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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 건'(Stun gun:전기충격기)이라 불리며 미국의 종합이종격투기시합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5연승을 한
김동현(30, 부산팀매드) 선수. UFC는 K-1, PRIDE FC와 함께 세계 3대 이종격투기로 8각형 철장안에서 최소한의 룰로 싸우게 하는 종합격투기 대회다. 추성훈,
데니스 강과 같은 유명한 선수들도 각기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했을 정도로 문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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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게 제일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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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작은 선수가 UFC에 진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2차전 때는 UFC로부터 초대장이 달랑 선수 1명에게만 나와 코치와 통역도 없이 혼자 미국으로 건너갔다. 시차 적응 실패로 잠도 부족하고 음식이 맞지 않아 시합 전까지 설사를 했다. 시합 구경 온 유학생이 즉석 통역을 맡아주고 세컨까지 봐주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2:1 판정승.
"정말 상대 선수를 마주 잡았을 때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버티고 버티어 결국 이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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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5연승을 거둔 지금 그를 보는 시각은 이미 많이 달라져 있다. 파이터 머니도 경기당 22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랐다. 승리 수당 4500만원은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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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병대(894기) 출신이다.
연평도 포격 때 후배들의 죽음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미국에서 인터뷰할 때도 기자들에게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연평도 사건 당시 후배 해병들이 죽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UFC에는 북 선수와 만날기회가 없어서 때려줄 수도 없고...(웃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해병정신'은 그의 경기에도 묻어난다. "웰터급 챔피언인
조르주 생 피에르는 물론이고, 체급만 맞으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표도르와도 붙어보고 싶다"며 투지를 보인다.
일부 이종격투기 선수처럼 영화나 연기를 해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천성이 연기에는 소질이 없다"며 손사랠 쳤다. 그는 오직 세계 최강의 파이터가 되는 것만을 꿈꾼다.
온라인 편집국=김정록 기자 ilro12@joongang.co.kr
※ UFC는 미국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 국에 방송되며 총 시장규모가 1조원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100만 가구가 시청한다. 국내 이종격투기 선수가 1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할 때, 김동현 선수의 UFC진출은 야구에 비하면 국내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과 비견된다.