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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ls Of Jericho
■ Release : 1985 / 12 / 01
■ Line Up
- Kai Hansen (Vocals & Guitars)
- Michael Weikath (Guitars)
- Markus Grosskopf (Bass)
- Ingo Schwichtenberg (Drums)
■ 수록곡
01. Walls of Jericho (00:53)
02. Ride The Sky (05:54)
03. Reptile (03:45)
04. Guardians (04:19)
05. Phantoms Of Death (06:33)
06. Metal Invaders (04:10)
07. Gorgar (03:57)
08. Heavy Metal (Is The Law) (04:08)
09. How Many Tears (07:11)
■ 앨범리뷰
때는 1989년...
필자가 중학교 2학년일 때로 기억한다.
당시 필자는 그 당시 유행하던 아하, 티파니, 데비깁슨, 락세트 등의 팝 에 심취해 있었고,
가끔씩 집 앞 단골 레코드가게에 가서 테이프들을 사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여느때와 같이 레코드 가게에 들러서 뭐 괜찮은 게 있나 이것저것 보고 있었는데
주인 누나가 "이거요새 인기 절정인데 들어봐! 참 좋아~근데 좀 시끄럽다." 라면서 내민 테이프가 있었으니
그것은 당시 빌보드 차트를 강타하고 있던 스키드로우의 데뷔앨범이었다.
필자는 "시끄럽다고? 별로 안땡겨~~" 하고 고사하고 다른것을 골랐는데 다음 번 방문에도 집요(?)하게 권유하는
그녀의 의지에 굴복해 받아 들고 집에 오게 되었다.
별 기대 없이 플레이를 눌렀고 그 순간부터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약처럼 헤비사운드에 빠져 있다.
그 후로 필자는 아이언 메이든의 'Aces High', 크림슨 글로리의 'crimson glory', 캐코포니의 'cacophony' 등
그때 막 라이선스 된 메탈 앨범들을 연달아 구입해 심취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여태껏 보아왔던 어둡고 음산한 느낌의 전형적인 메탈 음반 커버와는 다른 만화적이면서
독특한 커버의 앨범 두 장을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헬로윈의 키퍼 시리즈 1.2가 그것들이었다.
커버뿐만 아니라 당시 LP판의 내부 이미지들도 코믹한 펌킨을 소재로 한 아주 재미있는 내용들이어서
매우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그들의 음악 또한 여태껏 접해보지 못했던 매우 스피디한 와중에
밝은 멜로디를 내세운 독특한 것들이어서 단번에 나는 이들에 아주 푹 빠져들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이들 은 나의 favorite group 으로 남아있다.
쓸데없는 서론이 길었다.
사실 오늘 리뷰 할 Walls of Jericho 앨범은 1985년에 발표된 이들의 공식 데뷔앨범인데
(그전에 5곡짜리 미니앨범인 helloween 제외하고) 필자는 이 앨범보다 키퍼 1,2 앨범을 먼저 접하였다.
그 이유는 당시 우리나라에 키퍼 앨범들이 먼저 라이선스 되었고, 그 후에 Walls of Jericho 앨범이 라이선스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키퍼 앨범의 매력에 먼저 흠뻑 빠졌지만 그 후에 접한 이 앨범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헬로윈의 앨범으로 남아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키퍼처럼 약간 유머러스하고 밝은 분위기라기보다는 좀더 비장하 고 서사적이면서도 멜로디가 부각되고
조금 더 강렬한 그런 분위기 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일단 카이 한센의 (키스케와는 많이 다른)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거친 하이톤의 보컬이 일조를 하였고,
Sodom, Kreator 등과 작업을 많이 하기도 했던 Harris Johns 의 강렬한 스타일의 프로듀싱도 한 몫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헬로윈 앨범 중 가장 커버가 맘에 드는 앨범이기도 한데, 이는 앨범의 인트로인 Walls of Jericho 의 이미지와도
연관이 크다.
