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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기도사이버농업인 연구회 원문보기 글쓴이: 해동목
“뭐라구? 산에다 엄나무를 심겠다고!”
요즘 들어 인천에서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줄만 알고 있던 막내 아들놈이 자주 내려와 미나리를 시험 재배한다며 논두렁 미나리를 옮겨 심고하는 모습을 보시며 혹시나 했는데,
느닷없이 앞산의 밤나무를 베어내고 엄나무를 심겠다고 하니, 황당하기도 하거니와 혹시 직장을 잃어버리고 귀농할 구실을 찾는 게 아닌가 걱정하시는 눈치다.
2007년 4월 중순 어느날, 미나리 시험재배를 한다고 30여 평의 다랑이 밭에 물막이를 하고 미나리를 심고 있던 내게 본가 뒷산에서 몇몇이 무리를 지어 뭔가를 열심히 따서 배낭에 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엄나무순 따러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들 옆으로 다가가 “어디서 오셨나요?”물으니,
“수원에서 몇 명이 함께 왔는데 엄나무순을 너무나 좋아해 매년 이시기면 엄나무순을 따러 다녀요”하고 답한다.
“그들 외에도 많은 이들이 순을 취하러 온 주위 야산을 누비고 다니는데” 하고 생각이 스쳐간다.
매년 봄 이맘때면 엄나무의 수난을 주변 어디고 할 것 없이 쉽게 목격 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이렇게 인기가 많은 엄나무순을 재배해서 수확해 판다’면 하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나는 곧 맞은편에 있는 본가 소유의 산으로 가서 둘러보니 자생하는 엄나무가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나와 엄나무,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인천으로 돌아온 나는 엄나무를 좀 더 알기위해 자료를 찾아본다.
“엄나무는 잎, 나무껍질(해동피), 뿌리(해동근, 해동수근)를 쓰는데, 봄의 새순은 개두릅이라 하여 두릅순과 봄 산채의 쌍벽을 이루며 최근에는 시장에서 두릅보다 엄나무순(개두릅) 값이 더 비싼 추세이고 향기와 쌉싸롬한 맛, 씹히는 저작감 모두 훌륭하다.
엄나무는 순, 잎, 줄기 별로 효능이 다르다고 나와 있으니, 좀 더 알고 쓰면 좋을 것이다.
순은 고혈압, 당뇨로 인한 합병증에 좀 더 효과적이고, 잎은 피를 맑게 하고 신장 기능을 강화하며, 혈당조절 효과 있고, 줄기껍질(해동피)은 신경통을 다스리고, 혈액순환장애로 팔다리가 저린 것을 완화하고 오십견에 잘 듣고,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에 쓰며
뿌리는 기침가래, 늑막염,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근육마비, 특히 신장의 기능저하로 생기는 신허요통에 쓴다고, 부위별 효능을 밝혀 놓고 있으니 참고하면 좀더 효과적 일 것이다.”
이렇게 좋은 내용의 글을 접하게 되니 엄나무를 심어 보겠다는 나의 결심은 굳어만 가고
무엇보다도 맘에 드는 것은 쌉싸롬 한 맛과 향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웰빙식품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몇 일후 엄나무와 관련된 사진 등의 자료를 제시하며 다시 아버님께 말씀드리며 간청하니 어짜피 방치되어 있는 산이니 한번 맘대로 해보라시며 허락하신다.
부모님 허락을 득한 나는 망설임 없이 1,000여 평에 있는 밤나무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물론 장비의 힘을 빌리면 몇 일만에 해결 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올 가을 낙엽이 진후 엄나무 심기를 목표로 삼고, 자력으로 해서 나 스스로를 시험하기로 하였다.
우선 엔진 톱 2대와 낫등을 준비하여 주말이면 무작정 내려가 베고, 자르고, 가지쳐서 치워내기를 몇 달간이고 지속하였다.
남들 휴가다가는 한여름에도 산으로 달려가 나무와 씨름하기를 몇 달이 지나고 나니 어느덧 낙엽이 지기 시작하고, 나는 주변 야산을 돌며 엄나무를 캐다가 옮겨심기를 반복한다.
드디어 밤나무가 있던 자리에 1천여 그루의 엄나무가 자리를 잡고보니, 몇 달간 흘린 땀의 보람을 느껴본다.
