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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가스에 관한 모든 것
1. 석유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
2. 천연가스(natural gas, 天然가스) -. 액화천연가스 또는 LNG
3. 석유생성에 대한 미스테리
1. 석유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
석유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학설이 있으나 대체로 무기성인설(無機成因設)과 유기성인설(有機成因設)이 있다.
무기성인설은 물이나 탄산가스등이 금속과 작용해서 석유가 생성되었다는 설이며, 유기성인설은 태고적에 대량의 하등동물이나 식물의 유해가 바다나 호수 또는 늪에 퇴적되어 물의 촉매작용과 특수한 세균의 일종으로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아주 미세한(미생물 부피, 발효작용을 하는 것과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 등이 있음)박테리아의 작용, 그리고 지하의 온도와 압력에 의해서 오랜 세월에 걸쳐 매우 복잡한 화학변화를 일으켜서 석유가 생겼다는 설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학설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으나 최근에는 유기성인설이 우세한 편이다.
석유 속에서 200℃ 이상에서 분해되는 포르피린 (Porphyrin)이란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석유가 생성될 때 까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화학변화가 서서히 진행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생산된 석유는 지층의 온도가 60 ~ 150 ℃ 사이에 있는 것으로 보아 화학변화의 시간은 수천만 내지 수억년의 긴 세월이 걸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위에서 설명한 유기성인설에 대해 알아보면 지금부터 수억년전, 땅위에는 공룡이 살고 있던 시절 얕은 바다나 호수에는 플랑크톤이나 조류가 번식하였다. 석유는 주로 물밑에 퇴적된 실체를 이루며 생체 안에서 생명력에 의하며 만들어지는 물질 - 유기물 (죽은 수중 미생물)에서 생성되었다고 한다. 우선 죽은 미생물들이 해저에 가라앉으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례로 쌓이고 겹쳐진 유기물위에 사암과 니암이 뒤덮인다. 그것이 적당한 지압과 지열을 받아 서서히 화학변화를 일으켜 석유가 포함된 석유모암이 형성된다.
수천만 년에 걸쳐 생성된 석유모암의 틈 사이에 생긴 석유는 지구의 지각변동에 의해 모암을 떠나 현재의 유전을 형성하고 있는 지층 속으로 이동해 온 것이다. 따라서 석유의 생성되어 유전이 형성되기까지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퇴적암이 널리 발달하여 꽤 큰 퇴적분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며 적절한 온도와 압력에 의해 화학변화가 진행되어야 하며 석유층이 생성되는 사암이나 석회암이 있어야 하며 지각의 변동에 의해 석유가 고이기 쉬운 지층 구조를 이루어야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건은 시간적으로 동시에 성립되어야 하기 때문에 석유를 채취할 수 있는 지역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흔히 사용하고 있는 배사구조란 용어는 퇴적 당시는 수평이었던 지층이 뒤에 지각의 변동으로 밀리고 구부러져 아치 모양의 구조를 가지게 된 곳으로서 석유가 모이는 곳이다. 즉 함유층이 배사한 곳에 천연가스나 석유가 많이 매장되어 있다.
인류에게 있어 석유는 생명의 기름이라 할 정도로 생활을 바꾸었으며 석유가 나온 곳에서는 역사가 달라지기도 했다.
석유는 지금으로부터 5천년 이전에 유프라테스강 근처의 수메르, 앗시리아, 바빌론인들이 지상에 스며나온 기름을 사용했다고 전해지며, 고대 이집트인들은 상처에 기름을 바르거나 설사제로 사용하였다. 지금도 약용으로 사용되는 석유를 증류하고 남은 찌꺼기를 정제하여 만든 백색 油脂(기계의 減摩劑나 의약용의 연고의 원료 등에 쓰임) 바셀린은 석유에서 가공된 것이다.
석유를 제일 먼저 발견한 행운아는 1859년 미국의 드레이크 대령이 펜실바니아 주에서 처음으로 원유채취에 성공했으며, 그 후 19세기말에 이르러 미국 14개주에서 유전이 발견되었고 같은 기간 동안 유럽과 중동에서도 다수의 유전이 발견되었다.
석유는 끓는점의 원리를 이용해서 원유 속의 각기 다른 종류의 유류로 변환되어 산유지에서 저유지로 또 저유소로부터 탱크트럭에 의해 대리점이나 주유소 등으로 수송되어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석유 소비량은 전체 에너지 가운데 60%이상으로 연간 석유 소비량은 6억 배럴인데 장충체육관 만한 크기의 기름 탱크 약 800개에 담아야 할 분량이다. 국민 1인당 석유소비량은 연간 약 2200리터(약11드럼), 하루에 약 6리터씩 쓰고 있다.
