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나요, 우연히 여성잡지에서 서세원씨의 아내인 서정희씨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서정희씨는 그간의 마음고생이 무척 심하였겠죠.
그래서 계속되는 자궁출혈로 인해 심한 빈혈로 고생하다가 결국은
자궁을 적취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었습니다. 관련된
부분만 인용하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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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서세원 가족이 입은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세원은
수면제에 신경안정제까지 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잇몸도 내려앉았다.
건강을 잃기는 서정희도 마찬가지다. 서정희는 지난 4월 자궁을 들어내는
대수술까지 받았다.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자궁에 혹이 생긴 것.
수술만은 피해보려 했으나 악성 자궁근종으로 빈혈이 심해서 수술 이외엔
다른 치료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 닥쳐온 경제적 어려움까지. 삼중고가 따로 없다.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오랜만의 나들이라 긴장을 많이 해 어제 한숨도 못 잤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하며 지냈어요. 아시다시피 남편에게
안 좋은 일이 있었잖아요. 저도 자궁근종 때문에 수술을 받았어요.
1년 정도 됐는데 지금은 살도 찌고 건강해졌어요.
사실 그동안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제 몸을 돌볼 겨를이 없었어요.
그러다 두 번 쓰러졌는데 어지럽고 구토와 식은땀이 나서 계단을 오를 수조차 없었죠.
처음에는 믿음으로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기도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결국 자궁을 완전히 들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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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이 어떤 질환인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의 평활근과 결합조직섬유의 이상증식에 의하여 근종결절을 만드는
양성종양이라고 하네요. 증상은 주로 과다월경과 자궁부정출혈로서 빈혈을 초래하고,
그 때문에 심계항진이나 현기증, 그 밖에 심장증세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치료는 주먹 정도의 크기이면 수술을 한다는데 수술에는 근종결절만을 떼어내는 적출술과
자궁전부를 떼어내는 적제술이 있다고 합니다.
서정희씨 같은 경우 계속되는 과다출혈로 인해서 빈혈이 심해지고
심지어는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기까지 한 상황이었다고 하니
병세가 심각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자궁을 완전히 들어내는 수술까지 이르게 된 것은
과다한 출혈로 인한 심한 빈혈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자궁을 제거해서 자궁출혈이라는 상황자체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한의학에서는 자궁근종이라는 병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보여주는 증상과 유사한 증상의 질환은 있습니다.
서정희씨의 경우 자궁근종이 생긴 원인은
견뎌내기 힘든 심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라는 것은 오장을 여러가지 형태로 괴롭힙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장을 괴롭힐 때는 화(火)의 형태로 괴롭히는데요,
이것을 심화(心火)라고 합니다.
보통 말하는 홧병이라는 것이 심화(心火)에서 온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음 속에 불기운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생길까요?
이것은 냄비에 물을 담고 아래에서 불로 가열하는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열을 할수록 물의 온도는 올라가고 급기야는 물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냄비 밖으로 넘쳐흐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심화(心火)로 인해서 출혈이 생기는 병리상황과 동일합니다.
여성들의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자궁출혈이 생기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조금씩 비치는 소량의 출혈일 수도 있고 확 쏟아져서 깜짝 놀라게 만드는
대량의 출혈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을 일러서 한의학에서는 붕루(崩漏)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누군가에게 심각한 협박을 받고 있다던가, 괴한에게 납치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던가 등등
화(火)를 생겨나게 할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걱정과 두려움과 불안 등을 이기지 못하고 자궁출혈이 생기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심화(心火)로 인한 붕루(崩漏)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럴 때 발생하는 자궁출혈, 즉 붕루(崩漏)의 상황에 한의학에서는
심화(心火)를 꺼주고 손실된 혈을 보충하는 탕약을 처방합니다.
과다출혈로 인하여서 생긴 위급한 증상에 대한 언급과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처방 한가지를
동의보감에서 그대로 인용하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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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루란 옛날에는 권세를 누리다가 이제는 빼았겼거나
이전에는 부귀했으나 지금은 가난해진 것으로 인하여
심기(心氣)가 부족해지고 심화(心火)가 몹시 성해지면서
혈맥 속으로 들어가거나 음식을 잘 먹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때에 얼굴빛은 마치 병 없는 사람 같은데 이것은 그병이 심(心)에 생겼기 때문이다.
월경이 때가 아닌데 나오거나 혹 몹시 출혈이 있으면서 멎지 않기도 한다.
이런 때에는 반드시 먼저 죽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어 환자로 하여금 걱정하지 않게 한 다음
기혈(氣血)을 세게 보(補)하는 약으로 비위(脾胃)를 보하되
심화(心火)를 약간 내리누르는 약을 넣어 써서 음(陰)을 보(補)하고 양(陽)을 사(瀉)해야 한다.
그러면 월경이 저절로 멎는다.
전생활혈탕은 붕루(崩漏)가 지나치게 심하여 쓰러져서 깨어나지 못하고
눈을 뜨지 못하며 감각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 이것은 갑자기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피가 적어지면 심신(心神)이 영양을 받지 못하고 갑자기 기(氣)가 상한다.
그러니 어떻게 오랫동안 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반드시 보(補)하여 기운을 끌어올리고 기(氣)를 도와야 한다.
그래야 정신이 들어 눈을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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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출혈로 인해 자궁적취수술을 하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출혈을 막고 손실된 혈액이 다시 잘 생성될 수 있는 처방을 한다면
굳이 귀중한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몸에서 쓸모없는 장기는 단 하나도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