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토) 오전7시에 모여 출발한다는 공지사항을 접하고 맨 처음 한 일은 경의선 열차시각표 확인이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 한때 젊은이들의 로망이었던 애니골에 가까운 풍산역이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첫 차가 6시 발차며 소요시간은 82분이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어 이번 원행은 포기하기로 작정하였으나 총간사인 이두수 교우가 출발시간 조정도 가능하다는 언급에 3호선을 살펴보니 5시대에 출발하는 열차가 있어 출발시간 조정없이 당초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역제안을 하였다.
새로운 회원으로 추천코자 동행키로 한 김효원(독문 74)군에게 5시51분 백석역 9칸2문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내고는 4시40분에 얼람을 맞춰놓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 5시20분 집에서 출발 택시로 정발산역에서 5시 46분 전철에 승차하여 일로 군자역을 향해 출발 오늘의 원행등산을 시작하였다. 눈이라도 좀 붙여 볼까 시도하였으나 저승사자 출신 이강식회장님의 방해로 이마저도 안되었슴. 산행인원은 24명 (여성회원 5명 남자 19명)으로 다른 원행에 비하면 조촐한 수준이었는 바 벌초등과 겹치는 이유였다고 한다.
처음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에는 차량이 밀려 지난 번의 악몽이 되살아 났으나 화도 IC에서 경춘국도로 바꾸자 시원스레 길이 열려 있어 9시 20분경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증명사진 한 컷 찰칵하고 등산시작.
본인은 초장부터 비리비리 다른 회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특히 이 날은 산행대장으로 부터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엄포를 들은 터이라 부담감이 엄청났으나 체력이 안 따라주는 것을 어쩌랴. 우리 후미그룹은 그인원수에서도 6명이나 되어 막강하였으며 그 멤버의 면면 또한 막강하였다.
권영관,홍성철,윤혜련,조경래,김안호,박의만등이 그들이었다. 마침 서울시 무상급식에 대한 투표율이 25.7%였는데 바로 우리들이 23명 중 6명이라 이 수치에 근사하였으니 이 또한 절묘한 조화가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며 올랐다. 새벽 일찍 나오느라 배설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한 일부 회원은 곳곳에 대인지뢰를 묻어 놓는 실례(?)를 범하며 늠름히 등반을 하여 선두보다 약 1시간 40분가량 뒤져 점심터에 도착하였다. 평소에도 성품이 고약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회장님은 이미 하산을 시작한 후여서 우리는 버려진 아이들 처럼 서러웠지만 이를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눈물을 머금고 가져 온 음식을 서로 나눠 먹은 후 서둘러 하산길에 올랐다. 물론 일부 인정머리없는 회원들 말고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 준 회원들도 있었음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어찌된 일인지 이번 산행에는 원로 선배님들이 많이 안 나오셔서 내가 홍재기선배 다음의 고참이 되는 영광(?)아닌 영광을 누렸다. 등반시의 자세한 묘사는 맨 꼴찌로 올라 간 탓에 불가능한 일이니 그냥 넘어 가야겠다. 여자회원이 윤혜련,방순덕,송인순,원영애,한상희(박의만 피앙세)등으로 다른 때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군자역에서 석룡산으로 가는 도중 통일산악회의 운영지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이 중 자격유지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80년대 이후 회원은 신규회원 年 2인이상 유치해야 한다는 조항에 원성이 높았고 특히 여성회원들의 영입에 모두가 노력하기로 하였다. 이날의 신규회원은 강상욱(건공 72), 김효원(독문 74) 양인이었는데 김효원군이 저승사자로 부터 촐싹거린다는 지적을 몇 차례받았음을 부언한다.
하산 후 이종기감사가 산에도 안 오르며 골라 낸 삼팔교 근처의 식당에서 치른 1차 뒷풀이 에서는 예의 사발식등 흥겨운 행사가 있었고 조경래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사발식의 주재자로 임명되었으며 이 날 첫번째 통과의례를 훌륭히 치러냈음은 이미 예견했던 그대로였다.
