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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Erickson)의 사회심리발달이론 |
1856년부터 1939년까지 생존했던 빈의 의사인 프로이드 만큼 서구의 사상에 큰 영향을 준 이론가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혁명적인 사상가는 인간이 대부분 인식할 수 없는 동기와 갈등에 의하여 움직여지며 사람의 성격은 인생의 초기 경험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제안함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기존의 유력한 개념에 도전했다. 프로이드의 저서가 폭넓게 읽혀짐에 따라 많은 추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프로이드의 제자들이 항상 그의 생각에 동조한 것은 아니며 결국 프로이드의 생각의 일부를 수정하여 자기 이름으로 중요한 이론가가 되었다. 이러한 신프로이드학파 학자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사람이 에릭슨이다(송길연 외, 2000).
이글을 통해서 에릭슨의 생애와 업적, 사회심리학적 발달이론의 특성, 8가지 발달단계, 에릭슨 이론에 대한 평가 그리고 저서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프로이드(Freud;1856-1939)의 신봉자였던 에릭슨(Erikson;1902-1994)
은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학력은 고졸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서 20세기 지성사를 빛낸 거장(巨匠)으로 인정받고 있다. 에릭슨이 “정체성(ident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심리학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 정치, 경제, 문화에 지대한 영향력을 준 점을 고려해 보면, 고졸 학력자에 불과한 사람을 미국의 간판 대학에서 교수로 발탁해간 서구의 학풍도 놀랍지만, 그러한 경이적인 성취를 일궈낸 에릭슨이 걸어간 삶의 여정 그 자체는 더욱더 극적이다.
에릭슨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평생을 살아야 했다. 유태인이었던 에릭슨의 어머니는 첫날밤에 남편과 헤어지는 불운을 경험하였다. 집안어른들과 잘 알고지내던 사이였던 남편이 첫날밤에 자신이 범법행위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로 도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측면에서 여성편력의 문제가 있음을 고백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에릭슨의 어머니는 취중에 몇 명의 남자와 관계를 갖게 되고 누가 아버지인 지에 대해서는 단지 아이의 외모만으로 추측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릭슨을 낳게 된다. 나중에 에릭슨의 어머니는 소아과의사였던 유태인 양부와 재혼을 해서 에릭슨을 유태인 율법에 따라 유태인으로서 양육하게 된다. 에릭슨은 유태인 가정에서 성장하지만, 유태인 사회에서는 이방인 취급을 받게 된다. 에릭슨은 유태인과는 너무도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에릭슨은 키가 크고 금발에 푸른 눈을 지닌 덴마크인을 닮아 있었다. 이러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 에릭슨이 대학 재임시절 “상이한 문화적 여건속에서 자라는 아동들이 삶에서 정체성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가하는 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기울이게 된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오스트리안 정신분석가인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를 만난 1920년 대 말, 그는 예술가였고 선생님이었다. 안나의 격려로 그는 비엔나 정신분석 연구소(The Vienna Psychoanalytic Institute)에서 아동 정신분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1933년에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는 예일 대학과 하바드 대학에서 강의했다. 바로 이때가 그의 인생에서 아동 발달에 대한 사회와 문화의 영향(the influence of society and culture on child development)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다.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그의 이론을 공식화하기 위해 그는 미국 인디언 아이들 그룹을 연구했다. 이 아이들의 연구를 통해 그는 부모와 사회의 가치와 인격 성장을 연결시킬 수가 있었다.
에릭슨은 1939년 샌프란시스코로 자리를 옮겨 임상실무를 계속했고, 1942년에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 교수가 되었다. 1940년대에 그는 소론들을 발표했는데, 이 글들은 심리적 발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처음으로 밝힌 저서 〈아동기와 사회 Childhood and Society〉(1950)에 수록되었다. 그 탁월한 명저에서 에릭슨은 아동이 삶에서 각 발달시기마다 경험하게 되는 정체성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사회적인 영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에릭슨 이론의 백미(白眉)에 해당되는 이러한 발달이론은 1950년 백악관의 아동위원회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그 발표에서 에릭슨은 아동이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나가는 과정에서 생물학적 성숙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인간의 의지로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사회문화적 요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에릭슨이 이러한 내용의 발달이론을 제안하게 된 배경에는 에릭슨의 넷째 아이 닐(Neil)이 다운증후군에 걸린채 출생했던 비극적인 사건이 자리잡고 있었다. 에릭슨은 자신의 넷째 아이가 다운증후군에 걸렸다는 사실을 1994년에 죽기 얼마 전까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쳤다. 에릭슨의 넷째 아이 닐은 태어난 후 21살에 죽을 때까지 줄곧 가족과 떨어져 병원에서 지냈으며 에릭슨은 닐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전까지는 거의 방문을 하지 않은 채 지냈다. 에릭슨은 닐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라고 생각하였다. 에릭슨은 수십년 간 남모르는 아픔을 속으로 삭히면서 닐의 출생으로 인해 또다시 펼쳐진 삶의 위기를 창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정체성 이론인 것이다. 에릭슨은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한 아동이 자신이 속한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발달적인 변화와 성장이 보편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결국 에릭슨은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었던 다운증후군에 걸린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지만, 삶에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위기를 경험하는 세상의 또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는 그 이전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업적을 남겼다.
