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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에 대하여>
배추는 '봄배추' '얼갈이배추' '가을배추(김장배추)' 이렇게 크게 나뉩니다.
봄배추는 4월경 파종해서 6~7월에 수확하는 배추이고,
얼갈이배추는 7월~9월경 파종해서 8월부터 11월까지 수확합니다.
배추는 추위를 잘 견디는 작물입니다.
그래서 김장배추는 더울 때 파종을 시작하지만 추워지면서 더 잘 자랍니다.
추울 때 시작해서 점점 더워지면서 자라는 봄배추와, 더울 때 시작해서 점점
추워지면서 자라는 가을배추는 종자가 다릅니다.
그러니 봄배추를 가을에 심어서 김장을 하려고 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김장배추는 소금에 많이 절이고 오래 익혀서 겨우내 먹기 때문에 배추 자체가
조직이 틀립니다. 수년동안 묵혀서 묵은지로 먹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반면 봄배추는 이렇게 하면 물러져서 못 먹습니다.
그러니 김장배추는 김장용 가을배추를 길러야 합니다.
배추는 건조에 약하므로 보습성이 있는 토양이어야 하며 물을 잘 대줘야 합니다.
또한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이어야 합니다.
산성토양에서는 병이 발생되므로 약산성 토양이어야 좋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연작한 땅에서는 병이 발생됩니다.
<밭 만들기- 밑거름>
배추는 90일 안에 성장을 완료해야하는 작물입니다.
굉장히 빨리 자라야한다는 이야기지요.
그것도 초기에 생육이 왕성해야하므로 밑거름이 아주 중요합니다.
배추는 뿌리가 깊고 잔뿌리가 많으니 잘 갈아주고 밑거름을 충분히 줘야합니다.
밭을 갈 때 퇴비와 함께 요소비료(복합비료), 석회, 붕사를 넣어줍니다.
요소는 후에 웃거름으로 서너번 더 줘야하므로 처음에 다 넣지는 않습니다.
비료에 대해서는 언제 따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석회나 붕사는 낯선 분들이 많은데 현재 우리나라 토양은 마사토가 많은 토양이라
비가 많이 오면 좋은 영양분이 많이 떠내려가고 산성화된 토양이 많습니다.
그래서 작물을 심으면 땅속에 영양분이 부족하기도 하고 잘 흡수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적절하게 발란스를 맞춰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말농장을 오래 해온 곳은 산성화된 곳이 많으므로 이것이 필요합니다.
이 비료들은 보통 종묘상이나 영농센타 등에서 판매합니다.
영농센타 등은 전업농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대포장이 많으니 인터넷 판매 등을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사족 하나...
흔히 비료를 주는 것에 대해 아직도 불신을 갖고 계신 분들...
우리의 토양은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작물재배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고 있지도 못하고, 또 갖고 있어도 그것을
작물이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여건을 갖추지 못한 땅도 많습니다.
또한 너무 산성화 되어 작물재배에 부적합한 땅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 적절한 시비사용과 관리로 작물을 재배하기 좋은 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 아닌가 합니다.
북한은 해마다 우리에게 비료를 요청합니다.
그것은 그들의 생존과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이죠.
비료 부족으로 인해 10톤씩 생산하던 것을 1톤밖에 생산 못한다면 심각하지 않겠습니까?
북한은 비료생산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남쪽에 요청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농작물은 물만 먹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비료를 먹지 않고는 충분한 성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도 밥만으로는 안되고 여러가지 영양제와 때로는 보약까지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요.
북한은 이미 토질이 산성화 되어서 중화를 시켜야하는데 소석회가 부족해서
중화시킬 수가 없고 유기농 비료가 없어서 지력(地力)을 높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작물이 성장하는데 좋은 산도는 약산성 PH6.5 정도입니다.(물론 작물마다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을 맞추려면 소석회를 살포해야합니다.
소석회는 산성토양을 중화 시켜주고 작물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배추재배를 위해 땅을 엎으실 요즘엔 퇴비와 소석회를 같이 밑거름으로 시비하시길
바랍니다.
석회는 간접적인 비료로, 식물재배에 필수적인 칼슘이 주성분입니다.