군자역에 회귀한 후 호프집에서 간단한 2차 뒤풀이를 끝낸 후 집이 먼 회원들은 서둘러 귀가하였고 일부 열혈회원들은 또 다른 장소에서 회포를 풀었다는 후문이다. 즐거운 원행을 주선한 회장단이하 집행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하며 졸문을 끝낸다.
첫댓글 선배님의 감칠 맛 나고, 서술적인 원정 산행후기에 Thanks, Sir.
근데 건강을 챙기는 산행후에
사발식으로, Everybody Drunkard 하는 藥주고 病주는 산행모임보다는,
회원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사발식도 줄이고,
조그만 잔으로 주고 받는
술이 약한 회원님들도 즐길 수 있는 산행 모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대 교우회에서 소문난 저승사자님의 사발식 때문에
72학번 여학생들도 익히 소문을 들어 전원 불참이니 이제는
모임의 전통을 산에서 좀더 즐기고,
뒤풀이는 잛게하고, 과음하여 실수하는 모임이 아니라
화기애애한 산악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9988 한 통일산악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노파심에서 한마디 올립니다.
대선배님의 산행기가 그날 빠진 후배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석룡산 다녀올 수 있게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후배들은 한줄도 올리지 않고 있는데 대선배님이 장문의 산행후기를 올리시다니... 면목이 없습니다. 절절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선배님이 말씀하신 인정머리 없는 후배중 한 명이었습니다.. 용서바랍니다. 꾸~벅.
김안호 회원의 사발식운운은 여자회원을 추천하지 못하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 많은 분들의 의견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라. 여자회원에게는 냉면그릇이 아니라 종지만한 막걸리 잔으로 하기로 하였음이니. 재욱후배 용태 후배 졸문 읽어주어 고맙고 매번 산행기를 순번에 따라 하기로 하여 먼저 맞는 매가 덜 아플듯 히여 맘먹고 써버렸오.
길잡이 잘해 주셨으니 뒤따르는 후배들도 말빨 세울 수 있겠습니다.
재밌는 선배님 산행기 읽으니, 석룡산 산행길이 아슴아슴 합니다.감사드립니다.
물 건너와 감물 들인 옷에 두건 쓰고 나타나서 콧수염 날리며 오른 산도 좋고,
조무락계곡의 옹녀탕에서 용감무쌍하게 알탕으로 맛본 계곡물의 써늘함도 좋았죠.
(유일한 알탕 동지 김용태 군은 작업 중에 뭘 자꾸 조무락조무락 하는 버릇이 있나봐요.ㅎㅎㅎㅎ)
2,3차 끝내고 새벽 2시에 집에 오다가 택시 안에 핸드폰과 두건을 놓고 내렸는데, 담담 날 핸폰은 찾고
두건은.... 그 두건을 쓴 머리통을 잃지 않았음에 감사합니다.
성님! 극비사항을 공개하시다니.... 차거운 물에 거시기를 거시기하게 조무락 조무락해주면 피가 잘 통해 아주 좋답니다.ㅋㅋㅋ. 성님도 한번 해보시길... 내 기억에 5공때 민정당과 짝짜꿍해 헛발 짚어 욕 디지게 먹은 이 00 총재가 애용했다는 썰이 있습니다.ㅋㅋㅋ
대선배님, 멀리서 아침일찍 나오시고, 비록 후미그룹으로 꼴찌로 산행을 마치셨지만 제일 먼저 훌륭한 산행기를 남겨주셨습니다. 8090 회원들도 회원유치 못지않게 카페활동에서 분발해야겠습니다.
아~벌써 한달이 다 되어가네요...통일산악회 홈페이지를 사랑하지 못한 새까만 후배가 선배님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살아 숨쉬는, 현장감을 느끼게 하는 수려한 글들을 접할 수 있는 기쁨이 통일산악회 홈페이지에 있음을 절감합니다. 정성담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홈페이지를 정말 사랑하고 매일매일 찾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