에릭슨은 1950년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요구한 충성서약에 서명하기를 거부한 뒤 자리에서 물러나 매사추세츠 스톡브리지의 오스틴 리그스 센터에 들어갔다. 그뒤 하버드대학교로 돌아가 강사 및 교수(1960~70)를 지냈고, 1970년부터는 명예교수로 재직했다.
에릭슨은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에 미국의 인문과학을 위한 국립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의 제퍼슨 강연자(Jefferson Lecturer)로 선정되었다. 에릭슨이 200여 명의 쟁쟁한 학자들을 제치고서 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그의 학문적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매우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프로이드의 성격이론에서의 핵심개념인 이드(Id), 에고(Ego), 수퍼에고(Superego)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일 지라도, 에릭슨의 정체성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연자에게는 학문적 영예와 거금의 상금이 보장되는 이 상을 수상하면서 에릭슨은 수상소감으로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저는 단지 거인 어깨 위의 조그만 난장이에 불과합니다. 제가 인간의 삶에 대해서 멀리 내다 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스승인 프로이드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있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앉은 난장이라는 표현에서 짐작해 볼 수 있듯이, 에릭슨은 프로이드의 사후에도 심리적으로는 스승을 떠나보내지 못하였다. 평생을 통틀어 자신의 친부가 누구인지 모르는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했던 에릭슨으로서는 수많은 방랑의 세월을 흘려보낸 뒤 어렵게 만나 자신의 삶을 정신분석의 항구에 안착시켜 준 학문적 아버지인 프로이드를 결코 떠나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에릭슨은 자신의 삶에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정체성의 혼란, 다운증후군에 걸린 닐에 대한 무기력감, 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에릭슨이 제안한 “전생애에 걸친 발달이론은 자신의 어려운 삶의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릭슨은 자신의 정체성 이론에서 40대에 경험하는 인생의 위기는 생산성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 자신 역시 닐의 출생으로 인한 인생의 위기를 <아동기와 사회>라는 명저를 집필하는 것을 통해 창조적으로 극복해낼 수 있었다(Friedman, 1999; Vaillant, 1977).
2. 사회 심리발달이론의 특징
사회심리발달이론의 특징은 단계에 근거한 이론, 양극의 단계, 순환적 과정, 후성설적 기반,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 정리해볼 수 있다.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http://home.mokwon.ac.kr/~p1316/thesis/eri.html).
1) 단계에 근거한 이론(A Stage-based Theory)
이것은 인간 발달이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출생에서 사망까지의 인간의 생애는 신체적/심리적으로 성장하는 유기체와 사회적 영향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며, 생애주기를 통한 발달적 변화, 사회적, 역사적인 요인을 배경으로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인간발달과 관련하여 최대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자아라고 보았으며 프로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자아를 자율적인 성격구조로 보았다. 그는 생애주기를 8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를 통하여 나타나는 자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인간발달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인생주기의 각 단계는 이 단계가 우세하게 출현되는 최적의 시간이 있고 그리고 모든 단계가 계획대로 전개될 때 완전한 기능을 하는 성격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인생주기의 각 단계에는 그 단계에 따른 생리적인 성숙과 개인에게 부과된 사회적 요구로부터 발생하는 위기가 수반되며, 성격은 이러한 과업이나 위기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가 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 단계가 성공적이면 다음 단계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아진다. 이 단계들은 시기별로 나누어졌지만, 반드시 심리학적으로도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 특별한 단계가 그들의 생애에 있어서 유별나게 강한 영향력을 구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첫 단계에서 신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평생동안 이 문제에 집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역시 과거의 단계를 재경험할 수 있다고도 한다. 예를 들면, 청소년기에 신뢰, 자율, 주도성, 그리고 근면에 대한 새로운 기초를 발견하기 위하여 과거의 단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각 단계들은 상호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2) 양극의 단계(Bipolar Stages)
그의 이론의 각 발달단계는 두 개의 극--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을 가지고 있다. 에릭슨은 긍정적인 극을 '힘', 그리고 부정적인 극을 '약함'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건전한 건강은 긍정적인 힘을 완전히 획득하고 부정적인 약함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둘 사이의 비율이다. 만일 철저히 신뢰만 하고 불신이 전혀 없는 사람은 위험과 적대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심리적 힘은 부정적인 극에 대한 긍정적인 극의 우세를 요구하지만, 부정적인 극은 인생에 있어서 어떤 깊이나 복잡성을 더해주는 면도 있다고 본다.