심기를 마친 나는 그동안 조사해 두었던 엄나무 재배지 견학 계획을 실행한다.
나중에 귀농을 위해서는 옆지기의 동의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옆지기에게는 강원도 여행을 구실삼아 동행을 하게되고, 다행히 10년 전부터 엄나무를 심어 마을에서 개드릅(엄나무순)축제까지 열게하신 분을 만나 그분의 경험과 재배방법, 앞으로의 전망 등을 듣게되고, 그분이 보유하고 있는 묘목 구입을 예약한 후 돌아올 수 있었다.
견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엄나무순을 생산하여 판매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확보되는 일정 규모가 되어야만 필요한 장비도 사고, 대형마트 납품 협의 등을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옆에 잡목으로 방치되어 있는 2천여 평의 야산에도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그동안 엄나무 농장한다며 열심히 일하며 흘리는 땀을 보아오신 터라 흔쾌히 승낙해 주시며 잘해보라 하신다.
부상이라는 복병을 만나다.
이제 겨울동안 2천여 평 벌목을 하여 내년 봄에 묘목을 심을 수 있도록 준비 작업에 들어 가야만 하였다.
우선 산림 조합을 통해 수목 갱신을 위한 벌목허가를 협의하니 벌목은 허가내기가 까다로우니 간벌을 하고 엄나무를 심으라고 권한다.
엄나무 생육조건을 보면 어려서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지만 크면서 햇볕을 좋아한다고 한다. 나는 나름대로 한 종류의 나무만 집단적으로 재배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간벌하여 일부 다른 종류나무를 남겨 놓을 경우 수분수 역할을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판단하고 간벌한 후 심기로 진행 하였다.
허가도 득하고 막상 벌목을 진행하려니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 동안 일이라고 몰랐던 내가 몇 달 동안 산에 뭍혀 무리한 작업을 하고나니 후유증으로 손끝이 져리고 손목이 아파 벌목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한의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한의사는 무리하지 말고 당분간 쉬라고만 한다.
그때 아버님이 지원에 나서 겨울동안 벌목을 대신해 주신다.
그러잖아도 일만 벌려놓고 수습을 못할까봐 허락을 미루며 걱정해 오셨었는데 그 기우가 현실이 되어 부모님이 대신 고생하시는 결과가 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버님의 겨울 내 흘리신 땀으로 하여 2008년 봄, 강원도에서 엄나무 묘목 2,000천 주를 사다가 심을 수 있었다.
2008년 3월 17일 강원도로부터 엄나무 묘목 2천주를 구입해 가식해 놓은 다음 직장일 틈틈이 시간을 내어 농장으로 내려가 하루에 2백여 주씩 심어나가니 어느덧 한 달이 지난 4월 중순이다.
묘목을 가식한 후 심는데만 무려 1개월이 걸렸네요~~
가능한 모든 일은 혼자 해결합니다.
수익이 나려면 앞으로 몇년이 걸리니 절약해야지요 ㅋㅋ
이렇게 해서 3천여 평의 야산에 심겨진 나의 엄나무 농장!
이제 심어진 3천여 그루의 어린 나무를 살리기 위한 풀과의 전쟁은 시작된다.
새로 심은 어린 나무의 새싹이 피어나 자리 잡기도 전에 잡초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베이고 베어도 끝이 없다. 보다 못한 부모님과 주변에서는 제초제를 사용하라고 말씀하시나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의 엄나무로 재배하기로 하고 예초기를 친구삼아 어깨에서 내려놓을 틈이 없다.
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한여름 삼복 더위는 잡초의 한창 전성기로 폭염을 피해갈 수가 없다.
몇 일이라도 폭염을 피하려 게으름이라도 부릴라치면 잡초에 뭍힌 어린나무는 연약한 가지를 벗어날 길이 없기에 한낮이라도 예초기를 메고 한없이 흐르는 땀으로 목욕을 해야만 했다.
다행인지 전 직장에서 마라톤대회 운영자로, 그리고 마라톤 매니아로 땀흘리는 방법을 경험 했기에 즐겨가며 열심히 일했고, 잡초와의 전쟁에서 어린나무를 지켜낼 수 있었던 듯하다.
