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원장님들 안녕하십니까...최근 학원인수를 위해 몇 군데 접촉하였으나 인수를 포기하고
올 8월 개원을 준비중인 유니짱이라 합니다.
과거 학원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형태의 학원을 접해보았고 현재 학원에
근무하면서 학원의 전반적인 관리를 보고있고 최근 학원인수를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학원인수할때 주의해야 할 점 몇가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학원매물은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나와있지만 정말 인수할만한 학원 고르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것 같습니다. 신규개원에 비해 일단 시설과 원생을 그대로 안고갈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섣불리 학원인수를 결정하였다가 상당한 고생을 하시는 원장님들을 많이 접해본 바 이런 글을 쓰게 되었군요.
다만, 제가 겪어본 학원들은 초, 중 위주의 종합보습학원 형태에 국한되므로 어학원이나 단과전문학원, 기타 피아노, 미술학원 등과는 별 상관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다 같은 학원이므로 참고하실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1. 적정 권리금
권리금이라는것이 업종에 상관없이 아주 미묘한 것입니다. 보증금과 같이 보장받는 금액이 아니라 소멸성이기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학원의 경우에도 권리금 산정방식이 다양하게 있습니다만 요즘 대개의 산정방식은 월 수익에 10을 곱한 금액이 대세인것 같습니다. 정말 잘되는 학원의 경우 1년 순수익으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학원의 경우 시설에 대한 권리금은 개원한지 만 2년정도 지났다고 한다면 없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새로운 소방법에 적용을 받을 경우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면 시설권리금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합니다. 고정된 시설 별도로 고가의 집기나 기기를 내세우며 시설권리금을 요구한다면 그냥 들고 가라고 하시고 그것은 인수 안받는다고 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학원 인수할 때 정확하게 제시받은 순수익이 꾸준히 나오는 구조인지를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2. 기존 원생숫자의 함정
인수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원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원생숫자를 절대로 100% 믿지 말아야 합니다. 가령 원생이 100명 있다고 하더라도 그 100명이 꾸준히 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인지 학원 팔아먹기 위해 이벤트 등으로 급하게 끌어모은 인원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기존에 꾸준히 다니던 학생들도 원장이 바뀌면 이런저런 이유로 물갈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학원에서 제시하는 원생숫자에 현혹되어 섣부른 인수를 결정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3. 학년별 원생숫자의 구조
같은 100명짜리 학원이라도 초등생의 비중이 아주 높고 중등부의 비중이 거의 없다면 이미 초등전문학원으로 주변에서 이미지가 굳어진 경우입니다. 이럴경우 6학년 여름방학 이후부터 서서히 주변의 중고등 전문학원으로 인원이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중등부 활성화를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지만 이미 초등전문으로 굳어진 학원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도 하거니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같은 중등부라도 예를 들어 1학년은 50명인데 2학년은 고작 열댓명, 3학년은 60명 정도가 있다고 볼 때 일단 2학년의 경우 그 학원 입장에서는 깨먹은 학년이 되겠습니다. 한번 깨먹은 학년은 되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위의 경우 3학년이 60명이긴 하지만 2학기 중간고사 이후 상당수가 떨어져 나갈 것이고 깨먹은 2학년의 경우 3학년이 되어도 복구가 안된다고 볼 때 적어도 1년 반에서 길면 만 2년 가까이 고생할 각오를 하셔야 하는 경우입니다. 원생의 전체 숫자만 보지 마시고 학년별 원생숫자구조를 반드시 파악하셔야 합니다.
4. 학원의 이미지와 주변의 평판
같은 100명의 원생을 가진 학원이라 할 지라도 한 학원은 공부를 정말 빡세게 시킨다고 소문이 나있고 그에 따라 거기에 버텨내는 아이들만 남아있는 경우이고 또 다른 학원은 같은 100명이지만 학원수업이나 분위기가 널널하고 산만해서 거의 노는 분위기로 가는 학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전자의 경우 이런저런 방법을 살짝 써주기만 하면 원생숫자 늘리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일단 그 지역에서 이미지가 노는 학원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 학원의 기둥이 될 좋은 자원 중심으로 원생을 늘리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노는 학원이라는 이미지를 공부 열심히 하는 학원 이미지로 완전히 바꾸는데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저는 직접 경험한 바 있습니다.
5. 특정 강사에 대한 의존도
학원 인수를 고려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어느 특정 강사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지는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강의력 또는 관리능력 등으로 원생들을 아주 제대로 휘어잡고 있는 강사가 있을 경우, 게다가 그 강사에 대한 대우마저 상당히 높은 페이를 지불하고 있는 경우 매우주의해야 합니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에도 주방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주방장 눈치보고 월급 올려주느라 바쁘고 어쩌다가 주방장이라도 바뀐다면 음식맛 확 떨어져서 매상이 팍 줄게 됩니다. 학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 인수하는 입장에서 기존의 영향력이 큰 강사를 떠안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강사 눈치보랴, 대우 해주랴 이러다가 어쩌다가 그 강사가 떨어져 나가기라도 한다면 원생이 팍 줄게 됩니다. 더 안좋은 경우는 그 강사가 근처에 애들 끌고 나가서 개원을 하는 경우가 되겠죠. 학원가에서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6. 결론
많은 분들이 초기투자비용과 BEP 도달 시기까지의 출혈에 겁나서 기존의 학원을 인수하는데 관심을 갖고 잇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좋은 물건 찾기도 어렵거니와 많은 함정들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의 졸필이 많은 원장님이나 학원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