3) 순환적 과정(A Cyclical Process)
에릭슨은 첫 번째와 마지막 단계에서의 긍정적인 '극'(polar)인 '신뢰'와 '통합'사이의 어의적 유사성을 언급한다. 즉, 어떤 의미에서 발달과정은 그것이 시작하는 곳(신뢰)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 삶보다는 세대의 순환에 초점을 맞춘다. 즉 각 세대는 지나간 세대와 그리고 계속되는 세대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은 수레바퀴가 둥글게 구르면서 또한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4) 후성설적 기반(Epigenetic Ground Plan)
에릭슨은 인간 내면의 고상함(the high)과 저급함(the low)은 성숙함이 유아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그것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듯이 함께 존재한다고 본다. 이런 그의 윤리적 관점은 후성설적 원리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이것은 생물학의 후성설적 원리 개념을 빌려온 것이다.
이 후성설적 원리는 "성장하는 것은 기반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서부터 지체가 자라나는데, 모든 지체는 그것들이 온전히 기능을 하도록 성장할 때까지, 각 지체가 특별한 우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때 각 단계는 체계적으로 다른 모든 단계들과 연관되어 있는데, 전 단계의 적절한 발달에 다음 단계가 의존하고 있으며, 각 단계는 결정적이고 위기의 순간이 정상적으로 오기 전에 어떤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5) 과거와 현재의 조화
정신분석계통 심리학은 성인 인격의 형성에 있어서 오디프스 콤플렉스 시기(4-5세) 이전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 때문에, 청소년기, 젊은이, 성인들의 문제를 너무 초기 아동기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삶의 목표를 제시하고 앞을 향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과거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니버나 키에르케고르의 실존론적 불안 즉 과거뿐 아니라, 부모, 특별한 상실, 사고, 재정적 압박, 유한성에서 오는 불안 등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에릭슨의 이론은 여기에서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데, 과거의 문제 뿐 아니라 현재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 예를 들어 핵가족 갈등, 외적환경의 영향등이 인격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3. 발달 단계
(1) 1단계: 기본적 신뢰 대 불신(Trust vs Mistrust)(출생~1세)
제1단계는 Freud의 구강기에 해당되는 시기로서 출생에서 약 1세까지이다. 이 시기의 주된 발달 위기는 영아가 신뢰할 수 있는냐 없느냐 여부에 관한 것으로, 어머니의 관여가 이 신뢰의 초점이 된다. 신뢰감은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포함한다. 이 시기에 아기를 돌보아 주는 사람(주로 어머니)이 영아의 신체적, 심리적 욕구를 잘 충족시켜 주면 아기는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고, 만약 아기의 욕구가 잘 충족되지 않으면 아기는 불신감을 갖게 된다.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가 일관되게 충족되는 예측 가능한 안전한 세계에서 사는 것이 이상적인 삶이다.
그러나 Erikson은 완전한 신뢰감만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사람이 살다보면 때로는 불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신뢰는 아동을 너무 순진하고 어수룩하게 만든다. 따라서 건강한 자아발달과 성장을 위해서는 불신감도 경험해야 한다. 건강한 발달을 위해 중요한 것은 신뢰와 불신 사이의 적당한 비율인데, 물론 불신감보다는 신뢰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정옥분, 2002).
기관의 양식
영아는 입으로 사물을 빨아들인다. 이 시전에서 영아는 입을 통하여 살아가고 입에 의해 사랑을 배운다. 이 때 모친의 젖을 통하여 사랑을 배운다. 영아에 있어서 구강에 의한 모친과의 접촉은 빨기 도식을 중심으로 행하여지고 있다. Freud가 유방과 구강 부위와의 욕구적 관계로서 이해한 것을 Erikson은 보다 일반적인 관계인 구강 특질로서 취급하였다. 결국 눈에 보이는 사물은 눈으로 받아들이고, 잡히는 사물은 손으로 만지게 되고 들리는 것은 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것이 구강 제 1 기의 받아들이는 양식이며, 그것은 구강호흡 감각적 단계라고 부른다. 다시 이 단계에서 턱과 잇몸을 이용하여 심하게 조르는 제2의 능동적인 함입의 양식으로 발달하게 된다. 또한 제3의 구강기관인 배출양식, 제4의 구강단계인 억제의 형태, 제5의 단계인 젖꼭지를 꼭쥐고 빠는 유방 속으로 머리를 파묻는 양식의 과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첫 단계인 받아들임이 기본적인 양식이며, 다른 양식은 이 양식에 종속되어 있다(김제한, 1998).
