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8맛집탐방] 6호선 상수역 홍대족발

[행복열차]

5678맛집탐방] 6호선 상수역 홍대족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움직이기만 하면 땀이 나서 운동은커녕 움직이기도 싫고 덩달아 입맛도 떨어져 기운이 없어진다. 요즘 같을 때 생각나는 것은 바로 “보양식”. 올 여름 보양식으로 추천할만한 음식이 있으니, 바로 족발이다.

6호선 상수역에서 이어지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홍익대학교 앞의 거리. 타이트한 옷을 입고 클럽을 찾거나 개성 넘치는 차림새의 젊은이들만 넘쳐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클럽문화가 생기기 이전부터 조용하고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맛집들이 있다.

작은 골목을 마주보고 비슷한 크기와 모양의 오래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순대, 곱창, 막창, 장어, 족발 등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안주들과의 한 잔하고 싶은 유혹을 참기 힘들게 만드는 골목이다. 그 중에 필자의 단골집은 “홍대족발” 이다. 20년 넘게 족발을 삶아 오신 주인아주머니는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왔나” 하며 맞아주신다.

홍대족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족발을 매일매일 직접 삶는다는 것이다. ‘족발집이라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외부에서 삶아 온 족발을 썰기만 해서 파는 족발집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평일에는 20개, 주말에는 그보다 2~3개 정도만 더 삶아서 그날 저녁에 다 파신다고 한다. 삶아 놓은 족발이 동난 후에는 보쌈, 닭볶음탕, 부대찌개 등의 메뉴만이 가능하다. 오후 5시부터 영업 시작인데 가장 바쁜 7시쯤 가서 닭볶음탕을 시켰다가 특유의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주인아주머니에게 혼난 적도 있다. 즉, 절대로 전날 삶은 족발이 상에 올라오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 철칙을 지키기 위해서 배달을 포기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가게에 와서 포장 해 가는 것은 가능하다.

주인아주머니의 족발 삶는 솜씨는 일품이다. 족발 20개를 삶으면 드럼통 하나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기름이 나온다고 한다. 그 기름을 말끔히 다 걷어내고 나면 속속들이 양념이 가득 배어들고, 지방은 쫙 빠진 깔끔한 영양식 ‘족발’이 완성된다. 족발에서 은은한 한약재 냄새가 나서 물어보았지만 주인아주머니는 같이 넣고 삶는 것이 무엇인지 끝내 알려주시지 않았다. 결국 이 족발 맛을 보려면 이 집에 오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족발은 중, 대 두 가지 크기로 주문할 수 있다. 중자는 뒷발, 대자는 앞발이다. 가격은 이천 원 차이 난다. 가능하면 이천 원 더 투자해서 앞발을 먹는 것이 좋다. 단지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앞발이 뒷발보다 맛도 더 좋기 때문이다. 족발을 시키고 앉으면 먼저 선짓국이 나온다. 우거지와 선지를 가득 넣고 서비스로 나오는 것도 모자라 무한리필 되는 선짓국을 먹으면 비싼 족발 값에 대한 자그마한 위안이 된다. 무채초절임, 양파장아찌, 마늘, 고추, 쌈장, 새우젓, 깻잎, 상추가 차례로 나오면 드디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족발이 나온다. 모든 반찬을 상추와 깻잎에 올리고 족발에 새우젓을 찍어 입에 한가득 넣고 씹으면 족발이라기에는 너무 상큼해서 세련되기까지 한 맛이 난다. 여기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그 조화가 일품이다.

야식집에서 시켜먹는 느끼한 족발만 먹어오다가 이곳에서 처음 족발을 먹었을 때의 첫 느낌을 잊을 수 없어 자꾸 오게 됐는데, 다시 와 먹어도 그 상큼하고 담백한 맛은 변치 않는다. 살코기를 다 먹고 난 후에 뼈에 붙어있는 고기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서부터는 체면 생각하지 말고 손을 써서 먹어야 한다. 먹고 또 먹어도 쫄깃한 고기의 식감은 질리지 않는다.

 

족발의 효능을 알고 먹으면 더욱 힘이 날것이다. 모유분비를 촉진하고 족발에 다량 함유되어있는 비타민B, 엘라스틴, 콜라겐, 젤라틴은 피부를 윤택하게 해준다니 여성들에게 이보다 좋은 음식이 있을까 싶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주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올 여름 온가족의 보양식으로 족발을 택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가는 길
상수역 1번이나 2번 출구로 나와서 홍대 정문 쪽으로 직진.
좌측으로 극동방송을 지난 후 좌측에 삼거리포차가 위치한 삼거리에서 좌회전.
가다보면 우측으로 바이더웨이 편의점과 상상마당 사잇길로 우회전하여
우측에 수노래방이 나오는 사거리에서 11시 방향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서 조금만 가다보면 좌측에 홍대 족발.

가격
족발 대 29,000원 , 중 27,000원
보쌈 대 27,000원, 중 25,000원
닭볶음탕 대 20,000원, 중 18,000원
부대찌개 대 20,000원 중 15,000원
오징어삼겹살 1인분 9,000원

글/사진 심상우 서울도시철도 사보기자

[리차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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