빨간 망토를 두른 외눈박이 괴물이 여리고의 성벽을 때려부수는 동시에 성벽을 지키는 사람들은 혼비백산,
처음 이 커버를 보았을 때 과연 괴물과 사람들 중 어느 쪽이 선하고 어느 쪽이 악한 것인지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왠지 괴물이 헬로윈인 듯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 앨범 또한 속지에 그림들이 만화적이고 유머러스 한 면이있다.
이 당시엔 지금처럼 인터넷만 치면 아티스트 앨범 정보가 쫘악 나오는게 아니라서 단지 음악과 앨범 커버, 그리고 속지의
그림들만 보고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되고, 그래서 더욱 신비롭고 더 큰 느낌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물론 더 쉽게 음악을 찾고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의 그 신비로운 느낌은
더 이상 가질 수가 없다는 사실이 참 아쉽다.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은 모두 빠르고 강렬하고 거친 곡들이며, 발라드는 없다.
기타 톤은 헬로윈의 전 앨범을 통틀어 가장 거칠고 다소 스래쉬적인 느낌까지 준다.
곡들의 평균 템포도 가장 빠른 앨범인데, 단지 드럼의 경우 요즘의 추세인 투 베이스를 강조한 레코딩이 아니라서
체감 템포는 약간 줄어드는 느낌이어서 아쉽다.
이는 80년대 초 중반의 레코딩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예를들어 메탈리카의 Kill'em All 앨범에서도 투 베이스는
좀 명확하지 않게 작게 들린다. 베이스드럼만 확 강조되어도 느껴지는 스피드 감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CD를 플레이어에 넣으면, 인트로인 Walls of Jericho가 흘러나온다.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제리코 성벽의 나팔소리에,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파괴 음이 뒤따른다.
마치 앨범 커버처럼 호박 괴물이 성을 파괴하는듯한 느낌이다.
여기에 사용된 멜로디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이지 않는가?
바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영국민요인 'London Bridge'에서 따온 것이다.
인트로에 이어서 바로 이어지는, 오른쪽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는 강렬한 디스토션의 기타사운드,
바로 그 유명한 Ride The Sky이다.
최근까지도 종종 공연의 셋 리스트에 포함되는 카이 한센의 명곡으로 감옥에 갇힌 죄수의 자유를 향한 절규의 노래이다.
이어지는 곡은 바이키 작곡의 Reptile.
특별히 떨어지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업 템포의 무난한 곡이다.
내용은 송강호 주연의 영화 '괴물'을 연상시키는데 하수구에서 오물을 먹고 태어난 돌연변이 괴물이
인간을 파멸로 몰고 간다는 그런 줄거리이다.
이 곡을 들을 때면 예전 학창시절 옆자리 반 친구가 했던 감상평이 생각난다.
"마지막에 유우우~~하는 부분만 좋은데?!"
다음곡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인 바이키의 Guardians!!
미친듯한 멜로디, 스피드에 저절로 헤드뱅잉이 나오는 멋진 곡으로, 당시 우리엄마까지 흥얼거리며 다녔던 기억이 난다.
기타솔로의 멜로디도 너무 멋지고, 마지막의 절규까지, 사실 이 곡을 라이브로 꼭 들어보고 싶지만 앤디의 보컬스타일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곡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다음 곡은 카이의 Phantoms of Death.
처음 한국발매 시엔 이 곡과 Reptile 이렇게 두 곡이 금지곡으로 묶였다. 지금 기 준으로 보면 '도대체 왜..??' 하는 의문이 드는데,
뭐 Death 니 괴물이니 하는 단어와 내용이 들어가서였지 않을까?
그래서 이 두 곡 대신 초기EP인 'HELLOWEEN' 에서 'Cry For Freedom' 그리고 1986년 발매된 라이브 실황을 담은 싱글
'JUDAS' 에서 'Judas' 이렇게 두 곡을 넣었었다.