심리ㆍ사회적 형태
영아의 심리ㆍ사회적 형태는 얻는 것,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시 되돌려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영아는 모친이 하는 방법에 따라 그와 같은 방법으로 배우게 된다.
이와 같은 형태는 다른 사람과의 우호적인 경험으로서 중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함으로써 영아는 되돌려주는 사람이 된다. 즉, 모친과의 동일화에 대한 기초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상호 조정에 실패하게 되면 영아는 일방적이고 강제적으로 지배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즉, 아기는 수유에 의해 우호관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면 손가락 빨기에 열중하게 된다. 어머니 또한 수유시간을 변경하거나 수유하는 방법을 변화시켜 영아를 지배하려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 영아는 세계에 대한 관계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P에 결정적 장애를 가지게 된다(김제한, 1998).
구강기적 성격
수유가 부족하면 유아에게 모친에 대한 상실감을 주게 된다. 이 시기에 의존하고 있는 모친의 애정을 상실하면 만성적 비애에 빠지고, 이 경험은 유아의 그 이후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우울적인 성격을 형성할 위험성이 있다.
정신의학에 있어서 구강기에 나타나는 성격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이 단계에 있어서 갈등이 미해결 상태인 경우에 일어나는 성격적 비관이다. 이것은 충분히 젖을 빨지 않았다는 공허감의 결과로 탐욕적인 성격을 수반한다. 이것은 구강 새디즘이라고 불리며 타인을 해치는 방법으로 사물을 얻으려는 잔혹한 요구로 나타나기도한다. 다른 하나는 낙관적인 구강 성격도 있다. 이는 사물을 부여하거나 받아들인가는 사실을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성격이다(김제한, 1998).
(2) 2단계: 자율성 대 수치와 회의(Autonomy vs Shame and Doubt)(1~3세)
2단계는 Freud의 항문기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약1세에서 3세까지이다. 이 단계의 쟁점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느냐, 아니면 의존적이고 ‘자기 회의’로 가득찬 ‘부끄러운 인간’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유아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선택의 자율성도 경험하기 시작한다. 새롭게 얻은 자율감은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정도로 지나치게 과장될 수 있다. 자율성을 향한 투쟁은 완강한 거부나 떼쓰기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과업은 자기 통제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배변훈련과 관련된 배설기능의 통제가 중요하다. 이 단계에 대응하는 Freud이론의 단계는 항문기로서 항문부위의 특정 근육의 통제를 강조하는 단계이다. Freud에게 있어서 항문기 발달과업은 이들 특정 근육의 통제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 대한 Erikson의 입장은 특정 항문부위를 넘어 신체전반의 근육조직에 간한 통제능력으로까지 일반화시킨 것이다. 즉, 아동은 배설관련 근육의 통제력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충동 또한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통제력 부족으로 인한 ‘수치심’에 반대되는 성공적인 ‘자율감’에 이르게 한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정도를 스스로 발견하는 과업이 요구된다. 만약 아동에게 새로운 것들을 탐색할 기회가 주어지고 독립심이 조장되면 건전한 자율감이 발달할 것이다. 반면, 아동에게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아동이 지나친 사랑을 받고 과잉보호받게 되면, 세상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자신의 능력에 회의를 느끼고 수치심을 갖게 될 것이다(정옥분, 2002).
기관의 양식
이 시기는 Freud의 리비도 발달단계의 항문기에 해당된다. 이 단계의 기관 양식은 억제-배출 양식이다. 이 항문기는 완고한 고집이나 갈등을 나타내는 충동을 표현하는데 적용되고 있다. 또한 이 시기는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해 싸우는 시기이다. 유아는 자신의 다리로서 훌륭히 서게 됨에 따라서 자신의 세계를 깨닫게 되어 ‘나에게’라든지 ‘나의 것’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김제한, 1998).
심리ㆍ사회적 형태
이 단계에서의 심리ㆍ사회적 형태는 근육계의 성숙과 그 결과 얻어지는 억제와 방만의 갈등이며, 이 엄격한 상호 갈등의 행동 패턴을 어떻게 협응시키는가가 유아에게 있어서 문제가 된다. 억제해 두는 것은 파괴적으로 잔인한 구속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손에 넣어 소중히 하며 시중을 드는 패턴도 될 수 있다. 방만하는 것도 파괴적인 힘을 지닌 적의에 찬 방출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유유히 행동하여 나타내거나 자연 그대로 일으키는 일까지도 있다(김제한, 1998).
