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하기에 딱좋았던 늦은봄, 5월 어느날
죽전네거리 부근 성주막창 부근에 있는 업소콜을 찍었다.
시간은 새벽3시경
도착하여 보니 손님이 3차까지 오면서 차를 어디에 파킹했는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었다.
업무관계의 손님들 따라 어떻게 생소한 여기까지 왔는데
차를 찾아 주지도 않고 집이 이쪽인, 동석했던 사람들이 먼저 가버렸기 때문에
어쩌면 콜을 취소하고 내일 다시 차를 찾으러 와야 될 것 같단다.
화원명곡(아주 변두리) 까지 가야한다는 손님은 40대로 보였는데 술은 좀 되었어도
횡설수설할 사람은 아니었다,
내가 함 찾아 볼테니 여기 까지 올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라니까
개나리노래방옆 골목에 주차를 했고 골목을 한참을 돌아 걸어서 큰길을 건넜단다.
일단은 손님을 데리고 길을 건너 연지 뒷골목쪽으로 개나리노래방을 찾아 가는데
인적은 고요하고 유흥가 불은 모두 꺼져 가는데, 물어 볼데가 있어야지.....
괜히 헛수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길을 들어 서니까 술에 만취한 나이많은 아저씨가 비틀거리며 오는데
행여나 싶어 개나리 노래방을 아느냐니까, 의외로 만취아저씨가 혀 꼬부라진 소리로
죽전초등학교 부근에 있다고 친절히 말씀하는게 아닌가???
그소리에 힘이 났는지 손님은 집에 바로 전화를 해서는
"차위치를 아는,이곳 지리 빠싹한 친절한 대리 아저씨가 왔으니 조금만 기다리라"
는 것이었고 ,전화너머로 들리는 아주머니의 음성으로 봐서는 자지않고 가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금실좋은 부부 자상한 가장.....
친절한 기사란 말에 기분이 어째 좋아지는 것이 ㅎㅎㅎ
골목을 좀더 들어가니
이번엔 가게를 마치고 문을 잠그고 나오는 술집 마담을 만났는데
개나리노래방을 물으니까 약간 혀 꼬부라진 소리로 정확히는 모르고 노래방은
죽전초교 부근과 연지 부근에 많다면서 같이 노래방 찾아 따라오는 것이었다.......
(새로운 술집 단골을 만들라면 이정도 수고는 해야 것지 ^^)

30대의 하얀투피스 토실한 아주머니는 꽤나 품위가 있었는데
미모의 여인을 사이에 두고 손님 나 이렇게 셋이는 시원한 새벽 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어깨를 서로 부딛히기도 하고......손님과 그 여인의 약간 혀꼬부라진 소리며 ,
갈지자로 걷다가 몸이 기우뚱 거릴때면 허리도 살짝 잡아 주면서 ㅎㅎㅎ.....
노래방앞에 넓은 공터가 있었다는 기억을 상기하면서
다시돌아서 연지 쪽으로 갈무렵 그여인이 가리키는 공터를 보더니 손님은 드디어 노래방과
파킹된 자기차(카니발)을 찾아내었고 우리는 돌아가면서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손님이 차를 타면서 어쩔거냐니까 그 여인은 자기차가 있다고 했고
그녀가 집이 가까와서 괜찮다고는 했지만, 대리를 불러드리세요 하면서 운전대를 잡고있는
나를 돌아보는, 손님의 비지네스적인 맘 쓰임세도 기분이 좋았다 .....여기 까지는.
그러나 일이 꼬이게 된 것은
차를 출발하면서 일어났다.
인적이 끊긴 골목에 여인을 혼자두고 가는 것은, 옆에 자기 차가 있으니 괜찮다손 치더라도
잠깐이나마 수고를 같이해준 마담에대한 비지네스적인 고려가 분명 2%정도 부족한 것이었다.
차를 세우곤 손님한테 그랬다.
단골 한사람 만들라고 이렇게 수고를 했는데
최소한 빈말이라도 담에 함 들려 주겠다고 가게의 위치를 물어보고 가는게 예의 아니겠느냐고?
더구나 아주머니가 술집마담으로 보기엔 꽤나 프레쉬 하지 않느냐고?
맞다 그러면서 손님은 유리문을 내리고는 그 여인에게 아주 공손히 묻는 것이엇다.
"아주머니 혹시 가게를 갖고 계십니까?"
(엥 어느것이 자기 가게인지 묻지를 않구???)
했는데.......
그 복스럽던 여인이 갑자기 숨소리가 가빠지면서
"뭐요??
제가 뭐가 어때서 술집 가게나 하는 여자로 모두들 보냐요? "
하면서 손님쪽 차문을 잡고 몸부림치면서 울기 시작하는데.
얼굴이 벌겋게 된 손님 나를 보면서 원망겸 구원요청을 하고....
나는 겁이 덜컥났다......
자기가 몰래 짝사랑 하던 남성에게 아줌마란 소릴듣고 비관해서 자살했다는 아가씨 뉴스가.생각나곤
자기가 술집가게 여인으로 어필되었다고 저리도 충격적으로 받아드리는
저여인의 심리상태로는 차를 몰고 밤거리를 돌진하다가 대형 교통사고라도.내겠는데.....
"싸모님 그게 아니라......처음 봤을때 너무 모습이 품위가 있어서"
"여성대리기사님들도 예쁘지만 사모님은 처녀때 정말 예뻣겠습니다."
"피~~처녀때 안 예쁜사람 있남요?"
"진짜로 어쩌구 저쩌구....그래서 어쩌구 저쩌구"
손님도 덩달아서
싸모님은 자기가 만난여성들 중에 어쩌구 저쩌구....
너무 아름다우시고 어쩌구 저쩌구.....
첫사랑 닮아서 어쩌구 저쩌구......
우리 두 놈팽이는 한 여성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갖은 아양을 다 떨었는데......
우리의 아양이 좀은 통했는지
우리 사모님은 좀 진정을 하더니
정색을 하곤 고개를 들어 우리들의 눈을 주시하면서
"그냥 친구찾아 노래방에 놀러 왔을 뿐인데........
그런데
그렇는데두
왜 나에게는 남자가 없이 나 혼자나요?"
헉~~~~!!! 이게 뭔소리야?
"사모님 제가 지금 술한잔 살테니 시간 있으세요?"
하면서 잽싸게 흑기사를 자처한 손님은
"대리 아저씨는 어쩌고요?"
하는 사모님의 나에 대한 배려에
"켄슬비 드리면 되죠"
하면서 손님은 내손에 만원짜리 한장 쥐어 주면서 빨리 사라지라고 눈치를 팍팍주는데.....
손님 차는 처음 자리에 냅다버리고, 사모님의 하얀소나타로 술집많은 연지쪽으로 사라지는 그들을 보면서........
친절한 대리아저씨가 남편을 모시고 곧 귀가하리라고 기다리는 손님의 아주머니를 생각하면서....
나는 명곡(변두리)까지 가지않고 끝난 이 시츄에이션을
기뻐해얄지 말아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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