엄나무를 무사히 지켜내고 난 가을, 농장 야산의 일부를 밭으로 개간하여 친척에게 임대 주었던 땅 2천여 평을 농장에 추가로 편입 허락 받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사진 5장을 합성한 최근의 농장 전경입니다.
풀베기를 한뒤라 깨끗하게 보이네요.
배운 포토샵을 써먹어 봤지요~~
2008년 가을, 추가로 2,000주를 구입해 심으니 합이 5천여 평에 엄나무 5천주로, 비로서 원하는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퇴직금을 털어 웬만한 산비탈을 다닐 수 있는 소형 동력운반차, 제초기, 트렉터 로더등을 구입하여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농장을 관리 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추고, 농장을 관리할 창고도 마련하게 되었다.
혼자서 5천 그루의 엄나무 농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겨울이라고 농한기로 보낼 수가 없었다.
2008년 겨울, 눈이 와서 미끄럽지만 않다면 방한복으로 무장한 나는 주말마다 농장에서 거름내는 작업으로 시간을 보냈고, 지난 여름에 받아 잘 발효시켜 놓았던 우분 75톤 모두 장비를 적절히 사용하며 혼자 힘으로 처리 할 수 있었다.
소형 동력 운반차로 겨울철 거름내기 작업입니다.
나의 마라톤 경험을 엄나무농장에 적용하고
2000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제80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인천지역의 체전 붐을 조성키 위해 “시민한마음건강달리기”가 개최되었는데 당시 실무를 맡은게 계기가 되어
“인천국제마라톤대회와 강화마라톤대회”를 창설 기획하고 운영하는 책임자로 오랫동안 일한 바가 있다.
그 경험을 살려 나의 엄나무농장 운영에 적용시키기로 하였다. 비교해보면 유사한 점이 참으로 많다.
나열해보면,
첫째로, 출발점에 나서 완주 하기 위해서는 훈련으로 많은 시간을 땀흘리며 보내야 한다. 흘린 땀의 량에 따라서 길고긴 42.195km의 레이스를 즐겁게 완주 할 수 있다. 엘리트선수가 흘리는 땀과는 달리 마니아가 달리면서 흘리는 땀은 런하이를 느끼게한다.
-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자주 들어야 훌륭한 최고의 상품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땀을 많이 흘려야 한다. 또한 나는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키우고자 노력한다. 체력을 갖추어야만 경사지를 오르내리며 농장 일을 할 수가 있다.
둘째, 참가자를 인터넷으로 모집한다. 신청을 받고, 입금을 받아 참가 물품을 택배로 보내준다.
- 본인도 블로그, 카페, 쇼핑몰을 통한 홍보와 주문을 받아 생산한 물품을 택배로 보내주게 된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를 하고자 한다.
셋째, 참가자와 게시판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 주문 고객과 소통하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다음과 네이버에 “수루지엄나무농장” 블로그를 각각 개설하여 엄나무에 관한 자료와 나의 농장일기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 오고 있다.
그리고 여러 곳의 귀농관련 카페에 가입 활동하며 글도 올리고 정보를 수집하며 배우는 일을 계속한다.
생산만 잘하면 뭘해? 판매를 못하면 애물단지 아닌가?
아무리 열심히 농사지어 친환경 최고의 웰빙식품인 “산나물의 귀족 개드릅 엄나무순”을 생산하면 무엇하는가?
원하는 소비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애물단지?
처음 엄나무를 심을때부터 걱정해오던 일이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옆에서 지켜보시는 부모님이 판매를 걱정하실 때마다 좋은 상품을 생산해 놓으면 판매는 걱정 없으니 염려 마시고 지켜봐 달라고 큰소리 쳐오긴 했지만 막상 생산을 시작하려니 불안해 진다.
2008년 4월 27일 수소문 끝에 경상도 상주의 엄나무 재배 농가를 찾아 견학을 가서 엄나무순 수확을 도우며 수확시기, 관리, 포장, 납품등 많은 경험을 듣고 배웠다,
그곳은 10여곳의 재배 농가가 있어 농협 계통 출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서울의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공급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재배 농가가 많다보니 농협의 계통출하지원으로 판매망 걱정이 없지만 나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고민을 안아야만 했다.