강박적 성격
강박적 성격 또는 항문기적 성격에서는 예의범절이 엄격하고 빈틈이 없거나 시간을 엄수하거나 결벽성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유아는 사물을 보다 쉽게 취급하여 지배자의 위치를 유지하든가 또는 지배되어 버린다. 엄격한 규칙은 때로는 그것을 만들어 낸 정신을 말살해 버리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김제한, 1998).
(3) 3단계: 주도성 대 죄의식(Initiative vs Guilt)(3~6세)
3단계는 Freud의 남근기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3세에서 6세까지 이다. 이 단계에서 경험하는 심리사회적 갈등은 ‘주도성 대 죄의식’의 발달이다. 이제는 활동, 호기심, 탐색의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돌진하는 것과 두려움이나 죄책감으로 인해 주저하는 것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3세에서 6세 사이의 아동은 보통 생기와 활력, 호기심이 넘치고 활동수준이 높으며 에너지가 남아돈다. 아동은 놀이활동을 통해 보다 자유롭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활동반경을 점점 더 넓혀간다. 주도성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보이고 목적에 따라 활동하는 경향이 늘어난다.
이 단계는 언어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단계 초기에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새로운 단어나 개념, 기본적인 이해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습득되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들은 학습의 기본적 수단이 된다. 게다가 사물 특히 장난감을 적극적으로 조작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기 위해 물건을 뜯어보기도 하는데, 이것은 반드시 파괴적인 성향 때문만이 아니며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호기심이 파괴성으로 해석되어 아동이 처벌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면 주도성은 이지러질 수도 있다. 또한 아동은 자신의 몸뿐만 아니라 친구의 몸도 탐색하는데, 이러한 탐색적 행동에는 성기에 대한 호기심도 포함되어 있다. 성적 탐색과 관련된 사회적 비난과 처벌은 죄의식의 발달을 조장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해체하거나 자신과 타인의 몸을 탐색하는 것을 놓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새롭게 발달되고 있는 주도성을 부모가 억제하고 반대하여 처벌한다면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쉽다. 즉, 아동의 탐색과 주도성이 가혹한 잘책과 직면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죄의식으로 나타난다(정옥분, 2002).
기관의 양식
이 단계에서의 기관양식은 신체적 공격을 통해 타인의 신체 속에 침입해 들어가는 것, 공격적인 이야기에 의해 상대의 귀나 마음에 침입하는 것, 정력적인 운동에 의해 공간속에 침입하는 것, 불타는 호기심에 의해 미지의 사물에 침입하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여성은 여성적인 포용력과 모성애가 발달한다.
유아가 활발하게 행동을 하게 되면 사물의 차이에 눈을 돌리고, 특히 성차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발달시킨다. 남자는 자신의 생식기만이 아니고 양친의 생식기에도 관심을 가진다. 그는 운동기능이 발달하고 부모와 똑같이 성장하고 싶은 자부심을 지닌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애착을 느끼고 아버지에게 경쟁심과 적의를 느끼지만 자신이 열세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김제한, 1998).
심리ㆍ사회적 형태
이 단게에서 심리ㆍ사회적 형태는 생각대로 하는 것, 또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여기서 생각대로 한다는 말은 경쟁의 즐거움이나 목표에 고집하는 것이나 정복의 즐거움을 의미하고 있다. 남자의 경우에는 정면공격에 의해 상대를 취급한다는 점이 강조되며, 여자의 경우에는 자신을 매력적으로 하여 사랑스럽게 함으로써 상대를 취급하는 것으로 변한다. 이와 같이 하여 아동은 남성적인 적극성과 여성적인 적극성을 획득하여 간다(김제한, 1998).
성격특성
남자는 어머니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여자는 아버지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환상을 만들어 내고 죄책감을 일으킨다. 그것은 실제로는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죄나 행위를 이미 자신이 범한 것처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친의 애정을 획득하려고 하여 형제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투하고 경쟁하는 경우가 있다. 이 시도가 실패할 때에도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은 발견되었을 때 부끄러움뿐만 아니라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품게 된다. 또한 아동은 누구도 감시하고 있지 않은 단순한 생각이나 행위에 대해서조차 스스로 죄를 느끼기 시작한다. 이것은 도덕성의 기초가 된다. 원래 양심을 적극성을 잘 통제하는 것이지만 부모의 강제적인 힘이 지나치게 강할 때는 아동의 양심을 원시적으로 잔혹하게 비타협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아동은 퇴행을 일으키거나 양친에 대하여 원한이나 증오심을 품게 된다. 그 아동의 초자아는 양자택일적인 태도를 위하게 되고 도덕은 복수심과 같이 되며, 그 아동 자신에 대해서나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김제한, 1998).
