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성 배추로 담그면 그 해 김장은 못 먹는다고 봐야 한다. 김치가 금세 무르기 때문이다.
보통 속성 배추는 고랭지 배추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올해는 뒤늦은 태풍으로 하우스 농사가 형편없어 예년과 달리 고랭지 배추보다 속성 배추값이 올랐다는 풍문이다. 따라서 잘 보고 고르지 않으면 고랭지 배추로 둔갑한 속성 배추로 김장을 망칠 수 있다.
최고 중의 최고, 고랭지 배추 |
구제불능, 속성 배추 | |
재배법 |
강원도 등지의 고랭지에서 물이 적고 차가운 기후에 해를 보고 천천히 자란 배추를 고랭지 배추라 한다. | 하우스 등에서 물을 많이 주고 재배하여 20~40일 만에 통배추로 자란 것을 속성 배추라 한다. |
생김새 |
▶물이 적고 차가운 기후에 더디게 자라 전체적으로 길이가 짧고 통통하다. ▶흰 줄기 부분에 깊은 골이 없고, 녹색 잎은 쪼글쪼글하여 겹겹이 폭폭 싸여 오무라져 있다. ▶진한 녹색 잎이 마치 레이스처럼 흰 줄기의 밑동까지 전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배춧잎 조직이 쫀쫀하고 단단하면서 얇다. |
▶물을 많이 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쑥쑥 자라 전체적으로 길이가 길쭉하다. ▶흰 줄기에 골이 많이 파여 있고, 녹색 잎은 쭉쭉 펴진 게 심심하게 생겼다. ▶진한 녹색 줄기가 흰 줄기의 윗부분에만 연결되어 있다. ▶배춧잎 조직이 어석어석 두껍고 수분량이 많아 느슨하면서 무르다. 손으로 눌렀을 때 폭폭 들어간다. |
반으로 잘랐을 때 |
반으로 가르면 밑동 꼬랑지 부분이 짧고 둥그스름하다. 잘라내버리는 부분이 그만큼 적다는 것. 겉잎은 파랗고 속으로 갈수록 노란빛을 띤다. | 반으로 가르면 밑동 꼬랑지 부분이 길쭉하여 배추 안쪽까지 들어와 있다. 잘라내버리는 부분이 그만큼 많다는 것. 해를 보고 자라지 않아 겉이 파랗지 않다. 따라서 잎 컬러의 구분이 없고, 겉과 안쪽의 색 변화가 거의 없다. |
맛 |
은은하게 달착지근한 배추 향이 나면서 고소하다. 한 가지 맛이 아니라, 여러 맛이 조합된 입체적인 맛. 오래 두고 먹어도 그 맛을 유지한다. |
향이 없고 맨송맨송한 것이 배추 맛이 싱겁고 물러 맛이 없다. 김치를 담가도 금새 물러 오래 두고 먹기 힘들다. |
숙성& 보관법 |
김치를 담가 상온에서 이틀 정도 익힌 후 냉장고에 넣어 4~5일 정도 두고 숙성시킨 다음 꺼내 먹는다. 냉장고에 넣자마자 바로 꺼내 먹으면 맛이 변질돼 씁쓰름해진다. 겨울엔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해가 들지 않는 뒤꼍이나 다용도실 등에 두고 먹어도 좋다. 냉장고에 넣는 것보다 온도 변화가 적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일단 속성 배추로 담근 김치는 빨리 먹어 없애는 것이 수. 하지만 보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첫째 소금에 오랫동안 절여서 수분을 충분히 제거한 다음 김치를 담근다. 둘째 김치를 담그자마자 바로 냉장고에 넣어 열흘 정도 숙성시킨 후 먹는다. 상온에서 숙성시키면 김치가 더 빨리 물러버리기 때문. 냉장고에서 천천히 숙성시키면 물러지는 속도도 지연되고, 보다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다. |
김치 업그레이드 |
찌개, 볶음, 국 등 어떤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숙성과 보관법이 관건. | 속성 배추로 담근 김치는 찌개나 볶음을 해도 맛이 없다. 어떻게 해도 구제불능. 익은 김치를 아예 갈거나 다져서 냉동실에 두고 김치볶음밥이나 파스타·햄버거 스테이크 소스, 만두 소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빨리 먹어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쌀에 다진 김치를 넣어 밥을 한 다음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피자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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