2009년 봄, 첫 수확 예상량은 약50kg정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판매를 보류하고 친척, 지인, 현 직장 거래처 선물등으로 나누어 주며 반응을 조사하니 예상을 뛰어넘는 칭찬이 이어지지만 과연 구매로 이어 질지는 숙제로 남는다.
2009년 무더운 여름에는 잡초와 전쟁하고, 삭풍이 몰아치는 한겨울 동안 거름을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2010년 판매 준비로 학원에 등록해 쇼핑몰을 배웠다.
학원 수강을 하며 패키지 쇼핑몰을 내 실정에 맞도록 개조하고 관리를 위한 기초를 배웠다.이 시기에 화사연을 알게 되었고, 회원으로 가입하여 포토샵, 동영상, 트위터, 마인드맵 등을 배우며 전자상거래 강자가 되기 위한 무장을 더한다.
드디어 2010년 봄, 4월이 다가오며 마지막 준비를 한다.
올해의 생산 예상량은 150kg이다. 과연 그동안 준비해온 판매가 성공할지, 엄나무순이 상품으로서 고객의 반응은 어떨지, 또한 앞으로 엄나무농장의 장래가 있을지 판결을 받는 첫무대가 펼쳐진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준비는 철저히
포장할 박스구입, 냉매, 비닐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우체국과의 택배 계약을 체결한다.
또한 쇼핑몰 등록 및 사업자등록, 통신판매업 신고를 마치고 카드결제 시스템 구축하고 나니 판매 준비는 완료 되었는데 과연 주문이 순조롭게 이어질지 걱정 앞선다.
4월 초, 그동안 활동해 오던 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준비한 쇼핑몰에 판매예약 글을 올리고 기다리니
드디어 귀농카페에서 첫 주문 댓글이 올라오고, 쪽지와 함께 주문금액이 통장으로 들어온다. 출발은 순조롭고 분위기를 보니 150kg 생산량의 예약주문은 무난하게 진행된다.
귀농 관련 카페에서 판매글을 올려 주문받고 답하는 댓글입니다.
나머지는 본인 쇼핑몰에서 팔려고 이곳은 조기에 마감했네요~~
4월 중순 경에는 귀농카페의 예약주문을 마감하고, 쇼핑몰에서만 예약을 진행한다. 앞으로의 지속적인 고객으로 확보하고, 나의 쇼핑몰을 조금이라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이제는 예약 주문을 사전에 마감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수확할 날 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이상 저온으로 수확 예정일이 10여일 지연되며 예약 고객으로부터 문의 전화가 계속 이어지나 자연의 힘 앞에 어쩔 수없이 순응하며 기다릴 밖에 도리가 없다.
예정보다 1주일이 지나서 첫 수확을 해보지만 수확량이 미미하다.
10여일이 지나니 이상저온이 풀리며 기온이 급상승하고, 그동안 성장이 멈춰있던 순이 빠른 속도로 피기 시작하지만 수확해도 택배가 가지 않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겹친다.
토요일 수확한 10여 박스는 저녁, 인천으로 가져가 직접 배송해 해결 했지만 일요일 수확하는 순은 보관이 문제다.
저온창고가 구세주로
저온창고가 없다보니 미리 스치로폼 박스에 냉매를 넣어 포장보관 하다가 택배 보내기 직전 냉매를 교체하여 월요일 오후 50여 박스를 배송하였다.
배송을 마친 후에는 늦게까지 내일의 작업준비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농장에 도착하고보니 어제 더운 날씨 영향으로 밤사이 순이 활짝 핀게 아닌가?
몇일 동안 나누어 필 것이라 여기며 대비도 못했다.
순은 새벽에 이슬을 맞고 따거나, 오후 더위가 한풀 꺽일 무렵 수확해야 싱싱한게 오래가고 좋다고 하여 새벽별 보기 운동하며 차를 몰아 왔는데......
혼자서 산비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수확하지만 해는 중천에 떠오르고,
아버님의 도움을 받을려고 본가에 전화하니 이미 들에 나가셔서 받지도 않는다.
한낮이라도 순이 활짝피어 세기전에 빨리 수확해야만 한다.
시기를 놓치면 상품가치가 없다.