(4) 4단계: 근면성 대 열등감(Industry vs Inferiority)(6~12세)
이 단계는 6세부터 12세까지 이며 Freud의 잠복기에 해당된다. Freud는 이 단계를 비활동적인 시기로 본 반면, Erikson은 이 단계를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시기로 보았다. Erikson은 이 시기가 아동의 근면성에 결정적이라고 믿는다. 근면성은 아동이 속한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기능하고 경쟁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다. 이 시기는 학교 교육이 시작되는 시기로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중요한 인지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게 되면 아동은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열등감은 아동이 그가 속한 세계에 대처함에 있어서 자신의 무능력이나 자신이 중요하지 않음을 지각하면서 생겨난다.
만일 아동이 성공에 대한 느낌이나 일을 잘 처리해서 인정을 받고자 하는 과업에 실패한다면 근면성이 결여되고 무력감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 아동들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잘한 일에 대한 자부심을 발달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그들은 열등감에 시달릴지도 모르고 결코 대단한 사람이 못될 것이라는 믿음에 빠질수도 있다(정옥분, 2002).
심리ㆍ사회적 형태
이 단게의 심리ㆍ사회적 형태는 ‘스스로 사물을 만드는 것’과 ‘함께 사물을 만드는 것’이 나타난다. 즉, 생산성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사물을 만든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 시기에 분업의 감각이나 기회균등의 감각이 발달한다. 아동은 부모와 함께 일을 함으로써 부모와 평등하다고 느끼게 되고 부모를 동일화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부모가 하는 일의 양에 비해 동등하지 않지만, 일을 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동등하다고 느낀다(김제한, 1998).
(5) 5단계: 정체감 대 역할 훈련(Identity vs Identity confusion)(12~20세)
이 단계는 12세에서 20세까지이며 Freud이론의 생식기에 해당된다. Erikson은 청년기의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이 자아정체감의 확립이라고 보았다. 청년기에 많은 청년들은 가장 근본적이고도 어려운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데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Erikson은 특히 청년기에 제기되는 일련의 질문들, 즉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미래의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 인물인가? 등의 자문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았다.
정체감은 일생을 통해서 이룩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청년기가 정체감 형성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청년기에는 정체감의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고 Erikson은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아동기에 성인기로 옮겨가는 과도기이며, 이 시기에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성적 성숙이 이루어지고, 진학문제, 전공선택의 문제, 이성문제 등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하는 때가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체감은 사회로부터 개인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때가 되면 나타나는 2차성징과 같은 성숙의 현상도 아니다. 정체감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획득된다. 정체감 탐색에 실패한 청년은 정체감 혼미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견해에 병적으로 열중하거나, 아니면 또 다른 극단에 치우쳐 다른 사람의 생각은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으며, 정체감 혼미에 따른 불안을 떨치기 위해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에 빠질 수 있다. 정체감 혼미상태가 영구적이 되면 만성적 비행이나 병리적 성격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정옥분, 2002).
Erikson의 이론에서 청년기 정체성의 위기는 다음의 세 가지 목표가 달성될 때 극복된다(송명자, 1995).
첫째는 자신에 대한 인식의 연속성(continuity)과 동질성(sameness)의 확립이다. 정체성 탐색과정에서 청년들은 과거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고 그 결과를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는데 연결지음으로써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간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미래의 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탐색하게 된다. 이처럼 자아 탐색의 시간조망이 과거와 미래로 확장되고 그 속에서 일관성과 연속성있는 자기상이 확립되면서 자아정체성이 확립된다. ‘나는 마땅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아니고, 내가 되고 싶어하는 나도 아니고, 과거의 나도 아니다.’라는 표현은 시간적 연속성 상의 정체성 탐색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정체성 확립의 두 번째 목표는 상이한 관점과 시각에서 서로 달리 판단될 수 있는 자아의 여러 국면을 일관성있는 하나의 자아체계로 통합(integration)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은 다양한 역할과 입장들이 서로 얽혀있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활해나가야 할 성인기 삶의 준비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청년들은 자신의 자아에 대한 자신과 타인의 견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견해, 직업, 성, 종교, 정치 등 각 영역에서의 자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합하여 일관성있는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여러 영역의 자아들간의 상호관련성이 형성되면서 자아정체성이 확립된다.
정체성 형성의 마지막 목표로서 자신의 독특성(uniqueness) 또는 특수성(distinctiveness)의 확립을 들 수 있다. 청년기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독특성을 탐색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청년기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독특성을 탐색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한편 성인기를 준비하면서 타인들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기 위한 동조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또한 청년기 동안에 강화된다. 청년들은 독립과 동조라는 두 필요성을 통합해가면서 자신의 독특성을 탐색하므로써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이 경우 독특성의 확립에 실패하면 또래집단에 지나치게 동일시하거나 사회적 고정 관념에 맹종하는 부정적 정체성을 초래한다,
청년기 동안 정체성 탐색의 목표들이 획득되면 긍정적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며, 실패할 경우에는 부정적 정체성에 빠져들게 된다.
