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마린보이 박태환이 자랑스럽다. 기관지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아주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는 부모의 선택이 이렇게 엄청난 성과를 이룰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야말로 오래 전에 유행했던 어느 CF의 카피처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더욱이 마지막 50m를 남기고 스퍼트하여 역전으로 1위로 골인하여 금메달을 따는 모습이 더욱 더 감동적이다. 그런데 박태환이 무심코 던지는 말에서 뭔가 얻을 것이 있다. 그는 시합 전에도 초밥을 즐겨 먹는다고 했으며, 한 자리에서 100개의 초밥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했다.
초밥이라면 당연히 생선초밥일 것이다. 생선초밥은 싱싱하고 신선한 생선과 밥으로 구성되는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메뉴다. 생선과 밥, 그 이외의 식재료가 들어갈 것이 없다. 물론 겨자가 들어갈 터이지만 말이다. 초밥이 단순하게 맛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면 아쉽다. 초밥에 들어가는 생선과 밥을 3대 영양소로 나타내면 이렇다. 생선은 기름 기가 아주 적어서 우리 몸에 유리한 뛰어난 단백질 식품이다. 밥은 잘 알려진 대로 우리에게 익숙한 탄수화물 식품이다. 아쉬움이라면 밥이 인슐린을 많이 분비시킬 수 있어 불리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불리한 탄수화물인 밥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초밥에 들어가는 밥의 양은 결코 많지 않으니 다행이다.
이제 '존 다이어트'의 관점에서 조금 더 자세히 초밥을 들여다보자. 초밥에 들어가는 생선과 밥의 양에 따른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중요하다. 생선초밥이라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0.5~0.75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최상의 컨디션, 최상의 건강으로 표현되는 존(the Zone)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존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의 폭은 개인에 따라,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이가 어릴 수록 존으로 들어가는 문의 폭은 훨씬 더 넓다.
따라서 박태환 선수의 경우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초밥에 들어가는 생선과 밥에 의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설령 낮아서 0.5 이하가 된다고 해도 여유 있게 존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순발력(빠른 스타트), 최고의 지구력(중장거리 400m, 1,500m), 최고의 체력(막판 스퍼트)을 발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와 같이 박태환 선수가 즐겨 먹는다는 초밥의 비밀을 밝혀보니 이미 그러한 내용을 알고서 선택했다면 참으로 과학적인 식생활을 한 것이고, 이론적인 배경까지는 모르고도 선택하였다면 상당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대기록을 달성하려면 체계적인 훈련에 못지 않게 식생활 등의 일상생활의 패턴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는 실제 상황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김밥은 어떨까? 김밥은 김, 밥, 당근, 시금치, 오이 등의 탄수화물 식품으로 만든다. 결코 단백질이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소고기, 게맛살, 참치, 달걀말이 등의 단백질 식품이 들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신선한 생선에 비해 불리한 단백질 식품이다. 따라서 단백질 식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김밥은 결코 최상의 컨디션, 최상의 건강이라는 존에 들어가도록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설령 소고기, 게맛살, 참치, 달걀말이 등의 단백질 식품이 들어가도 그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존으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박태환 선수가 생선초밥이 아니고 김밥을 즐겨 먹었어도 오늘과 같은 대기록으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박태환 선수는 이미 '존 다이어트' 패턴에 맞는 생선초밥을 선택하는 지혜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체계적인 훈련과 함께 철저한 식사요법을 유지하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수영종목에서 '존 다이어트' 식사요법을 실천한 스탠포드 대학 수영선수들이 8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것처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이라는 영광을 조국, 대한민국에 바칠 것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