편의 제작을 승락한 것은, 그가 제작한 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계속 신통치 않아서 주머니 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이었다.
음악은 니노 로타의 사망으로 코폴라 감독의 아버지 카마인 코폴라가 맡았다. 그는 니노 로타가 남긴 곡들을 편곡해서 삽입을 하고,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rnick Jr.)가 부르는 주제가인 ‘Promise Me You'll Remember’를 비롯해 여러 곡을 작곡해 넣었다. 또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에서의 아리아 ‘Va Pensiero’와 시실리의 민요들을 아름답게 편곡해 수록했다.(그는 영화공개후 얼마 지나지않은 91년 4월 26일에 세상을 떠났다.) 가수 알 마티노는 40년대의 올디스 명곡 ‘To Each His Own’을 멋지게 불러서 관록을 과시했다.
알 파치노, 다이안 키튼, 탈리아 샤이어는 바로 계약이 되었으나 로버트 듀볼은 너무나 높은 출연료를 요구해 제외되었다. 그래서 죤 새비지(John Savage)가 톰 헤이근의 아들 앤드류 역으로 캐스팅되고, 고문 변호사를 바꾸어 미남 배우 죠지 해밀튼(George Hamilton)이 재정 담당 고문인 해리슨 역으로 결정되었다. 이어서 소니의 아들 빈센트 역으로 앤디 가르시아(Andy Garcia)가 결정되었는데 로버트 드니로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마이클의 딸 매리 역에는 위노나 라이더가 정해졌고, 빈센트의 일시적 상대인 여기자 역으로 브리지트 폰다(Bridget Fonda), 마이클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는 젊은 보스 조이 자자 역으로 조 만테냐(Joe Mantegna) 등 젊은 신진들에다가, 죠니 폰테인 역의 가수 알 마티노, 람베르토 추기경에 이태리의 라프 발로네(Raf Valone), 마이클을 배신하는 다른 패밀리의 늙은 보스 알토벨리에 엘리 워라크(Eli Wallach), 마이클의 계획을 방해하는 카인직 역에 독일의 명배우 헬무트 베르거(Helmut Berger) 등 중견배우들이 가세한 배역진이 모두 결정되었다.
촬영은 89년 11월에 이태리의 치네치타 스튜디오에서 개시되었다. 그러나 위노나 라이더가 히스테리 증세를 일으켜 미국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때 코폴라는 전례없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데, 바로 자기의 딸로 연기경력이 별로 없는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를 매리 역에 기용한 것이다. 그래서 촬영은 곧바로 속개되어, 로마, 뉴욕 등지의 로케이션도 계속 진행이 되었다. 코폴라의 완벽주의는 여전하여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않으면 재촬영을 했고, 당초 4,400만 달러로 예정했던 제작비를 초과하여 5,000 - 7,000만 달러가 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90년 여름을 목표로 했던 개봉시기는 맞추기가 불가능해졌다. 영화사는 90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목표로 늦추었으나, 정상적인 편집작업의 속도라면 그 또한 불가능했다. 그러나 코폴라와 편집진은 약 3개월간 초인적인 작업끝에 편집을 마치고 겨우겨우 12월 25일에 개봉을 할 수 있었다.
<대부 3>의 압권은 역시 클라이맥스의 오페라 장면이다. 외부는 실제 시실리의 테아토 맛시모 오페라극장에서 찍었지만, 극장내부 장면은 로마의 치네치타 촬영소에 세운 거대한 세트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가 실제와 꼭같이 공연이 되면서 동시에 촬영도 진행이 되었다. 고전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 오페라는 바로 시실리섬을 무대로 펼쳐지는 사랑과 복수의 파란만장한 작품이다. 이 무대는 무대연출에도 일가견이 있는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도움을 얻어서 코폴라 감독 자신이 직접 연출을 했고, 오케스트라는 그의 숙부인 안톤 코폴라(Anton Coppola)가 지휘를 했다. 마이클의 아들역인 프랭크 담브로시오(Franc D'Ambrosio)가 이 오페라의 주역인 투리두(Turiddu)를 맡고 있는데, 실제로 그는 연기경력이 전혀 없는 테너가수로서 직접 노래를 하고있다. 그외에 매들린 르네 몬티, 코리나 보조 등의 클래식 가수들과 쟌니 라자리가 지휘하는 이탈리아 음악 아카데미 합창단이 참여하여, 약 70분짜리 이 오페라 중에서 25분 정도를 실연하였다. 그 사이에,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 코니가 준 독이 든 빵을 먹고 숨지는 알토벨리, 빈센트와 매리 사이에 오가는 시선, 마이클이 보낸 자객들에 의해 쓰러지는 적들, 그리고 마이클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암살자의 그림자 등이 교차되는 것이다. 마치 1편에서 마이클이 세례식에 대부로 참석한 사이에, 그의 적들에게 이루어지는 처참한 일격들이 교차되는 장면을 연상케해주는 압도적인 씬이었다.
