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리에서의 문학4중주 - 제1차 이호철소설 정기독회
일 시 : 2006년 9월 23일(토) 오후 4시-6시
장 소 : 경기도 고양시 선유동 154-2
참가자 : 제한없음
참가비 : 무료
* 국내 최초, 한 작가에 대한 소설 정기독회
문학인물사 연구모임인 분단문학포럼에서는 창립기념행사의 하나로 오는 9월 23일(토) 원로작가 이호철(74)의 자선 대표소설 정기독회를 개최한다. 이 독회는 매월 셋째주 금요일(오후 4시)마다 열리게 되며, 2008년 8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총 24회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당시만 해도 우리에게는 다소 생경했던 소설독회문화(당시 한국작가들이 대거 참가하여 경험)가 이후 국내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은 신작소설 위주이거나 1회성 행사에 머무는 수준으로, 한 작가에 대한 집중탐구 형식의 소설 완독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순수한 소설 독회 행사
독회 행사는 작가의 집필실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선유동의 야외에서 펼쳐진다. 작가의 등 뒤로는 행사 현수막이 아닌 논과 비닐하우스가 자연스럽게 보이고, 참석자들은 행사용 의자가 아닌 각각 모양이 다른 나무의자 등에 자유롭게 앉게 된다.
작금의 연성화된 문학 낭독회와는 달리 대중가수 초대나 무용, 연극 등 인접 장르와 결합하는 크로스오버 공연 행사는 일체 없으며, 그야말로 순수한 소설 독회 행사로 진행된다.
* 작가, 독자, 비평가, 지역주민의 문학4중주
독회 참석자로는 작가와 독자, 비평가 그리고 작가가 살고 있는 선유리의 지역 주민이 초대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석자는 현장에서 작가와의 뜻깊은 만남 이외에도 해당작품에 대한 자료전시 관람 및 연구자료 목록 등을 제공받게 된다.
제1차 독회작품은 소설가 이호철의 문단 데뷔작인 ‘탈향’(1955년/문학예술). 함남 원산이 고향인 작가가 만 18세이던 1950년, 홀홀단신 월남하여 체험했던 분단 비극의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나오는 작품이다. 이번 독회에는 특별히 작가의 고향친구들이 초대되어 당시를 회고하게 된다. (이후에도 해당작품 관련자, 번역자, 해외거주 한인 작가, 해외 작가 등이 초청될 예정)
* 내실을 지향하는 독회
독회는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 가운데는 작가와의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 시간도 주어져 있으나, 한 시간 이상이 작가의 육성낭독(단편의 경우는 완독)으로 채워진다. 이는 독일 등지에서의 본격적인 독회 방식으로 문학의 재미는 문학 속에 있으므로 그 재미를 작품 속에서 찾자는 취지이다.
또한, 주최 측은 독회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관련 작품에 대한 비평가들의 육성을 사전에 채록하여 현장에서 제공할 예정이며, 독회시 작가의 소설 낭독을 육성 테이프를 제작하여 다음 독회행사시 참가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이는 훗날 문학사료로서의 가치도 있을 것이다.)
* 우리가 앞서 꽃 피웠던 독회문화를 되살린다
이번 독회를 기획하고 주최한 분단문학포럼은 한국 분단문학의 대표작가인 이호철 소설 완독회를 시작으로 우리보다 한발 앞서 꽃 피우고 있는 유럽식 독회문화의 본격적인 이식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러나 소설가 이호철 선생은 ‘백탑파’ 사례를 들어 지적한다. 백탑파는 조선 정조 때 한양 탑동의 백탑(원각사지 십층석탑)근처를 무대로 자주 회합을 가졌던 실학자(박지원, 홍대용, 유득공, 박제가, 이덕무 등)들을 일컫는 말로, 그들은 평소 난초 완상회를 여는가하면 소설 속에 나오는 기와, 벽돌, 심지어는 앵무새에 관한 연구모임까지 열었다고하니 지금의 유럽보다도 가히 몇 수 위가 아니였겠느냐는 것이다.
* 한 작가에 대한 완독회
지난 4월, 한국작가 서영은의 소설을 읽은 일본의 일반독자 20여명은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번역가 안우식의 안내로 내한한 바 있다. 이웃나라 소설을 읽고 이웃나라 작가를 찾아온 이른바 투어 독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이는 문화 이벤트에만 치우치는 국내의 소설 독회문화와 비교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분단문학포럼이 마련한 이번 독회 행사는 장장 2년여에 걸친 정기독회 프로그램이다. 그 목적은 한 작가의 전체작품을 완독해 보는데 있으며, 우리의 독서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데 있다. 그 과정에서 체계적인 사료수집이 이루어질 것이며, 작가와의 공동 독회를 통해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작품의 의미와 역사의 지층을 함께 발굴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소설가 이호철 프로필
1932년 원산 출생
1955년 단편 <탈향>으로 문단 데뷔
1961년 <판문점>으로 현대문학상 수상
1962년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 수상
1989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1996년 <남녘사람 북녘사람>으로 대산문학상 수상
1985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 역임
1991년 예술원 회원
주요작품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문>,
<무너지는 소리>, <큰 산>,<나상> 등
* 독회 작품 : 탈향(脫鄕) : 1955년 작 / 문단 데뷔작
* 진행 : 이호규(문학평론가, 부산 동의대 국문과 교수)
* 참가신청 및 문의 : 서연진(분단문학포험 운영위원/ 011-415-8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