심리ㆍ성적 및 사회적 유예기간
사춘기에 선행하는 잠복기는 인간 발달에 있어서 심리ㆍ성적 유예기간이다. 즉, 아동을 학교에 보내고, 노동기술의 기초를 사회적으로 습득시키기 위한 시기이다. 이 유예기간이란 경제 용어로 지불유예기간을 의미한다. 즉, 전쟁, 폭동, 천재지변 등의 비상사태에서 국가가 채권, 채무의 결제를 일정기간 연기하고 유예하는 것이며, 이것에 의해 금융 공항에 따르는 신용기구의 붕괴를 방지하게 된다.
그렇지만 청년기에 있어서 제2의 유예기간은 리비도 이론의 테두리를 초월하고 있다. 사회는 각 개인의 요구에 따라서 어떠한 형태로서 공인된 아동기와 성인의 매개 문제, 즉 제도화된 심리적ㆍ사회적 유예기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내적 동일성의 영속적인 패턴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청년기에는 성적으로 성숙한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그 친밀성의 심리ㆍ성적인 능력이나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심리, 사회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지체되고 있다. 즉, 이 시기는 인간의 자유로운 역할 실험을 통해서 그 사회의 어느 부분에 자기를 발견하는 심리ㆍ사회적 유예기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능력의 발견을 통하여 자기의 존재와 중개 역할을 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인지와 자신에 대한 인정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청년은 심리ㆍ사회적 유예기간을 경험하는 것을 통하여 자아동일성을 확립하여 간다(김제한, 1998).
동일성 확산
청년기에 있어 자아동일성의 확립에 대한 장애로서 동일성 확산 증후군이 일어나게 되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①동일성 의식의 과잉: 동일성 확산상태에 빠지면 동일성 의식의 과잉 또는 자아의식의 과잉이 일어난다. 사람이 자기 동일성을 더욱 강하게 의식하는 것이 바로 이것을 획득하려고 하는 시기이다.
②선택의 회피와 마비: 동일성 확산에 빠져있는 청년은 사회가 부여하고 있는 유예기간을 이용할 수 없다. 즉, 사회적 놀이에 의한 가역적인 역할 실험이나 동일성 선택에 있어서 건강한 자아가 약해진다. 그 때문에 어떠한 선택이나 결단도 갈등적 동일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청년은 어떠한 육체적 친밀성이나 결정적인 직업선택, 심리ㆍ사회적 자기 정의를 회피하는 마비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③대인적 거리의 실조: 청년이 우정, 경쟁, 성적인 놀이나 애정 등을 통한 잠정적인 형태의 유희적 친밀성이나 일시적ㆍ가역적인 관계가 동일성의 상실을 불러일으켜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긴장하는 일이 있다. 기본적 신뢰와 자아의 놀이가 상실되어 있기 때문에 대인적 침체감에 빠져버린다.
④시간적 전망의 확산: 청년기가 극단적으로 지연되거나 연장되면 큰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절박감과 시간의식의 상실이 일어난다. 그 결과 생활 전체의 완만화, 절망감, 죽어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일어난다.
⑤근면성의 확산: 동일성의 회피는 주의집중의 곤란이나 독서 과잉과 같은 자기 파괴를 가져와서 일, 학습, 사회성 등의 능력을 획득하기 이전의 외디푸스적 갈등 단계의 퇴행이 일어난다.
⑥부정적 동일성의 선택: 가족이나 친근한 공동체가 적절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제공하고 있는 역할이나 동일성에 대한 경멸이나 증오감, 혐오가 일어나거나 부정적인 것에 대한 과대평가가 일어난다. 이 부정적 동일성의 형태는 자신의 점진적인 노력으로는 달성 불가능한 긍정적 역할로부터 현실감을 획득하려고 노력하기보다도 보다 손쉽고 비약적으로 동일성 성립을 일으킬 수 있는 역할이나 동일성의 전체적 동일화에 의해 일어난다. 어떤 청년은 안정보다 불안정이 좋다고 하든가. 어떤 젊은 여성은 적어도 나는 빈민가에서는 천재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동일성을 선택하는 청년은 동성연애자. 마약 상습자. 사회에 대해 반항하는 사람 따위의 도당이나 갱 집단 속에서 발견된다(김제한, 1998).