석유의 단위인 배럴의 양은 배럴, 갤론, 리터, 톤 등 몇가지 단위가 쓰이는네 배럴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1배럴은 159리 터로 19세기 중반에 미국에서 기계 채굴이 성공한데서부터 근래 석유산업이 시작되었을 당시 200리터 나무통에 운반이 되었는데 그 나무통이 1배럴이다.
원래는 200리터들이가 159리터로 된 이유는 운반을 하는 도중에 새거나 증발을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159리터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59리터를 1배럴로 국제적 통용 기준으로 하고 있다.
-. 전 세계의 석유 매장량
과연 석유가 21세기에도 에너지의 왕좌를 지키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국가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매장량의 고갈로 인해 에너지원으로의 기능을 상실하지는 않을지, 아니면 막대한 잔존매장량에도 불구하고 한때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석탄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지 하는 의구심을 많은 사람들이 가져보았음직하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최소한 100년은 석유가 인류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천연가스가 다음 에너지의 주인공으로 탄화수소의 명성을 이어가며 인류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 진다.
석유는 현재 40년 정도 수명이 남아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이 수치는 현재의 기술과 유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확인매장량인 1조 배럴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미국지질학회인 USGS가 최근 발표한 “World Petroleum Assessment 2000”에 따르면 추정매장량이나 추가발견이 가능한 석유매장량을 합하면 2조 3000억 배럴에 달하며, 천연가스 생산 시 얻어지는 액체성분(NGL) 3000억배럴과 캐나다의 오일샌드와 베네주엘라 오리노코강 유역의 중질유 약 7,000억 배럴을 합칠 경우 3조 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소비량을 기준으로 약 1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확인매장량이 65년분이고, 추정 및 추가로 발견될 매장량을 감안하면 170년분에 달하기 때문에 21세기에 석유자원의 매장량고갈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설사 획기적인 대체에너지가 발견된다하더라도 석유는 화학원료물질로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에 계속 애용될 전망이다.
이런 식으로 석유 소비시엔 앞으로 사용가능한 기간은 현재까지 발견된 양으로 계산하면 매장량을 기준으로 65년, 생산량을 기준으로 41년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추정치까지 계산하면 170년 까지 로 보고 있다.
석유 정제란 원유를 증류하여 각종 석유 제품과 반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정유(精油)라고도 부른다. 원유의 주성분은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탄화수소이며 이밖에 황, 질소, 산소 등의 화합물이 소량 함유되어 있다.
탄화수소는 그 분자를 구성하는 탄소 원자와 수소 원자의 수나 연결되는 모양에 따라 성질이 달라져 메탄, 프로판, 벤젠 등 여러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원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는 증류에 의해 분리시킬 수가 있다. 즉, 이 탄화수소들의 각기 끓는점이
다른 특성을 이용하여 원유에서 휘발유 유분, 등유 유분, 경유 유분 등 주요 성분을 분리하여 뽑아낸다. 원유에서 각 유분을 뽑아내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액체를 가열하면 기화되는데, 이를 파이프를 통해 냉각시키면 다시 액체로 변한다. 같은 원리로 원유를 가열하면 끓는점이 낮은 것부터 차례로 높은 것 순으로 증발하여 기화된다. 이것을 식혀 차례로 용기에 담으면 여러 가지 탄화수소가 끓는점 차이에 따라 분류된다.
이것을 증류라 한다. 이렇게 뽑아 낸 여러 가지 유분 중에 포함되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또 촉매를 첨가하여 탄화수소에 반응을 일으켜 성질이 다른 탄화수소를 만들어 내는 ‘분해’, ‘개질’과정을 거쳐 양질의 석유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증류, 탈황, 분해, 개질 등의 공정을 총칭하여 석유 정제라고 한다.
* 유분(溜分) : 정제되지 않은 반제품을 말하며 이것을 원료로 조합, 분해, 개질 등을 거쳐 석유제품
을 만든다.
- 정제 공정은 다음의 네 가지 공정 군으로 대별할 수 있다.
A. 원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를 끓는 점 차이에 따라 분리하는 증류 공정.
B. 화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각 유분 중 분자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처리를 하여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공정으로 정제 공정의 핵심 기술
C. 위 공정에서 생산된 각종 유분들에 포함된 황, 질소, 금속 화합물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 이 공정을 Treating이라 하며 수소를 사용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소 처리(Hydrotreating)공정이라고 부른다.
D. 규격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각종 유분의 블렌딩공정이다. 이 공정은 물리적인 것으로 단순하나 실제로는 기술을 요한다.
1) 상압증류(Topping , Atmospheric distillation )
원유를 상압(常壓)에서 증류시켜 정유탑 정상부에서 가스 및 나프타를 측선에서 등유, 경유를 탑아래에서 중유를 채취한다. 정류탑 내부는 약 45~90cm 간격으로 칸막이(tray) 가 수십단 설치되어 있으며, 이 칸막이는 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 철판으로 되어 있다.