그러나 칼슘 공급 외에도 흙을 중화시켜주어 산성토양을 개량합니다.
칼슘은 식물을 튼튼하게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것이 부족하면 작물이
약해집니다. 칼슘이 많이 들어가있는 것으로는 달걀껍질이 있죠.
그래서 우리도 달걀로 '초란'을 만들어 칼슘을 공급하지 않습니까?
(초란 만드는 법- http://blog.naver.com/manwha21/130017664516)
그래서 화분 위에 달걀 껍질을 얹어두는 분들이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달걀속의 칼슘이 녹아서 흙속에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석회가 부족하면 석회결핍증으로 여러가지 생리장애가 발생합니다.
석회결핍으로 일어나는 잎마름병입니다.
이 외에도 배추통 속의 잎이 썩는 '꿀통배추'가 있습니다.
꿀통배추는 통 속의 배추속이 녹는 것처럼 썩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통안에 물이 들어가서 썩었다"고 하는데 석회결핍증입니다.
뒤늦게라도 석회를 추가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적절한 양은 비료의 봉지 겉면에 시비양이 적혀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재배하기>
<모종 심기>
배추 이랑을 만들어 옮겨심을 때, 보통 초보자들은 '최대한 많이' 생산할 욕심으로
많은 모종을 최대한 심습니다.
제가 심은 것을 보면 "저 사이사이 하나씩 더 심어도 되겠구만"하고 한마디씩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야 그냥 심지요~ ^^;;
저는 배추간 간격이 거의 40~50cm에 달합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제가 발자국을 적당히 떼면 40cm, 좀 큼직히 떼면 50, 넓게 떼면 60cm입니다.
그래서 심을 때 이랑을 걸어보며 이 이랑에는 몇 포기쯤 심겠구나, 계산하지요.
저 정도 간격으로 심어야 큰 배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다닥다닥 심은 분들... 나중에 수확할 때 자기 배추는 왜 이렇게 작냐고 푸념합니다.
때는 늦으리~
중간에 하나씩 더 심어도 됩니다.
그것은 수시로 솎아서 드세요.
하지만 배추통이 찰 때쯤에는 그 녀석들은 다 치워줘야합니다.
모든 작물은 너무 배게 심어놓으면 크게 못 자랍니다.
저렇게 여유있게 심었어도 나중에 수확 때는 만원버스가 됩니다.
제 옆 이랑 주인이 저와 비슷한 공간인데 제 배추보다 딱 2배를 더 심었는데
가을에 수확하려고 보니까 그 집 배추는 홀쭉~ 알도 안 차고~
제 배추랑 계속 비교해보면서 심란해 하더군요.
2달 후에야 가서 "왜 그렇게 배추를 심어야한다고 새댁(?)이 그랬는지 이제야
알겠구만요." 하더군요...
<물 주기와 웃거름 주기>
배추는 초기에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입니다.
배추는 빠른 시기에 최대로 성장을 해야하는데, 특히 결구가 생기기 시작할 때쯤엔
굉장히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거의 전체가 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만일 물이 부족할 경우에는 석회결핍증이 발생합니다.
물을 통해 빨아들이는 것이 물 뿐이 아니라 석회나 미량요소들을 다 빨아들이는데
물이 없으니 배추가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지요.
초기에 물을 많이 줘야하는 이유는 '엽수를 늘이기 위해서'입니다.
'엽수'란 말 그대로 '잎의 숫자'지요.
김장배추를 반으로 쪼갰을 때, 잎이 꽉~찬 배추와 헐렁한 배추가 있습니다.
꽉 찬 배추를 보면 정말 흐뭇하지요.
제 첫해 배추가 헐렁한 배추였습니다. --;;
왜냐?
사람도 성장기가 있듯이 배추도 성장기가 있는데, 잎의 숫자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시기에 물이 부족해서 잎을 100개를 만들 것을 50개만 만들었다 칩시다.
그 다음부터는 만들어진 잎을 키우는 일만 남았는데 아무리 잘 키워봤자
옆수가 적으므로 꽉 찬 배추가 만들어지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김장배추 심어놓으면 저는 열심히 매일 가서 물을 줍니다.
그런데 꼭 이럴 때 돌팔이의사가 나타납니다.
농장주인이었습니다...
