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 성형외과에서는 병원 리모델링 후 의료비를 더 올렸음에도 오히려 불평하는 환자도 줄고 원장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고 한다. 인테리어가 가져다 준 결코 작지 않은 ‘힘’ 이다. 이렇듯 이제는 공간인테리어도 경영전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병원은 더 이상 단순히 진료를 받는 단순한 기능의 공간이 아니다. 이제 병원은 환자들에게 건강과 휴식을 주는 복합 생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무한 경쟁체제에 진입한 병원들, 이제는 병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차별화된 공간인테리어로 환자를 유치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한 때다.
병원 디자인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꾸며져 있다면 환자들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나아가 자신의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병원은 환자에게 병원이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장소, 다시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느껴지게 해야 한다.
병원 인테리어도 이젠 경영전략
병원 리모델링 후 의료비를 더 올렸음에도 별 다른 말이 없고 불평하는 환자도 줄었으며 원장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는 어느 성형외과 의사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테리어가 가져다 준 결코 작지 않은 ‘힘’ 이다. 이런 경우 의사는 의료에만 더 신경을 쓰게 되니 당연히 의료의 질은 높아진다. 그러면 자연히 환자의 만족도는 커지니 수익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턱대고 리모델링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의료비는 여타 서비스업처럼 쏟아 넣은 비용에 따라 청구금액을 높여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 올려 받기만 하면 환자들의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 인테리어 비용이 지나칠 경우 경영에 무리가 오게 되며, 자칫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 인테리어는 경영전략의 하나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병원인테리어는 다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문구처럼 병원의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올바른 인테리어 전문가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디자이너들은 기능이나 의사의 입장보다는 자기 스타일을 강요하거나 고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하면 업종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주먹구구식의 인테리어를 하는 업자도 있다. 이에 병원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인테리어 원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병원의 규모와 진료과목별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 아무리 값비싸고 화려한 옷일지라도 모든 사람에게 그 옷이 어울리지는 않는다. 옷은 자신의 향기와 잘 어우러져야 하고 옷의 캐릭터를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옷이 최적의 옷이다.
병원인테리어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개인병원일 경우 의사의 캐릭터와 진료과목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해야 한다. 소아과는 소아과다워야 하고 산부인과는 산부인과다워야 하며 한의원은 한의원다워야 한다. 또한 종합병원, 준 종합병원, 개인병원 등 병원의 규모에 맞는 수익을 고려한 예산 편성과 디자인 설정이 필요하다.
둘째, 내원하는 계층에 따라 정확한 타깃을 선정해서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마케팅에서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먼저 타깃을 정한다음 그 대상에 따라 상품을 차별화시켜 생산하고 매장도 인테리어를 한다.
병원의 경우도 내원하는 환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혹은 어린이인지 성인인지 노인인지에 따라서 다르다. 환자가 젊은 여성들이 주가 될 경우 인테리어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유행에 민감하고 교체 주기도 빠른 것이 좋다. 또한 어린이를 상대하는 소아과의 경우 어른을 주로 상대하는 일반병원과는 다르며, 노인전문 한방병원의 경우도 환자들의 특성에 맞춘 인테리어가 필요하다. 즉, 인테리어는 내원환자들에 대한 정확한 계층을 파악하고 그들이 선호할 수 있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해야한다.
셋째, 지역적인 특성과 수준을 고려한 인테리어가 성공한다. 예를 들면 같은 아파트 브랜드에 같은 평형인 경우 서울지역에서 성황리에 분양되었던 것과는 달리 보수적인 대구지역에서는 참패를 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역마다 더욱 선호하는 인테리어의 분위기가 따로 있다. 동시에 그 지역에 맞게 인테리어의 수준을 정해야 한다. 모든 지역을 서울의 강남 수준에 맞출 순 없지 않은가?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너무 고급스럽게만 하면 거리감이 생기게 되고 또 너무 평범하면 기억에 남지 않는 단점이 있다. 한가지만이라도 독특한 특성을 주자.
넷째, 환자 의사 간호사 모두가 편안하도록 기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간호사에겐 편리한 동선을, 환자에겐 공포감 없는 행복한 대기실을, 의사에게는 편하게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해야 한다. 과거 병원의 개념을 완전히 탈피하여 내집처럼 편한하게 진료받고 진료할 수 있는, 그래서 의료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다섯째, 주기적인 관리와 변화로 머물러 있는 공간이 아닌 움직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자. 매번 인테리어로 변화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래서 그림이나 꽃 등의 작은 소품으로 변화를 주어 공간을 업데이트하자. 환자의 경우 자주 보는 공간이 지루하게 느낄 질수 있으며, 근무자들 또한 익숙해져 식상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분으로 일할 수 있는 신선한 공간을 만들어 내자.
여섯째, 획일화된 병원 인테리어를 탈피하여 공간을 개성 있게 연출하면 환자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똑같은 진료형태, 병원건물, 내부시설 등의 획일화된 모습에서 탈피하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화 진료서비스,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래서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는 병원외관, 의사의 취향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내부 시설등과 같이 개성이 넘치는 병원을 만들어 환자를 매료시키자.
마지막으로는 병원 경영목적에 맞는 예산을 세우고 예산에 맞게 인테리어 컨셉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가의 의료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의 경우라면 화려한 명품관처럼 꾸며야겠지만 시골 동네의 내과인 경우 저가의 특색 있는 인테리어가 적합하다. 또한 준 종합 병원인 경우와 개인병원인 경우 예산이 다를 테고 예산에 맞는 인테리어가 합리적이다.
결국 병원의 규모, 지역적 특성, 환자들의 특성, 진료과목의 특성, 인테리어의 투자가치와 비용 등을 고려한 경영목적에 맞는 인테리어가 바로 훌륭한 클리닉 인테리어다.
이제 병원도 개원만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라 경영을 고려한 무언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인테리어 이전에 경영방법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으로 인테리어를 이용하면 어떨까.
한지영 교수 / 공간 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