석유 증기는 이 구멍을 통하여 점차 상부로 올라가며, 이 사이에 비점이 높은 유분부터 칸막이에서 응축된다. 응축되어 액화한 것은 관을 통하여 하단으로 간다. 하단은 상단보다 고온이므로 하단의 액체 중 경질분은 다시 기화하여 상단으로 간다. 여기서 어느 부분은 액화되어 다시 하단으로 내려가고 액화되지 않은 부분은 다시 한 단 위의 칸막이로 간다. 이와 같이 정류탑 내부에서는 기화가 액화가 계속 반복되어 여러번 재증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2) 감압증류(Vacuum distillation )
감압증류는 찌끼유로부터 윤활유와 같은 고비점 유분을 얻기 위하여 사용된다. 찌끼유와 같은 重質석유를 그대로 고온에서 증류하면 열분해되어 품질이 떨어지고 수율이 저하되므로 이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기압보다 훨씬 낮은 30~80mmHg 정도로 감압하여 증류하는 것이다.
3) 리포밍(Reforming)
석유를 증류하여 얻어지는 나프타를 직류가솔린(straight-run gasoline)이라고 하며 이는 옥탄가 낮다. 최근 가솔린 엔진이 발달함에 따라 가솔린 엔진의 효율상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이 중요시 되어, 옥탄가가 낮은 가솔린으로부터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을 제조하는 분해법이 이용되는데 이를 리포밍이라고 하며 이렇게 얻어진 가솔린을 개질가솔린이라고 한다.
4) 크래킹(Cracking)
자동차 ·항공기 등이 발달함에 따라 가솔린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원유의 증류에 의한 직류가솔린이나 천연가스로부터 얻어지는 천연가솔린만으로는 부족하여 중질유을 열분해하여 가솔린을 만드는 것을 크래킹이라고 한다. 크래킹에는 원료유를 고온 고압하에서 분해하는 열분해(thermal cracking)과 촉매를 사용하여 분해하는 접촉분해(catalytic cracking)가 있다.
촉매 중에 수소기류를 사용하여 원료유를 고온 고압하에서 분해하여 나프타나 중간유분을 제조하는 수소화 분해(catalytic hydrocracking) 는 분해와 동시에 탈황, 탈 질소, 수소화도 행할 수 있으므로 매우 유용한 공법이나 건설비와 운전비가 높은 단점이 있다. 크래킹과 리포밍의 주목적은 가솔린의 증산 또는 고옥탄가 가솔린의 제조이었으나, 최근 석유화학공업의 달 발로 원료인 각종 방향족 탄화수소나 불포화탄화수소의 제조에도 이용되고 있다.
①. 휘발유(Gasoline)
석유제품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휘발유이다. 휘발유란 비점 범위가 30~200℃ 정도로서 휘발성이 있는 액체 상태의 석유 유분을 총칭하는 말이다. 휘발유의 물리적 성질은 일반적으로 상온 상압에서 증발하기 쉽고 현저한 인화성을 지니며 공기와 적당히 혼합되면 폭발성 혼합가스가 되어 위험하다.
휘발유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용, 항공용, 공업용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자동차용 휘발유는 모두 무연 휘발유이며 옥탄가(RON)에 따라 고급 휘발유(2호=96이상)와 보통 휘발유(1호=91이상)로 구분한다. 무연 휘발유는 알킬납 대신에 MTBE와 같은 옥탄가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접촉 개질 장치에서 만들어지는 개질 나프타등을 활용하여 옥탄가를 높인 휘발유로서 대기 오염을 막는 저공해 연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 93년 1월 1일부터 인체에 해로운 유연 휘발유는 사라 졌다.
항공용 휘발유는 프로펠러를 가진 경비행기의 연료로 사용된다. 프로펠러 비행기의 항공 피스톤 엔진도 자동차의 휘발유 엔진과 같은 전기 점화식인 4사이클링 엔진이므로 품질도 자동차용 휘발유와 대부분 공통적이나 항공기의 경우 운행 조건이나 환경이 다르고 추락 등 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품질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공업용 휘발유는 용제로 사용되는데 유지, 드라이크리닝용, 고무공업용, 도료용, 세척용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②. 등유(Kerosene)
등유는 휘발유에 이어 유출되는 유분이며 석유제품 중 가장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것으로 흔히 일반가정 스토브에 사용하는 ‘석유’를 말한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에는 흔히 석유가 등유로 쓰였는데, 그 때문에 석유라고 하면 등유를 가리키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지금은 가정난방 연료로써 가장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수급상의 문제로 보일러에 사용되는 등유의 수요를 줄이기 위해 실내 등유와 보일러용 등유로 나누어 공급하고 있다.