<대부 3>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찬사와 실망이 반반씩 섞인 것이었다. 약간은 범죄를 미화한 듯한 전작들에 비해서 어쩔 수 없는 과거 악행들에 대한 숙명적인 대가를 지불하는 마이클의 모습, 이탈리아인 특유의 강한 가족애,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갈등 등을 잘 표출했고, 보스들의 모임 장소를 헬기로 습격하는 장면과 클라이맥스의 오페라 무대 웅장한 스케일의 압권 등이 찬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약간은 산만한 구성, 지나치게 커진 스케일이 주는 비현실감, 클라이맥스에서 전작들과 같은 박진감과 비장함을 주지못한 점, 그리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오른 앤디 가르시아를 제외하고는 젊은 주인공들이 별로 강한 인상을 주지못하는 것 등이 감점 요인이었다. 특히 뻣뻣한 장대같은 소피아 코폴라의 연기는 누가 보아도 미스캐스팅이었다. 아버지인 코폴라 자신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이유로 그녀는 래지상 최악의 여우주연상과 신인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전작들의 높은 성공에 비추어 이런 작품을 잘 만들기란 쉽지가 않으며, 그런 면에서 비추어볼때 코폴라나 제작팀들이 느꼈을 무거운 부담감과 짧은 편집기간에 비추어서는 전작들보다 나을 수는 없더라도 그런 대로 근접한 수준의 성공작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타임, 뉴스위크 등 권위지들과 영화계 최고권위의 버라이어티 지는 호평과 찬사를 실었다. 흥행면에서는 무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개봉관 흥행수입 6,660만 달러라는 성적은, 보통영화라면 대성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작들의 명성과 흥행실적, 투입된 엄청난 제작비와 비용, 배우나 스탭들의 무게 등으로 비추어 볼때 흥행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세계 흥행이나 향후의 TV 방영, 비디오 판권을 합치면 코폴라가 적자를 보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가 기대했던 만큼은 그의 주머니를 채워주지 못할것이다. 더구나 상반기 흥행결과가 최고 흥행작인 <나홀로 집에(Home Alone)>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데다가 종합순위가 겨우 9위로서, 코폴라로서는 완전히 자존심이 상해버린 것이었다.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남우조연(가르시아), 촬영, 미술, 편집, 주제가상 등 7개부문 후보에는 올랐으나, 막상 시상식에서는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을 비롯한 다른 작품들의 위력앞에 수상 제로라는 참패였다.
3편에 대한 평가가 어떠했든지에 관계없이 <대부>의 3부작 대하 드라마는 전세계의 영화팬들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모두 성공을 거둔 보기드문 시리즈였다는 데에는 아무도 의의가 없을 것이다. '뉴스위크' 기사를 소개한다. “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코폴라는 대중문화에 있어서 하나의 훌륭한 결실을 이루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가 되는 람베르토 추기경으로 나온 라프 발로네는, 원래 1편의 비토 콜레오네 역으로 물망에 올랐었다. 또, 이 영화에서는 교황이 독살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로 요한 바오로 1세의 갑작스런 서거는 많은 의문을 낳았고 KGB가 암살했다는 등의 소문이 난무했었다.
3편에서 빈센트는 처음에 ‘맨치니(Mancini)’라는 성을 쓰고 있다. 이것은 소니의 정식부인인 산드라가 아니라 정부였던 루시 맨치니에게서 사생아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1편에 보면, 여동생 코니의 결혼식날 소니가 신부 들러리중 한명과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상대가 루시이며 그후 소니의 정부가 된다. 원작에서는 루시의 역할이 상당히 크지만 영화에서는 대폭 축소되어 있으며, 원작에는 소니가 죽은 이후에 다른 남자를 만나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코폴라 감독은 촬영시에 전 제작진의 가족적인 분위기 조성에 매우 애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탭 캐스트가 결정되면 그는 오프 브로드 웨이의 이태리 식당에 모두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으며, 3편 촬영 중에는 시실리섬 로케지에 임시 카페를 차려놓고 ‘가족회의’ 장소로 사용했다. 3편에서는 원래 촬영기사로 <지옥의 묵시록>을 함께 만들었던 비토리오 스토라로(Vittorio Storaro)를 기용하려고 했으나, 그와 연결이 되지 못하여 전작들의 고든 윌리스를 다시 기용했다. 이 때문에 윌리스는 별로 기분이 좋지않았는데, 코폴라는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이용해 그를 꼬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소피아 코폴라는 3편에서 처음 출연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1편에도 출연했다. 1편을 보면 아기에게 세례를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아기가 바로 소피아였다. 그리고 코폴라는 86년에 아들 쟌카를로를 사고로 잃었다. 3편에서 딸을 잃고 절규하는 마이클 콜레오네는 어쩌면 코폴라 자신의 모습인지도. 코폴라의 아버지이자 음악 담당인 카마인 코폴라와 어머니 이타리아 코폴라는 전 작품들에서 단역으로 잠시 얼굴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