그 분 왈, "왜 그렇게 배추에 물을 많이 줘~ 물 많이 주면 배추 싱거워져서 안돼!"
아니, 배추가 탕국입니까? 물 타면 싱거워지게?
그런데 그 말을 상당수 분들이 믿고 있더군요.
그래서 물을 잘 안 줍니다...... 싱거운 배추 될까봐......--;;;
설명하다가 나중엔 저도 지쳐 혼자만 열심히 줍니다.
그랬더니 10월쯤 되어서 이런 말이 날라오죠.
"어라? 이 밭 배추는 속이 꽉꽉 찼네? 뭘 준 거에요?"
물이요.........
<병충해>
배추 어릴 적에 공격하는 '벼룩잎 벌레'에 대해서는 먼저 글에 올렸습니다.
http://blog.naver.com/manwha21/130020617034
아주 작고 톡톡 벼룩처럼 뛰는 벌레인데 손으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 약제가 있는데 저는 '다이아톤'을 사용하고,
입제/분제/유제가 있습니다.
입제는 알갱이로 되있고, 분제는 가루, 유제는 액체로 되어있는데
본인이 사용하기 쉬운 것으로 선택하시고, 용량이 적은 것을 선택하세요.
다이아톤이면 대개 벼룩잎벌레와 배추흰나비를 잡을 수 있는데
배추흰나비가 문제입니다.
배추흰나비는 배추가 자랄 때쯤 하얀 나비가 나폴나폴 날라다닙니다.
너무너무 싫습니다. 요 놈들이 배추 안에 알을 낳아요.
그 알이 부화해서 애벌레가 나오는데 이 놈들이 엄청난 대식가입니다.
배추를 무시무시하게 먹어치웁니다.
배추가 고갱이가 안 찼을 때는 잡기 쉽습니다.
문제는 고갱이가 생기면 애벌레가 안쪽에 들어가 보이지가 않는다는 사실이죠.
그래도 제가 누굽니까~ ^^
저렇게 속이 꽉 찬 배추... 저 속에 과연 애벌레가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저 안에 웬 똥같은 게 있죠? 애벌레 응가입니다.
신선한 똥이네요. 보아하니~ ^^;;
그러면 아직 그 놈이 저 안에 있는 것이죠.
저는 그 속을 들춰서 나무 젓가락으로 생포합니다....
배추에 놈들이 있나 없나 아시려면 똥을 찾으세요~ 똥을~ ^^;;
애벌레 한마리면 안의 고갱이를 굉장히 많이 먹어치웁니다.
저 똥의 양을 보시면 아시겠죠?
제거방법은 약을 치면 되겠지만 초기에만 약을 치고
어느 정도 자라면 저는 더이상 약을 안 칩니다.
왜냐면 물을 주면 자꾸 약이 씻기는데다가 한두마리 잡자고 배추 전체에
약을 치는 것이 꺼려져서입니다.
생포한 포로입니다.
요 놈은 작은 놈입니다. 큰 녀석은 엄청 큽니다.
고갱이가 완전히 단단해져서 그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소탕해야합니다.
그 안에 들어가면 못 잡으니까요.
그다음은 정말 무서운 <무사마귀병>입니다.
요건 벌레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의한 병으로, '연작'이 심한 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어느 이랑에건 발생했다면 그 다음해는 반드시 번지고 전체로 퍼집니다.
제 건너편 이랑에 할아버지가 배추모종을 심었습니다.
저는 모종을 살 때 좋은 종자를 골라서 종묘상에서 삽니다.
배추씨앗은 1000원부터 18000원짜리까지 봤습니다.
인근 아무데서나 만들어파는 모종을 저는 절대로 사지 않습니다.
가까운데서 막 사서 심으려는 분들에게 제가 그럽니다.
"그 분들이 아무렴 18000원짜리 종자를 사서 모종을 만들어 팔겠어요?
또, 무슨 종자로 만들었는지 말도 안해주잖아요?"
그래도 가깝다고, 싸다고 사서 농사를 짓습니다.
저는 차를 타고 나가서 좀더 비싼 모종을 사옵니다.
제가 사온 것은 '무사마귀병 예방종자' 18000원짜리로 만든 모종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좀 지난 후...