하루종일 수확해야만 하는데 수확해봐야 보관할 방법은 없고,
수요일은 5월5일 어린이날이라 택배도 쉬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옆지기도 데려오고, 용역 인부라도 구했어야 했는데~~
누가 이렇게 한꺼번에 필줄 알았나?
더운 날씨에 시들어 버리고 상품가치를 잃어 버린다면 손해는 감수 할 수 있으나
고객과의 약속은 어떻게 지킨단 말인가?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머리속이 복잡해 진다.
낙심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마을 이장님 댁의 저온 창고가 떠올랐다.
즉시 핸폰을 연결하며.....
이장님! 안녕하세요? 저 태선인데요.
어, 웬일야?
저온창고 좀 쓸수 있나요.
지금 엄나무순을 수확해서 모래까지 보관해야 하는데, 다버리게 생겼어요.
그래! 지금 비워 있으니까 가져다 보관해......온도는 알아서 맞추고.....
예예! 고맙습니다.
물에 빠져 죽을뻔하다 구세주를 만나 살아 돌아온 기분이다.
온 농장 산비탈을 뛰어다니며 순을 따고, 시들기 전에 저온창고로 차에 실어 나르기를 수차례 반복하고 나니 서있을 힘조차 없다.
그래도 위기를 넘기고 수확한 엄나무순을 보니 엄청 부자가 된 기분이다.
나무에서 수확한 모습이고요~~
이대로 저온창고에 저장하거나 포장으로 갑니다.
내년도 수확을 위해서는 체력보완이 필수적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몇 배는 많을텐데~~
중간에 내가 지쳐 쓰러진다면 누가 감당하나 ~~앞으로 마라톤 훈련을 열심히 해야 겠다.
5월 5일 수요일, 새벽부터 수확을 시작하나 5월2일(일)부터 4일(화)까지 집중적으로 대부분 수확했기에 여유가 있다.
수확한 순은 이장님댁 저온창고로 보관하니 걱정도 없고~~
5월6일(목) 새벽 수확을 마치고 아침 일찍부터 저온창고에서 20kg씩 차로 실어다가 1kg 단위로 포장하여 미리 써놓은 송장을 붙이고, 모든 작업을 혼자서 진행하자니 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시간도 없다. 시간은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이렇게 1kg 단위로 포장한 다음
위에다 냉매를 넣어서 택배로 보내게 되지요~~
사전에 송장을 작성하여 그룹별로 구분하여 놓았습니다.
귀농카페, 블로그, 쇼핑몰, 기타순으로......
내년부터 점점 늘어나는 대량 출하 계획을 잘 세우는데 많은 공부 기회로 삼아야겠다~~
희망을 본 절반의 성공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차량 지원을 요청하여 80여 박스를 싣고서 우체국에 들어서니 직원들과 민원을 보던 분들이 깜짝 놀란다. 월요일 50여 박스에 이어 80여 박스가 일정한 규격으로 예쁘게 포장되어 배송된 농산물 사례로는 내가 처음이란다.
한 박스를 국장님께 선물하니 열어 보시고는 아주 좋다고 말씀하시며, 관내에도 이렇게 좋은 농산물이 있다는 것을 관내 기관장께 알릴 겸 선물하고 싶으니 몇 박스 구매하자고 주문을 주셨으나 선 주문량도 맞추기 어렵다고 말씀드리며 양해를 구하였다.
마감 후에도 이어지는 주문과 구매 후 맛을 본 고객의 추가 구매 문의를 받으면서, 주문을 소화 못하는 나의 행복한 고민은 벌써부터 2011년의 4월이 기다려진다.
2011년 4월을 기다려 봅니다.
올해 처음으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는 희망을 본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50kg의 주문 고객이 앞으로 생산될 1,000kg, 3,000kg, 5,000kg까지도 성공적인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자만하지 않고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을 공급하고, 고객 만족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가고자 한다.
2010. 7. .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청원리 781-2
수루지 엄나무 농장
송 태 선 (해동목)
http://www.umnamu.com
첫댓글 공 들인 농장의 모습이 아름답고 각오 또한 대단하십니다.
아무쪼록 번창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아직 초창기라 할일이 많네요. 손익 분기점을 넘기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