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돈까스와 양배추 사라다 해먹다
가끔씩 초량3동 팔봉이밀면(051-464-3351)에서 6천원짜리 수제 돈까스를 사먹었다. 돈까스가 바삭하니 잘 튀겨져있고, 양도 제법 많았다. 무엇보다 맛이 내 입에 잘 맞는 듯싶었다. 돈까스를 시킬 때마다 "야채 좀 듬뿍 주시고, 소스도 듬뿍 뿌려주세요!"라 주문했다. 평소 야채를 먹을 일도 별로 없을뿐더러 그집 양배추 사라다가 그리 맛있었던 것이다.
돈까스 만드는 법은 지난 5월7일~5월20일 총60시간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하고 쿡스요리학원에서 실시한 <수제소스 & 커틀렛 전문점 창업과정>을 수강하면서 대략적으로 이해를 했다. 최근엔 돈까스를 사먹을 때마다 나도 '이 맛을 직접 만들어 먹어야겠다'란 생각이 들어 유심히 살펴봤다. 아주 가늘게 채를 썰은 양배추와 당근, 그리고 그 위에 올린 꼬소한 맛이 나는 양배추 사라다 소스, 여기에 마요네즈로 범벅한 마카로니 약간, 약간의 옥수수 알갱이와 오이피클... 간단해 보였고, 만드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먼저 인터넷에서 양배추 사라다를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그리고 그 재료를 하나하나 기록하여 탑마트에서 6만원어치 구입했다. 열 번만 해먹을 수 있다면 6천원짜리 돈까스 열 번을 사먹는 비용과 같으니 본전이라는 계산이었다.
▲ 돈까스에 필요한 모든 재료 구입
▲ 위와 같이 그럴싸하게 만들긴 했으나 과연 맛이?
돈까스는 기존 제품을 계란물에 한번 더 적신 다음 빵가루를 한번 더 묻혀 튀겼다. 그런데 어찌나 딱딱해졌던지 마치 고무씹는 맛이었다. 마카로니는 포장의 설명대로 끓는 물에 7분 끓였으나 전혀 부풀지도 않았고 익지도 않았다. 그래서 30분동안 더 끓였더니 비로소 팔봉밀면에서 본 마카로니와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양배추도 나름 가늘게 썬다고 썰긴 했으나 막상 소스를 붓고 먹어보니 어찌나 굵던지 소스 간이 전혀 배어들지 않아 날 것을 씹는 기분이었다. 양배추 소스 또한 대충 섞고 대충 믹싱을 하다보니(난 왜 진득하니 정석대로 따라하지 않으려 하는지 내 성격을 나도 모르겠다) 꼬소한 맛은 있되 설익은 맛이었다. 돈까스 소스도 돈까스소스와 허니머스타드를 양껏 사용하여 돈까스 위에 넘치도록 뿌렸는데, 막상 먹어보니 어찌나 짜던지...
하여튼 첫번째 작품으로는 실패작이었음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