위 밭을 보세요.
좌측 이랑과 우측 이랑... 뭐가 다른가요?
좌측은 배추가 다 늘어져 죽어가고 우측은 씽씽합니다.
이랑이 붙었으니 이쪽만 바이러스가 있고 저쪽은 없는 게 아니겠죠?
좌측 주인이 한숨을 푹푹 쉬길래 물어보니 아무데서나 모종 사서 심은 거라고 하더군요.
이제와서 다시 모종을 구할 수도 없거니와 늦어서 힘듭니다.
저게 바로 무사마귀병이 걸린 배추입니다...
제 이랑은 바로 앞에 붙어있는데 멀쩡했습니다.
이 상황이 되어서야 뒤늦게 후회를 하시더군요.
무사마귀병(뿌리혹병)
배추가 이 병에 걸리면 뿌리가 혹처럼 됩니다.
그리고 햇빛을 보면 배추가 저렇게 늘어집니다. 성장을 제대로 못합니다.
낮에는 배추가 저렇게 늘어지고 저녁에는 싱싱해지면 살짝 뿌리쪽을 파보세요.
뿌리가 팅팅 부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대책이 없습니다. 일단 걸리면.
저것은 연작피해입니다.
그러므로 한번 발생하면 해마다 재발합니다.
배추도 그래서 고추처럼 연작을 피해야합니다만 주말농장에서는 불가능하지요.
그래도 저 병에 걸리면?
그냥 잘 관리하세요.
그러면 죽지 않고 살아갑니다.
흙을 돋아서 뿌리가 드러나지 않게 해주시고 물을 적절히 주시고 관리하면
저대로 또 성장해서 수확기까지 갑니다.
좀 힘든 시기만 극복하면 날씨가 추워지면 성장해서 버틸 수 있습니다.
수확해서 먹는데는 상관이 없습니다.
무사마귀병 예방 종자씨앗은 'CR배추'라고 합니다.
종자씨앗은 보통 2000립이 15000~20000원합니다.
그러니 모종을 구입하는 게 낫습니다.
이 모종으로 한다고해서 100% 예방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잘 관리하세요. 그러면 훨씬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병이 나타난 밭은 모종을 좀더 넉넉히 심어서 피해를 대비함이 좋습니다.
<고갱이 생기기 = 결구 結球>
9.24
모종을 심은지 한달 정도 지나면 저 정도 자랍니다.
아직은 칠렐레 팔렐레 해 보이지만 정상인 겁니다.
일단 잎 수가 많이 늘어난 다음에 차츰 동그래지죠.
어떤 성질 급한 분들은 벌써부터 "배추가 안 동그랗네! 속았네!" 합니다. 나원~
10.2.
생각보다 굉장히 잎이 크죠? ^^ 뿌듯한 순간입니다.
이때 물을 굉장히 많이 필요로하니 매일 열심히 물을 주셔야합니다.
10.10.
드디어 고갱이가 생깁니다.
동그래지죠?
안달복달할 것 없습니다. 묶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배추는 스스로 저렇게 동그랗게 자랍니다. 가을배추의 특징이죠.
처음엔 뜨문뜨문해 보였던 간격이 이제 거의 메워갑니다.
저 사이에 하나씩 더 심었다면 빨리 솎아서 배춧국 해드십시오.
사이에 하나씩 더 있으면 배추가 크게 자라지 않습니다.
10.26
결구가 된 모습입니다.
스스로 동그렇게 된 배추. 왜 그럴까요?
배추는 잎의 안쪽과 바깥쪽 세포수가 틀리댑니다. 그래서 자라면서 저절로
안쪽으로 동그래집니다.
그러니 끈으로 묶을 필요가 없습니다.
<배추를 묶어주는 이유>
많은 분들이 배추를 묶어주는 이유를 "동그랗게 포기지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배추는 안 묶어줘도 알아서 동그래집니다.
그렇다고 나르기 쉬우라고 묶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배추 속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을배추는 영하 6도까지 얼지 않고 견딥니다.
그렇지만 어느날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 배추도 업니다.
속안에 물이 들어있거나 하면 더욱...
겉 잎은 강하고 단단하지만 속잎은 여린 새순입니다.