실내 등유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팬히터, 스토브, 온풍기 등 가정 난방용 연료로서 실내에서 사용이 적합하도록 유황 함량이 매우 낮고 색상이 맑다.
보일러 등유는 가정용 난방 연료로 사용되어 오던 등유의 수급상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등유 유분과 경유 유분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가정용 난방 보일러, 상업용 보일러, 중소 산업용 보일러, 농업용 난방 및 건조기 등의 연료로 적합한 유종이다
③. 경유(Diesel oil, Gas oil)
경유는 등유 다음으로 유출되는 유종으로, 원래는 휘발유나 등유보다 용도가 적어서 가격이 낮아 경유를 분해한 가스를 첨가시켜서 도시가스의 열량을 높이는 데 사용하였기 때문에 가스 오일이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디젤 엔진의 보급이 확대되어 대부분(약 80%) 고속 디젤 엔진의 연료로 쓰이고 있어 디젤 오일이라고 부른다.
④. 벙커C유(Bunker-C oil)
벙커C유는 석유제품 중 가장 많이 유출되며 그 수율은 40%에 이른다.
벙커C유는 나프타 유분에서 경질유를 제거한 유출유와 상압잔사유의 혼합물이나, 상압잔사유 그 자체를 말한다. 이와 같이 벙커C유는 증류잔사유을 주성분으로 하고 경유, 감압유출유 등과 혼합된 석유제품으로 화학적인 정제는 하지 않으므로 석유제품 중 품질면에서 저급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벙커C유는 다시 가공하면 윤활유, 아스팔트, 석유 코크스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중유는 열 에너지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석탄의 발열량이 5,000~7,000㎉/㎏인데 비해 중유는 10,000~11,000㎉/㎏으로 발열량이 높으며, 열손실이 적고 연소의 조절이 용이하며 점화 및 소화가 간편하여 열의 이용도가 높다. 벙커C유는 디젤 엔진의 동력원, 보일러 연료등의 열원으로 사용되고 가스화, 나프타화, 코크스화 등 2차 가공을 거쳐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⑤. 나프타(Naphtha)
나프타는 Naft(땅에서 스며나온 것)를 어원으로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휘발유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나프타는 휘발유와 비슷한 기름으로 석유화학공업의 기초 원료가 된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경질 나프타와 중질 나프타로 구분하나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유종이 아니란 점 때문에 KS규격 및 석유 사업법상의 품질 규격은 없다. 나프타의 용도는 연료용과 원료용으로 나누는데, 연료용은 휘발유, 제트유 등의 제조 원료로 쓰이며, 원료용은 주로 석유화학공업용으로 사용되며 일부가 암모니아 비료용 및 용제용 원료로 사용된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여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을 생산하고 이를 기초로 다시 농업용 필름, 인쇄잉크, 합성고무, 합성섬유, 합성수지, 염료,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
⑥. 아스팔트(Asphalt)
아스팔트는 도로 포장용이나 건축 재료로 이용되는 석유 제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스팔트는 천연적으로 산출되는 천연 아스팔트와 원유에서 제조되는 석유 아스팔트가 있다. 석유 아스팔트는 감압 증류라는 공정의 잔류물로서 원유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이다. 아스팔트는 검은색의 접착성이 강한 고형 물질인데, 가열하면 연하게 되어 유동질상태로 된다.
아스팔트는 감압 증류된 잔유를 원료로 하여 제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직류 아스팔트라고 부르며 주로 도로 포장용으로 사용된다. 직류 아스팔트에 가열한 공기를 불어넣어 산화시킨 것을 블로운아스팔트라고 부르며, 이것은 주로 방수 방습 공사, 루핑, 전기절연재료 등으로 이용된다. 또한 아스팔트에 등유 등의 경질유를 섞어서 물과 유화시킨 아스팔트유제는 도로의 간이포장에 쓰인다.
⑦. 윤활유(Lubricating oil)
윤활유란 기계의 활동 부분에 윤활을 위해 사용되는 액체상의 기름이며, 액체상의 윤활유에 비하여 상온에서 반고체상태의 그리스와 고체 분말 상태의 흑연 및 2황화몰리브덴과 같은 윤활성을 갖는 모든 물질을 총칭하여 윤활제라고 한다. 윤활유를 윤활제로 사용하는 기본 목적은 기계 마찰 부분의 고체 마찰을 유체 마찰로 바꾸어 고체 마찰에 의한 기계적 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타서 늘어붙는 현상이나 마모를 줄이는 데 있다.
