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바로 내 탓이요!

[visionmaker]

남대문(숭례문)이 전소되었다. 600여년 역사의 국가 상징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렸다.

지금 경찰은 범인을 찾느라 난리가 났다. 방화범의 소행쪽으로 가는 것 같다.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근처에 있는 숭례문으로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처음엔 참, 어쳐구니가 없고, 말이 안나왔다. 누가 이런짓을 했을까? 참 운도 없지!

'국가의 좋은 보물, 유산이 없어졌구나!'라는 생각에 참. 답답했다.

오늘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 어찌될지 모르는 운명에 놓인 우리의 보물 숭례문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비록 성한 모습은 아니지만,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600년의 역사로 빠져본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이렇게 망가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국화에 놀랐다. 누군가 국화를 헌화를 한것 같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많은 시민들이 근심어린 눈빛으로 숭례문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문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네 귀퉁이중에 그래도 한쪽은 살아 있었다. 그나마 주저앉지 않고, 원색을 보존하고 있었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에 빠졌고, 다음 셔터를 누르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 석상이었다.  다른 곳의 처마에는 석상이 다 망가져서 어떤 석상들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는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석상 때문에라도 불이 들어오지 못했나보다. 이 석상이 과연 어떤 석상인지 궁금해진다.

나중에라도 아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숭례문 사방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모두 서울의 상징, 대한민국의 보물을 보면서 근심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짧아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일터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편으로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조만간 더 높아질 펜스 때문에 모습을 보이지 못할것을 예견한 숭례문이 날 다시 부른듯 했다.

저녁 퇴근길에 다시 현장을 찾았다. 낮과는 다르게 많은 용역업체들과 바리케이트들이 있었고, 크레인들이 들어와 있었다.

장비들을 보니까. 펜스가 더 높아질 것처럼 보였다. '오늘이 마지막이겠구나!'

저녁에 보는 숭례문은 낮보다 더 흉물스러워 보였다.

그래도, 그것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 한사람 한사람씩 모여들었다.

낮과 다르게 매서운 바람이 몰아쳤지만,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고, 문쪽을 향해 시선을 두었다.

화려하고 웅장했던 숭례문은 온데간데없고, 폐허가 된 숭례문만 남아 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도 숭례문을 보면서 허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언론에서는 누구의 잘잘못인지를 가리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경비업체 등의 잘못이라고하고, 그에 대한 불똥은 위기방송 채널인 KBS의 늦장보도에까지 튀었다.

하루만에 정말 남대문에 대한 관심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남대문 주위에 있는 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또한, 그 안타까움과 속상함, 아쉬움, 허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서로가 남에게 잘못을 돌렸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듣는 우리들 또한, 그런 생각들을 했다.

'그 전까지는 숭례문에 대해 아무 관심없었으면서........'

글을 쓰는 나 또한 너무나 부끄럽다. '우리나라 보물1호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라서가 아니라. 이런 소중한 유적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없었다. 우리의 전통문화보다, 외국의 박물관이 훨씬더 훌륭해 보였고, 우리의 한옥보다 외국의 건물들이 격조 있어 보였다.

외국에 다녀오는 것을 큰 훈장처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한방 먹었다. 정말 뒤통수 맞았다.

우리것을 지키지 못하면서, 남의 것을 더 높이 평가하는 나는 참. 한심해 보이기 그지없다.

그렇다.  이 사건의 범인은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심이 없었던 바로 나다!  무슨 남탓을 하겠는가?

이제 이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대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비저너리들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자. 내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일을 찾자.

우리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그것들에 관심을 갖자!

뜻이 맞는 이들이 있다면, 가까운 문화유산이 있는 곳부터 사진을 찍어둘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다. 그 유산들이 사라지고, 소멸되기 전에 그것에 관심을 두고 아낄 것이다.

혹시, 함께 하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하자!

큰일을 하려하지 말고, 작은 일들에 관심을 쏟고 실천하자.

우리의 사진 한장이 역사를 보존하는 귀한 자료로 쓰일수도 있을 테니까...

뜻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면, 문화유산보존모임으로 모이길 바란다.

역사와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상관없다. 둘중 하나만 관심이 있어도 좋다.

나 또한 아는 것이 없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 않겠는가?

http://glovision.org => 문화유산보존모임으로 오라.

[김사랑]

항상 지나다니는 길목인데 아직 가까이 못가봤는데 사진 정말 잘 찍었네요.. 지날때마다 사진찍는분들이 항상 있던데.... 안타깝네요.... 다들 구경하는라 ....

[way2bliss]

참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관심도 없는 제가 정말 한심하네요~! 희주님 탐방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visionmaker]

이런 조금한 실천들이 큰 일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way님 카메라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