(6) 6단계: 친밀성 대 고립(Intimacy vs Isolation)(20~40세; 성인기 초기)
제 6단계는 성인기가 시작되는 단계로서 이 시기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이룩하는 일이 중요한 발달과업이다. Erikson은 친밀감을 자신의 정체감과 다른 사람의 정체감을 융합시키는 능력이라고 표현한다. Erikson에 의하면 성인기에는 친밀감이 필요하며 이를 원한다. 성인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개인적으로 깊이 관여하기를 바란다. 친밀한 관계란 타인을 이해하고 깊이 공감을 나누는 수용력에서 발달한다.
만약 이 같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없거나 하는 것이 두렵다면 그들은 고립되고 자기몰두에 빠지게 된다. 희생과 양보가 요구되는 친밀한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은 청년기에 획득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체감에 의해 좌우된다. 즉, 정체감을 확립한 후에야 다른 사람과 진정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친밀감은 자신의 정체감과 다른 사람의 정체감을 융합시킬 수 있는 능력이나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친밀한 관계는 상호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라는 상호의존성을 발달시킨다. 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한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고립감을 낳는다.
자신을 남에게 주는 것은 진정한 친밀감의 표현일 수 있으며, 이는 남에게 줄 자아를 갖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부부중 한쪽 또는 양쪽 모두가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하기 전에 결혼생활을 시작한다면 행복한 결혼이 지속될 가능성이 적다(정옥분, 2002).
심리ㆍ사회적 형태
이 단계의 심리ㆍ사회적 형태는 다른 사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과 자신을 잃는 것이다. 만약 청년이 친밀한 관계를 타인과 만들어 낼 수 없는 경우에는 성인기 전기가 되어 자기 자신을 고립시키고 규격화된 형식적인 인간관계를 나타내게 된다. 젊은 사람들은 결혼하여 서로를 발견함으로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려고 기대한다. 그러나 배우자로서 또는 부모로서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어렵다. 그렇다고 배우자를 바꿔도 그 해결에는 이르지 못한다. 오히려 참다운 두 사람이 되는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가는 것이다(김제한, 1998).
성에 대하여
이 시기에서 Erikson은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어떤 좋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하고, 사랑하는 것과 활동하는 것이라고 답을 하였다. 이 경우의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관대함과 성적 사랑을 의미하고 있다. 또 이말은 인간이 성적인 존재이며 사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권리나 능력을 잃지 않는 정도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정신분석의 접근에서는 성적 표현을 건강한 성격의 주요한 징후의 하나로 강조하여 왔다. 성이란 이성에 대한 사랑의 관계속에서 오르가즘을 발달시키는 잠재능력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오르가즘이란 배출구라는 의미가 아니라 충분한 성의 감수성이나 긴장의 완전한 이완을 수반하는 이성애적인 상호성을 의미하고 있다(김제한, 1998).
(7) 7단계: 생산성 대 침체성(Generativity vs Stagnation)(40~65세; 성인기 중기)
Erikson에 의하면 중년기에 생산성 대 침체성이라는 일곱 번째 위기를 경험한다고 한다. 생산성이란 성숙이 성인이 다음 세대를 구축하고 이끄는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자신들의 인생이 저물어가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는 다음 세대를 통해 자신의 불멸을 성취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침체성에 빠지게 된다고 Erikson은 말한다. 침체성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자신이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인생을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불평불만을 일삼는 사람, 매사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침체성의 전형이다(정옥분, 2002).
생산성은 몇 가지 다른 방법으로 표출될 수 있다(kotre, 1984). 생물학적 생산성은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이고, 직업적 생산성은 문화의 어떤 측면을 창조하고, 혁신하고 그리고 보존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생산성의 대상(목표)은 문화 그 자체이다.
생산성을 통해서 중년기 성인들은 다음 세대를 인도한다. 즉, 자녀를 낳아 기르고, 젊은 세대를 가르치고, 지도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함으로써 인생의 중요한 측면을 통하여 다음 세대를 인도한다. 생산적인 중년들은 다음 세대와의 연결을 통해 사회의 존속과 유지를 위해 헌신한다(정옥분, 2002).
(8) 8단계: 자아통합 대 절망(Integrity vs Despair)(노년기)
마지막 단계는 8단계는 노년기로서 이 단계의 발달과업은 자아통합감과 절망감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노인들은 자신의 죽음에 직면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때 자신의 삶을 의미있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별다른 후회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생의 피할 수 없는 종말로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면 통합감이라는 정점에 이르게 될 것이다. 반면, 자신의 삶이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후회하면 이제는 시간이 다 흘러가 버려서 다른 삶을 다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느낌에 직면하게 되어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감이 절망감보다 바람직하지만 어떤 절망감은 불가피한 것이기도 한다. Erikson에 의하면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불행이나 잃어버린 기회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인간존재의 나약함과 무상함에 대한 비탄감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정옥분,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