⑧. LPG(액화석유가스)
LPG(액화석유가스)는 프로판, 부탄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혼합물이다. LPG는 주로 원유를 정제할 때 발생하는 부생 가스와 천연산 혼합 가스에서 제조되지만 석유 화학 공업의 여러 공정 중에서도 만들어진다. LPG는 다른 연료에 비해 수송이 용이하고 취급이 편리하며 열량이 높기 때문에 그 용도가 다양하다. LPG는 소형의 가벼운 압력용기(봄베)에 충전해서 주로 취사용, 난방용으로 쓰이며, 이밖에 도시가스 원료, 금속 공업, 잠업, 도장공업, 섬유공업, 화학공업 등 공업 용도에 쓰인다. 또 건조, 가열 등의 농업용과 자동차 연료로도 쓰이며, 영업용 택시나 승합차 등에 사용되는 LPG는 부탄가스이고, 취사용으로 철제 용기에 넣어져 배달되는 LPG는 프로판 가스이다.
2. 천연가스(natural gas, 天然가스)
천연으로 산출되는 탄산가스(이산화탄소), 화산활동에 의하는 분기(噴氣)에 수반되는 아황산가스(이산화황)· 황화수소, 온천가스 등은 제외되며,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연성 가스에 한정한다.
산출상황으로부터 유전가스· 가스전(田)가스· 탄전가스로 분류된다. 유전가스는 석유와 생성원인이 같고, 원유 속에 녹아 있는 것이 채유 때 채취되는 유용형(油溶形)의 것이다.
가스전가스에는 원유로부터 유리된 가스가 유층 상부, 유층과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특정한 지질구조에 괸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유리형), 성인(成因)도 석유와 달라서 젊은 지층 속에서 지하수에 녹아 있는 수용형(水溶形)의 것 등이 있다.
탄전가스는 석탄층 속에 갇혀 있는 가스가 채탄 때 방출되는 것이다. 수용형 가스의 생산규모는 일반적으로 작고, 주로 일본·이탈리아 일부에서 채취된다. 그 성분은 대부분이 메테인(그 밖에 미량의 이산화탄소·산소·질소를 함유)이며, 간단한 정제(精製) 후 연료·화학공업용 원료로 사용된다. 세계의 주요 천연가스는 유전가스·유리형 가스이며, 규모가 거대한 것이 많다.
이런 가스는 정제할 때 액상성분(condensate)을 꺼내어 천연가솔린, 그 밖의 석유 유분(溜分)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외에 프로페인· 뷰테인 등을 분리하여 LP가스로 제조한다.
에테인을 분리하여 에틸렌의 원료로 하는 일도 있다. 주성분인 메테인(일부 에테인을 함유한다)은 연료·화학공업용 원료로 사용된다. 옛날부터 천연가스는 미국·러시아에서는 석유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에너지원(源)이었다. 현재는 중동·유럽·북아프리카 등에서 대규모로 천연가스가 생산되어 파이프라인 수송의 발달·액화천연가스(LNG)의 해상수송의 실용화와 함께 천연가스 자원이 빈약한 나라들에서도 천연가스를 양질(良質)의 1차 에너지로 이용한다.
-. 액화천연가스 또는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液化天然가스)
액화천연가스는 메테인의 부피 백분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LNG와 LMG(liquefied methane gas)는 호칭상 혼용(混用)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는 액화공정 전에 탈황, 탈습되기 때문에 그 성질이 천연가스보다 뛰어나고 더욱이 청결하며 황분이 없고 해가 없으며 고칼로리라는 점 등 장점이 많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테인은 1atm이하에서 -161.5℃ 이하로 온도를 내리면 액체가 되는데, 액화된 메테인의 부피는 표준상태인 기체상태의 메테인 부피의 1/600 정도이고 비중은 0.42로 원유 비중의 약 1/2이 된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를 액화함으로써 수송·저장이 수월해지는 이점이 있다.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첫째 목적은 가스 산지와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해상수송하기 위해 액화하여 선적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북아프리카의 많은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유럽에 탱커 수송을 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즉, 하시 르멜(Hassi-R'Mel) 가스정(井)에서 지중해 연안의 아르제우까지 기체 상태로 파이프라인으로 수송되고, 아르제우의 액화지(液化地)에서 액화된 후 선적되어 영국과 프랑스로 해상 수송되고 있다.
둘째 목적은 도시가스 등의 계절적 수요변동을 조절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액화해서 저장하기 위해 서이다. 미국에서는 이 목적으로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저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장탱크의 용량이 커야 하지만, 액화의 조업기간(操業期間)은 여름 몇 달 동안에 서서히 액화하면 되므로 액화장치는 소규모로도 충분하다.
3. 석유 생성에 대한 미스테리
멕시코 만은 미국, 멕시코, 쿠바 세 나라에 둘러싸인 곳으로 빨대만 꽂아도 석유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유전지대다. 바로 이 멕시코 만의 북동부, 뉴올리언스와 휴스턴 중간 수역에 유진섬(Eugene island)이 위치하고 있다.
관광객보다 원유 시추시설이 더 어울리는 이 삭막한 곳에서 원유가 발견된 건 1973년이다.