그러니 얼 수 있죠.
그래서 단단히 묶어서 보온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미리부터 묶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묶어주면 성장에 방해가 되겠지요?
그런데 보면 9월말부터 부지런히 묶어준 밭을 많이 봅니다.
저는 절대로 안 묶습니다.
기온 보고 채크하고 안 묶는 겁니다.
기온이 아슬아슬 내려가면 그제사 묶습니다.
거의 10월 말 경이지요.
그러니 그때까지 배추는 신나게 칠렐레 팔렐레 맘대로 자랍니다. ^^
흔히들 '묶어주지 않으면 속이 차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속이 차는 것은 묶는 것과 상관이 없습니다.
엽수가 부족해서 구가 되지 않는 것이지 묶어주지 않아서가 아니며
엽수가 부족하면 결구해도 단단하고 꽉찬 구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영하의 날씨가 다가와 묶어놓은 배추입니다~
주변을 보면 벌써 추워서 풀들이 다 말라죽어 휑하지요?
가끔 보면 봄배추를 열심히 묶어놓은 것, 많이 봅니다.
재밌지요. ^^
봄에 배추가 얼리가 있습니까.
그런데도 묶어놓은 것을 하도 봐서 봄배추도 다 묶어놨습니다. --;;
어느 집 7월경의 여름배추입니다.
봄에 파종해서 이렇게 자랐는데 저 더위에 묶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아니 이 더운 7월에 푹푹 찌는데 찜통을...
안 그래도 벼룩잎 벌레가 극성을 떠는데 묶어주기까지 했으니 그 안으로 벌레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배추는 절대로 영하의 날씨가 다가오기 전에는 묶지 마세요. 고생스럽기만 합니다.
<웃거름 주기>
비료는 굉장히 비료를 필요로 하는 작물입니다.
밭을 갈 때 퇴비와 함께 석회, 요소비료를 주었지만 성장하면서 더 필요로 합니다.
중간중간 3~4회 정도 배추와 배추 사이에 (뿌리에 바로 닿지 않게)
티스푼 하나 정도로 복합비료나 요소비료를 묻어주세요.
그리고 물을 줘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게 합니다.
이것은 절대로 많이 주면 안됩니다.
그러면 배추 맛이 써져서 김장맛을 망칩니다.
어떤 분은 보면 주먹으로 한주먹 퍼서 줍니다. --;;
물론 배추는 너무너무 잘 자라겠지만 잎색이 아마 검푸를 정도로 짙을 것입니다.
이렇게 자란 배추는 건강에도 나쁘고 맛도 안 좋습니다.
가끔 속성재배하는 배추가 있습니다.
좀 늦게 심어서 확 한꺼번에 빨리 키우려고 요소비료를 왕창 줘서 키우는 경우,
조직감이 약해서 김장을 하면 배추가 쉽게 무릅니다.
김장배추는 파종해서 모종 만드는데 1달, 기르는데 2달. 이렇게 해서 석달 걸립니다.
그런데 배추는 40일 배추, 60일 배추, 90일 배추가 있습니다.
40일 배추는 흔히 식당 같은데 들어가는 속이 덜 찬 배추들이죠.
60일배추는 꽤 자란 배추입니다. 그런데 김장용은 90일 배추로 해야합니다.
배추를 1달 더 기른다는 것은 굉장한 공력이 더 들어가는 겁니다.
1달을 더 물 주고 돌보고 벌레 잡아주고... 그러니 60일만 기르고 출하하고 싶어지죠.
하지만 김장용 배추는 조직감이 단단하고 오래 묵어도 녹지 않는 그런 배추여야합니다.
추울 때 성장해야 배추가 단단하고 속이 차고 조직감이 좋습니다.
그래서 고냉지 배추가 인기가 좋은 거지요.
보통 사람들은 60일 배추와 90일 배추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못합니다.
그러나 김치를 담그면 오래 지나면 표가 나지요.
제가 이웃과 김장을 오래 같이 담궜는데, 제 배추를 나눠주고나서도 다른 곳에 가서
또 배추를 더 얻어온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상한 것이, 제가 준 김치는 다음해가 되도록 싱싱하고 갈수록 맛난데
다른데서 가져온 배추는 녹아서 물이 되고 쉬 상한다고 4년째 같다고 고개를
갸우뚱 하더군요.