개인적으로 'Cry For Freedom' 은 이 두 곡을 뛰어넘는 멋진 곡이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이 곡은 날카로운 기타리프로 시작되어, 중간에 두 번의 템포 체인지와 공격적인 구성의 꽤 괜찮은 곡이다.
다음 곡은 일렉기타음이 서서히 페이드인되며 시작하는 Metal Invaders이다.
비장감 넘치고 공격적인 멜로디와 스피드가 어우러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당장 무기를 가지고 전쟁터로 나가서
Metal Invaders 에 맞서 싸우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인 멋진 곡이다.
곡의 마지막에 카이의 비장한 절규에 이은 어린 여자아이의 귀여운 'Tonight?' 은 헬로윈식 유머코드라 해야겠다.
이어지는 곡은 앨범에서 유일한 미드템포의 곡인 Gorgar.
겜블링을 주제로 한 이 곡은 1979년 등장한 최초의 말하는 핀볼 머신인 'Gorgar'에 빠져서
결국 파산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있다.
이 곡은 또한 카이 한센이 참여한 프로젝트 밴드인 Iron Savior(프로듀서이자 멀티플레이어인 Piet Sielk가 주축이 되고,
블라인드 가디언의 드러머 Thomen Stauch와 함께 결성한) 의 Unification 앨범에도 다른 버전으로 수록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헬로윈 버전이 더 마음에 든다.
덜 다듬어져 있는듯한 거친 기타 톤도 특히 맘에 들고, 한층 날카로움과 '날것'의 느낌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음 곡은 2001년 다크라이드 투어 내한공연 당시 깜짝 선보 였던 헤비메탈에 대한 영원한 찬가인
'Heavy Metal(Is The Law)' 이다.
말 그대로 '헤비메탈이 곧 법' 임을 부르짖는 이 곡은, 앨범에서 가장 빠른 템포를 자랑하는 스트레이트 한 곡으로
인상적인 멜로디의 후렴구와 또한 너무나 아름다운 트윈기타 솔로를 포함한 멋진 곡이다.
특히 중간에 선보이는 마치 관객들과 주고받으며 호흡하는듯한 부분, 작년에 내한공연 당시 관객들이 떼창으로
화답했던 그 기억이 나지 않는가?
이어지는 곡은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곡인 How Many Tears.
너무나 유명한 이 곡은, 그 옛날 Live in the U.K 앨범에서부터 한동안 공연의 엔딩을 장식해왔던 곡이다.
(최근엔 언제부터인가 세트리스트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쉽다.)
앨범 수록 곡 중 가장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데, 쉴새 없이 달리며 격렬하게 진행되다가 중간에 쉬어가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트윈기타 솔로, 다시 이어지는 강렬한 드럼연타로 시작되는 질주...
카이의 우울한 감성이 깃든 보컬과 비장하고 서사적인 멜로디, 앨범 최고의 명곡으로 꼽을 수 있는 바이키의 곡이다.
사실 이 곡은 바이키가 학창시절 작곡했는데, 원래는 'Sea of Fear' 라는 타이틀의 발라드 곡이었다.
S.A.S.라는 이름의 바이키의 밴드가 녹음한 데모버전을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들어보면 How Many Tears 와는
또 다른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이로써 헬로윈과 함께 떠나는 첫 번째 여행은 끝이 났다.
개인적으로는, 자칫 힘들고 지루할 수 있는 학창 시절을 함께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앨범이기도 하다.
또한, 감수성 풍부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벅찬 감동을 가슴에 품고, 내 인생에 있어서 손꼽히는 최고의 명반에 끝없는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헬로윈의 멋지고 활발한 활동을 기원해 본다.
by 눈덮인바다
첫댓글 맞아요.. 귀로만 들었고 정보도 별로 없었기에 상상력을 더 키웠던 시기..
눈으로 볼수 없었던 그들의 공연을 머리속으로 상상하며 짜릿해하던 그 느낌을 이제는 가질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