석유가 발견되자 이 광구의 운영을 맡은 PennzEnergy사는 바로 개발을 시작했고, 330 광구는 하루 15,000 배럴까지 생산하는 알짜배기로 성장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생산량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1989년까지 근 이 십년간 지속된 펌프질의 결과 330 광구의 하루 생산량은 4천 배럴까지 감소했고 원유 매장량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충분히 배를 채운 PennzEnergy사는 미련 없이 손을 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기현상이 일어났다. 바닥을 보여 가던 유정의 생산량이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깜짝 놀란 석유회사가 분석해보니 원인은 지하 매장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원유가 무슨 싸구려의 생수도 아니고, 지하 매장량이 저절로 늘어나는 셀프 리필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유사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에 유정 생산량은 13,000 배럴까지 증가했고 산출된 매장량은 6천만 배럴에서 4억 배럴로 7배나 증가했다. 누가 330 광구에 파이프를 박고 충전이라도 해주고 있었던 걸까? 전 세계 석유업계의 이목이 전대미문의 유정 리필현상이 벌어진 유진 330 광구에 집중됐다.
의문은 이 뿐이 아니었다. 새롭게 생산된 원유를 분석해보니 이전에 생산되던 원유와 전혀 다른 지질학적 연대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즉 새로운 오일은 다른 곳에서 생성돼서 330 광구 지하로 유입된 것이다. 이 새로운 원유는 뭔가? 그리고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얼떨결에 로또 맞은 PennzEnergy사는 이 대박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모든 기술을 총 동원했다. 바야흐로 전 세계 과학계를 논쟁의 소용돌이로 빨려들게 한 역사적 사건이 실체를 드러내려던 순간이었다.
많은 세계의 석학들과 비싼 계측장비들이 총동원되면서 미스테리의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새로 유입된 원유는 펄펄 끓고 있었고 기존 오일보다 훨씬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점은 새로운 원유가 맨틀에 가까운 깊은 지하에서부터 유입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4D 입체 스캐너를 들이대자 이 가설은 확실해졌다. 스캔 결과 원유 저장층 바로 아래 단층에서 무섭게 역류하는 새로운 유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유전층 아래 위치한 또 다른 유전이 뿜어져 나오면서 저장고를 리필하고 있었던 거다.
이제 원인은 밝혀졌다. 하지만 더 큰 명제가 남겨졌다. 일반적으로 석유가 채굴되는 깊이보다 훨씬 더 깊은 지층에서 솟구치는 이 원유의 존재는 그간 상식처럼 알려져 있던 석유 생성원리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석유는 오랜 기간 퇴적된 동식물의 유해가 고온, 고압의 지하 환경에서 변질되어 생성된 물질로 알려져 왔다. 즉 석유는 동식물의 사체가 퇴적될 수 있는 지층에서만 생성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330 광구로 유입되는 이 듣보잡 원유는 맨틀에 가까운 지각 하부층에서 생성된 것으로 기존 이론과 배치됐다.
머리가 빠개지는 이 즐거운 명제 앞에 과학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충격적 주장을 내놓았다. 그건 바로 석유는 유기물이라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석유 무기물 기원설이다.
‘석유가 무기물이다?’ 쉽게 말해 석유는 동식물 같은 유기질의 변형된 형태가 아니라 지구 핵과 맨틀 사이의 고온, 고압 환경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라는 얘기다. 이는 다시 말해 지구가 존재하는 한, 석유는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는 의미이자 무한한 에너지라는 해석까지 가능한 주장이었다.
석유가 무한한 에너지라니? 이때까지 당연히 석유 유기물 설을 채택하고 있던 학계와 재계는 광분했다. 말도 안 되는 논리의 비약이라는 비판과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무기물 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유진섬 330 광구 조사 결과를 포함한 여러 증거들을 제시했다. 석유를 둘러싼 거대 음모론이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한 건 이런 증거들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면서 부터였다.
좌측 그래프엔 주요 산유국의 원유 매장량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살펴보자. 먼저 이 자료는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매장량 추이 곡선이다. 1980년부터 2009년 사이 주요 산유국들의 매장량 총계는 1.04조 배럴로 72%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베네주엘라 등 주요 산유국 모든 나라가 1980년 대비 2009년 매장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고무줄도 아니고 유한하다는 원유 매장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도 반 세기동안 열심히 두레박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980년대 원유의 채굴 가능한 년 수가 기껏해야 40년 정도 남았다는 언론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한데 30년도 더 지난 2012년 현재에도 동일한 기관들이 밝히는 원유 가채 년 수는 역시 40년 정도다.