처음에는 고춧가루, 소금탓을 했는데, 같은 것을 써도 그렇다며 결국은 배추가
원인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노인정에서 김장을 한 것과 같은 배추로 자신의 김장도 더 했는데
그 김치는 노인정 것도 자기 것도 다 물러서 못 먹었는데, 우리 배추는 씽씽하다고
하더군요. 노인정 김치와 그 집 김치가 고춧가루, 소금 다 달랐지만 공통점은 오로지
배추 뿐이었는데 결과가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배추가 원인인 것을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 배추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배추를 속성으로 키울 이유도 없고, 최대한 영하 가까울 때까지 추운 날씨에
단단하게 오래오래 기릅니다.
90일 배추로 기르는 것이죠.
그러나 속성으로 키운 경우는 조직감이 약해서 진한 소금기를 견딜 수가 없습니다.
딸기도 반 잘라보면 속이 텅 빈 것이 있죠?
이게 바로 속성비료를 줘서 속성으로 키운 것입니다.
너무 빨리 자라다보니 속을 채울 여유가 없이 겉이 자라버린 것입니다.
배추도 마찬가지입니다.
잎은 커다래도 너무 빨리 자라면 안의 조직은 엉성하게 마련이지요.
그러니 너무 요소비료를 남용하지 마세요.
90일을 기른다면 단단하고 야무지게 기를 수 있습니다.
<수확>
이제 드디어 11월에 들어섰습니다.
서울경기 북쪽은 슬슬 영하가 다가옵니다.
이제부터 매일 일기예보를 보며 기온을 채크하셔야합니다.
김장을 언제할 것이냐?
농사 짓는 사람은 무조건 "날씨를 보고" 결정하는 겁니다.
배추는 영하 6도까지 얼지 않고 버팁니다.
그러면 무는? 갓은??
무는 영하로 떨어지면 업니다.
배추는 살풋 얼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무는 끝장입니다.
저는 최근 해마다 김장 날짜가 당겨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추위가 빨리 온다는 이야기죠.
영하로 확실하게 떨어진다는 예보가 나오면 그 전날이 김장일입니다.
제가 주말농장 터줏대감이 되다보니, 제가 수확을 하면 여유잡고 있던 사람들도
술렁입니다.
"벌써 김장해요?"
"네, 내일부터 영하로 떨어진대요. 빨리 하세요"
"어떡해. 준비 하나도 안했는데."
"그래도 일단 수확해서 베란다에 갖다 놓으세요.
아니면 무라도 다 수확을 하시던지. 주저하다 얼면 후회해요."
저는 몽땅 수확해서 바로 김장 담궈버렸습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무조건 버틸 필요가 없으니까요.
주저하던 사람들 다수가 배추가 얼었다고 한탄하는 것을 봤습니다.
날씨가 하루 추웠다가 바로 원상회복된다고 해도 배추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바로 수확해서 어디에 저장해두더라도 수확하시기 바랍니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해도 유난히 기온이 1~2도 더 떨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 곳은 더욱 서두르세요.
김장을 수확하실 때는 밭에서 다 다듬어서 가지고 가세요.
겉은 잎은 다 떼고 배추 뿌리는 깨끗이 잘라 집에 흙을 가져가지 마세요.
겉잎 들은 모아두었다가 단으로 묶어서 갖고 가세요.
절일 때 같이 절이면 나중에 배추 통에 넣은 후에 덮어서 이불해줍니다.
나중에 이것이 또 별미가 됩니다.
알뜰하게 삽시다.
그리고 무도 싹 잘라서 무청은 따로 분류해서 묶어가세요.
이것은 어떻게 할지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지요.
그리고 밭에서 철수하기 전에 반드시 비닐은 거둬서 치우는 곳에 치워주세요.
내년에 밭 갈 때 주인이 치우기 힘듭니다.
그럼 꼭 배추농사 성공하시고, 맛난 김장 담그세요~ ^^
속이 꽉꽉 찬 제 배추들이올시다~
이렇게 겉은 푸르고 속은 노래야 제대로 된 배추에요~
출처 http://manwha21.blog.me/130021154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