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비가 내리지않다니..
뉴스의 날씨 예보에 온 기대를 모아서 그저 비 오기만 기다렸으나 남녂으로 내려온 비 소식은
야속하게도 제주도를 훌쩍 건너뛰어 육지로만 비 소식이 넘실거렸다
중부지방은 쉼없이 내리는 비로 인하여 피해가 속출하고.그렇게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마음을 비웃듯
작년 여름의 건 장마는 제주도에 90년 만의 가뭄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제주도 동쪽 사철 넉넉한 강우량과 제주 전.지역중 가장 토심이 깊어서 뿌리식물인 무우.당근.감자 농사는 물론
우리 처럼 조경수 재배하는 농부들은 천혜의 조건을 두루갖춘 이 지역에서 그 동안 그 은혜를 은혜로서 실감하지 못한채
모든 농사의 결실이 자신의 부지런한 노력이였다고 자만을 했슴을 90년 만의 가뭄이 절실하게 하늘을 대신하여 가르쳐주었다
농부는 하늘이 베푸는 날씨덕에 살아가는것을 겸허하게 고개 숙여 감당한 지난 여름 이였다
제주도 동쪽.이곳 저곳..한동리.선흘리.와흘리..행원리 덕천리..다시 성읍리 교래리로..
그동안 형편이 닿는데로 장만한 농장은 곧 남편의 고달픔을 재촉하지만 그때는 그 나름으로 최선의 방법이였었다
곳.곳의 농장마다 물주러 다녀도 쉴틈이 없건만 남들이 모두 더위 피하여 휴가로 지새우던 더위의 한복판.휴가철인
6월중순부터 7월말까지 덧 붙여 집수리까지 겹쳤으니 관수장치된 농장은 그나마 시간을 덜어주지만 미처 준비덜된 농장에
하필 묘목들이 자라니 밤이 늦도록 농사용 공동수도에 줄서 기다려 물 받으러 다니면서
이런 재난도 있구나 하고 자연재해에 인간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그러나 시간은 모든 고통도 극복하기 어려운 일도 해결해준다는것을 이제껏 살아오면서 터득한
생의 지혜 또한 우리가 가진 어쩔수없는 자산이여서 그저 더운 여름아 어서 가거라 하고 속으로만 빌었었다
그렇게 한 더위 중간도 끝나갈 즈음 집수리도 끝나고 간간히 시간내어 한차.두차 나르던 이삿짐도
8월3일 마지막 이삿짐을 보내고 살던 집앞 음식점에서 아침겸 이른 점심을 사먹으려 우리 내외는
등허리에 땀으로 흠뻑 젖은 옷도. 너무 더워서그 뜨거운 햇살가릴 모자 조차 머리에 얹기 싫어 팽개쳐둔
검게 그을은 얼굴도 아무런 부끄러움이 아닌듯 서로의 지친 모습을 확인하며 마주 앉았다
국수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이니 선택의 여지도 없이 남편은 콩국수를 먹겠다고 나는 빈 속이여도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콩국수를 주문한 남편의 속내를 나는 알고있다
비빔국수를 먹었으면 하지만 아침 빈속이여서 사양한것을..나는 비빔국수를 곱배기로 주세요 했다
나를 쳐다보는 남편의 말없는 물음은 다먹을수있어?였다
나 또한 속으로 비빔국수가 먹고싶지요? 내것을 좀 덜어서 먹어봐요.했다
그렇게 각 각의 국수가 다 먹을즈음 내것좀 덜어가요 하니 배불러서 못먹겠단다.
이일을 어쩌나.남감해하는 나를 보더니 남편은 내 그릇의 남겨진 비빔국수를 다 먹어준다
계산을 하고 음식점을 나서면서 남편이 하는말이 식단표에 곱배기래도 가격을 더 안받는다잖어
그래서 욕심나서 시켰다할까봐 먹기 싫었지만 그냥 먹었다 하였다
아내가 생각없이 넝큼 국수를 시켰으니 음식점 주인에게 아내가 말없는 핀잔 들을까봐 그 흉을 덮으려고
내 그릇의 남은 국수를 먹어준 남편에게 나는 당신이 비빔국수 좋아해서 더 먹이려고 그랬다는 말은 못했다
온 여름 더위와 가뭄에 지치고 넘쳐나는 일속에 파묻혀서 드디어 이사도 마쳤으나
제주 전통 돌 담장이 너무 아름다워 구입한 신풍리 내 집,겹돌담이 700여평 땅 전부에 둘러진 마당에
이미 계획한 정원 꾸미기는 속절없이 미루기만 한다 너무 지친 탓일까?
하기사 아직 이사온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걸..일년 안에는 정원조경 마치겠지.
아직도 무슨 나무는 어디에 심고 하면서 실천에 옮겨지지못한 정원 조경 설계 계획은
해 지고 저녁 식탁에 마주 앉으면 많은 시행착오를 연신 거듭한다
산수국.으름덩굴.수선화.자귀나무..겨울이면 빨간열매가 좋잖아요 먼나무도 빠트리지말아요.
하귤도 조경으론 좋지요.피라칸사스가 겨울의 스산함엔 너무 좋던데..그런 내 주문도 모두 인심좋게 수용해주는 남편.
그래요 내 남은 국수를 누가 먹어주겠어요.배 불러도 싫은 내색없이 해결해준 남편에게 말없는 신뢰를 눈 빛으로 보낸다
나 역시 콩국수와 비빔국수 모두 남편에게 먹이려고 또 곱배기요..하고 주문할것이며
내 무리한 주문도 모두 수용한 우리만의 멋진 정원도 다가오는 올 봄은 실현에 틀립없이 옮겨지겠지.
뒤안 창고 앞쪽엔 우리가 만든 닭장안에서 병아리가 삐약거릴것이고
이제 고추,상추.등 갖 가지 채소 심어두면 가을까지 우리집 식탁은 행복으로 풍성해질것 같다.
첫댓글 새별문학회도 아름답게 조경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김서정 선생님 이번 모임에 오셔요.
이 시간에 국수가 먹고 싶어요,
백서향,붓순나무,...봄꽃나무로 추천 ,...!
아름다운 부부에 진솔헌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