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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하이브리드 신차 CT 200h. 도요타와 혼다는 하이브리드차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 이현순 부회장은 지난 2월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제34회 전국최고경영자연찬회'에서 "친환경차 개발에 제일 큰 어려움이 희토류"라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희토류 가격을 올리고 있어 앞으로 굉장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도요타는 자회사인 도요타통상을 통해 인도에 희토류 정련공장을 건설할 예정이고, 베트남에서도 희토류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도시바는 카자흐스탄의 국영기업인 카자톰프롬의 우라늄 광산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레늄 등 희토류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상사는 이미 2009년부터 브라질의 광산 개발에 참가하여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에 대한 권리 20%를 확보했다.
미국도 환경과 채산성 문제로 문을 닫았던 희토류 광산을 재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광산업체 몰리코프는 일본기업과 공동으로 캘리포니아주의 마운틴패스 희토류 광산을 재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희토류 확정매장량 110만 톤, 추정매장량 130만 톤
중국에 이어 자원부국 인도가 희토류 주요 생산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외국 자본들은 인도에서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연구소(USGS)에 따르면 인도의 희토류 확정매장량은 중국, 구소련인 독립국가연합(CIS), 미국, 호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110만 톤이고 추정매장량은 130만 톤이다.
희토류 부존자원은 모나자이트(토륨과 우라늄 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방사성 광물) 기준으로 1,070만 톤에 달한다. 이 중 70∼75%가 해변 사광에서 추출돼 암석에서 채취하는 희토류보다 채산성이 높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공급중단으로 수모를 겪은 일본이 눈을 돌려 인도의 희토류 생산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희토류 수급안정이 시급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일본 도요타통상, 인도에서 연간 3,000∼4,000톤 생산
도요타통상은 인도에 희토류 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도요타통상은 인도 오리사주에 희토류 제련공장을 건설하고 2012년부터 연간 3,000∼4,000 톤 규모로 희토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인도 국영기업 인디언레어어스와 일본석유가스금속공사(JOGMEC)도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화학소재기업인 일본 신에츠화학도 인도 희토류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인도에서 희토류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고 특히 정유, 풍력, 첨단기술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희토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문가는 전망한다. 실제로 산화희토류 수입이 2004년 229톤에서 2009년 1만 622톤으로 크게 늘어나 희토류 수요증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도는 정유 능력을 현재 1만 7,900만 톤에서 3만 200만 톤으로 늘리고, 4만 5천 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풍력 발전소를 설립할 계획이라 희토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메슈람 인도 광물국 경제담당관은 "인도는 2050년에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다. 특히 희토류 수요가 많은 정유, 풍력, 첨단 기술분야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인도 정부가 수요 증가에 대비하여 희토류 개발에 본격 나서면 일본, 미국같은 외국 자본 투자도 늘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인도에서는 공기업인 IREL(Indian Rare Earths Limited)과 케랄라광물금속공사가 희토류 개발을 담당한다. IREL은 2008년 기준으로 연간 4,500 톤을 생산할 수 있지만 실제 생산은 22 톤에 그쳤다. IREL은 앞으로 연간 1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모나자이트 처리 시설을 갖춰 오는 2011년 말에 가동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이미 IREL과 여기서 생산하는 희토류 염화물 50%를 공급 받기로 계약했다.
한국도 희토류 자원 확보를 위해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장호완)이 인도 국립제련연구소(NML)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고 1월 30일 밝혔다. 현재 지질자원연구원은 몽고, 베트남, 잠비아 등에서도 희토류 자원을 탐사하고 있다.
인도 NML은 광물자원의 선광ㆍ추출ㆍ분리정제ㆍ고순도화 기술과 자원처리, 제련분야에서 국제적인 수준을 갖추고 있다. 특히 희토류, 희유금속 부유선별 기술은 이미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장호완 원장은 “인도와 희유금속 공동개발 협약 체결로 앞으로 IT산업의 핵심 소재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인도 잠세드푸르에서 장호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오른쪽 세번째)과 스리니바산 스리칸트 인도 국립제련연구소장(오른쪽 두번째)이 희유금속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는 양해각 서를 체결했다.
해저광물, 희토류와 희유금속 상당량 함유
희토류와 희유금속 확보가 세계 각국의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바다'가 유망한 발굴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해저광물자원 탐사과정에서 확보한 해저광물이 산업적으로 유용한 희토류와 희유금속을 상당량 포함한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연구원(원장 강정극) 심해ㆍ해저자원연구부 박상준 박사는 "현재 탐사 중인 북동태평양 공해상 광구와 서태평양 마샬제도 인근, 남서태평양 라우분지, 통가 배타적경제수역(EEZ) 심해의 해저광물이 상당량의 희유금속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난 2월14일 밝혔다.
희유금속은 산출량이 적으면서 기술적, 경제적인 이유로 추출이 쉽지 않은 타이타늄, 규소, 베릴륨, 우라늄, 지르코늄 등을 일컫는다. 희토류도 희유금속으로 분류한다.
해저광물자원은 망간단괴, 망간각, 다금속황화광체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망간단괴는 주요 희소금속인 백금(Pt)을 지각함량 대비 최대 400배 포함한 것으로 연구진은 확인했다.
망간각에는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텔레늄(Te)과 백금 농도가 각 1만 800배, 150배 높다. 다금속화황광체에는 주요 희소금속인 셀레늄(Se)이 1,300배 높고 인듐(In)은 110배 높다.
우리나라는 한국해양연구원을 중심으로 북동태평양 공해상에 15만㎢ 규모의 광구를 확보하고 2002년에 7만 5,000㎢ 규모의 망간단괴 광구를 배타적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서태평양 마샬제도에서도 1997년부터 망간각 탐사를 하고 있다.
남서태평양 통가 배타적경제수역의 해저다금속황화광체 탐사는 국토해양부와 해양연구원이 LS니꼬,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SK네트웍스 등과 공동으로 통가 정부한테 탐사권을 얻어 진행하고 있으며, 통가 정부와 개발권 확보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
북동태평양은 수심 4,000∼6,000미터, 서태평양은 1,000∼3,000미터, 통가 배타적경제수역은 2,000미터 이하의 심해지역으로, 자원량은 각 3억 5,700만 톤, 550만 톤, 300만 톤 규모이다.
제련ㆍ정련 기술과 공해상 광구 확보 필요
박상준 박사는 "북동태평양 망간단괴 광구에서 매년 광석 300만 톤을 채굴하면 희토류 약 2,000 톤을 50년 이상 공급할 수 있다. 이는 2008년을 기준으로 국내 희토류 수입량의 50% 규모이다"라고 밝히고 "서태평양 망간각 탐사구역에서도 매년 망간각 광석 100만 톤을 회수하면 희토류 약 900톤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심해광물 채굴을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와 제련ㆍ정련 등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박상준 박사는 "망간단괴와 망간각은 니켈, 코발트, 구리도 많이 포함하여 이 금속과 희유금속을 함께 개발하면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인 추출을 위해 제련ㆍ정련 기술과 공해상에서 광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