원유 생산량은 2010년을 기점으로 Peak를 지나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 했었지만 2013년 현재까지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모든 자료들이 말하고 있는 건 뭔가? 기술이 미친 듯 발전해서 채굴 가능한 원유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가? 아니면 산유국들이 텅텅 빈 저장고를 갖고도 뻥을 치고 있는 건가? 1970년대 이후 새로운 유전발견이 급격히 줄어든 마당에 원유 매장량이 늘어나고 가채 년 수도 줄지 않았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문이다. 석유가 유기질이고 유한하다면 원유 매장량은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늘어나는 건가?
석유 무기물 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흥미로운 자료는 나사(Nasa)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사의 탐사선 카씨니(Cassini)가 2005년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뜻밖의 물질을 발견한다. 타이탄의 대기에서 엄청난 양의 메탄이 발견되었고 메탄 비, 메탄 강, 메탄 호수까지 무더기로 관찰됐다. 한 마디로 타이탄은 메탄 덩어리였다. 위 사진에서 파란색으로 보이는 곳들이 바로 카씨니가 촬영한 타이탄의 메탄 호수들이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영하 180도 극저온에서 메탄이 넘쳐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메탄은 석유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그 자체로 천연가스다. 천연가스는 석유 시추시 석유와 함께 채굴되는 단골메뉴다. 함께 생성되는 물질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 메탄이 생명체의 흔적이 전혀 없는 타이탄에 존재한다는 건, 석유 역시 생명체의 퇴적물과 관계없이 화학작용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는 셈이다. 지구에서도 화산이 폭발하면 지하 깊숙이 자리하던 탄화수소, 즉 메탄이 분출가스 속에서 발견된다. 타이탄의 메탄이나 화산 가스 속 메탄은 석유 무기물설의 근거중 하나로 제시된다.
그럼 왜 우리는 그간 석유를 유기물로, 동식물의 퇴적물이 변형된 물질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무기물로 끝도 없이 생성되는 무한한 자원이라면 왜 원유나 석유 가격은 천장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르기만 하는 걸까?
이상의 증거물과 함께 석유 무기질 설 주장론자 들은 그 답 역시 이렇게 시크하게 정리한다.
그 모든 것들이 산유국과 석유회사, 글로벌 석유 재벌 등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석유 카르텔들이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얘기다.
석유 유기물 = 유한한 부존량 = 가채 년 수 감소 = 가격상승 등식이 성립돼야 돈을 버는 이해 당사자들이 만들어낸 왜곡된 인식의 결과이자 유가 상승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프레임 전략이었다는 거다.
정말로 석유가격이 인위적으로 조작될 수 있을까? 그 답을 분명하게 구할 순 없지만 다른 방법으로 검증해 볼 수는 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은 올라간다. 반대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은 떨어진다. 상식수준의 얘기다. 석유에 이 공식을 대입해서 비교해보자.
석유 가격이 꾸준히 올라간 수십 년간의 추세는 심플하게 수요가 공급을 추월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어야 한다. 정말 그랬을까? 위 도표는 1960년 ~ 2006년 사이 석유 소비량 상위 5개 국가(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의 소비량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두 번째로 많은 양을 쓰던 구소련(U.S.S.R)은 연방이 해체된 1990년대 초 소비량이 급감했다. 그 외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사용량이 증가했다. 그 중 역시 미국의 사용량 증가는 거의 절대적이다.
전 세계 물량의 25%를 차지하던 미국의 사용량은 1960년 기준 하루 1,000만 배럴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6년 기준 2,000만 배럴로 거의 두 배로 수직 상승했다. 확실히 늘기는 늘었다. 다른 나라들도 대략 비슷하다. 수요의 증가는 의문의 여지없이 확실하다. 그럼 공급이 이 수요의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위의 전 세계 원유 생산량 비교 그래프를 살펴보자. 오른쪽 상단을 향해 뻗어있는 검은색 선이 생산량 추이 곡선이다. 1960년 한 해 생산량은 8억 배럴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2006년 기준 27억 배럴로 약 3.4배 증가했다. 수요도 많이 늘었지만 공급량 증가 역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위의 두 도표로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45년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공급량은 늘 수요량을 근소한 차이로 초과했다. 그래서 OPEC이 개거품 물고 생산량 통제(쿼터제)에 나섰던 것이다.
결론은 가격상승이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유가는 물가와 생산비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상승폭이 완만하거나 제자리걸음 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배럴당 원유가격은 30불 수준에서 2012년 100달러 시대까지 장대높이뛰기를 했다. 물론 주유소의 기름 값 역시 다르지 않다.
충분한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왜 올라가기만 하는 거냐? 진실은 뭔가가 있는 거 아니냐? 유진섬 330 광구에서 일어난 미스테리가 ‘석유는 유기물인가?’, ‘석유는 유한한 에너지인가?’ 라는 기술적 토론에서 ‘유가 상승, 그 진짜 배후는 누구인가?’ 라는 경제학 담론과 거대 음모론으로 번져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석유 음모론을 정리하면 이렇다.
특정집단이 석유 기원에 대한 연구를 편향되게 왜곡하고 한정된 에너지 자원으로 채굴 년 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설을 만들어냈다. 그 위기설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증폭되고 그 결과 인류사회는 유가 상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람들은 석유의 가채 년 수가 몇 년 남았느냐는 고도의 기술적 프레임에 가지게 되고 그 프레임은 매년 글로벌 석유재벌들의 은행계좌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꽂아준다. 그리고 그 자금들은 석유재벌들이 석유는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 주제에 대한 연구대신 더 많은 석유자원을 개발하는 데 맘껏 쏠 수 있는 유용한 실탄이 된다.
* 좌측 - 손에 들고 있는 시커먼 게 오일샌드다
* 우측 - 허버트의 피크 오일 곡선, 종 모양이라 종형 곡선이라고도 한다
유가상승은 전통적인 원유채취보다 10배나 비용이 더 들어가는 오일샌드, 셰일가스, 초 중질유, 불타는 얼음 메탄하이드레이트 등을 개발 가능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킨다. 즉 석유 재벌들이 빨대 꽂을 기회의 땅이 더 넓어지는 셈이자 더 오랫동안 오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 모든 원유 대체제 들이 개발되면 원유 가채 년 수는 향후 200년 이상 길어질 것이란 연구 보고서도 있다. 아무튼 바로 이 점이 석유 카르텔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유도해 온 궁극적 목표라는 것이
다.
그럼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동원된 수단은 뭘까?
허버트 곡선, Peak oil curve로 불리는 그래프가 대표적인 예로 등장한다. 허버트가 만든 이론으로 일정시점까지는 원유 생산이 가파르게 증가하다 Peak에 도달하고 나면 가파른 감소 구간이 온다는 내용이다. 생산하는 원유가 줄어 단위 리터당 투입되는 생산비가 증가하면 결국 채산성 문제 때문에 생산은 중단될 것이고 세상은 석유시대의 종말을 맞을 거라는 예측이 반영되어있다.
워낙 유명한 이론이다. 너무 유명해서 이젠 석유뿐만 아니고 석탄, 물, 철강 등등 모든 지하자원에 대입되고 있다. 국제 자원론을 배운 사람치고 이 그래프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다. 아무튼 허버트의 피크 오일 곡선은 두 가지 메세지를 전달한다. 석유 종말의 시대 그리고 유가 상승의 당위성이다.
음모론 자들은 여기서 문제를 제기 한다. 허버트는 이 그래프를 왜 만들었을까? 그는 미국 석유업계의 의뢰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이 그래프로 압축해서 발표했다. 그리고 1970년대 정점을 찍은 미국 국내 석유생산의 정점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했다. 미국에서 허버트 곡선은 완벽하게 맞아 들어갔고 그의 이론은 석유업계의 바이블이 되었다. 헌데 이런 가능성은 없을까? 허버트의 학설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미국 석유업계가 생산량을 그래프에 맞춰 조절한 것이라면? 석유 음모론을 제기한 사람들이 제기한 의문이다. 그리고 그 정답은 허버트만이 알 것이다.
원유 가채 년 수는 기관, 학자, 정부마다 상이하다. 40년부터 100년까지 서로 다른 근거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예견하는 것은 석유 생산량은 줄어들 것이란 것, 그리고 허버트 커브의 Maximum Peak는 임박했다는 점이다. 그러니 유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거고 주유소에 가면 입닥치고 지갑 열라는 의미다. 물론 친 환경 대체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지만 석유 재벌들이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석유 대체제(오일샌드, 셰일가스 등)들의 사업성도 유가 상승으로 개선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도박으로 치자면 한 판 잃어주고 더 큰 판을 노린다는 식이다.
무기질 석유가 어떻게 생성되는 지를 설명한 그림
이상이 석유 음모론의 전말이다.
유진섬 330 광구에서 촉발된 이 모든 논란들이 어느 정도 신빙성 있고 논리적인 주장인지 검증하기는 힘들다. 기름이 유기물인지 무기물인지, 유한한 건지 무한한 건지, 기름가격은 의도적으로 왜곡된 건지 자연스러운 시장 조절기능에 의한 건지, 현재로선 명확하게 알 길이 없다.
최소한 유진섬 330 광구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것 만큼은 명백하다.
원유 생성 원인에 그간 세상을 지배해 온 다수설인 유기질 이론 말고도 소수의견으로 석유 무기질 설이 끼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석유는 유기물이다.’라는 단정에서 ‘석유는 유기물일 것이다.’라는 강한 추측으로 원유의 정의는 바뀌어 가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한 개방적 인식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진섬 330 광구가 세상에 던진 긍정적 메세지 하나는 명백해 보인다. 고정된 프레임의 틀을 깨주는 다양성의 유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